금리 인상이 인플레이션을 막을 수 있을까? 이강국 (리쓰메이칸 대학 경제학부 교수) 현재 세계경제에서 가장 심각한 문제는 누가 뭐래도 인플레이션이다. 지난 5월 미국의 전년 대비 소비자물가상승률은 8.3%, 한국은 5.4%로 크게 높아졌다. 이에 대응하여 연준과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상이 이어지고 있다. 그러나 금리 인상이 인플레를 억제하는 데 과연 효과적일 수 있을까. 현재의 인플레는 경기과열보다는 우크라이나 전쟁과 관련된 에너지·곡물 가격 급등, 코로나19 재확산으로 인한 중국의 도시 봉쇄의 영향이 크다. 수요를 억제하는 금리 인상이 공급망 문제를 해결할 수는 없기 때문에 관세 인하나 독점기업의 가격과 이윤 규 세계 경제의 울타리, 미·중 갈등 봉합에 달렸다 이강국 (리쓰메이칸 대학 경제학부 교수)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지난 30년 동안의 세계화는 끝났습니다.” 얼마 전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 블랙록의 최고경영자 래리 핑크가 주주들에게 보낸 메일에서 한 말이다. 그는 전쟁으로 인해 기업과 국가들이 상호 의존 대신 자국 내 공급망을 확립하고, 이러한 글로벌 공급망 재편이 인플레이션을 높일 것이라 전망했다. 전쟁 이후 에너지와 곡물 가격이 치솟고 상하이 봉쇄로 공급망이 타격을 받자 우리가 알던 세계화 시대가 종언을 고하고 있다는 관측이 유행한다. 전 세계를 무역과 투자로 통합하는 자유주의 경제질서가 끝나고 신냉전과 다극화로 나랏빚, 얼마만큼 높아져도 괜찮은 걸까? 이강국 (리쓰메이칸 대학 경제학부 교수) “국가부채비율의 적정 수준은 얼마라고 생각하십니까?” 며칠 전 대선후보 토론회에서 설전이 벌어졌다. 이재명 후보는 국제통화기금은 선진국의 경우 GDP의 85%까지 높아져도 된다고 지적했다고 말했고, 윤석열 후보는 한국은 비기축통화국이기 때문에 50~60% 수준이 적정할 것이라 말했다.국가부채비율은 과연 어느 정도가 적절하고 기축통화는 그와 무슨 관계가 있을까? 국제 비교의 기준이 되는 GDP 대비 일반정부 부채비율은 2021년 현재 한국이 51.3%이고 선진국 평균은 121.6%다. 코로나19에 대응한 재정확장으로 2019년에 비해 팬데믹 사망률, 바이러스 위험보다 소득 불평등에 달렸다 이강국 (리쓰메이칸 대학 경제학부 교수) 얼마 전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전염성이 매우 높은, 코로나19 바이러스의 새로운 변이인 오미크론 변이가 발견되어 확산 중이라고 보고되었다. 이 변이는 아프리카 남부에 많은 후천성면역결핍증 환자의 체내에서 계속 변이된 것으로 추측되고 있다. 아프리카에서 바이러스의 변이가 나타난 것은 나쁜 보건 상황 그리고 백신접종률이 매우 낮은 현실과 관련이 깊다. 실제로 현재까지 여러 변이가 백신접종률이 낮은 개도국들에서 발생했다. 남아프리카공화국의 코로나19 백신접종 완료율은 11월 말 현재 약 24%로 세계 평균 약 43%보다 낮고, 다른 가난한 독점 말고 경쟁할 때 시장은 꿈틀한다 이강국 (리쓰메이칸 대학 경제학부 교수) “경쟁 없는 자본주의는 착취일 뿐이다.” 지난 7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경쟁을 촉진하기 위한 조치들을 담은 행정명령에 서명하기 전 연설에서 한 말이다. 이 행정명령은 경쟁을 억제하는 기업합병과 플랫폼 기업의 불공정한 행태를 규제하며 노동자의 경쟁기업 이직을 금지하는 계약을 제한하는 등 여러 내용들을 담았다. 그는 또한 별명이 ‘아마존 킬러’인 32세의 리나 칸을 연방거래위원회의 수장으로 임명했다. 미국 하원은 이미 6월에 빅테크 기업의 독점을 규제하는 강력한 법안들을 발의했다. 바야흐로 빅테크 기업들과 미국 정부 사이에 경쟁의 팬데믹에 오히려 재정 확장하는 국가들, 호황으로 연결될까? 이강국 (리쓰메이칸 대학 경제학부 교수) ‘장기정체’라는 말이 유행한 지 오래다. 2013년 말 래리 서머스가 국제통화기금 콘퍼런스에서 앨빈 한센이 만들어낸 이 단어를 꺼냈을 때의 놀라움이 생생하다. 그에 따르면 인구증가 둔화, 자본재의 상대가격 하락, 불평등 심화 등으로 투자수요가 하락하여 최근 미국 경제는 저축과 투자를 균형시키는 실질금리가 마이너스가 될 정도로 심각한 총수요 부족을 겪어왔다. 이후 많은 거시경제학자들은 2000년대 글로벌 금융위기 전후의 저성장과 저인플레 그리고 저금리를 이러한 관점에서 해석하고자 했다.저성장의 요인을 공급 측에서 찾는 시각도 있다. 부동산 정책 실패, 보유세에 답이 있지 않았을까? 이강국 (리쓰메이칸 대학 경제학부 교수) 문제는 역시 부동산이다. 서울시장 보궐선거에서 여당이 참패한 이유도, 그리고 정부의 정책 중 가장 실망스러운 것도 부동산 문제다. 아파트도 전셋값도 크게 올라서 집 없는 이들은 벼락거지가 되었고 종부세가 크게 오르니 부자들도 불만이 높다. 거기에 LH 직원들의 부동산 비리까지 터졌다. 부동산 폭등과 함께 자산 불평등은 더욱 심화되고 있다. 물론 한국만의 문제는 아니다. 저금리와 유동성 확대를 배경으로 전 세계의 집값이 올랐고 한국의 집값 상승률이 다른 나라보다 높지는 않다는 보고도 있다. 그러나 집값을 잡겠다며 몇 번이나 강조했던 부자증세 시대가 온다 이강국 (리쓰메이칸 대학 경제학부 교수) 불평등은 정치의 문제이며 그 치열한 싸움의 전장은 역시 세금이다. 1980년대 이후 선진국들에서 보수 정치의 득세와 감세의 물결은 불평등 심화로 이어졌다. 불평등에 대한 우려가 높아졌지만 세상은 변하지 않았다. 하지만 코로나19 팬데믹이 정치적으로 쉽지 않은 증세를 실현하는 계기가 되고 있다. 재정 확장으로 ‘큰정부’가 귀환했고 증세의 시대가 열리고 있기 때문이다.미국 바이든 정부는 1.9조 달러의 경기부양에 추가로 4조 달러에 달하는 공공투자를 추진하고 있다. 이로 인한 막대한 재정적자를 메우기 위해 증세 계획도 내놓았다. 그 대 인플레이션을 둘러싼 별들의 논쟁 이강국 (리쓰메이칸 대학 경제학부 교수) 최근 미국 경제학계에서 인플레이션 가능성을 둘러싸고 스타 경제학자들의 논쟁이 벌어지고 있다. 쟁점은 엄청난 경기부양책으로 인한 높은 인플레이션 가능성이다.미국은 지난해 12월 9000억 달러의 추가부양책을 도입했고, 바이든 정부가 새로 GDP의 약 9%나 되는 1.9조 달러 규모의 미국 구제계획을 발표했다. 이렇게 불황에 맞서 총력전을 기울인 결과 인플레이션이 높아질 수 있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인플레에 대응하여 연준이 금리를 인상하면 경기회복이 둔화되고 금융시장이 불안해질 테니 문제다. 특히 최근 부채가 크게 증가한 상황에서 소득주도성장 초심 잃지 말자 이강국 (리쓰메이칸 대학 경제학부 교수) 이제는 흘러간 옛 노래가 되어버린 듯하지만 문재인 정부의 대표적인 경제정책은 소득주도성장이었다. 이는 임금과 가계소득 증대와 사회복지 확충으로 불평등을 개선하여 성장을 촉진하겠다는 노력이다. 그러나 많은 이들은 소득주도성장이 성장에 실패했을 뿐 아니라 분배도 망쳤다고 목소리를 높인다. 실제로 통계청의 가계동향조사는 최저임금의 급속한 인상 이후 2018년 소득분배가 악화되었다고 발표했고, 이후 보수 언론은 정부를 연일 공격했다. 소득주도성장은 정말로 분배를 악화시켰을까.가계동향조사는 2017년 이후 표본의 변경으로 논란을 빚었고, 분 일본 재정정책의 교훈 이강국 (리쓰메이칸 대학 경제학부 교수) 바야흐로 긴축의 시대가 가고 재정정책의 시대가 도래했다. 각국 정부는 팬데믹과 경제위기에 대응하기 위해 재정을 쏟아붓고 있다. 국제통화기금(IMF)에 따르면 올해 선진국들의 재정적자가 GDP의 약 14.4%가 되고 정부부채 비율도 약 20.2%포인트나 높아질 전망이다. 그럼에도 대부분의 경제학자들과 국제기구들은 적극적인 재정확장을 지지한다.재정정책의 부활은 거시경제정책에서 커다란 변화다. 양적완화를 포함한 통화정책 수단으로는 경제를 살리는 데 한계가 컸고, 남유럽의 경험은 재정긴축의 파괴적 영향을 뚜렷이 보여주었다. 거시경제학계에서 한국은 가난하다 이강국 (리쓰메이칸 대학 경제학부 교수) 한국은 가난하다. 눈부신 경제성장으로 생활수준은 선진국들과 비슷해졌지만 우리 곁의 가난은 여전히 심각하다. 최저임금도 받지 못하는 노동자들이 336만명이나 되고, 소득이 없는 노인들은 폐지를 주워 하루에 겨우 1만5000원을 번다.가계금융복지조사에 따르면 2018년 한국의 상대적 빈곤율은 16.7%다. 균등화 처분가능 중위소득의 절반보다 소득이 낮은 가구가 그만큼 많다는 것이다. 2017년 기준으로 OECD 빈곤율 평균은 11.6%이고, 한국의 빈곤율은 터키나 멕시코보다 높다. 특히 노동연령층의 빈곤율은 11.8%이지만, 66세 이 민간 부채 해결은 정부 부채로 이강국 (리쓰메이칸 대학 경제학부 교수) 정부가 코로나19 위기에 대응하여 적극적으로 재정지출을 늘리자 나랏빚을 걱정하는 목소리가 다시 들린다. 그러나 세계를 둘러보자. 각국이 엄청난 규모의 재정 확장을 실시하여 정부 부채가 크게 높아질 것이 확실하다. OECD에 따르면 2021년 말 주요 선진국의 GDP 대비 정부 부채 비율이 2019년 말에 비해 약 20%포인트나 더 높아질 전망이다. 미국은 약 25%포인트, 그리고 일본도 약 22%포인트나 된다. 한국은 정부 부채 비율의 증가 폭이 선진국들 중 가장 낮은 약 5%포인트에 불과하다.그럼에도 해외에서는 정부 부채 증가를 뉴딜 핵심은 ‘노동자의 협상력 강화’ 이강국 (리쓰메이칸 대학 경제학부 교수) 정부가 코로나19로 인한 심각한 불황을 극복하고 일자리를 만들어내기 위한 계획에 ‘뉴딜’이라는 이름을 붙였다. 한국판 뉴딜은 ‘디지털 뉴딜’과 ‘그린 뉴딜’, 그리고 ‘고용안전망 강화’가 주요 내용이다. 보수파는 나랏빚이 늘어날 것이라 우려하지만, 불황에 대응하여 적자를 감수하고 재정지출과 공공투자를 늘림으로써 성장과 일자리를 만들어내려는 노력은 바람직한 일이다. 그러나 한국판 뉴딜에서 아쉬운 점은 취약한 노동자들의 협상력을 강화하고 불평등을 개선하기 위한 계획을 찾아보기 어렵다는 것이다. 자영업자나 특수고용직 등 전체 취업자의 약 코로나19 이후의 경제체제 이강국 (리쓰메이칸 대학 경제학부 교수) “지금 세계경제가 붕괴하고 있다.” 〈파이낸셜타임스〉 기사 제목처럼 팬데믹으로 세계경제가 대공황 이후 가장 심각한 위기에 빠져들고 있다. 미국은 2분기 성장률이 연율로 약 -30%, 올해 중반 실업률이 15%에 이를 전망이다. 국제통화기금(IMF)은 대봉쇄로 인해 올해 세계경제 성장률을 -3%로 전망한다. 미국은 -5.9%, 유로존은 -7.5%, 일본은 -5.2%다. 하반기에 전염병이 진정된다면 내년에는 경제가 빠르게 회복될 것이라고 하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팬데믹의 충격은 이동 제한과 봉쇄로 공급 측에서 생산이 멈 세계경제의 화두, ‘일본화’ 이강국 (리쓰메이칸 대학 경제학부 교수) 2019년 4분기 일본의 성장률이 -1.6%, 연율로 -6.3%를 기록해 충격을 던져주었다. 올해 1분기도 코로나19로 경제가 어려워질 것이고 세계경제의 불확실성도 여전하니 2분기 연속 마이너스 성장으로 경기침체 가능성이 높다. 과연 아베노믹스와 일본 경제가 위기를 맞고 있는 것일까?지난해 4분기의 쇼크와 더불어 10월에 있었던 2차 소비세 인상으로 민간소비가 2.9%나 줄어들었다. 2014년 4월 1차 소비세 인상 때도 2분기 성장률과 민간소비 증가율이 각각 -1.9%와 -4.8%를 기록한 바 있다. 세금 인상은 재정의 긴축을 의 출산율 높이기, 지름길은 없다 이강국 (리쓰메이칸 대학 경제학부 교수) 일본 정부는 계획이 있다. 이름하여 ‘일억총활약 플랜’은 인구 감소에 맞서 50년 후에도 인구 1억 명을 유지하겠다는 계획이다. 전쟁 시기를 연상시켜서 좋은 어감은 아니지만 인구가 줄어드는 것도 전쟁만큼이나 비상사태라고 할 만하다.출산율 하락 문제는 일본보다 한국이 더 심각하다. 한국의 2018년 합계출산율은 0.98명, 2019년 3분기는 0.88명으로 역대 최저를 기록했다. 선진국 최저로 일본은 약 1.4명, OECD 평균은 1.7명이다. 한국의 신생아 수는 2016년 약 40만6000명에서 2018년 32만7000명으로 줄어들 ‘흙 묻은 신발’로 돌아보라 이강국 (리쓰메이칸 대학 경제학부 교수) 1979년 이란혁명 이후 영국 외무부는 왜 혁명을 예측하지 못했는지에 관해 내부 보고서를 작성했다. 이에 따르면 테헤란의 영국 외교관들이 엘리트 말고 보통 사람을 별로 만나지 않은 게 하나의 이유였다. 그 후 영국 외교관들은 현장에서 보통 사람들이 어떤 생각을 하는지에 관한 조사를 강조했다. 영국의 이란 주재 대사는 언제나 부하의 신발에 흙이 묻었는지 살펴보았다고 한다.외교관만이 현실을 제대로 보기 위해 노력해야 하는 것은 아니다. 정책을 실행하는 관료들과 사회를 연구하는 학자도 마땅히 그래야 한다. 올해 노벨경제학상은 바로 그런 강남 좌파든 강북 좌파든 이강국 (리쓰메이칸 대학 경제학부 교수) ‘개천에서 용 나는 것보다 따뜻하고 살기 좋은 개천을 만들자고 하더니 자기는 저 높은 은하수에서 용을 기른 것 아닌가.’ 조국 법무부 장관을 둘러싼 뜨거운 논란을 보고 누군가 던진 말이다.조국 장관 가족의 재산은 약 56억원인데 부동산 가격 상승으로 2년 전보다 약 6억5000만원 증가했다. 김낙년 동국대 교수의 추정에 따르면 자산이 약 40억원 이상이면 2013년 기준으로 성인 자산 상위 0.1%에 들어간다. 물론 그의 말대로 큰 부자라도 사회와 제도가 공평하길 바라는 ‘강남 좌파’가 될 수 있다. 그러나 그가 해왔던 말과는 다른 트럼프와 아베, 비틀대는 세계화 이강국 (리쓰메이칸 대학 경제학부 교수) 트럼프가 중국과 무역전쟁을 벌이는 와중에 아베가 한국 경제에 수출규제라는 칼을 들이댔다. 이를 바라보는 전 세계의 눈은 우려 일색이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가뜩이나 국제무역의 증가가 둔화되어 세계경제의 앞날이 어두운데, 이러한 흐름은 세계화를 비틀거리게 만들고 있기 때문이다. 1990년대 이후 글로벌 금융위기 이전까지는 국제무역과 직접투자 증가로 세계화의 행진이 계속되어왔다. 글로벌 기업들은 전 세계에서 효율적으로 부품을 조달하며 국제분업체제를 확립했고, 이는 국제무역을 크게 증가시켰다. 이른바 글로벌 공급망에 기초한 글로벌 가치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