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 경종을 울린 한 베트남 참전 노병의 용기 노주희 (경기국제평화센터장·변호사) “금전으로나마 위자(慰藉)해야 한다”라는 말은 법조계에서 흔히 쓰는 표현이다. 타인에게 끼친 정신적 손해를 보상할 다른 방법이 없다면(또는 없으므로) 돈으로라도 사죄하라는 것이다. ‘위안부’, 강제동원 피해자들이 일본을 상대로 국내 법원에 제기한 소송도 모두 위자료를 청구하는 내용이다. 이들이 직접적인 피해를 겪은 지 수십 년이 지나서야 이런 소송을 제기한 이유는 간단하다. 일본이 잘못을 인정하고 사죄하지 않기 때문이다.지난해 4월 베트남 국적의 응우옌티탄 씨가 한국을 상대로 국내 법원에 제기한 위자료 청구 소송도 마찬가지다. 응우 한·일 갈등은 방치할 수 없는 문제 노주희 (경기국제평화센터장·변호사) “늦었다고 생각할 때가 진짜 너무 늦었다.” 한 유명 개그맨의 명언이라는데, 요새 한·일관계를 이보다 잘 표현한 말이 있을까 싶다. 악화된 관계를 돌이키기엔 너무 늦은 것 같다.지난 9월27일 대전지방법원은 일본 강제동원 피해자인 김성주·양금덕씨가 전범기업 미쓰비시중공업을 상대로 낸 상표권·특허권 매각명령 신청을 받아들였다. 이들은 2018년 대법원에서 위자료 청구권을 인정받고도 배상을 받지 못해 강제집행 절차를 밟아왔다. 매각명령은 일본 기업의 돈이 피해자에게 실제로 건너가는 ‘현금화’ 과정의 최종 단계다.미쓰비시가 항고해 사건은 동물법 개정됐지만 거북이는 보호받지 못한다 노주희 (경기국제평화센터장·변호사) “동물은 물건이 아니다.” 지난 7월, 법무부는 민법에 이런 내용의 조항을 신설하겠다고 입법 예고했다. 그렇다면 그동안 동물은 휴대전화나 유리컵 따위처럼 물건 취급을 받았다는 것일까? 그렇다. 2021년 현재 한국에서 동물의 법적 지위는 물건에 머물러 있다.동물이 법적으로 물건일 때 어떤 일이 벌어질까? 물건은 소유권을 비롯한 물권(物權)의 객체다. 소유자(사람 또는 법인)가 ‘사용·수익하고 처분’할 수 있다.당신의 반려동물이 누군가의 난폭한 운전으로 차에 치여 죽었다면? 당신이 받게 되는 손해배상금은 그 물건(동물)의 분양가에 불 자의적 애국심보다 법리적 판단이 우선이다 노주희 (경기국제평화센터장·변호사) 6월14일 일제강점기 강제동원 피해자 85명은 일본 전범 기업 16곳을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청구 사건(‘2차 강제동원 손배사건’)에서 항소를 제기했다. 이는 앞선 6월7일 서울중앙지방법원 민사합의34부(재판장 김양호)가 강제동원 피해자들이 추진해온 소송을 ‘각하(1심 판결)’한 것에 대한 불복이다.각하는 패소 판결이라는 점에서는 기각과 같지만, 원고의 주장·입증이 불충분해서가 아니라 소송요건을 구비하지 못했다고 판단했다는 점에서 다르다. 가령 제소기간이 지났거나 중복제소를 한 경우 ‘부적법한 소 제기’로 각하된다. 1심 재판부는 정부 대신 외교하는 ‘애국 법관’ 노주희 (경기국제평화센터장·변호사) 4년 전 일이다. 2015년 박근혜 정부 시절 이루어진 ‘12·28 한·일 위안부 합의’와 관련해 한국과 일본이 주고받은 협상 문서를 공개하라는 항소심 첫 재판이 서울고등법원에서 진행 중이었다. 재판장이 당시 원고 소송대리인이던 내게 물었다. “정보공개로 일본에서 한국산 제품 불매운동이 일어나면, 그래서 한국 경제가 어려워지면 책임질 건가요?”귀를 의심했다. 정보공개법은 모든 국민이 아무런 사유 없이 공공기관에 정보의 공개를 청구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비공개하려면 공공기관이 같은 법에 따른 정당한 사유를 입증해야 한다. 앞으로 공시지가 논란이 ‘ISDS와 만났을 때’ 노주희 (경기국제평화센터장·변호사) 공시지가 논란이 뜨겁다. 최근 국토교통부가 발표한 공시가격안에 따르면 올해 전국 공동주택 공시가격은 지난해 대비 평균 19.08% 상승했다. 공시지가는 국토교통부가 매년 1월1일을 기준으로 조사해 발표하는 공적 부동산 가격이다. 현실과 동떨어진 낮은 가격이라는 비판을 받아오던 중 정부의 공시지가 현실화 정책(공동주택은 2030년, 단독주택은 2035년까지 시세의 90%로 높이는 방안)에 따라 최근 몇 년간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공시지가는 세금을 산정하는 기준이 된다는 점에서 부동산 소유자에겐 낮을수록 좋다. 높은 공시지가는 곧 높은 다가오는 폭풍, 디지털 통상 전쟁 노주희 (경기국제평화센터장·변호사) 코로나19로 기존의 국제통상 체제가 흔들리는 가운데 새롭게 존재감을 과시하는 분야가 있다. ‘디지털 통상’이다. 통상은 과거 상품무역에 한정되었으나, 지난 수십 년 동안 서비스, 금융·투자, 지식재산권 등으로 확대되었다. 그러더니 이제는 디지털 분야로까지 몸집을 불리고 있는 것이다.‘디지털 상품’은 마케팅·유통·소비는 물론이고 기획·생산·사후관리까지 국제적 차원에서 이뤄지는 경우가 많다. 넷플릭스나 유튜브에서 온라인 스트리밍 방식으로 영상을 보는 것이 가장 흔한 사례이지만, 이 세계는 훨씬 더 넓고 깊다. 오죽하면 ‘기존의 통상 개 바이든 시대의 디테일 노주희 (경기국제평화센터장) 보호무역주의는 원래 미국 민주당의 전통적인 통상정책 기조였다. ‘미국 우선’이라며 신보호주의를 들고나온 트럼프는 공화당의 이단아였다. 오바마 전 대통령 시절에 부통령을 맡았던 바이든은 당시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미국 등 12개국이 참여한 다자간 무역협정) 타결을 추진하는 등 민주당 내에서 자유무역파로 분류되던 인물이다. 그러나 지난 몇 년 동안엔 자국 산업과 노동자들을 먼저 보호해야 한다는 보호무역주의 성향의 의견도 표명해왔다. 더욱이 지금은 코로나19로 미국 경제가 망가진 상황이다.그래서 바이든 정부 또한 미국 우선주의에 지금, 당장, 사람을 죽이지 말라는 법 노주희 (법무법인 수륜아시아 변호사) 2년 전 진통 끝에 개정된 산업안전보건법(이하 ‘산안법’)이 시행된 지 10개월이 흘렀다. 일명 ‘김용균법’이다. 일하다 죽는 일은 없도록 하자는 법을 만들어놓았는데도, 죽음의 행렬이 멈추지 않는다.중대재해기업처벌법, 즉 사망사고와 같은 중대한 재해를 발생시킨 책임이 있는 기업과 경영자를 처벌하고(형사처벌의 강화), 동시에 징벌적 손해배상 의무도 지우는(민사책임의 강화) 법을 제정하려는 최근의 움직임은 이러한 배경에서 등장했다. 산안법을 고쳐 쓰는 정도로는 역부족이었다는 것이다.구체적으로 두 법의 차이는 이렇다. 산안법은 사업주에게 ISDS를 무분별하게 받아들인 대가 노주희 (법무법인 수륜아시아 변호사) 최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자본시장법상 부정거래행위 및 시세조종’ 등의 혐의로 기소됐다. 2015년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을 합병하면서 삼성물산의 주식가치를 낮추고 제일모직의 주식가치는 높이기 위해 각종 위법행위를 했다는 것이다. 이렇게 하면 제일모직 주식을 많이 가진 이재용이 최소한의 비용으로 삼성그룹의 경영권을 승계할 수 있게 된다. 대검찰청 수사심의원회가 불기소를 권고했지만 검찰의 기소를 막지 못했다.재계와 보수언론은 앞다투어 이재용 기소로 삼성의 미래, 더 나아가 한국 경제의 미래가 어두워졌다며 검찰을 비판했다. 예견된 지 한·일간 분쟁에서 한국이 가져야 할 질문 노주희 (변호사·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국제통상위원회) 8월4일 일본 전범 기업이 자산으로 보유 중이던 한국 기업 주식이 끝내 압류되었다. 전범 기업은 강제징용 피해자들에게 손해를 배상하라는 한국 대법원의 판결을 이행하지 않았다. 결국 전범 기업의 재산을 강제로 팔아 피해자들에게 갚도록 하는 ‘강제집행’을 당하게 된 것이다. 해당 전범 기업은 즉각 불복했다. 일본 정부는 이미 ‘강제집행이 시작되면 가만히 있지 않겠다’고 엄포를 놓은 바 있다. 한국 대법원 판결에 따른 강제집행을 막는 것이 아베 정부가 지난해 일본산 반도체 부품의 대한(對韓) 수출을 규제하고 나선 이유였다.물론 한국 정부 ‘ISDS 모라토리엄’ 선언하라 노주희 (변호사·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국제통상위원회) 코로나19 대유행의 끝이 보이지 않는다. 세계 각국의 고군분투도 계속되고 있다. 대부분의 나라가 나름대로 인적·물적 봉쇄정책과 방역 조치를 취하고 있는 것은 익히 알려진 바다.의약품과 의료장비, 보건의료 서비스 및 필수 식량의 공급을 원활하게 하기 위한 움직임도 활발하다. 캐나다, 에콰도르, 독일 등은 코로나19 치료에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진 후천성면역결핍바이러스(HIV) 특허 의약품에 강제실시권(비상시 특허권자가 아닌 사람도 해당 의약품을 생산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을 발동하거나 발동 조건을 완화했다. 스페인과 아일랜드는 코로 김용균법이 시행되었지만··· 노주희 (변호사·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국제통상위원회) 노동자들이 죽는다. 깔려 죽고, 끼어 죽고, 부딪혀 죽는다. 추락해 죽고, 매몰돼 죽고, 질식해 죽는다. ‘위험의 외주화(위험하고 유해한 작업이 법과 제도의 사각지대에 있는 하청 노동자에게 집중적으로 전가되는 현상)’를 방지하기 위해 28년 만에 전면 개정된 새 산업안전보건법, 소위 ‘김용균법’이 시행된 지 3개월이 지났지만, 죽음을 알리는 소식은 그치지 않는다.세계 1위 조선소 현대중공업에서만 김용균법 시행 후 희생자가 3명이나 나왔다. 아들의 결혼을 앞둔 하청 노동자는 채 고정되지 않은 합판을 밟아 15m 높이에서 추락해 사망했 코로나19와 국제공조 노주희 (변호사·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국제통상위원회) 바야흐로 ‘각국도생(各國圖生)’의 시대다. 세계 각국이 코로나19와 싸우기 위해 자구책 마련에 골몰하고 있다. 각국 정부의 판단에 따라 특정 국가나 지역에 거주하는 사람을 격리하거나 출입국을 제한하고, 마스크 등 의료용·방역 물자에 대한 수출을 금지한다. 각기 다른 기준과 방식으로 확진자를 진단하고, 격리하고, 이동경로를 추적한다. 공유되는 정보도 제각각이다.각국도생의 길은 필연적으로 국가 간 경쟁을 유발한다. 한 나라가 담을 높이면 다른 나라의 담도 잇따라 높아진다. 한 나라가 다른 나라에 빗장을 걸어 잠그면 상대국도 맞불을 놓는 열려라, 개성공단 노주희 (변호사·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국제통상위원회) 패러글라이딩 사고로 북한에 불시착한 재벌 후계자가 북한 총정치국장의 아들과 사랑에 빠진다는 이야기를 담은 드라마가 화제다. 로맨스가 펼쳐지는 공간은 북한이다. 일각에서 ‘북한 미화’라는 비판이 나오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이다. 해당 드라마의 감독은 북한을 “로맨스를 할 수 있는 단절된 공간”, 즉 ‘판타지’로만 봐달라고 했다.‘사람이 살고 있었네’ 또는 ‘판타지’로만 보기에 북한은 우리에게 낯설지만 구체적인 현실이다. 북한의 노동자는 자유롭게 사용자와 근로계약을 체결할 수 없다. 사용자로부터 직접 임금을 받지도 않는다. 개인이든 농민들이 오해하는 걸까 노주희 (변호사·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국제통상위원회) 한자 ‘십(十)’과 ‘일(一)’을 합하면 농업의 근간인 ‘흙’을 뜻하는 ‘토(土)’가 된다. 십일월 십일일(11월11일)이 법정기념일인 ‘농업인의 날’로 정해진 이유다. 농업이 국민경제의 근간임을 널리 알리고, 농민의 노고에 감사하는 날이건만, 주인공인 농민들은 축제 대신 상경 투쟁을 불사하며 거리로 나섰다. 최근 정부가 앞으로는 세계무역기구(WTO) 개발도상국(개도국) 특혜를 주장하지 않겠다고 선언한 데 이어, 역내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RCEP)이 타결됐다는 소식까지 전해졌기 때문이다.WTO 협정 중 하나인 농업협정은 개도국에 농산 검찰개혁만큼 중요한 법원개혁 노주희 (변호사·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국제통상위원회) 변호사에게 소송을 맡기러 온 이들의 궁금증은 대개 세 가지로 압축된다. 이길 수 있을까, 돈은 얼마나 들까, 판결이 날 때까지 시간은 얼마나 걸릴까. 마지막 질문이 가장 답하기 어렵다. 1·2심은 그래도 어느 정도 예상 가능하다. 3심(대법원 상고심)으로 가면 예상은 무용지물이 된다. 대법관은 14명뿐인데 상고 사건은 수만 건 쌓여 있고, 선고에는 정해진 기한이 없다(대법원장은 전원합의체 재판에만 참여한다. 법원행정처장을 맡고 있는 대법관은 재판 업무에서 빠진다). 정치적 부담이나 사회적 파장이 큰 사건의 경우 판결이 미뤄질 가능성 ‘강자의 횡포’ ISDS 폐지해야 한다 노주희 (변호사·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국제통상위원회) 법원이 불법행위를 저지른 기업에 피해자의 손해를 배상하라고 판결한다. 기업은 패소하고도 배상을 하지 않는다. 피해자들은 기업이 가진 자산을 강제로 팔아 그 돈으로 배상을 받는다. 손해배상 청구 소송은 대개 이렇게 마무리된다. 외국 기업이면 여기서 끝이 아닐 수 있다. 외국 기업은 한국 법원의 판결로 ‘손해배상을 하는 손해’를 입었다며 도리어 한국을 제소할 수 있다. 허무맹랑한가? 어쩌면 우리는 곧 이런 일을 보게 될지도 모른다. 최근 한·일 무역전쟁의 촉발제가 된 대법원 판결이 바로 그 대상이다.지난해 말 대법원은 일본제철, 미쓰비 이것 때문에 후쿠시마 수산물 WTO 승소하다 노주희 (변호사·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국제통상위원회) “한국이 일본산 수산물에 대한 수입을 제한하는 것은 정당하다.” 4월11일 세계무역기구(WTO) 판정이 뒤집어졌다. 아무도 예측하지 못한 결과였다. 전 세계가 놀랐다. 한국 정부도 예상 못한 결과라며 기뻐했다. 승소를 자신했던 일본 정부는 발칵 뒤집혔다. 도대체 어떻게 된 일일까?2013년 8월 일본 후쿠시마 원자력발전소에서 방사능 오염수 300여t이 아무도 모르게 바다에 유출되었다는 사실이 ‘발각’되었다. 2011년 3월11일 동일본 대지진으로 원전 사고가 난 이후 일본이 방사능 오염수를 제대로 관리·통제하지 못하고 있다는 사실이 한국과 미국, GMO 표시 강화의 이면 노주희 (변호사·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국제통상위원회) 올해는 유전자변형식품(GMO)이 우리 식탁에 오르기 시작한 지 꼭 20년 되는 해다. 그동안 세계의 농업지도는 크게 바뀌었다. GMO 재배면적은 100배나 확대되었다. 전 세계 종자의 35%가 유전자변형(GM) 종자이고, 전 세계에서 생산되는 콩의 79%, 옥수수의 32%, 카놀라(유채)의 24%가 GMO다. 미국은 GMO의 종주국답게 전 세계 모든 GMO의 40%를 생산하고 수출한다. 한국은 GMO를 가장 많이 수입하고 소비하는 나라 중 하나가 되었다. 한·미 양국이 각각 다른 의미에서 명실상부한 ‘GMO 대국’이 된 것이다. 그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