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영화 부진 가장 큰 문제는 양극화이다” 안철흥 기자 영화사 스폰지 조성규 대표(40)의 첫인상은 강렬하다. 얼굴을 반쯤 덮은 긴 생머리, 무질서하게 삐죽삐죽 나 있는 수염, 헐렁한 티셔츠…. 신경 쓰지 않은 것 같기도 하고 ‘설정’ 같기도 한 외모를 보고 섭외차 만났던 배우 전도연씨는 “와, 고음불가(코미디 프로그램에 나오는 캐릭터)다”라며 깔깔댔다고 한다. 조성규씨의 명함에는 ‘데이비드 조’라 독자와의 수다 안철흥 기자 이 코너는 기자가 정기구독자에게 무작위로 전화를 걸어 독자 여러분의 생각을 듣고 이야기를 나누는 지면입니다. 정기구독자 여러분께 언제 전화가 갈지 모릅니다. 기자와의 대화를 기대해주시기 바랍니다. 독자번호:1002007102415독자 이름:김용대씨(48)주소:춘천시 사북면 신포리전화 건 사람:안철흥 기자김용대씨에게 전화를 거니 “정말 연결됐네”라며 즐거워했다. “얼마 전 정기구독을 연장하겠느냐는 전화를 받고 ‘독자와의 수다’ 전화가 온 줄 알았다고 농담을 건넸었다”라며 웃었다. 판매팀 직원이 독자번호와 함께 김씨의 전화번호를 주기에 ‘쪼다 유비’와 함께 7080 여행 떠나봐 안철흥 기자 만화가 고우영씨의 별명은 ‘리틀 빅맨’이었다. 3년 전, 그가 별세했을 때 만화가 강철수씨한테서 그 이야기를 들었다. 키가 160cm 조금 넘었지만, 통이 크고 무엇보다 세상을 보는 탁견이 있어서 동료나 선후배 만화가가 그렇게 불렀다고 한다. 물론 그가 ‘빅맨’ 대접을 받았던 게 단순히 성품 때문만은 아니다. 그는 1972년 일간스포츠에 〈임꺽정〉을 연재하 ‘소치’ 제대로 알면 조선 예술이 보인다 안철흥 기자 인천국제공항에서 문화재청 문화재 감정관으로 일하는 김상엽씨(45)가 19세기 조선 화가 허련의 일대기를 다룬 〈소치 허련〉(돌베개)을 펴냈다. 허련은 지방(전라도 진도) 출신으로는 유일하게 조선 말기 예술계에서 중추 구실을 한 화가이지만, 지금까지는 주로 추사 김정희의 제자 정도로 알려져 있었다. 동학들과 함께 소치연구회를 만들고 부정기 간행물 “꿈꾸는 그대여, 홀로 떠나라” 안철흥 기자 여행은, 불현듯 떠나는 것이다. 혼자서. 김영주씨의 여행은 그렇게 시작됐다. 40대 중반을 넘긴 어느 날 그녀는 회사 화장실 거울에서 인생의 절반 정도를 살아온, “거룩하면서도 지친” 자신을 발견했다. 그날 저녁 퇴근길, 그녀는 가방에서 수첩을 꺼내 이렇게 적었다. ‘캘.리.포.니.아.’ 그로부터 반년쯤 지난 2005년 11월, 김영주씨는 캘리포니아로 떠났 여행자의 새로운 성지, 산티아고 안철흥 기자 산티아고 길은 프랑스 국경 근처에서 스페인 서부 산티아고 시내까지 이어지는 850여 km의 도보 여행 코스다. 10세기 무렵부터 기독교 순례자들이 이 길을 따라 걸었다고 한다. 스페인 작가 파울로 코엘료가 1987년 소설 〈순례자〉를 발표한 뒤 세계에 널리 알려졌다. 유네스코는 1993년 이 길을 세계문화유산으로 정했다. 산티아고 길이 한국 여행자들에게 새 어떤 여행서를 읽을까? 안철흥 기자 유명인이나 여행 전문작가의 글을 보려면 김남희 〈유럽의 걷고 싶은 길〉 〈여자 혼자 떠나는 걷기 여행〉1~4(이상 미래인) 김영주 〈뉴욕〉 〈캘리포니아〉 〈토스카나〉(이상 안그라픽스)박기영 〈박기영 씨, 산티아고에는 왜 가셨어요?〉(북노마드)배두나 〈두나’s 런던 놀이〉 〈두나’s 도쿄 놀이〉(이상 테이스트 팩토리)손미나 〈스페인, 너는 자유다〉(웅진) 어? 이런 이야기도 책이 되네! 안철흥 기자 책상 위에 산더미처럼 쌓인 각종 여행 책자를 내려다보며 백승기 사진팀장이 한마디 했다. “내가 한창 여행 다닐 때는 노란 책 한 권씩만 끼고 다녔는데….” 한때 여행자들의 배낭 한 귀퉁이에 꼭 들어 있던 국내 출판사의 〈100배 즐기기〉 시리즈를 떠올리며 한 말이다. 2003년 여행자의 바이블로 통하던 〈론리 플래닛〉(안그라픽스)이 한국에 상륙 여행의 발견 여행 책의 진화 안철흥 기자 여행 책이 변하고 있다. 디자인도 내용도 나날이 진화 중이다. 서점에 가면 ‘어, 이런 것도 책이 되네’ 하는 소리가 저절로 튀어나온다. 하긴 여행이 변했으니까. 〈론리 플래닛〉 같은 책 한 권 끼고 맨발의 청춘처럼 누비고 다니는 여행만 여행은 아니지. 쇼핑 여행, 음식 여행, 체험 여행, 연애 여행, 음악 기행, 미술 기행, 역사 기행, 건축 기행&hel “마르크스의 자본주의 분석틀 여전히 유효” 안철흥 기자 지난 6월 초, 합쳐서 1100쪽이 넘는 두툼한 양장본 두 권을 받았다. 〈자본〉 1-1과 1-2. 전체 세 권 중 제1권을 두 책으로 나누어 번역했는데, 2, 3권은 내년쯤 펴낼 예정이라는 게 도서출판 길 이승우 기획실장의 설명이다. 〈자본〉(〈자본론〉)을 받아쥔 느낌은 독특했다. 21세기에 칼 마르크스의 ‘신간’이라니. 1867년 초판이 나온 이 책만큼 대한민국 민주주의 시험대에 서다 안철흥 기자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이다.” 윤민석이 작곡한 민중가요 ‘헌법 제1조’는 요즘 서울 광화문 거리에서 가장 널리 불리는 노래다.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이다. 거리에 쏟아져나온 시민 틈에 서서 반복적인 선율에 실린 이 단순명쾌한 정언명제를 듣노라면 마음 한쪽에서 의문이 스멀스멀 기어나온다.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인가.거리는 요즘 민주주의의 거대한 실험장 같다. 사람들이 저녁마다 광장으로 몰려나온다. 집회와 공연이 자발적으로, 산발적으로, 밤새 이어진다. 삼삼오오 모여서 난상 토론을 벌이는 모습도 흔하게 볼 수 있다. 촛불 든 가족과 “청와 할머니를 꿈꾸는 ‘소녀적 감성’의 작가 안철흥 기자 일본의 신세대 문학을 대표하는 작가 요시모토 바나나가 근작 〈왕국〉(민음사)의 한국 발간에 맞춰서 한국을 다녀갔다. 〈왕국〉은 그녀의 첫 연작 소설로, 2002~2005년에 발표한 분량을 이번에 세 권으로 묶었다. 소설은 약초차를 만드는 할머니와 산속에서 단둘이 살던 소녀 시즈쿠이시가 도시로 내려와 맹인 점술가 가에데, 그의 동성 애인 가타오카, 원예사 신 구라꾼, 혹은 ‘전업 관심가’가 세상 사는 법 안철흥 기자 사진가 윤광준씨(49)의 책은 금방 읽힌다. 〈잘 찍은 사진 한 장〉이 그랬고, 오디오 이야기를 쓴 〈소리의 황홀〉도 마찬가지였다. 그가 이번에는 물건 이야기를 들고 나타났다. 〈윤광준의 생활명품〉(을유문화사). 연재했던 신문에서 열독률 일등에 꼽혔다는 소리를 허투루 들었는데, 읽어보니 그를 만나보고 싶어졌다. 전업 글쟁이가 아닌 사람이 차지고 오밀조밀하게 ‘원조’ 포크록의 바다에 빠져보세 안철흥 기자 밥 딜런(67). 본명은 로버트 짐머먼. 1962년 첫 앨범 〈밥 딜런〉을 들고 세상에 나왔고, 곧 신화가 됐다. 블루스풍 포크 리듬에 실린 그의 허스키 목소리는 전염성이 강했다. 그의 노랫말은 관념적인 만큼 여러 각도에서 해석이 가능했다. 당시 뮤지션뿐 아니라 반전운동가 사이에서 그는 교사이자 동지였고 우상이었다. 여기까지가 ‘밥 딜런 버전 1’쯤이라고 독자 수다 / 허홍석씨 안철흥 기자 전화를 받은 허홍석씨는 “요즘 경기가 너무 안 좋다”라는 말부터 꺼냈다. 소규모 광고회사에 다니는 그는 광고만큼 경기에 민감한 업종도 없다고 했다. 지난해 초까지만 해도 허씨는 어엿한 광고기획사 대표였다. 하지만 경기 침체가 계속되면서 그는 회사를 접고 선배가 운영하는 회사에 샐러리맨으로 취직했다. 그는 고등학교 동창회 총무를 맡고 있는데, “최근 동창회에 가보니 거기서도 맨 경기 안 좋다는 이야기뿐이더라”고 전했다. “이명박 정부가 그래도 경기는 살릴 줄 알았는데 요새 보면 영 아닌 것 같다”라면서. 그는 꽤 오랫동안 〈시사저널〉 비밥 시대 ‘색소폰의 거인’ 소니 롤린스가 온다 안철흥 기자 재즈는, 클래식 음악처럼 예나 지금이나 소수의 사람만 관심을 갖지만, 전성기가 두 번 있었다. 1930년대 중반부터 제2차대전 중반까지 스윙이 한 시대를 풍미했다. 1950년대에는 비밥에서 하드밥까지 이어지는 이른바 ‘밥’ 시대가 펼쳐졌다. 이때가 재즈의 진정한 황금기였다. 빅 밴드를 앞세운 스윙이 성공한 대중음악이었다면, 알토 색소폰 연주자 찰리 파커와 펑크소녀 광기의 시대를 통과하다 안철흥 기자 그래픽 소설(만화)로 먼저 발표되고 영화로 만들어진 〈페르세폴리스〉는 이란 출신으로 프랑스에서 활동하는 여성 만화가 마르잔 사트라피(39)의 자전적 이야기다. 팔레비 왕조가 몰락한 뒤 이슬람 혁명과 이라크 전쟁을 거치면서 점차 이슬람 원리주의 사회로 변모하는 이란 현대사의 격동기를 무대로 자신의 성장기를 다뤘다. 마르잔은 이소룡과 나이키, 마이클 잭슨과 아 "공생공락하는 심플 라이프가 대안이다" 안철흥 기자 〈녹색평론〉의 외형은 그때나 지금이나 크게 변한 게 없다. 사진 없이 글만 빽빽하게 들어차 있는 모습도 같고, 재생지를 써서 같은 판형의 다른 책보다 가볍게 들리는 것도 여전하다. 하지만 그 안에 담긴 내용물의 함량은 결코 가볍지 않다. 원래 지식인 잡지로 출발했지만, 지식인이나 생태주의자만 이 잡지를 읽지는 않는다. 전국에서 독자 모임이 열릴 정도로 꽤 눈과 발로 기록한 50일 간의 사랑 안철흥 기자 김성호씨(47, 서남대 환경과학과 교수)가 쓴 〈큰오색딱따구리의 육아일기〉(웅진지식하우스)를 읽다가 자주 호흡을 가다듬어야 했다. 가령 다음과 같은 문장을 대하면 일단 숙연해진다. “새벽에 일어나는 것이 너무 힘들어 눈물이 다 납니다.…어제 힘들었지만 그만큼 행복했던 것처럼 오늘도 일어나야 합니다. 한번 지나면 다시는 오지 않을 시간입니다.” "불합리는 못 참고 악플은 즐긴다" 안철흥 기자 서울 성북구 석관동 한국예술종합학교 영상원 건물의 한 방에서 진중권씨(45)를 만났다. 가구래야 컴퓨터만 덜렁 올려져 있는 책상과 의자 몇 개가 놓인 테이블이 전부여서, 아무런 장식이 없는 방은 마치 불가의 선방처럼 서늘했다. 그는 이번 학기부터 1년간 초빙교수로 일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그는 입고 있던 검은 점퍼를 벗어 등받이에 건 뒤 의자에 앉아서 팔소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