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단뿌셔클럽’의 명랑 계단 정복기 김영화 기자 맛집을 갈 땐 1층인지, 아니면 엘리베이터가 있는 건물인지부터 확인한다. 혹여 건물 앞에 5㎝ 문턱이라도 있다면 갈 수 없다. ‘핫플’로 불리는 동네였지만 휠체어 이용자에게는 식당 찾는 게 늘 일이었다. IT 회사에서 일하던 박수빈씨(35·오른쪽)와 이대호씨(34)는 점심을 먹으며 자주 푸념했다. “앱으로 모든 걸 할 수 있는 시대인데, 왜 도대체 이런 서비스는 없는 걸까요?” 지도 앱에 올라와 있는 맛집 리뷰처럼 계단 정보도 알 수 있으면 했다. 기획력 좋은 박수빈씨의 제안에 “한번 사이드 프로젝트로 해보자”라며 이대호씨가 화답했 녹색정의당의 퇴장, 김준우 대표 “함께 해법 찾겠다” 이은기 기자 심상정 의원이 정계 은퇴를 선언했다. 그의 5선 도전은 실패로 끝났다. 이번 총선에서 심상정 녹색정의당 의원(경기 고양갑)은 18.4%로 낙선했다. 김성회 더불어민주당(민주당) 후보(45.3%), 한창섭 국민의힘 후보(35.3%)에 이어 3위다.정치인 심상정은 한국 진보정당이 낳은 최대 정치 자산이다. 2004년 민주노동당 비례대표 1번으로 제17대 국회에 입성했다. 제19~21대 총선에서는 지역구에서 내리 세 번 당선됐다. 진보정당 소속으로는 유일한 4선 정치인이다. 2017년 제19대 대선에서는 진보정당 역대 최고 득표율 6.1 한국의 보수 우파가 외면하는 역사 [독서일기] 장정일 (소설가) 이제훈의 〈비대칭 탈냉전 1990~2020〉(서해문집, 2023)은 정전협정 70년이자 한·미 동맹 70년을 맞은 올해의 책이다. 1980년대 말에서 1990년대 초, 소비에트(소련)와 동구 공산권이 몰락했다. 냉전의 한 축이던 공산권의 몰락이 지구 전역의 냉전을 해소해줄 것으로 기대했지만, 한반도에서는 그렇게 되지 않았다. 한국은 소련(1990)·중국(1992)과 국교를 맺었지만, 북한은 미국·일본과 수교하는 데 실패했다. 기울어진 탈냉전 구도는 북한 정권을 불안하게 하고 ‘핵게임’에 몰두하게 만들었다.〈비대칭 탈냉전 1990~2 “퀴어문화축제는 시민으로서의 권리를 계속 증명하는 것이다” 김다은 기자 한채윤 한국성적소수자문화인권센터 활동가는 서울퀴어문화축제 1회 풍경을 설명하며 기분 좋게 웃었다. 그때 한씨는 퀴어 전문잡지 〈버디〉의 편집장으로 축제에 참가했다. 2000년, 서울국제퀴어영화제가 영화진흥위원회로부터 기금을 받았고 종합문화제로 판을 키우면서 서울퀴어문화축제도 시작됐다. 성소수자 단체가 ‘나랏돈’을 받는 것은 처음이었다. 마침 축제가 열릴 즈음에 대학로에서 ‘독립예술제’도 열렸다. 여러 단체들이 다 함께 퍼레이드를 할 건데 같이 걷자고 했다.그날 비가 왔다. 퀴어문화축제 참가자 말고는 아무도 퍼레이드를 하러 오지 않았 마포구의 ‘책’ 갈등이 문제적인 이유 김영화 기자 서울시 마포구청이 ‘책’과 씨름 중이다. 세 가지 장면이 있다.장면 하나. 지난해 11월 마포구 관내 구립 작은도서관에 스터디카페 기능을 추가하려는 시도가 있었다. 마포구청은 “기능 재설계일 뿐 폐관은 아니다”라고 해명했지만 주민들의 반발이 컸다. 문제는 작은도서관을 수탁 운영해오던 기관들이 11월3일 마포구청으로부터 계약 종료를 통보받은 상황이었다. 작은도서관 관장들도 고용승계가 어려워졌다. 이미 2025년까지 재계약 도장을 찍은 후였다. 당시 마포구청 홈페이지 ‘구민에게 듣겠습니다’ 게시판에는 항의 글이 500개 넘게 쏟아졌다. 나를 버린 가족을 우연히 다시 만났을 때 [비장의 무비] 김세윤 (영화 칼럼니스트) 엄마 아빠는 이미 마음을 굳힌 모양이었다. 한국을 떠난다고, 이제 프랑스에서 살게 될 거라고 말씀하셨다. 싫다고 했다. 친구들이 다 여기 있는데 내가 왜 가? 그 나라 말도 모르는데 가서 어떻게 살아? 하지만 곧 깨달았다. 내가 싫다고 해도 결국 가게 되리란 걸.“알았어. 대신 조건이 있어. 나 지금까지 서울에서만 살았잖아. 떠나기 전에 우리나라 다 구경해보고 싶어. 그거 해주면 갈게.” 초등학교 2학년 아이가 제시한 타협안을 엄마 아빠가 전격 수용했다. 온 가족이 전국일주를 하고 나서 이 나라를 떠났다. 한국인 ‘박지민’은 그렇게 출판인들이 마포에서 ‘책소동’ 벌이는 이유 [사람IN] 김영화 기자 고립된다는 느낌을 자주 받았다. 프리랜서 창작자들에겐 익숙한 일상이다. 혼자 일하다 보니 업무량 조절부터 정신 건강 관리가 가장 어려웠다. 공황장애 증상도 찾아왔다. 구술생애사 작가이자 ‘딸세포’ 출판사 대표인 김은화씨(36‧맨 오른쪽)의 이야기다. 여성 생계 부양자를 수면 위로 드러낸 〈나는 엄마가 먹여 살렸는데〉가 대표작이다. 일할 공간을 찾아 집과 도서관, 카페를 매번 전전했다.불안 증상이 사그라든 건 2020년 7월 마포출판문화진흥센터(이하 ‘플랫폼 P’)에 입주하면서다. 마포구가 출판업계의 소규모 창작자를 지원하기 위해 홍 강허달림이 보여주는 나이 듦의 즐거움 김영화 기자 제주에서 오는 길이었다. 공항철도를 타고 연습실이 있는 홍대입구역에서 내렸다. 5월5일 3집 앨범 기념 콘서트를 앞두고 강허달림은 서울과 제주를 출퇴근 중이다. 아침 비행기를 타기 위해 새벽부터 부스럭거렸는데 아이가 덩달아 깼다. 올해 열한 살인 딸이 ‘잘 다녀와’ 하고 배웅해주었다. 전날 야단을 치고 마음이 좋지 않았는데 딸도 설움이 풀린 듯했다. '누굴 닮아 고집스럽다'면서도 하루하루 커가는 아이의 세계에 깜짝 놀랄 때가 있다. “내 맘대로 살아오다가 제대로 임자를 만난 거다. 아이란 존재는 자꾸 나를 되돌아보게 만든다.” 블루 〈시사IN〉 대학기자상 수상 팁 [취재 뒷담화] 고제규 기자 14년간 이어온 사회 환원 프로젝트. 대학 언론을 응원하는 ‘〈시사IN〉 대학기자상’.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대학 언론인들의 땀방울을 취재한 김연희 기자다.한때 대학 내 환경 노동자 기사가 많았는데 이번에는 ‘배리어프리’ 출품작이 많았다.출품작 비중도 컸지만, 배리어프리 기획 가운데 좋은 보도가 많았다. 대학기자상 심사는 1차·2차·3차 심사를 거치는데 최종심에 올라온 장애인 이동권 기획들이 대부분 수상까지 이어졌다.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전장연)의 이동권 시위가 대학 언론인들에게 좋은 자극을 준 거 같다. 대학 언론이 사회와 호흡 청년 언론인 22명 ‘청년 정치’를 파헤치다 [대학기자상] 김연희 기자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가 쏘아 올린 장애인 이동권 문제는 대학 언론인들 사이에서도 단연 화두였다. 제14회 〈시사IN〉 대학기자상 응모작 가운데 상당수가 배리어프리 이슈를 다루었다. 최종 수상작 6편 중 3편이 교통약자들의 이동권을 조명했다. 매체마다 접근법은 달랐다. 서울대 〈대학신문〉은 휠체어를 타고 시내를 이동하는 서울과 도쿄 대학생의 하루를 비교했다. 부산대 〈채널PNU〉는 제보에서 출발해 교내 배리어프리 지도를 제작했다. 경상국립대 〈개척자〉는 진주를 대표하는 ‘남강 유등축제’의 배리어프리 실태를 조사했다.2022년 1월부터 앞다투어 ‘모셔갔던’ 두 사람의 자리 [2022 올해의 사진] 사진 신선영·글 이은기 기자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민주당) 후보. 올해 대선 당시 유력 주자이던 두 후보 곁엔 두 사람이 서 있었다.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와 박지현 전 민주당 비상대책위원장. 유세 현장에서 두 대선주자는 메시지도, 지지층도 달랐던 두 젊은 정치인의 손을 각각 붙잡았다. 두 사람이 대변하려는 유권자층을 끌어안겠다는 의미였다.박지현과 이준석, 두 사람이 새로운 대안이 될 수 있을까에 대한 의견은 선명히 나뉜다. 하지만 대선과 지방선거 이후 두 젊은 정치인이 처한 상황은 비슷해 보인다. 대선 때 앞다투어 ‘모셔갔던’ 두 사람 [音란서생] ‘록은 죽었다’는 사람들에게 배순탁 (음악평론가) 어떤 재즈 뮤지션이었는지는 기억나지 않는다. 다만, 그가 받았던 질문을 잊지 않고 있다. 질문의 요지는 이랬다. “재즈가 죽었다고 하는데 어떻게 생각하느냐.” 뮤지션의 대답이다. “그럼, 제가 죽은 사람이라는 건가요?” 반쯤은 농담이겠지만 관점에 따라 이것은 대단히 의미심장한 답변이기도 했다. 우리는 보통 어떤 흐름이 시들해지면 거의 습관적으로 단언하고는 한다. “그건 이제 죽었어.” 그러나 조금만 곱씹어보면 그럴 리 없다는 걸 인정할 수밖에 없다. 나는 이 글을 쓰기 전 재즈 전문 잡지 10월호와 11월호를 쭉 읽었다. 언제나 그 [기자들의 시선] ‘자유가 아니면 죽음을’ 재한 중국인들의 시위 변진경 기자 이 주의 명령11월29일 정부는 화물연대 파업에 대응해 시멘트 운수 종사자 2500여 명에게 ‘업무개시명령’을 내렸다. 정부는 이 명령을 따르지 않는 화물차 기사들에게 처벌을 예고했다. 이에 대해 전국금속노동조합은 “화물차 기사들을 노동자가 아닌 자영업자라고 부르면서 개인이 영업을 포기할 자유는 부정하는 모순을 보이고 있다”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정부를 향해 이렇게 명령했다. ‘금속 노동자의 이름으로 윤석열 정부의 업무중지를 명령한다.’ 이 주의 판결11월30일 대법원 1부(주심 노태악 대법관)는 국가가 쌍용차 파업 노동자들을 상 참사 당일 경찰, 마약단속팀 계획보다 3배 투입한 이유 문상현 기자 이태원 참사 하루 전, 용산경찰서는 마약 단속을 위한 수사관만 3배 이상 늘린 것으로 확인됐다. 이태원의 교통 통제, 질서 유지보다 마약 단속에 초점을 맞춘 셈이다. 경찰은 마약 단속에 배치된 수사관들이 참사 구조 활동에는 ‘순찰 도중 목격’해 ‘자체 판단’으로 투입됐다고 밝혔다. 〈시사IN〉이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소속 천준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을 통해 입수한 서울 용산경찰서(용산서) ‘핼러윈 축제 클럽 마약류 집중단속 계획 추진 개요’에 따르면, 용산서는 10월28일부터 10월30일까지 이태원 유흥업소 밀집 지역 마약 단속을 계획 사양산업을 떠나지 못하는 노동자들 [프리스타일] 전혜원 기자 최근에 ‘택시 대란’ 기사를 썼다. 택시를 탈 때마다 기사에게 말을 걸었다. 한 법인택시 기사가 말했다. “우리 월급이 130만원밖에 안 돼요.” 그는 월 26일, 오전 5시에서 오후 5시까지 하루 12시간 일해서 월 130만원을 받는다고 했다. 하루 14만원의 ‘사납금(‘운송수입 기준금’으로 이름이 바뀌었다)’을 채우지 못하면 월급이 깎인다. “최저임금은 우리하고는 아무 관계가 없어요.” 서울 은평구에 차고지가 있는 기사였다.택시기사 노동조합에서 들은 평균하고도 차이가 커서 결국 기사에는 인용하지 못했지만, 그 비현실적인 숫자가 심야 택시 대란에서 ‘타다’가 언급되는 이유 전혜원 기자 요새 택시가 왜 안 잡힐까? 택시는 택시 회사에 소속된 법인택시와 개인이 관리하는 개인택시로 나뉜다. 35% 대 65% 정도 비율로 개인택시가 더 많다. 개인택시는 본인이 사장인 만큼 ‘3부제(이틀 근무, 하루 휴식)’만 지키면 출퇴근이 자유롭다. 서울시 개인택시 기사의 52.9%가 65세 이상이다. 취객과 상대해야 하고 몸도 고된 야간 노동보다는 주간 노동을 선호한다. 반면 법인택시 기사는 택시 회사에 고용된 노동자이며, 비교적 연령대가 낮다. 65세 이상은 35.9%다. 그리고 이들은 출퇴근 시간이 정해져 있다.카카오T를 운영하 '불꽃'같은 낯선 존재, 박지현의 80일 김은지 기자 ‘박지현의 용기 민주당의 희망 0090(2000~1990년생) 여성 당원 일동’ ‘박지현이란 푸른 바다로 모인 부유하는 심판자들’ ‘불꽃이 일으킬 새바람을 기대합니다. 박지현을 응원하는 여성 유권자 일동’. 서울 여의도 더불어민주당(민주당) 당사 9층 당대표실에 놓인 화분의 문구다. 박지현 공동비상대책위원장(26)을 응원하는 내용이다.‘불꽃’은 2019년 디지털성범죄 N번방 사건을 쫓던 추적단의 이름이다. 당시 박 위원장은 ‘불’이라는 활동명을 썼다. 국민의힘의 ‘젠더 갈라치기’ 대선 캠페인이 절정이던 지난 1월, 박 위원장은 민주 송영길의 ‘견제론’vs 오세훈의 ‘준비된 미래’ 김은지 기자 서울시장은 주요 대선주자군에 들어간다. 대통령으로 가는 발판이 되기도 했다. 2007년 이명박 서울시장은 청계천 복원과 중앙차로 설치라는 행정 경험을 바탕으로 대통령직을 거머쥐었다. 외교·국방을 뺀 대부분의 행정 분야 경험을 쌓을 수 있다. 지방자치단체장 중 유일하게 매주 열리는 국무회의에 참석할 자격을 지닌다. 서울시장 선거가 지방선거의 영역으로만 머물지 않는 이유다. 곧잘 중앙정치와 연결돼 전국 단위 지방선거에서 가장 주목을 받는 곳이 서울이다. 국민의힘·더불어민주당(민주당)과 같은 거대 양당 또한 전국구급 스타를 서울시장 후보 칭기즈칸 만든 것은 무쇠 팔 아니라 열린 귀 김형민(SBS Biz PD) 1996년 미국 〈워싱턴포스트〉는 서기 1000년을 기점으로 세계사 1000년 속에서 가장 걸출한 업적을 남긴 인물로 칭기즈칸을 꼽았다. “인터넷이 발명되기 약 7세기 전 이미 지구상에 커다란 통신망을 연결했고, 또 ‘관세 및 무역에 관한 일반협정(GATT)’ 못지않은 자유무역 세계를 건설했다.”칭기즈칸은 인류 역사상 가장 거대한 제국을 이룬 인물이지. ‘팍스 몽골리카’, 즉 몽골 지배 시기의 평화라는 표현이 나올 만큼 유라시아 대륙을 아울러 통치하는 데에 성공했다. 반면 칭기즈칸과 몽골 기마 전단의 말발굽 아래 수백 개의 나라와 서울교통공사, 사회적 약자와 여론전으로 맞서라? 김영화 기자 ‘시민 불편’ ‘비문명적’이라는 프레임으로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전장연)와 여론전에 나선 건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만이 아니다. 앞서 서울지하철 운영기관인 서울교통공사 측이 전장연을 적으로 규정하고, 여론전에서 이기기 위해 상대방 실점을 잡아내야 한다는 대응 지침을 작성한 사실이 알려졌다. ‘사회적 약자와의 여론전 맞서기-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지하철 시위를 사례로’라는 제목으로 시작되는 총 25쪽 분량의 파워포인트 파일에는 전장연 시위에 대한 구체적인 대응 전략이 담겼다.3월17일 서울교통공사는 “한 직원이 개인적인 생각을 정리해 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