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답답하다” “자괴감 든다” 인권위 뒤덮은 무력감 이은기 기자 국가인권위원회(인권위) 파행이 계속되고 있다. 인권위원 11명으로 구성된 전원위원회(전원위) 회의장에서는 “무식하고 오만방자하다” “(군 사망자 유가족들이 회의장에) 기어들어 왔다. 퇴장시켜라” 같은 막말과 고성이 나왔다. 주로 경찰에 의한 인권침해를 다루는 침해구제 제1위원회(침해1소위)는 8월1일부터 석 달 넘게 중단된 상태다.10월30일 이충상 상임위원은 심의 중인 진정 사건의 결론이 나기도 전에 ‘기각하겠다’고 공개 선언했다(국가인권위원회법 제49조는 위원회 의결이 있을 때를 제외하고는 ‘진정에 대한 조사·조정 및 심의는 비 인권위 시계 거꾸로 흐르나 이은기 기자 국가인권위원회(인권위)가 최근 시끄럽다. 논란의 중심에 이충상 인권위 상임위원이 있다. 인권위 내부에서 먼저 목소리가 나왔다. 2월17일 인권위 공무원 노조는 이충상 상임위원에 대한 진정서를 제출했다. ‘인권위 조사관의 인격권을 침해했다’라는 내용이다. 이충상 위원이 인권위 내부 게시판에 ‘A 조사관의 조사 경과와 방법에 잘못이 있고 조사 결과가 미흡하다’라고 쓴 것을 문제 삼았다. 이어 4월4일에는 인권위 공무원 노조가 인권위원(인권위 상임위원 4명과 비상임위원 7명) 전원에게 “인권위원과 사무처 직원의 관계는 높고 낮음, 갑을 ‘방송 장악’이라는 나쁜 예감, 틀리기를 바란다 [편집국장의 편지] 차형석 편집국장 출근길에 한 장르소설집을 읽었다. 가상의 국가인권기구의 조사관이 주인공으로 등장하는 연작소설집이다. 한 노조에서 성추행 사건이 일어난다. 조사 도중, 이 사건은 뜻밖의 사건으로 튄다. ‘쥐 잡기 게임’을 만든 한 노조원을 (대통령을 조롱했다는 이유로) 총리실에서 사찰하고···. 픽션이지만, 여러 설정이 15년 전 MB 정부(이명박 정부) 때 일을 떠오르게 만든다. 그래, 그때 그런 일이 있었지.이은기 기자가 쓴 이번 호 기사를 보면, ‘그때 그 인권위’로 돌아가는 것 아닌가 하는 우려가 국가인권위원회에 퍼지고 있다. MB 정부 당시 이상한 호소도 품어주는 어느 인권위 조사관 이야기 임지영 기자 어떤 일은 참치 통조림과 커피믹스에서 시작된다. 국가인권위원회 조사관의 일이 그렇다. 치료감호소에서 커피믹스를 제공하지 않는 게 차별이라 주장하는 사람도 있고, 참치 통조림 두 개를 훔쳤다는 혐의로 1년 넘게 옥살이를 하는 사람도 있다. 20년 차 조사관 최은숙씨는 보통 1년에 100~200건의 사건을 종결 처리한다. 어떤 사건은 대대적으로 보도되지만 통조림류의 이야기는 대체로 캐비닛 아래 묻힌다. 조사관으로 만난 사람들의 목소리에 작은 스피커를 연결하고 싶었다는 그가 다양한 무늬의 사연을 책에 담았다. 〈어떤 호소의 말들〉이다.서 [단독] 이명박 정부에서도 블랙·화이트리스트? 김은지·김동인·전혜원 기자 이명박 정부에서 ‘건전’은 보수의 다른 이름이었다. 〈시사IN〉이 입수한 영포빌딩 이명박 청와대 문건에 따르면, 이명박 정부 청와대는 “시민사회나 국가인권위를 건전화”할 계획을 세웠다. 또한 “건전단체 지원과 공동대응 체계 구축”을 모색했다. 이명박 정부에 비판적인 시민단체나 인사에 대해서는 ‘좌편향’이라는 이념 딱지를 붙여 활동을 위축시켰다. 반면 친이명박 단체나 인사는 탈이념적인 ‘건전’이라는 이름을 붙여 적극 지원했다.2009년 11월27일 이명박 정부 청와대 정무수석실은 ‘2010년도 업무계획 보고’를 작성했다(위). 정무수 ‘식물기관’에 기회가 왔다 [취재 뒷담화] 고제규 편집국장 ‘이명박근혜 정부’ 동안 힘을 잃은 대표적인 기관이 국가인권위원회(인권위)입니다. 누가 위원장인지 기자들도 잘 모를 정도입니다. 인권위 현 주소를 취재한 임지영 기자입니다. 박근혜 정부에서 인권위가 한 일이 잘 생각나지 않는데요? 대표적으로 백남기 농민 사건의 경우 인권위는 진정을 접수했는데도 의견 표명을 미뤘죠. 지난해 9월에야 사건을 수사해야 한다는 의견과 함께 물대포 사용 자제 등을 경찰에 권고했습니다. 문재인 정부가 인권위에 힘을 실어줬는데 내부 직원들 반응은? 지난 9년 동안 인권위가 ‘식물기관’이 되면서 직원들 무력... “인권위 오욕의 역사에 대국민 보고서 내라” 임지영 기자 인권정책연구소는 2011년 문을 열었다. 인권 분야 최초의 민간 연구소였다. ‘망명 인권위원회’로 불리기도 했다. ‘현병철 위원장 체제’에서 가장 먼저 사표를 던진 김형완 전 국가인권위원회(인권위) 인권정책과장이 소장을 맡았다. 김창국 초대 국가인권위원장과 사퇴한 문경란·유남영 상임위원이 합류했고 인권위 사무처 출신이 대거 연구소 이사로 이름을 올렸다. 현재 서울시 인권위원이기도 한 김 소장은 인권위 경험을 바탕으로 지방자치단체의 인권정책 기본안을 마련하는 데 주력해왔다. “누군가는 해야 하지만 아무나 할 수 없는 일”이었다.... ‘그런 비판 하는’ 인권위로 돌아올까 임지영 기자 2001년 김대중 정부 시절 출범한 국가인권위원회(인권위)는 참여정부 때 꽃을 피웠다고 평가받는다. 당시 인권위는 이라크 파병 반대 성명을 냈고, 호주제를 비롯해 국가보안법·사형제 등 굵직한 사안에 대해 폐지를 권고했다. 당시 인권위에 몸담았던 한 관계자는 국가인권기구 국제조정위원회(ICC) 회의에 참석해 ‘변변치 못한’ 타국의 인권기구에 비해 적극적으로 현안에 목소리를 내는 한국 인권위가 모범적이었다고 회상했다. 그로부터 10여 년이 지났다. 그사이 ICC 의장국으로 거론되던 한국은 3회 연속 인권기구 ‘등급보류’ 판정을 받았다. 시사IN 제510호 - 코드 인사가 답이다 고제규 편집국장 • 편집국장의 편지 REVIEW IN • 독자IN/독자와의 수다·퀴즈IN • 말말말·캐리돌 만평 • 와글와글 인터넷·김경수의 시사터치 • 포토IN/이명박의 위태로운 유산, 영주댐 ISSUE IN • 박근혜·최순실 법정 중계/ "잡을 게 없으면 바둑을 잡나?" COVER STORY IN '코드 인사' 겁내지 말고 '통치 코드' 공유하라 박근혜 정부의 내각은 권한과 책임을 행사하지 않고 대통령의 명령을 그저 집행만 했다. 문재인 정부는 '통치 코드'를 공유하면서도 관료 조직을 실질적으로 이끄는 책임장관제를 구현하려 한다. • 문재... 사람을 살리는 문제 임재성 (평화 연구자) 지난해 4월, 만 20세이던 윤 일병은 동료 병사들에게 처참한 가혹행위를 당하다 죽었다. 병상에서 링거를 꽂은 상태에서까지 구타를 당했다. 죽음 이후 요란하게 위원회가 꾸려졌지만 그뿐이다. 위원회의 권고는 권고로 그치고, 국방부는 입맛에 맞는 몇 가지만 골라 수용하겠다고 했다. 청년의 시체를 내보내며 잠시 열리던 군대가 다시 닫혀가는 익숙한 풍경이다. 사망 옵옵옵 오빤 병철 스타일 장혜영 (자유기고가) 지난 8월23일, 나라에 경사가 났다. ‘제한적 본인확인제’, 즉 인터넷 실명제가 헌법재판소에서 위헌 판결을 받은 것이다. 인터넷 실명제가 이용자의 표현의 자유, 개인정보의 자기결정권 및 서비스 제공자의 언론의 자유를 침해한다는 것이 그 판결의 취지다. 참으로 오랜만에 듣는, 구구절절이 옳은 말이다. 이렇게 올바른 판단을 할 줄 아는 ‘비혼’을 선택한 초선 의원 장일호 기자 남편 대신 ‘오래된 남자친구’라는 표현을 썼다. 진선미 민주통합당 의원(44)은 결혼식은 올렸지만 혼인신고는 하지 않은, 비혼(非婚)이다. 변호사 초년생이던 1999년 ‘호주제 폐지’ 준비 모임에 참여했던 게 계기였다. 대학교 1학년 때 만난 복학생 선배였던 남자친구는 “호주제가 바뀌면 그때 혼인신고를 현병철 연임되던 날, 뉴스 머릿기사는? 노종면 (YTN 해직기자, 트위터 @nodolbal) 6월11일, 이명박 대통령이 현병철 국가인권위원장의 연임을 내정했다. 7월에 청문회를 해봤더니 부동산 투기, 논문 표절, 아들 병역 기피 의혹이 줄줄이 터져나왔다. 야당은 물론이고 여당도 연임에 반대했다. 그 무렵 대통령은 대국민 사과를 했다. 친인척·측근 비리에 대한 사과였지만 정치적으로는 국정 운영 전반에 대한 사과였고, 향후 겸손하겠다는 우리가 놓친 올림픽의 이면- ❻ 은진수·김재철… 올림픽의 진짜 수혜자들 고재열 기자·김동인 인턴 기자 온 국민이 연일 들려오는 올림픽 금메달 소식에 환호하며 열대야의 괴로움을 잊는 사이 다른 의미의 환호를 보내는 사람들이 있다. 대중의 관심이 올림픽에 쏠린 덕분에 들어야 할 욕을 충분히 듣지 않게 된 사건의 당사자들이다. 소셜 미디어 등을 중심으로 인터넷에서 가장 많이 거론되는 주인공은 단연 은진수 전 감사원 감사위원이다. 은 전 위원은 지난 2010년 5 청와대 “현병철, 업무 수행에 차질없다 판단” 뉴시스 이명박 대통령은 13일 논문 표절 논란, 아들의 병역비리 의혹 등에 휩싸이며 정치권·시민사회단체 등의 사퇴 압력을 받아온 현병철 국가 인권위원장의 연임을 재가했다. 박정하 청와대 대변인은 이날 오전 청와대 춘추관에서 공식브리핑을 통해 “이 대통령이 오늘 자로 (현병철 국가인권위원장의) 임명 재가를 했다”고 밝혔다. 박 대변 ‘가카’의 공감 능력 김은지 기자 무식하면 용감하다고 했던가. 3년 전, 국가인권위원장에 내정된 현병철 한양대 법대 교수에 대해 ‘인권에 대한 연구나 활동 경험이 없다’는 비판이 쏟아졌다. 그는 당시 한 언론 인터뷰에서 그런 지적을 시원하게 인정했다. 심지어 이런 말씀도 덧붙였다. “차라리 모르는 게 (위원장 내정에) 장점으로 작용한 것 같다.” 현병철 아들, 몸무게 13㎏ 늘려 공익근무 의혹 뉴시스 현병철 국가인권위원장의 아들 현모군이 공익근무요원 판정을 받기 위해 일부러 몸무게를 10㎏ 이상 늘렸다는 의혹이 제기됐다.13일 민주통합당 박기춘 의원실이 입수한 자료에 따르면 현군의 몸무게는 19세였던 고교 3학년 당시 100㎏이었지만 1년 후 병무청 신체검사 당시 113㎏으로 올랐고 그 결과 현군은 4급 보충역(공익근무요원) 판정을 받았다.의심스러운 점 그들만의 인권, 그들만의 성찬 조우혜 기자 12월9일, 서울 중구 을지로 국가인권위원회 맞은편에 있는 한 호텔에서 올해로 63돌을 맞은 세계인권선언 기념식이 열렸다. 행사장 내부에서 인권상 시상과 더불어 세계인권선언 홍보 영상물이 상영되는 동안, 문 밖에서는 인권단체연석회의·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등 인권단체 소속 활동가들이 현병철 국가인권위원회 위원장에게 ‘인권몰락상’을 수여하겠다며 시위를 벌였다. “아아, 그만 눈을 감았네” 정리 고재열·변진경·임지영 기자 제2회 〈다양한 시선〉 사진전 시각장애인이 본 세상볼 수 없는 사람이 사진을 찍는다. 가능할까? 본다는 것을 어떻게 정의하느냐에 따라 답이 다를 것이다. 단순히 사물을 보는 것을 뜻한다면 불가능할 것이고 사물을 파악하는 것으로 해석한다면 가능하리라. 인천 혜광학교에 다니는 시각장애 1급 박지은양의 답은 ‘가능하다’였다. 그녀는 볼 수 없는 눈으로 보이지 않는 세상을 찍어 사람들에게 세상을 보는 새로운 눈을 열어주었다. 교내 사진반 활동을 하고 있는 그녀는 “사진은 보는 사람만의 것으로 생각했다. 북한 인권만 챙긴 MB정부 인권위 뉴시스 국가인권위원회가 11월25일로 출범 10년을 맞았다. 이명박 정부의 '현병철 국가인권위원회'는 북한 인권에 남다른 관심을 보인 이례적인 인권위로 평가받는다. 반면 국내의 민감한 인권문제에는 침묵해 '인권 없는 인권위'라는 비판도 끊이지 않는다.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