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백 년 이어진 시선집 “독자 있어 가능했다” 임지영 기자 1975년, 신경림의 〈농무〉가 창작과비평사에서 출간되었다. 계간지 〈창작과비평〉 여름호가 긴급조치 9호 위반 혐의로 판매 금지된 해이기도 하다. 그해 12월, 문학과지성사가 출범했다. 계간지 〈문학과지성〉 동인인 김병익 문학평론가가 언론 탄압으로 해직된 이후였다. 3년 뒤인 1978년 문학과지성사는 황동규의 〈나는 바퀴를 보면 굴리고 싶어진다〉를 첫 번째 시집으로 냈다. 그렇게 창비시선, 문학과지성(문지) 시인선이 시작되었다. 약 50년이 지났고 최근 각각 500호, 600호를 발간했다.좀 더 늦게 시작했지만 문지 시인선이 600 유보 통합과 늘봄학교 갈등 속 숨은 쟁점 전혜원 기자 한국에서 아이를 낳았을 때, 초등학교에 입학하기 전까지 보낼 기관으로는 어린이집과 유치원이 있다. 법적으로 어린이집은 사회복지시설이고 유치원은 학교다. 어린이집은 보건복지부와 각 시도 지방정부가 관할하며, 유치원은 교육부와 시도 교육청이 맡아왔다. 어린이집은 0~5세, 유치원은 3~5세가 이용한다. 어린이집에는 국공립과 민간·직장·가정 어린이집이 있고, 유치원에는 국공립과 사립이 있다.초중고등학교는 무상교육인데 0~5세 영유아는 기관별로 다르다. 어린이집이나 국공립 유치원은 학부모가 추가로 내야 할 비용이 거의 없지만, 사립 유치원 교사에서 기후운동가로, 이 노년이 사는 법 [사람IN] 이오성 기자 여기 좀 특별한 ‘어른’들이 있다. 기후위기를 막겠다고 나선 60세 이상 어른들이다. 이름하여 ‘60+기후행동’. 고도성장의 한복판에서 청장년기를 보내면서 자신도 모르게 기후위기를 초래한 당사자가 된 세대다. 물론 닥칠 위기를 피할 길 없는 세대라는 점에서 이들 또한 명백한 피해자이기도 하다.이들은 지난달 세계노인의날(10월1일)을 맞아 ‘신노년 선언’을 발표했다. 행동하고 연대하며, 표현하고 향유하는 새로운 노년이 되겠다는 선언이자 다짐이었다. 한국에도 서구처럼 기후운동에 앞장서는 노년 세대인 ‘그레이그린(Grey Green)’이 ‘그 유명한 영화’ 이전에 소설이 있었다 [새로 나온 책] 시사IN 편집국 엑소시스트윌리엄 피터 블래티 지음, 조영학 옮김, 문학동네 펴냄“악조차 어떤 방식으로든 결국은 선으로 이어지게 되어 있네.”할리우드 배우 크리스 맥닐의 열한 살 딸 리건이 얼굴을 흉측하게 일그러뜨리며 성인 남성의 목소리로 가족들에게 해괴한 욕설을 퍼붓는 등 기행을 벌인다. 의사들은 일종의 신경질환으로 진단하지만 치료에는 실패한다. 크리스는, 정신의학을 전공한 예수회 사제 데이미언 캐러스에게 도움을 요청한다. 모친의 죽음 이후 믿음에 회의를 느껴온 캐러스는 소녀 안에 ‘사악한 무언가’가 도사리고 있음을 깨닫고, 노신부 메린과 함께 구 독자 리뷰 시사IN 편집국 조명화 (2021년부터 전자책 구독, 서울)‘합의제 행정기구’라는 말이 무색하게도 이번 방송통신위원회 수장을 선출하는 과정에 합의는 없었다. 〈시사IN〉 제833호(사진) 커버스토리에 실린 이명박 정부 시절 작성된 문건 속 ‘좌-편향’이나 ‘건전 매체’ 같은 단어는 당시 정부가 지닌 편향성과 매체에 관한 이분법적 사고, 정치적 목적 등을 적나라하게 보여준 키워드였다. 청와대 대변인·홍보수석을 지낸 이동관 방통위원장이 이 책임에서 벗어날 수 없다는 차형석 편집국장의 말에 공감한다. 이용호 국민의힘 의원이 ‘이동관이 방통위원장에 적임인 해직 기자 노종면이 말하는 이동관의 추억 김영화 기자 YTN은 이명박(MB) 정부 언론 장악의 1호 타깃이었다. 2008년 5월 MB 언론특보를 지낸 구본홍씨가 YTN 사장으로 내정된다. YTN 노조를 중심으로 ‘낙하산 사장 반대 투쟁’이 벌어진다. 사장 출근 저지 투쟁과 생방송 피켓 시위가 이어졌고, 노조위원장이었던 노종면 기자는 그 중심에 섰다. 그해 10월 조합원 6명 해고를 포함해 33명이 징계를 받았다. 그에겐 MB 정권 해직 언론인 1호라는 수식어가 생긴다. 15년 후, '언론 장악'의 증언자가 되어 카메라 앞에 섰다.공교롭게도 이동관 청와대 대변인이 처음 마찰을 빚은 언론 MB 시절 ‘문건’에서 ‘이동관 방통위’를 예감하다 [편집국장의 편지] 차형석 편집국장 최근 방송통신위원회(방통위) 등 언론 유관기관에서 벌어지고 있는 일은 한국 언론사에 기록될 만하다. 지난 5월 윤석열 대통령은 한상혁 전 방통위원장을 조기 면직했다. 김효재 위원장 직무대행 체제의 방통위는 KBS 남영진 이사장과 윤석년 이사, EBS 정미정 이사 등을 해임했다. 8월17일, 윤석열 대통령은 정연주 방송통신심의위원장과 이광복 부위원장을 해촉했다. 그리고 8월21일 방통위는 문화방송(MBC) 대주주인 방송문화진흥회(방문진) 권태선 이사장을 해임했다. 김효재 직무대행의 임기 종료를 이틀 앞둔 날이었다. 공영방송 이사진 등 이언주, “윤석열 낮은 지지율 언론 탓? ‘기술자’ 이동관이 돌아오는 이유” [언주유골] 장일호 기자 격주 월요일 저녁 8시 이언주 전 의원이 시사IN 유튜브 〈언주유골〉에 출연합니다. 거대 양당을 모두 경험해 본 사람의 눈으로 보는 한국 정치는 어떤 모습일까요?■ 방송 : 시사IN 유튜브 〈언주유골〉(2·4주 월요일 저녁 8시 / https://youtube.com/sisaineditor)■ 진행 : 이은기 기자■ 대담 : 이언주 전 국회의원“정권의 꼭두각시 노릇하는 국민의힘이 문제를 협의하지 않고 정쟁화”“후쿠시마 오염수 문제 제기가 괴담이라고? 국민 무시해서는 안 돼”“외교를 국내 정치에 이용하는 여당, 중국 시장은 버리는 건 조희연 교육감 사건을 헌법상 중대 사건이라고 말하는 까닭 한상희 (건국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항소심이 진행 중인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에 대한 재판은 한국 정치의 모순을 집적해 보여준다. 부당 해직된 교사를 특별 채용한 일을 수사 대상으로 삼은 것도 문제이지만, 권력형 비리를 척결하라고 만든 공수처가 엉뚱하게도 이를 제1호 사건으로 삼은 것도 논란이 되었다. ‘직권남용죄의 남용’ 현상도 문제인데, 무엇보다 한심한 일은 이 사건의 발단이 교사들의 정치활동이라는 점이다. 과거 군사정권이 만든 반민주적 억압 체제가 그대로 살아남아 지금까지 배회하고 있다는 사실은 당대의 아이러니이자 우리 모두의 수치다.정치적 기본권은 민주사회를 이루 ‘방송 장악’이라는 나쁜 예감, 틀리기를 바란다 [편집국장의 편지] 차형석 편집국장 출근길에 한 장르소설집을 읽었다. 가상의 국가인권기구의 조사관이 주인공으로 등장하는 연작소설집이다. 한 노조에서 성추행 사건이 일어난다. 조사 도중, 이 사건은 뜻밖의 사건으로 튄다. ‘쥐 잡기 게임’을 만든 한 노조원을 (대통령을 조롱했다는 이유로) 총리실에서 사찰하고···. 픽션이지만, 여러 설정이 15년 전 MB 정부(이명박 정부) 때 일을 떠오르게 만든다. 그래, 그때 그런 일이 있었지.이은기 기자가 쓴 이번 호 기사를 보면, ‘그때 그 인권위’로 돌아가는 것 아닌가 하는 우려가 국가인권위원회에 퍼지고 있다. MB 정부 당시 방통위원장 면직 다음은 언론 장악? 김동인 기자 “(임기가) 2개월 남았는데 왜 이런 절차를 밟고 있는지. 거꾸로 제가 여쭙고 싶다.” 5월24일 국회에 출석한 한상혁 방송통신위원장은 자신의 면직 절차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지난해 7월25일 감사원 감사를 시작으로 한 위원장에 대한 압박은 전방위적으로 쏟아졌다. 여당 주요 인사들은 “그 자리에 앉아 있는 것 자체가 후안무치(지난해 6월16일, 권성동 당시 국민의힘 원내대표)” “몰염치로 버티기에 급급하다. 뻔뻔함이 하늘을 찌를 듯하다(5월2일,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라는 말로 방통위원장 퇴진을 1년 넘게 외쳤다.5월30일, 윤 모범 교사 이만호, 끝까지 간다 대구·정희상 기자 대구에 사는 이만호씨(82)는 평생 교직에 몸담으며 교육민주화 운동에 앞장선 교육자다. 1970년대 초부터 대구 지역 ‘명문 사학’으로 꼽히던 영남고등학교에서 영어 과목을 맡아 수많은 제자를 길러냈다. 그는 특히 진학 지도에 능해 늘 학교 당국이 인정하는 ‘모범 교사’로 통했다. 지방에서 이른바 일류 고등학교의 기준은 서울 명문 대학에 몇 명을 입학시키느냐였다.이만호 교사는 1970~1980년대 영남고에서 서울 소재 명문대를 가장 많이 보내는, 실력 있는 교사로 통했다. 각종 표창을 독차지했다. 그만큼 학교에서는 그의 영향력이 막강 “내가 아니라 사회에 갚아라”, 〈어른 김장하〉 울림을 담다 창원·임지영 기자 경남 창원시 마산역에서 택시를 타고 10여 분 달려 창원의 한 아파트 단지에 내렸다. 주소에는 ‘2부두’라고 쓰여 있는데 바다가 보이지 않았다. 28층에 올라가자 김주완 기자가 문을 열어주었다. 그제야 거실에서 바다가 훤히 내려다보였다. 먼저 온 김현지 PD가 일행을 맞았다. 김 기자의 서재는 다큐멘터리 〈어른 김장하〉의 초입에 나오는 그대로였다. 진주를 비롯해 경남 일대 역사를 다룬 책과 민간인 학살 등 현대사 자료가 빼곡한 방에서 그가 담배를 태웠다. 화면에서처럼 흰 연기가 피어올랐다. 여기서 기차로 20여 분 더 가면 진주시다 ‘매물’로 나온 준공영방송, YTN의 운명은? 김영화 기자 정치적 독립일까, 정치적 장악일까. 공기업이 가지고 있던 YTN 지분이 시장에 나오게 되면서 논란이 일고 있다. 보도전문채널인 YTN에 사주가 생길 가능성이 커지면서다. 11월11일 기획재정부(기재부)가 발표한 ‘공공기관 자산 효율화 계획’의 일환이다. 윤석열 대통령은 취임 후 방만하게 운영되어온 공공기관을 혁신하겠다고 공언했다. 여기에 한전KDN과 한국마사회가 보유한 YTN 지분 31%를 매각하겠다는 안이 포함되었다. 고유 업무와 무관하다는 게 이유다.YTN은 민간기업이지만 준공영방송으로 분류된다. KBS(한국방송공사)나 MBC( [기자들의 시선] 트럼프의 우울한 연말을 만든 이 사람 김다은 기자 이 주의 투표미국 조지아주가 민주당 손을 들었다. 12월6일 조지아주 결선투표에서 민주당 래피얼 워녹 의원이 공화당의 허셜 워커 후보를 눌렀다. 이번 결과로 민주·공화당 상원 의석수는 51대 49가 됐다. 조 바이든 대통령은 트위터에 “오늘 조지아 유권자들이 민주주의를 지지하고 마가(MAGA·미국을 다시 위대하게)주의를 거부했다”라는 소감을 남겼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우울한 연말을 보내게 됐다. 워커 후보 등 지지 후보의 연패로 대선으로 가는 길이 좁아졌다.이 주의 홈페이지12월6일, 시민단체 ‘투명사회를 위한 정보공개센터’가 구 ‘여교사, 여기자’는 성차별인데 ‘그녀’는 괜찮다? [새로 나온 책] 시사IN 편집국 그런 말은 전혀 괜찮지 않습니다장슬기 지음, 아를 펴냄“조금만 관심을 갖고 찾아보면 차별 표현을 대체할 좋은 ‘말 그릇’은 얼마든지 있다.”사람을 지칭하는 대명사를 써야 할 때, 여성인 경우 남들 따라 ‘그녀’라 칭하지만 고개를 갸웃하곤 했다. ‘남교사, 남검사, 남기자’라는 호칭이 낯선 것에서 알 수 있듯이 ‘여교사, 여검사, 여기자’는 성차별적 용어인데 ‘그녀’는 왜 별 문제의식 없이 통용될까. 〈미디어오늘〉 기자인 저자는 예민한 감수성으로 우리말 속에 광범위하게 퍼져 있는 배제와 혐오의 언어를 포착해낸다. 이때 배제와 혐오가 울산에서 살아 돌아온 진보 교육감의 ‘시즌2’ 울산·이은기 기자 아프가니스탄(아프간)에서 온 아이들의 첫 등굣길. 아침 일찍부터 휴대전화가 바삐 울렸다. 학생들이 일찌감치 가방을 메고 아파트 앞에 모여 있다고 했다. 아이들의 등굣길에 동행하려던 노옥희 울산교육감(64)의 발걸음도 급해졌다. 애초 약속한 등교 시간까지 기다릴 수 없었다. 서둘러 등교 준비를 마친 아프간 아이들과 함께 9시20분보다 한 시간쯤 빨리 학교로 출발했다. 아이들은 새로 만날 한국인 친구에게 줄 과자 선물이 담긴 종이봉투를 들고 있었다.지난 3월21일 아프간 특별기여자 자녀 초등학생 28명이 울산 서부초등학교에 입학했다. [기자들의 시선] 유시민, 정치평론가로 돌아왔다 고제규 기자 떠난 이의 빈자리대하소설 〈녹두장군〉과 장편 〈암태도〉 등을 쓴 송기숙 작가가 12월5일 타계했다. 향년 86세. 송 작가는 광주·전남 지역의 대표적인, 실천하는 지식인의 표상이다. 그는 1973년 모교인 전남대 국문학과 교수로 부임했다. 1980년 5·18 민주화운동 당시 시민군 수습위원으로 활동하다 내란죄로 구속되었다. 1978년 해직된 뒤 1984년 8월에 복직했고, 1987년 ‘민주화를 위한 전국교수협의회’를 창립해 초대 의장을 지냈다. 1994년 민족문학작가회의 이사장을 맡았고 1996년 전남대 5·18연구소를 설립해 초대 알려진 탄압은 ‘새 발의 피’, 전교조 해직 교사들이 다시 뭉친 이유 정희상 기자 1989년 전교조 창립 당시 해직 교사들이 다시 뭉쳤다. 당시 교육민주화를 주장하며 교원노조를 결성했다는 이유만으로 대량 해직된 1527명이다. 그 가운데 간부들은 권위주의 정권의 탄압을 온몸으로 받아내며 해직된 뒤 구속되었다. 이후 그들은 1994년, 1998년, 1999년 세 차례에 걸쳐 우여곡절 끝에 원상 복직이 아닌 ‘특별채용’ 형식으로 교단에 돌아갔다.초기 전교조 대량 해직자들은 2018년 현직 교사들이 중심인 전교조와 별도로 ‘교육민주화동지회’를 결성했다. 지난봄, 이들은 권위주의 정권 시절 교사들을 상대로 자행된 인권유 ‘촌지 안 받고 열심히 가르치면’ 전교조 교사라고? 정희상 기자 노태우 정부 시절인 1989년 여름, 문교부(지금의 교육부)는 전국 교육청에 일제히 공문을 내려보냈다. 제목은 ‘전교조 교사 식별법’이었다. 공문은 참교육을 내걸고 출범한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 가입 교사에 대한 식별 요령을 다음과 같이 친절하게 열거했다.‘촌지 받지 않는 교사’ ‘학급 문집이나 학급 신문을 내는 교사’ ‘학생 상담을 많이 하는 교사’ ‘지나치게 열심히 가르치려는 교사’….이는 사실 정말 훌륭한 교사들의 특성 아닌가? 문교부의 이 코미디 같은 ‘문제 교사 식별법’으로 전국의 초중등 교사 1527명이 무더기로 파면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