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태일의 길’ 뚜벅뚜벅 걸어가는 녹색병원 차형석 기자 취재 약속을 잡는 녹색병원 홍보 담당자의 메일을 받고 조금 의아했다. 병원장실이 지하 2층에 있으니 병원에 도착하면 1층에서 연락을 달라는 내용이었다. 의사 수 40명, 직원 450명, 병상 297개의 종합병원 원장실이 지하 2층에 있다는 게 왠지 어색하고, 신기했다.인터뷰 날, 병원을 둘러보니 다른 종합병원과는 역시 뭔가 달랐다. 가장 전망이 좋은 7층에 재활치료실이 있다. 많은 환자들이 재활치료실에서 운동치료를 받고 있었다. 내부를 촬영하던 신선영 사진기자가 “따뜻한 느낌이 든다”라고 말했다.원장실이 지하 2층, 재활치료실이 7 기자들의 시선 나경희 기자 이 주의 논쟁 5월29일 충남 아산시 경찰대학에서 열린 ‘치안정책과정’ 성평등 강의를 받던 예비 간부후보생들이 불성실한 태도를 보였다. 당시 총경(경찰서장) 승진 예정자 51명과 일반 부처 및 공공기관 임원 14명 등을 상대로 강의를 했던 권수현 박사는 6월2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조별 토론을 알리자마자 15명 이상의 사람들이 자리를 비웠다. ‘귀찮게 이런 거 왜 하느냐’는 불평이 나왔다”라며 강의를 제대로 진행할 수 없었다고 밝혔다. 비판이 거세지자 6월3일 민갑룡 경찰청장은 “불쾌하고 무례한 행동이 있었던 것 같... 아들의 죽음 그리고 어머니의 2주 태안·대전·서울 나경희 기자 아기가 잠투정을 할 때마다 어머니는 자장가를 불러주었다. 아이는 고등학생이 되어서도 어머니의 등에 업혀 들었던 자장가를 기억하며 웃음을 지었다. 어머니는 언젠가 아들이 본인처럼 순한 아이를 낳아 자신이 듣고 자랐던 자장가를 들려주기를 바랐다.2018년 9월17일 아들 김용균씨(24)는 난생처음 고향을 떠나 타지로 나가 살았다. 기대했던 정규직은 아니었지만, 어머니 김미숙씨(49)는 “그래도 공기업이니까” 마음을 놓았다. 욕심처럼 날마다 통화할 수는 없었다. 경북 구미의 공장에서 생산직으로 일하는 어머니는 2조 2교대로 일했고, 충남 늦은 악수 사진 신웅재·글 은유(작가) 11년 전엔 괴담이었다. 국내 일류 기업 공장에서 일하다가 사람이 죽고 병을 얻었다는 외침은 ‘말’이 되지 못했다. 듣는 사람이 하나둘 생겨나면서 ‘말’의 형태를 얻었다. 삼성 직업병. 반올림, 황상기, 김시녀, 한혜경…. 세상일에 조금만 관심이 있으면 누구나 아는 시사용어가 된 단어들. 가장 늦게 알아들은 건 삼성이다. “내 딸을 살려내라”는 아비에게 처음엔 500만원을, 산업재해 역학조사가 시작되자 10억원을 내밀던 ‘검은 손’이 삼성전자-반올림 중재판정 이행합의 협약식을 치르는 ‘하얀 손’으로 돌아왔다. 1023일 노숙 농성을 누군가와 항상 함께한다는 느낌 은유 (작가) 반올림(반도체 노동자의 건강과 인권지킴이) 엠티에 ‘시간이 되면’ 같이 가자는 문자가 ‘콩(공유정옥 활동가)’에게 왔다. 삼성 직업병 문제 해결을 위한 1023일 농성을 마친 기념으로 농성장을 지켰던 이들이랑 강릉 바닷가에서 2박3일 편안하게 쉬다 올 예정이란다. ‘시간이 되나’ 머리를 굴려본다. 시간과 돈을 거래하는 시대. 시간이 화폐다. 이 자본주의 시스템에서 나도 예외는 아니라서 돈으로 보상되는 일 위주로 시간을 살뜰히 썼구나 싶다. 그건 잘 살았다기보다 초조하게 살았다는 느낌에 가깝다. 이건 다르다. 사적 여행도 아니고 공적 밝고 건강했던 한 아이가 신웅재(사진가) 1982년 가족과 물놀이를 갔다가 찍은 사진 속 다섯 살 혜경이는 밝고 건강하다. 혜경이는 1995년 고등학교 3학년 열여덟 살에 삼성전자 LCD 기흥공장에 입사했다. 6년간 근무하고 퇴사했다. 퇴사 4년 뒤 뇌종양 판정을 받았다. 수술을 받았지만 시력과 언어 등에 장애가 생겼다. 7월24일 한혜경씨 등이 속한 반올림(반도체 노동자의 건강과 인권지킴이)과 삼성전자는 조정위원회 ‘중재안 위임’에 합의했다. 조정위원회가 중재안을 내면 무조건 수용하는 방식이다. 11년 만에 약속 지킨 ‘유미 아빠’ 장일호 기자 이종란 노무사가 쓰레기 더미 앞을 서성였다. “그래도 이건 가져가고 싶은데….” 방진복 입은 사람 모양의 작은 팻말에는 ‘No More Death in Samsung’ ‘직업병 책임져라’는 손 글씨가 적혀 있었다. 망설이던 이 노무사가 결심한 듯 ‘반올림(반도체 노동자의 건강과 인권지킴이)’ 사무실로 옮겨갈 짐 위에 팻말 두 개를 얹었다. 잠시 그늘에서 쉬고 있던 김시녀씨가 벌떡 일어났다. “아유, 안 돼. 버려, 버려. 이런 거 챙기면 우리 또 (농성)해야 돼.” 옆에서 천막 철거를 돕던 다른 활동가가 한마디 보탰다. “버릴... 가을날, 삼성 직업병 농성장에서 은유 (작가) 비닐 천막을 걷어내자 두어 평 남짓 평상이 휑하니 드러난다. 이중 삼중으로 깔려 있던 돗자리 바닥 아래 플라스틱 지지대 사이엔 여름휴가철 해변처럼 쓰레기가 나뒹군다. 스티로폼 조각, 캔 음료, 빵 비닐들, 그리고 딱딱하고 거무튀튀한 고양이 똥이 발견됐다.“이게 주범이었어!”삼성 직업병 문제의 올바른 해결을 위한 농성장. 709일 만에 대청소를 유발한 주된 요인은 고양이(배설물)다. 농성장을 드나들던 고양이 서너 마리가 좁은 틈으로 들어가 볼일을 보는 바람에 쿰쿰한 냄새가 진동했다고. 찬바람도 불어오니 월동 준비 겸 대대적인 리모델링 안철수와 한혜경 고제규 기자 최근 삼성전자의 근무 환경을 감시할 옴부즈맨 위원회가 출범했다. 몇몇 언론은 이로써 삼성 백혈병 문제가 ‘일단락되었다’고 보도했다. 이 보도를 접하며 떠오른 정치인이 있다. 2012년 10월15일의 안철수다. 대선 후보 안철수는 녹색병원을 찾아 휠체어를 밀었다. 휠체어에 탄 이는 한혜경씨. 삼성전자 LCD 공장에서 6년간 일하다 뇌종양에 걸려 투병 중인, 이른바 ‘삼성 백혈병’ 피해자였다. 다분히 기획된 만남이지만, 여운이 오래갔다. 삼성을 겨냥한 이벤트를 한 대권 후보는, 그때나 지금이나 정치인 안철수가 유일하다.삼성 백혈병이 마 삼성맨, 걱정 마세요 시사IN 편집국 삼성 반도체공장의 백혈병 산재 환자 가족 이야기를 다룬 〈또 하나의 약속〉이 큰 반향을 일으키자 삼성그룹 공식 블로그(http://samsungtomorrow.com)에 ‘영화가 만들어낸 오해가 안타깝습니다’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이 글에서 삼성 간부는 “영화는 영화에 머물러야 할 것입니다. 예술의 포장을 덧씌워 일방적으로 상대를 매도하고 진실을 왜곡 출판 편집자가 꼽은 올해의 책 시사IN 편집국 서점은 출판인들의 최전선이다. 자신이 만든 책과 함께 서가에 오른 책들은 이 시장의 동료이자 경쟁자이다. 그만큼 출판 트렌드에 민감할 수밖에 없다. 출판 편집자들에게 2012년 출판계에 대해 물었다. 자신이 보기에 올해의 베스트 도서는 무엇이었는지, 국내서와 번역서를 나누어 물었다. 또 주목했던 출판사·필자·번역자·북 디자이너에 대해서도 물었다. 이 조사를 안철수·문재인 일정, 뜯어보니 재밌네 김은지 기자 ‘정직한 사람들이 만드는 정통 시사주간지’가 12월 대선을 앞두고 색다른 지면을 꾸린다. 박근혜·문재인·안철수 대선 후보를 가장 가까이서 취재하는 〈시사IN〉 대선TF 팀원들이 모여 대선 현장을 누비며 보고 듣고 느낀 뒷담화를 적나라하게 풀어놓기로 한 것. 60일가량 남은 대선 현장의 사소하지만 의미심장한 순간까지도 독자에게 전달해 그날의 선택에 도움이 되 책을 읽기 전이면 손을 씻던 그이 임지영 기자 〈기획회의〉 제322호는 출판평론가 고 최성일(사진)을 특집으로 다뤘다. 7월2일은 그가 44세의 나이로 작고한 지 1년이 되는 날이다. 1996년 〈출판저널〉 기자로 시작해 각종 매체에 서평과 출판 시평을 기고했던 그는 1년 전, 뇌종양으로 세상을 떠났다. 부평 가족묘지 만월당에 안치됐다.고인을 기억하는 이들의 증언을 종합하면 그는 잘 웃고 거절을 못하는 심성에다, 책을 몹시 아끼는 사람이었다. ‘책을 읽기 전에 손을 깨끗이 씻고 좋은 책은 자를 대고 긋듯 책에 바르게 밑줄을 그었다고 한다.’(한혜경 도서출판 이채 대표) 그의 아 독약과도 같은 통증 시사IN 편집국 분단 한국김봉규 지음/눈빛 펴냄북한에서 포탄이 날아왔다. 지축을 흔드는 굉음이 있은 지 한 달. 사진기자 김봉규는 연평도를 찾았다. 그곳에 머무는 4박5일 동안 밤마다 맥주잔에 소주를 부어 마셨다. 20여 년 기자 생활에서 경험한 분단 사회의 현실이 연평도에 압축적으로 담겨 있었다. ‘남쪽 나라 대한민국의 잔해를 파노라마처럼 펼쳐놓고 싶다’는 생각이 든 건 이때였다.“북쪽 사람들 엉덩이에 꼬리가 있습네까, 머리에 도깨비 뿔이 있습네까?” 판문점 군사정전위에서 만난 북한 사람이 물었다. 잡은 손이 부드럽고 따뜻했다. 실향민, 탈북자, ‘삼성 백혈병’ 산재 판정까지의 대장정 고제규 기자 6월23일 서울행정법원 203호. 서울행정법원 14부 진창수 판사가 주문을 읽어 내려갔다. “원고 황상기(고 황유미씨 부친), 이선원(고 이숙영씨 남편)에 대하여 각 유족급여 및 장의비 부지급처분을 취소한다.” 삼성 백혈병을 산재로 인정한다는 판결이었다. 방청석 맨 앞에 앉아 있던 또 다른 원고 정애정씨는 고개를 푹 숙이며 눈물을 훔쳤다. 김은경씨가 그런 정씨 손을 부여잡았다. 황상기·송창호 씨는 꼿꼿하게 버티며 판결문 내용을 들었다.예상을 깨고 삼성 백혈병을 산재로 인정해달라는 청구소송에서 일부 승소 판결이 났다. 함께 소송을 낸 레지던스 안에 숨은 ‘깜짝’ 어린이 도서관 김경희 인턴 기자 서울 양평동에는 조금 특별한 도서관이 있다. 외국인 장기 여행자를 위한 레지던스 건물 안에 자리를 잡은 이 도서관에는 온통 ‘어린이 책’뿐이다. 5000권이 넘는 어린이 도서와 유아 그림책이 있다. 영화 감상실을 갖춘 도심형 문화공간은 레지던스 이용객뿐만 아니라 주민에게도 무료로 개방된다. 근로복지공단은 삼성관리공단? 장일호 택시운전사인 황상기씨(고 황유미씨 아버지)는 10월 들어 운전대를 채 열 번도 잡지 못했다. 황씨가 10월20일 이른 아침 눈을 뜬 곳은 강원 속초의 집이 아니었다. 근로복지공단 민원실 바닥 위에서 그는 밤새 잠을 뒤척였다. 잠을 뒤척인 것은 황씨 뿐만이 아니다. 강원 춘천의 한 병원에 입원 중인 딸 한혜경씨를 병원에 놓고 어머니 김시녀씨 역시 &lsquo [포토다큐] 끝나지 않은 그녀 이야기 홍진훤 (포토 저널리스트) 그곳은 그녀에게 차라리 별이었다. 그때가 그녀 나이 열아홉. 고등학교도 채 졸업하지 않았을 때였다. 혼자 계신 어머니와 행복하게 살고 싶었다. 그래서 돈을 벌어야겠다 결심했고, 삼성반도체 기흥공장에 입사하게 되었다. 3년이 지날 무렵 몸에 이상이 오기 시작했다. 생리가 없어지고 얼굴에 울긋불긋 무엇인가가 났다. 하지만 버텨야 했다. 어머니와의 행복을 위해 시사IN 제160호 - '케이블 키즈'탄생 시사IN 편집국 [커버스토리]슈퍼스타K2의 눈부신 인기 비결 Mnet의 〈슈퍼스타K2〉가 유례없는 14%대 시청률을 찍으며 고공비행 중이다. 매주 금요일 밤이면 대중은 심사위원이 된다. 공중파 방송을 능가하는 인기 원천은? 앞에서는 재조사, 뒤에서는 회유 장일호 기자 지난 3월31일 삼성전자 온양공장에서 일하다 스물셋에 백혈병으로 숨진 박지연씨의 어머니 황금숙씨(50)는 요즘 매일 술로 산다. 황씨는 “돈과 딸을 바꿨다. 가난한 가정에서 태어나 공장 가서 일하게 한 내 잘못이다”라며 끝내 엉엉 울음을 터뜨렸다. 지연씨가 사경을 헤매던 지난 3월30일, 삼성전자 관계자가 어머니 황씨를 찾아왔다. 황씨는 “삼성 관계자가 행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