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공화당의 위기, 이제 시작인 이유 국승민 (미시간 주립대학교 정치학과 교수) 케빈 매카시 미국 하원의장의 낙마가 확실시되던 때, 소셜미디어와 언론 보도에선 〈영 건스(Young Guns)〉라는 책의 표지가 돌기 시작했다. 영 건스는 ‘젊은 유망주’로 번역된다. 낙마한 케빈 매카시뿐만 아니라 전직 공화당 출신 하원의장 폴 라이언, 2011~2014년에 하원 내 공화당 2인자였던 전직 원내대표 에릭 캔터를 일컫는 표현이다. 한때 공화당의 미래를 자처한 이들 세 명 모두 현재 공화당 내부 분열과 갈등으로 정치 생명이 끝났다. 공화당의 현주소를 너무나 잘 보여주는 장면이다.미국 정치에는 “민주당원은 (자기 당과) 강경 우파의 ‘막가파 정치’가 미국 공화당에서 통하는 이유 워싱턴∙정재민 편집위원 하원의원 435명 중 강경 우파 공화당 의원 단 8명 때문에 미국 연방의회가 대혼란에 빠졌다. 지난 1월 이들의 협조로 힘겹게 의장에 선출된 케빈 매카시 하원의장이 민주당과 협력해 최근 연방정부 임시 예산안을 통과시켜 정부의 셧다운(일시 업무 중단)을 막았는데, 이러한 ‘죄목’으로 이들이 주도한 해임 투표 결과 취임 9개월 만에 의장직에서 쫓겨났기 때문이다. 현직 하원의장이 재임 중 해임된 것은 미국 의회 240년 역사상 처음이다. 특히 차기 의장직에 도전한 7선의 짐 조던 의원이나 9선의 스티븐 스컬리스 의원 모두 자타가 공인하는 동성 결혼 허용하는 마지막 서유럽 국가는? [평범한 이웃, 유럽] 취리히·김진경 (자유기고가) “T는 엄마가 두 명이야.” 유치원에 다니는 둘째 아이가 말했다. 친구 T가 ‘엄마’라고 부르는 사람이 둘이고, 그들이 매일 아침 함께 T를 유치원에 데려다준다고 했다. 나는 속으로 생각했다. ‘친엄마와 새엄마가 아침마다 만나서 같이 아이를 데려다주는 건가? 아주 쿨한 관계인가 보네.’ 그러다 유치원 운동회 때 T의 두 엄마를 만나고 나서야 아차, 싶었다. 그들은 동성 커플이었다. 두 엄마는 아들 T와 함께 축구를 하고, 준비한 음식을 나눠 먹고, 사람들과 어울려 대화했다. 다른 모든 부모들이 하는 것처럼.T의 두 엄마가 유치원 운 비만 친구를 가진 사람이 비만일 확률은? 김명희 (시민건강연구소 상임연구원) 그래도 ‘무플’보다는 ‘악플’이 낫다고 해야 할까? 요사이 ‘건강 증진’이 부쩍 사람들 입에 자주 오르내린다. 물론 부정적 측면에서 말이다. 지난 3월 원고를 준비할 즈음에는 술에 건강증진부담금을 부과하는 문제로 시끄럽더니, 주류 옥외광고 금지 조치가 입법예고되면서 불만의 목소리가 터져 나왔다. “‘아이유·제니 간판 떼라고요?’… 고깃집 사장님들 뿔났다”라는 식의 보도가 이어졌다. 며칠 전에는 가당 음료에 건강증진부담금, 일명 ‘설탕세’를 부과하는 법안이 발의되면서 소란이 일었다. 인터넷 기사에 달린 댓글을 보니 부정적 의견이 다수 이 주의 신간 [새로 나온 책] 시사IN 편집국 포퓰리즘카스 무데·크리스토발 로비라 칼트바서 지음, 이재만 옮김, 교유서가 펴냄“포퓰리즘은 기생한다.” 내가 하면 정책이요, 남이 하면 포퓰리즘이다. 우리 정치인들의 흔한 이중 잣대다. 그럼 어디까지가 정책이고 어디서부터 포퓰리즘일까. 저자는 유럽의 극우 정당, 라틴아메리카의 좌파 대통령, 미국의 티파티 등 현대의 대표적인 포퓰리즘 운동을 두루 살핀 뒤 포퓰리즘을 규정한다. 포퓰리즘은 ‘순수한 민중’과 ‘부패한 엘리트’로 진영을 나누고, 정치란 민중의 일반의지의 표현이어야 한다고 주장하며 세를 모은다.포퓰리즘이 민주주의의 적으로 성 문재인 정부를 흔든 ‘공정의 역습’ 천관율 기자 ‘공정’은 우리 시대의 성배다. 국가가 공정의 수호자가 아니라는 현실이 폭로되면서 2016년 촛불집회가 터져 나왔다. 2018년 평창 동계올림픽 여자 아이스하키 단일팀 논란은 시대정신의 시상대 꼭대기에 공정을 세웠다. 문재인 대통령은 2월9일 올림픽 개회식 사전 리셉션에서 세계 각국의 손님들을 앞에 두고 이렇게 말한다. “우리는 지난겨울 공정하고 정의로운 나라를 위해 촛불을 들었고, 이번 동계올림픽을 준비하면서 공정함에 대해 다시 성찰하게 되었습니다.”1월25일 방송된 JTBC 프로그램 〈썰전〉은 단일팀 논란을 다뤘다. 출연자인 유 ‘홍차 선생’의 못다한 차 이야기 장일호 기자 갑자기 백수가 된 남편이 퇴직금으로 치킨집이라도 차리겠다고 할까 봐 아내는 전전긍긍했다. 당분간 책을 좀 읽겠다고 하니 ‘그러면 사고는 안 치겠구나’ 싶었던 걸까. 아내는 재취업을 종용하는 대신 시간을 허락했다. 7년 뒤, 남편은 ‘홍차 선생’으로 인생 2모작을 성공적으로 일궜다. 2010년 문기영씨(54)는 16년간 몸담았던 식품 회사를 그만둬야 했다. 마케팅 담당으로 커피믹스의 성장 과정을 누구보다 자세히 지켜봤던 그였다. 지금이야 웃으면서 이야기할 수 있지만, 퇴사 후 갑자기 남아도는 시간 앞에 적잖이 당황했다. 집중할 ... 새로 나온 책 [새로 나온 책] 시사IN 편집국 금의 귀환 제임스 리카즈 지음, 최지희 옮김, 율리시즈 펴냄 무서운 제목을 달고 나온 책이다. ‘금이 돌아온다(귀환)’는 것은 그동안 국제금융 질서에서 황제 노릇을 해온 달러의 ‘퇴위’를 의미하기 때문이다. 1971년 미국 닉슨 대통령이 ‘달러의 금 태환’을 중지시킨 이후 달러는 글로벌 차원에서 ‘가치의 척도’ 노릇을 해왔다. 그러나 이런 시기에도 금은 달러 뒤에 숨어서 수렴청정을 해왔으며 조만간 도래할 국제통화 시스템 붕괴 시대에 자신의 권력을 더욱 공고히 할 것이라고 저자는 주장한다. 〈금의 귀환〉은 포트폴리오에서 금의 비... 트럼프는 김정은과 햄버거를 먹을까 남문희 기자 트럼프는 막말 때문에 실체가 가려진 인물이라 할 수 있다. 각종 혐오 발언을 걷어내면 거기에는 미국 대외정책과 관련된 하나의 지적 사조를 대변하는 색다른 인물의 모습이 드러난다. 바로 ‘대외 불개입주의(non-interventionalism)’ 또는 ‘고립주의’다. 미국의 저명한 평론가 찰스 크라우트해머는 4월28일자 〈워싱턴 포스트〉 기고문에서 “트럼프는 제2차 세계대전 발발 전 미국 제일주의(America First)를 제창한 찰스 린드버그, 냉전 종식 후 일찍이 ‘미국이여 고향으로 돌아가라’고 절규한 평론가 패트릭 뷰캐넌, 공 트럼프의 거짓말, 그대로 보도해도 되나? 유혜영 (밴더빌트 대학 교수·정치학) 지난 8월7일 〈뉴욕 타임스〉의 짐 루텐버그 기자는 “트럼프가 언론의 객관성에 관한 규범을 시험하고 있다. 과연 트럼프를 보도하는 언론은 얼마나, 어디까지 ‘중립적’이어야 하는가?”라는 기사를 썼다. 의견을 배제하고 철저히 사실관계에 바탕을 둔 기사가 좋은 기사라는 규범을 지켜온 미국 언론은 지금까지 보지 못한 유형의 대선 후보의 등장으로 근본적인 질문을 마주하게 된 것이다. 트럼프 관련 보도는 대부분 트럼프가 무슨 말을 했고 이에 사람들이 어떻게 반응했는지에 관한 단편적인 내용이었다. 기자가 가치 판단을 담아 트럼프의 발언이... ‘아메리칸 드림’이 위험하다 유혜영 (밴더빌트 대학 교수·정치학) 특집‘아메리칸 드림’이 위험하다공화당의 위기가 곧 미국 민주주의의 위기미 대선을 뒤흔드는 러시아 해킹 배후설 미국 공화당과 민주당은 각각 전당대회를 열고 대선 후보를 확정했다. 도널드 트럼프 공화당 후보와 힐러리 클린턴 민주당 후보는 남성과 여성, 평생 정치 무대에 직접 뛰어든 적이 없는 후보와 평생을 정치 무대에서 대중의 환호와 비난을 함께 받아온 후보라는 점에서 큰 차이를 보였다. 하지만 두 전당대회에서 각 당의 후보자보다 더 확연히 드러난 차이는 바로 공화당과 민주당이 현재의 미국을 바라보는 시각과 그를 토대로 그린 미래 미국 한국 최초 양적완화 주창자, 정부여당 비판 이종태 기자 커버 스토리‘한국형 양적완화’ 논쟁 들여다보니한국형 양적완화=코빈식 양적완화?한국 최초 양적완화 주창자, 정부여당 비판 조선업 구조조정 초읽기… 엇갈린 시선 최배근 교수(건국대 경제학)는 요즘 매우 바빠졌다. 그는 2년 전부터 ‘한국판 양적완화’로 가계부채 문제를 돌파하자고 주장해왔다. 한국 최초의 양적완화 주창자인 셈이다. 미국·일본·유럽연합(EU) 같은 경제 대국들이나 시행한다는 양적완화가 한국에서 가능할까? 최 교수의 주장은 ‘소수 의견’으로 남았다.새누리당이 20대 총선 공약으로 ‘한국형 양적완화’를 내걸었다. 최 교수가 주 샌더스 진짜 대통령 되나 워싱턴∙정재민 편집위원 오는 11월 대선을 앞두고 새해 벽두부터 미국 공화·민주 양당 대선 주자들의 발걸음이 부쩍 바빠졌다. 당장 2월1일 중서부 아이오와 주에서 당원만 투표에 참가하는 코커스(당원대회)가 예정돼 있다. 2월9일에는 뉴햄프셔 주에서 당원뿐 아니라 일반 유권자도 투표에 참가할 수 있는 프라이머리(예비선거)가 열린다. 가장 먼저 경선이 치러지는 두 곳의 선거 결과에 [복종]의 작가 미셸 우엘벡의 우울한 예언 위민복 (외교관) 프랑스 소설가 미셸 우엘벡의 작품 〈복종(Soumission)〉은 극우 정당 국민전선의 마린 르펜 대표가 오는 2022년 대선의 결선투표까지 진출하는 상황을 그리고 있다. 우엘벡은 국민전선당 대표가 어떻게 결선투표에 나갈 정도로 성장했는지에 대해 별달리 설명하지 않는다. 국민전선은 이미 설명이 필요 없을 정도로 강력한 정당이기 때문이다(편집자 주:〈복종〉은 프랑스에 이슬람 정권이 수립되는 상황을 가정한 가상 소설로, 작품 속 프랑스 좌우 진영은 마린 르펜을 떨어뜨리기 위해 ‘이슬람 박애당’을 지지한다).어쩌다 이렇게 됐을까? 일단 구설에도 고공비행…‘트럼프의 지지율 미스터리’ 워싱턴∙정재민 편집위원 8월 한 달 동안 미국 의회가 휴회하면서 ‘방학’에 들어간 워싱턴이 ‘트럼프’ 열풍으로 뜨겁다. 부동산 사업가이자 억만장자인 도널드 트럼프(69)가 다음해 대선의 공화당 후보로 나서겠다고 출사표를 던지면서 인기가 식을 줄 모르기 때문이다. 최근 주요 여론조사마다 그는 젭 부시 전 플로리다 주지사를 포함한 경쟁 후보들을 제치고 선두를 차지하고 있다. 트럼프는 ‘아메리칸 드림’은 여론전으로 지킨다? 워싱턴∙정재민 편집위원 레임덕에서 살아남기 위한 고육책인가, 아니면 2016년 대선을 겨냥한 승부수인가? 최근 중간선거에서 공화당에 대패해 레임덕 위기에 처한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민주당)이 18개월 넘게 공화당 다수의 하원의회에 발목이 잡혀 있던 포괄적 이민개혁안을 대신할 만한 비장의 카드를 꺼내 들었다. 히스패닉이 대다수를 차지하는 약 1100만명의 미국 내 불법 이민자 ‘오바마 때리기’로 선거 압승한 공화당 워싱턴∙정재민 편집위원 공화당의 ‘선거 혁명’이라 할 만하다. 지난 11월4일(현지 시각), 상·하원 의원과 주지사를 뽑는 미국 중간선거에서 공화당이 압승을 거뒀다. 공화당은 기존 하원은 물론 이번 선거의 초점이었던 상원까지 장악했다.11월6일 오전 9시 현재, 선거 결과를 보면, 공화당은 하원 의석(435개) 중 244석을 차지했다. 이전보다 15석이 더 늘었다. 상원(100석 ‘넘버 2’ 주저앉힌 버지니아 쇼크 워싱턴∙정재민 편집위원 한동안 잠잠했던 미국의 극우 시민조직 ‘티파티(Tea Party)’가 오는 11월 중간선거를 앞두고 다시 기승을 부리고 있다. 티파티는 미국 경제가 세계 금융위기로 본격 침체기에 접어들던 2009년 설립된 풀뿌리 극우 단체다. 당시 공화·민주 양당이 금융위기 주범으로 꼽히던 대형 은행에 구제금융을 제공하기로 하자 이에 반발하면서 티파티가 생겼다. 출범 때부 시사IN 제355호 - 구겨진 친일 보수의 민낯 이숙이 편집국장 • 편집국장 브리핑[여기는 시사모]• 독자와의 수다·퀴즈in• 말말말·금주의 공갈뉴스• 와글와글 인터넷·김경수의 시사터치[포토IN]• 그래, 아이들이라도 시원해야지 [커버스토리] '친일'이 갈라놓은 보수의 바다문창극 사퇴에 이어 정홍원 총리가 사의 표명 60일 만에 돌아왔다. 그동안 문창극 후보자가 청문회까지 결국 ‘줄·푸·세’로 되돌아간 박근혜 정부 정태인 (새로운사회를여는연구원 원장) 또 한 해가 저문다. 이 글은 〈시사IN〉 독자들께 올해 마지막으로 드리는 칼럼이다. 해서 1년을 돌아볼 요량으로 올해 내가 여기저기 쓴 시론들의 제목과 결론 부분만 모아봤다. 내 컴퓨터에 저장되어 있는 것만 60개가 넘으니 한 달에 평균 5편 이상을 쓴 셈이다. 무에 그리 할 말이 많았던 걸까?세계경제는 여전히 안갯속을 헤맨다. 2008년 세계 금융위기가 터졌을 때 나는 앞으로 ‘장기침체(Long Recession)’가 닥치리라고 썼다. 지난가을, 미국 경제학계의 3대 천재로 불렸던 래리 서머스, 폴 크루그먼, 제프리 삭스가 일제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