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 리뷰 시사IN 편집국 박승연 (2019년부터 종이책 구독, 서울)〈시사IN〉 제813호(사진)에 실린 “윤석열 정부의 자유는 누구를 위한 자유인가?” 기사가 인상적이었다. 인터뷰이 장하준 교수가 경제를 바라보는 관점이 굉장히 다층적이라고 느껴졌다. 단순히 어떻게 금리를 다루고, 물가를 잡아야 한다는 것 말고 저출생, 기후위기 대응 등 근본적 문제들을 짚어내는 게 상당히 신선했다. 그중에서도 “자유라는 개념은 결코 단일하지 않다”라는 말이 가장 와닿았다. 윤석열 대통령의 취임 이후 줄곧 강조하는 ‘자유’가 대체 뭔지 항상 혼란스러웠는데, 장하준 교수 말처 장하준의 일침 “윤석열 정부의 자유는 누구를 위한 자유인가?” 이종태 선임기자 장하준 교수(런던 대학, 이하 호칭 생략)는 1986년에 영국으로 유학을 떠났다. 낯선 외국에서 지내는 삶은 외롭고 힘들었지만 그럭저럭 견딜 만했다. 그러나 영국 음식만은 도저히 참을 수 없었다. “고기는 너무 익혀서 질겼고 양념은 전혀 되어 있지 않았다. 채소는 너무 끓여서 곤죽이 되어 나왔다.” 그는 잉글리시 머스터드(영국식 겨자 소스)와 소금을 ‘무기 삼아’ 스스로 음식을 만들어 먹으며 버텼다. 한국인에게 식생활의 가장 중요한 동반자인 마늘은 구하기 힘들 뿐 아니라 영국인들에겐 불구대천의 원수처럼 여겨지는 식재료였다. 그러나 시사IN 제813호 - 누구 위한 자유인가? 차형석 편집국장 편집국장의 편지REVIEW IN 독자 리뷰 퀴즈ISSUE IN 광주 방문한 전두환 손자, 추징금 집행은 제자리COVER STORY IN“윤석열 정부의 자유는 누구를 위한 자유인가?”장하준은 신자유주의라는 ‘유일사상’에 대한 편식을 멈춰야 한다고 주장한다. 이 편식은 2008년의 세계 금융위기로 폭발했으나 글로벌 정부들은 나쁜 버릇을 고치지 못했다. ISSUE IN 외교 사령탑 교체 속 드러난 대통령실 난맥상 미디어 리터러시/내가 기자로 일하는 이유 일본에서 몰려오는 수산물 태풍 전야 세상에 이런 법이/51년 만에 열린 재심, 검찰이 장하준 교수가 보는 세계 경제, 한국 경제 [편집국장의 편지] 차형석 편집국장 최근 통장 입출금 내역을 확인하다 1년 치까지 훑어보았다. 주택담보대출 원리금 상환액이 계단처럼 늘어났다. 내 통장에서 ‘연준의 금리인상’을 체감했다. 매달 상환액에서 ‘자이언트 스텝’이니 ‘빅 스텝’이니 하는 단어의 위력을 느꼈다. 그것도 강하게.경기침체를 걱정하는 이들이 많다. 수출도 불안하다. 산업통상자원부가 발표한 ‘3월 수출입동향(잠정)’을 보면, 수출은 지난해 같은 달에 비해 13.6% 감소했다. 지난해 10월 이후 6개월째 감소세다. 대중국 수출이 가장 많이 감소했다(33.4% 감소). 무역수지는 13개월 연속 적자를 신자유주의 깨진 자리, 복지국가 들어온다 김영화 기자 재난이 무너뜨린 공간만큼 ‘새 판’을 짤 수 있는 가능성도 함께 열렸다. 지난 5월 문재인 정부는 ‘한국판 뉴딜’을 발표했다. 1920년대 대공황을 극복하기 위해 미국 정부가 추진한 적극적인 시장개입 프로젝트인 ‘뉴딜(New deal)’의 이름을 원용한 것이다. 코로나 이후의 세계경제에는 어떤 뉴딜, 그러니까 어떤 새로운 사회계약이 필요할까.〈시사IN〉은 지난 6월29일 ‘팬데믹 그 후, 새로운 경제와 사회계약’을 주제로 웨비나(웹 세미나)를 개최했다. 장하준 영국 케임브리지 대학 교수가 발제를 하고, 박원순 서울시장, 이재명 경기 기사 후~폭풍 이상원 기자 6월29일 〈시사IN〉 유튜브 채널에서 ‘팬데믹 그 후, 새로운 경제와 사회계약’ 웹 세미나(웨비나)가 성황리에 열렸다. 박원순 서울시장·이재명 경기도지사·김경수 경남도지사·장하준 교수의 육성을 생중계했다.〈시사IN〉 제667호에 실린 임지영 기자의 ‘디테일’로 완성한 ‘둘째 이모 김다비’ 기사가 온라인에서 인기를 끌었다. 코미디언 김신영씨가 연기한 캐릭터를 다룬 기사다. Hyun Kim 씨는 〈시사IN〉 페이스북(facebook.com/sisain)에 “둘째 이모는 사랑입니다. 신이여 그녀의 재능에 제가 다 감사드립니다”라고 댓글 김경수, “진짜 뉴딜은 격차 해소이다” 천관율 기자 재난은 아주 특별한 정치의 공간을 연다. 살아남으려면 변해야만 하는 재난의 시기에, 정치는 평소라면 엄두도 내기 힘든 큰 변화를 만들어낼 수 있다. 재난은 사회를 더 불평등하게 만들기도 하고, 더 평등하게 만들기도 한다. 1990년대 한국의 외환위기는 불평등한 각자도생 사회를 만들었다.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선진국들은 극적인 평등화를 경험했다. 부자와 빈자의 격차가 하도 인상적으로 줄어서 ‘대압착’이라고 부른다. 운명은 정해져 있지 않다. 우리가 어느 길로 가려 하는가가 중요하다. 이런 집단적 결정을 만들어내는 일이 정치의 본령이다 박원순, “진짜 뉴딜은 전 국민 고용보험이다” 천관율 기자 재난은 아주 특별한 정치의 공간을 연다. 살아남으려면 변해야만 하는 재난의 시기에, 정치는 평소라면 엄두도 내기 힘든 큰 변화를 만들어낼 수 있다. 재난은 사회를 더 불평등하게 만들기도 하고, 더 평등하게 만들기도 한다. 1990년대 한국의 외환위기는 불평등한 각자도생 사회를 만들었다.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선진국들은 극적인 평등화를 경험했다. 부자와 빈자의 격차가 하도 인상적으로 줄어서 ‘대압착’이라고 부른다. 운명은 정해져 있지 않다. 우리가 어느 길로 가려 하는가가 중요하다. 이런 집단적 결정을 만들어내는 일이 정치의 본령이다 ‘자유’를 원하는가? ‘국가’를 강화하라 [편집국장의 편지] 이종태 편집국장 현 시대의 자유주의는 지구 최강의 이데올로기다. 전체주의 국가의 독재자들도 자신에게만은 자유주의적인 생활 체계를 적용한다. 자유주의에서 인간은 단지 ‘개인’일 뿐이다. 공동체로부터 분리된 독자적(외로운) 존재. 이런 ‘개인’은 현실에 존재하지 않는다. 누구든 생로병사에 이르는 인생의 전 과정을 다른 사람 혹은 사회 전체와 영향을 주고받으며 살아간다. 심지어 각 개인의 사고방식이나 생각의 도구인 언어마저 오랜 세월 동안 공동체에 축적된 사회적 산물이다. 자유주의 자체는 허구이자 환상이며 우화다.허구나 환상이 반드시 무용하거나 해로운 팬데믹 그 후, 새로운 경제와 사회계약 시사IN 편집국 긴급재난지원금이 전 국민에게 지급됐습니다. 직원을 해고하지 않는 기업에는 정부가 임금 일부를 보전해주고 있습니다. 가게 문을 닫지 않은 소상공인에게도 대출과 금융지원이 쏟아집니다. 코로나19 이전이라면 상상할 수 없었던 정책들입니다. 유례없는 팬데믹은 자본주의 세계질서를 어떻게 바꿔놓을까요? 코로나19로 인해 경제적 불평등이 지금보다 더 강화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는 이즈음, 큰 그림을 볼 줄 아는 경제학자 장하준 그리고 코로나19 민생 대책의 최전선에 서 있는 박원순·이재명·김경수 세 지자체장과 함께 새로운 경제와 사회계약을 문재인 정부가 ‘재벌 독점’ 막으려면 박경신 (고려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독점 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은 주로 ‘공정거래법’이라고 불리지만 그 연원을 따져보면 ‘독점규제법’이라 부르는 것이 맞다. 시장경제에서 독점은 공정과 불공정을 따지기 이전에 중소기업과 소비자로부터 부를 착취하는 한편, 소비와 생산도 축소시켜 결국 사회 전체의 효용을 축소시킨다는 것이 미시경제학의 변함없는 결론이다.장하준 교수는 “자본에도 국적이 있다”라고 말한다. 미국·영국 등은 보호무역으로 이득을 취한 자국의 성장사를 은폐하고, 근래 들어서는 ‘자유무역과 비교우위가 국내 경제를 발전시킨다’고 후발국에게 강요해왔다. 장하준은 기사 후~폭풍 김연희 기자 〈시사IN〉 페이스북 계정(facebook.com/ sisain)에서 가장 인기를 끈 기사는 장하준 케임브리지 대학 교수 인터뷰였다. 이종태 기자가 쓴 ‘지금 대한민국에 산업정책 있습니까(제567호)’ 기사. 장 교수의 지적에 공감하는 이들이 많았다. ‘불편할 준비’ 코너에 실린 ‘여성인 나도 안전하게 살고 싶다’ 칼럼을 두고는 댓글 논쟁이 벌어지기도 했다. “잘못된 통계를 가지고 왔다”는 주장과 “달은 안 보고 손가락만 본다”는 주장이 부딪쳤다. 온라인에서는 제568호를 받고 소름이 끼쳤다는 반응이 많았다. 함께 발송된 ‘별... 지금 대한민국에 ‘산업정책’ 있습니까? 이종태 기자 장하준 케임브리지 대학 교수는 최근 한국 경제의 난국에 대한 대안으로 산업정책의 정립과 복지, 적극적 재정정책 등을 제안했다. 7월19일 〈시사IN〉이 그를 만났다. 소득주도 성장론 등 문재인 정부의 경제정책을 어떻게 평가하나. 최근 편의점주 등은 최저임금 인상에 반발한다. 그분들(편의점주)이 잘못된 것은 아니다. 한국 경제의 구조와 얽혀 있는 문제다. 한국은 노동인구 중 자영업자 비율이 너무 높다. OECD 평균은 15%, 미국 6%, 독일 10% 정도인데, 한국은 자영업자 비율이 무려 25%를 웃돈다. 더욱이 생계형 영세 ... ‘예은 아빠’가 MBC를 응원하게 된 날 김민식 (MBC PD) “오래 살고 볼 일이다.” 10월 24일, 언론노조 MBC본부 파업 집회가 열린 서울 상암동 본사 로비를 찾아온 ‘예은 아빠’ 유경근씨의 말입니다. 지난 몇 년, 세월호 유가족들은 매일같이 상암동 MBC를 찾아와 ‘진실을 인양하라’ ‘유가족 두 번 울린 MBC 보도 사과하라’고 피케팅을 했어요. 그때만 해도, MBC 직원들에게 힘내라고 응원하는 날이 올 줄은 꿈에도 몰랐다는 거죠. 유경근 4·16 가족협의회 집행위원장은 파업에서 이기고 돌아가면 MBC가 세월호 참사의 진상을 밝히는 데 최선을 다해달라고 당부하셨어요. 아이들의 ... 박영선, 재벌 저격 다음 행보는? 이숙이 기자 “와~ 상패가 정말 많네요.” 박영선 의원 방에 들어서자마자 후배 기자가 탄성을 질렀다. 의정 활동을 시작한 2004년부터 각종 단체에서 받은 상패, 감사패가 탁자 서너 개를 빼곡하게 채운 것도 모자라 바닥을 빙 둘러 놓이기 시작했다. 지난해 우상호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준 ‘국정감사 우수의원상’ 상패가 눈에 들어왔다. 원내대표단이 상까지 줄 정도로 4선 중진 의원이 국정감사를 열심히 했다는 얘기다. 방 가운데를 차지한 작고 둥근 회의 탁자 위에는 BBK 의혹과 관련한 자료가 놓여 있었다. 박 의원은 요즘 2007년 대선 때... 〈시사IN 인터뷰〉 장하준이 본 브렉시트의 진짜 교훈 이종태 기자 지난 6월23일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국민투표 이후 영국은 그야말로 혼돈에 빠진 형국이다. 금융시장은 요동치고, 대다수 시민은 ‘영국 독립’의 환희보다 미래에 대한 걱정으로 시름한다. 영국의 불투명한 미래를 책임져야 할 EU 탈퇴파 정치인들은 연이어 현직에서 물러나고 있다. 〈시사IN〉은 7월7일 영국에 있는 장하준 케임브리지 대학 교수와 전화 시사IN 제461호 - 테러의 시대 고제규 편집국장 • 국장 브리핑 [여기는 시사모]• 여기는 시사모·독자와의 수다·퀴즈in• 말말말·숫자로 본 세상• 와글와글 인터넷·김경수의 시사 터치• 포토인 [커버스토리] 해가 지지않는 테러의 제국이슬람국가(IS)는 이전 이슬람 테러 조직과 다르다. 국가를 지향하는 그들은 영토와 국민을 바보야, 문제는 결국 ‘정치’야! 박경신 (고려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이 책은 경제 서적이라기보다는 정치 서적이다. 어떻게 정치가 자본가들에 의해 왜곡되어왔으며 정치는 다시 불평등을 고착해왔는가를 풍부한 사례와 함께 웅변한다. 특히 다음과 같은 통찰은 시장경제 속에서 민주주의를 유지한다는 게 얼마나 어려운 것인지 저자의 깊은 이해를 보여준다. “사회적 약속이 무너지고 정부와 국민 간의 신뢰가 깨지면, 사람들은 정치에 환멸감을 느끼거나, 이탈하거나, 그보다 더 심한 방향으로 움직이는데, 정치 시스템을 자기에게 이로운 방향으로 조종하고자 하는 부유층은 이런 결과를 환영한다(238쪽).” 결국, 투표에 참 진보의 성찰을 요구한다 강준만 (전북대 신문방송학과 교수) “〈미디어 오늘〉은 장하성 교수와 장하준 교수 모두에게 비판적 입장을 갖고 있지만 독자들의 이해를 돕기 위해 장하성 교수의 주장을 그대로 소개한다. 한국 사회가 장하성과 장하준 모두를 극복해야 한다고 보기 때문이다.” 〈미디어 오늘〉이 〈한국 자본주의〉와 관련된 인터뷰 기사에서 한 말이다. 이 기사를 흥미롭게 읽은 나에게 가장 흥미로운 대목은 ‘비판적 입장 부패를 단죄하는 ‘그들’은 누구인가… 박상기 (연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부패 현상은 다양한 모습을 갖고 있다. 동기나 효과도 단순하지 않다. 공직 부패가 모두 부정적 효과만 있는 것은 아니라는 견해도 있다. 이를테면 기름칠이 부족하면 기계가 멈추듯이 게으른 공무원을 부지런하게 만드는 기능을 한다는 주장도 있다. 또한 부패하다고 반드시 비윤리적이거나 비도덕적인 것도 아니다. 정의로운 목적을 위해 관리를 매수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