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로소득, 자본주의의 본질 [새로 나온 책] 시사IN 편집국 불로소득 자본주의 시대브렛 크리스토퍼스 지음, 이병천 외 옮김, 여문책 펴냄“불로소득주의는 신자유주의 정체성의 핵심이다.”경제학에서 ‘지대(rent)’는, 정상적 경쟁 조건에서라면 예컨대 10만원을 받을 사람이 실제로는 100만원을 벌 때 그 초과분인 90만원을 일컫는 용어다. ‘불로소득’이라 표현할 수도 있다. 이 책에서 저자는 불로소득(지대)의 공간을 토지, 금융, 자연자원, 지식재산, 플랫폼, 외주화 계약, 인프라 등 일곱 부문으로 나눠 설명하며 현대 자본주의의 본질로 육박해 들어간다. 그에 따르면, 불로소득 자본주의의 핵심적 기후위기의 무서운 풍경, 2070년 ‘사과 소멸’ 시나리오 이오성 기자 1월2일 새해를 맞아 서울 청량리 경동시장에선 사과 판매가 한창이었다. 시장 내 점포에서는 제법 실한 부사를 3개에 1만원에 팔고 있었지만 사람들은 그쪽으로 눈길도 주지 않았다. 작거나 예쁘지 않은 사과를 5~7개에 1만원씩 파는 리어카에만 사람들이 몰렸다. 까만 구멍이 숭숭 난, 아예 상품 가치가 없는 사과(4~7개에 5000원)를 사는 사람도 제법 있었다. 일반 마트에 비해 훨씬 싸다는 경동시장의 풍경이 이랬다.1월2일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농산물유통정보(KAMIS)에 따르면, 사과(부사) 10개의 소비자가격은 2만967 고양이 학대 사건은 왜 사소한 일이 아닌가 나경희 기자 1월6일 동물보호단체 ‘동물자유연대’ 홈페이지에 글 하나가 올라왔다. ‘고어전문방’이라고 불리는, 길고양이를 고문하고 죽이는 장면을 공유하는 오픈 카카오톡 채팅방이 있다는 제보였다. 40여 명이 참가하는 방이었다. 길고양이뿐만 아니라 너구리, 고라니 등 야생동물을 실제로 고문하고 죽이는 영상과 사진이 올라왔다. 참가자들은 동물의 두개골을 으스러뜨리거나 산 채로 가죽을 뜯은 뒤 사체의 일부를 먹고 맛을 평가하기도 했다. 길고양이를 고문하는 사진과 해골이 된 사진을 나란히 올리며 자랑하는 사람도 있었다.폭력은 폭력을 부추겼다. 참가자들 코로나 시대에 도전해보는 ‘고전 만화’ 박인하 (만화평론가) 지금이 기회다 - 행복한 방구석 ② 고전 만화 전작에 도전해보자박인하 청강문화산업대 교수가 고전 만화를 추천한다. 전작 독서가 가능한 장편 중에서 SF, 가족 드라마, 모험 판타지, 대하 역사만화 장르 대표작을 소개했다. 가족과 함께 고전 만화 보기는 생각보다 어려운 미션이다. 고전의 범위가 넓은 데다가 복간된 몇몇 작품을 제외하면 절판되어 만나기 어려운 것들이 많다. 〈라이파이〉(김산호), 〈도전자〉(박기정), 〈폭탄아〉(박기정), 〈약동이와 영팔이〉(방영진), 〈땡이의 사냥기〉(임창), 〈요철발명왕〉(윤승운), 〈신판 보물섬〉( 삶을 뒤흔들 자격은 오직 예술에만 있다 김세윤 (영화 칼럼니스트) “그 푸르렀던 9월의 어느 날/ 어린 자두나무 아래서 말없이/ 그녀를, 그 조용하고 창백한 사랑을/ 나는 귀여운 꿈처럼 품에 안았었다./ 우리의 머리 위로 아름다운 여름 하늘에는/ 구름이 한 점 떠 있어 오랫동안 바라보았다./ 구름은 아주 하얗고 아득히 높아/ 내가 올려다보았을 때는, 이미 사라져버렸다.”브레히트가 쓴 시 ‘마리아의 추억’을 읽으며 그는 난생처음 문학의 아름다움을 알게 된다. 동독 비밀경찰, 암호명 ‘HGW XX/7’의 굳센 신념이 그때부터 흔들리기 시작한다. ‘조용하고 창백한 사랑을 귀여운 꿈처럼 품에 안’고 사는 르네상스 시대의 보물섬 찾기 탁재형 (팟캐스트 〈탁PD의 여행수다〉 진행자) 16세기 초, 바스쿠 다가마와 알바레스 카브랄의 원정으로 인도 서해안에 대한 지배를 확고히 한 포르투갈은 거기서 멈출 생각이 없었다. 해마다 후속 함대를 동쪽으로 파견했다. 이미 진귀한 향신료가 모여드는 집산지인 캘리컷과 스리랑카, 말라카(현 믈라카)를 차지했지만 성에 차지 않았다. 향신료 중의 향신료로 여겨지며 가장 비싼 가격에 거래되는 정향(Clove)과 육두구(Nutmeg)의 원산지를 찾지 못했기 때문이다.육두구는 중세 이후 유럽인들의 입맛을 사로잡으며 귀족들의 식탁에 올랐다. 자두 크기의 열매에 타원형 씨앗이 들어 있는데, 차라리 고마운 그의 무심한 눈빛 [프리스타일] 나경희 기자 마트에서 망고를 볼 때마다 ‘망고’가 생각난다. 망고는 우리 집 옆 건물에 터를 잡고 사는 길고양이다. 노란 줄무늬가 있는 치즈 고양이인데, 동네에서 돌봐주는 사람이 많다. 매일 아침 사료를 챙겨주는 건물 주인, 계절에 맞춰 집을 지어주는 젊은 부부, 매일 밤 아픈 곳은 없는지 약을 챙겨주는 아래층 할머니, 그리고 만날 때마다 간식을 주는 나까지 최소 4명이다. 각자 망고를 부르는 이름은 다르지만 하루에 한 번은 망고를 봐야 마음이 놓이는 건 다르지 않다. 망고를 찾다 주차장에서 마주치면 서로 멋쩍게 웃곤 한다.배곯을 일이 없는 망 기자들의 시선 - 고양이 ‘자두’ 장일호 기자 이 주의 인물KBS 뉴스가 달라진다. 40~50대 중년 남성이 주요 뉴스를 전하고, 20~30대 젊은 여성이 연성 뉴스를 맡는 익숙한 방송 뉴스 공식을 확 바꿨다. KBS는 11월25일부터 〈뉴스 9〉 메인 앵커로 이소정 기자(43)를 내세운다. 간판 뉴스인 〈뉴스 9〉 를 여성 기자가 맡는 것은 지상파 최초다. 과거 김주하 기자가 MBC 주말 뉴스를 메인으로 진행한 적이 있지만, 평일 뉴스를 여성이 맡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 기자는 2003년 입사해 사회부, 경제부, 탐사제작부를 두루 거쳤다. 함께 뉴스를 진행할 보조 앵커는 길고양이가 아니고 ‘동네 고양이’예요 나경희 기자 밥을 챙겨주는 만큼 쓰레기봉투를 뜯는 일도 줄어들었다. 주민들은 길고양이에게 밥을 챙겨주는 이안희씨(가명)를 마뜩잖아 했다. 이사를 결심한 것도 그 때문이었다. 반복되는 실랑이에 지친 이씨는 서울 구로구에서 마포구 연남동으로 운영하던 식당을 옮겼다. 건물주 역시 이씨처럼 ‘캣맘(길고양이에게 먹이를 주는 사람)’이었다. 그 덕분에 돌보던 고양이 일곱 마리를 구조해 함께 이사할 수 있었다. 고양이들은 가게와 가게 앞 잔디밭을 자유롭게 오갔다.7월13일 오전 8시2분, 이씨의 가게 CCTV 화면에 검은 옷을 입은 남성이 나타났다. 목장갑 핫펠트(예은), 기꺼이 음악 하는 여자 김윤하 (대중음악 평론가) ‘음악 하는 여자는 징그럽다’는 노래가 공공연히 존재하는 세상에서 핫펠트(예은)는 ‘음악 하는 여자’를 택했다. 욕심 같아서는 ‘기꺼이’라는 부사도 넣고 싶다. 그냥 음악 하는 여자도 아닌 ‘음악 하는 여자 아이돌’이니 말이다. ‘음악 하는 예은’의 이름은 핫펠트(HA:TFELT). 원더걸스의 정규 2집 〈원더월드(Wonder World)〉(2011)에서부터 활약하기 시작했다. ‘진심 어린, 마음에서 우러나온’이라는 뜻을 가지고 있는 ‘Heartfelt’를 변형한 단어가 가진 뜻 그대로 예은은 핫펠트라는 이름 아래 자기 자신을... 걷는 계절에 나누는 대화 김현 (시인) 오늘은 ‘좀 걸을래’라는 말을 들었다. 계절이 돌아왔구나 싶었다. 걷는다는 말은 초여름의 말이다. 그렇게 분류하고 싶다. ‘만진다’는 봄의 말로, ‘앉는다’는 가을의 말로, ‘붙는다’는 겨울의 말로 적합하다. 말을 어떻게 계절별로 분류하는가가 곧 나의 사계절 습성을 드러낸다. 너무 덥지도, 습하지도 않은 요즘 같은 때에 걷는 행위는 그 자체로 소소하고 확실한 행복이다. 혼자이면 사색적이고 여럿이서는 의기양양하다. 한 사람이 한 사람에게 대화의 물꼬를 터보자 넌지시 청유하는 일은 여하간 정겹다. 특정한 방향도 없이 그저 나란히 걸음을 새로 나온 책 [새로 나온 책] 시사IN 편집국 미시경제학 한입에 털어 넣기 사카이 도요타카 지음, 신희원 옮김, 갈라파고스 펴냄 “코카콜라와 펩시의 ‘조합’이 바로 이 이야기의 핵심이다.” 코카콜라든 펩시든 콜라면 무조건 좋아하는 저자 본인과 펩시만 좋아하는 부친의 사례로 ‘무차별 곡선’을 설명하고, 마라톤의 고통에서 한계비용 개념을 도출하며, 카페 주인의 고민을 통해 수요곡선과 공급곡선의 핵심을 가르쳐준다. 복잡한 도표와 수식 때문에 미시경제학에 넌더리를 내본 독자라면, 거의 직관적 수준에서 간단한 그림만으로 기본 개념을 충실히 설명한 이 책을 다시 경제학의 세계로 들어... 어마어마한 그림을 그렸어 최정선 (어린이책 편집·기획자) 쑥갓도 꽃이 핀다. 당연하지만 새삼스럽다. 쑥갓 하면 그저 쌈으로 먹고 나물로 먹고 탕에 띄워 먹는 향 짙고 쌉싸래한 잎줄기만 떠오르니 말이다. 하지만 쑥갓은 잎도 있고 줄기도 있고 뿌리도 있고 꽃도 핀다. 할아버지가 마룻바닥에 쪼그리고 앉아 있다. 텃밭에 활짝 핀 노란 쑥갓 꽃을 한 다발 꺾어다가 유리병에 꽂아놓고 마주앉은 참이다. 바닥엔 종이가 깔려 있다. 손에는 연필을 들었다. 할아버지는 뼈마디 앙상한 다리를 접어 세우고 무릎에 턱을 괴고 앉아 꽃을 바라본다. 쑥갓 꽃이야 한두 번 본 게 아니건만 막상 그림을 그리려니 “... 사드 참외 대신 사드 포도 만들려고? 김연희 기자 경상북도 김천시 농소면 노곡리는 사드 배치 후보지로 거론되고 있는 롯데스카이힐 성주CC 골프장 바로 아랫마을이다. 롯데골프장이 있는 성주군 초전면과 경계를 맞대고 있다. 913번 지방도로를 타고 성주에서 김천으로 가는 길목에는 ‘사드 배치 반대’ 플래카드가 곳곳에 걸려 있었다. 김천시 농소면 노곡리 주민 임 아무개씨는 “땅은 성주라도 피해 입는 곳은 김천입니더. 피해가 없다 카는데 믿을 수가 없어예. 그러면 왜 거기서 반대를 했겠어예”라고 말했다. 임씨는 김천 특산물인 자두·포도 농사를 30년째 짓고 있다. 그는 “성주 참외더... 그의 펜으로부터 로봇공학이 탄생했다 전홍식 (SF&판타지도서관 관장) 1818년 메리 셸리의 소설 〈프랑켄슈타인:또는 현대의 프로메테우스〉가 나왔다. 프랑켄슈타인이란 이름의 박사가 자신이 만든 괴물에 의해 연인과 가족을 잃고 복수하려다 죽고 마는 이야기다. 당시엔 단순한 괴기물로 여겨졌지만, 훗날 SF의 시조 중 하나로 다시 평가받았다. 동시에 이 작품은 ‘인간이 자신을 닮은 창조물에게 위협을 당하는 이야기’, 즉 ‘프랑켄슈 한국 식품법의 불편한 얼굴 송기호 (변호사) 식당에서 밥을 먹는다. 카페에서 커피를 마신다. 가게에서 사과를 산다. 사람들이 먹고 마시는 식품은 눈에 보이지만 그 너머의 지배자는 보이지 않는다. 식품 뒤에는 식품법이 있어서 식품의 운명을 결정한다.깊은 바다 속의 바닷물은 인류의 역사보다도 더 오랫동안 존재했다. 그러나 그 바닷물이 ‘해양심층수’라는 이름으로 사람들의 식탁에 올라올 수 있게 된 것은 법 호기심이 생기면 어디로 가나요? 임윤희 (도서출판 나무연필 대표) 미국에 있는 동생 집에 놀러 갔을 때의 일이다. 언젠가부터 집 뒤뜰에 있는 식물에 열매가 달려 있다는 얘기를 들었다. 그것의 정체는 무엇일까? 먹어도 되는 걸까? 초등학교 1학년짜리 조카와 함께 먹어봤다. 살짝 시면서도 달큰했다. 대체 이건 무슨 열매일까?갑론을박하는 식구들 사이에서 조카는 의기양양하게 말했다. “도서관에 가서 물어보면 돼요!” 다음 날, 조카와 나는 열매를 몇 알 따 들고 동네 도서관을 찾았다. “이거 이름이 뭐예요?” 자초지종을 설명하니 사서 선생님들이 모여들었다. 여기서도 갑론을박이 이어졌다. 한 사서 선생님이 한눈에 보는 식품첨가물 소사전 시사IN 편집국 감미료 식품에 단맛을 부여한다. 아스파탐, 소르비톨 등이 있다. 사용 식품:과자·껌·아이스크림 등발색제 주로 육류 가공품의 발색을 위해 사용한다. 고기의 색과 풍미가 향상된다. 아질산나트륨 등이 있다. 사용 식품:햄·소시지·명란젓 등보존료 미생물의 성장을 억제해 식품의 부패를 막아준다. 식중독 예방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 소르빈산, 안식향산 등이 있다 나 뱃속에 수박 가졌어 이상희 (시인·그림책 작가) 꽤 길었던 가뭄 탓에 농부들은 속이 탔지만, 복숭아며 자두며 참외는 애써 고르지 않아도 좋을 만큼 흔히 달다. 무엇보다도 당도가 시원찮으면 크기만큼이나 실망도 크기 마련인 수박이 달아서 큰 위로가 된다. 선풍기 두 대로 버티다 퇴근한 이들을 떠올리며 둘러보던 한밤중 사무실 냉장고에서 수박 조각을 발견해 한 입 잘라 먹어보고는, 그래도 이걸 먹는 동안은 잠시 그 동화책의 속편이 필요한가 선안나 (동화작가) 전래동화는 단순히 어린이가 읽는 재미난 이야기가 아니다. 문자가 없던 시절 이야기꾼에 의해 입에서 입으로 전해져 내려온 삶의 진실이 담겨 있다. 개인적 체험인데, 아버지가 돌아가셨을 때 ‘바리공주’ 이야기가 그저 상징이 아님을 알고 놀랐다. 아버지 가시는 저승길을 마음으로 동행하며, 평탄한 길 열어주고 받아주기를 혼신을 다해 청하며 나아가다 낯선 경계에 이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