떠나는 윤석희 인권위원의 경고, “인권위를 감시하라” 이은기 기자 ‘국가인권위원회(인권위) 법규집’ 등 한아름 들고 온 자료를 책상에 내려놓았다. 2021년 2월 인권위 비상임위원으로 임기를 시작한 윤석희 변호사가 ‘인권위와 함께한 3년’은 자료와 고군분투한 시간이기도 했다. 많을 땐 한 주에 1000쪽이 넘는 기록을 읽었다. 인권위 업무에 전념하는 상임위원과 달리, 비상임위원은 전업이 따로 있다. 윤석희 인권위원은 주경야독하는 심정으로 낮엔 본업을 하고 밤엔 기록을 살폈다. 토요일, 일요일 중 하루는 밤을 꼬박 새우기도 했다.인권위원은 윤석희 변호사가 하고 싶었던 일이다. 1994년 변호사가 된 조그마한 사고? “대통령실 ‘채 상병 사건’ 축소하려고 하나” [김은지의 뉴스IN] 이은기 기자 ■ 방송 : 시사IN 유튜브 〈김은지의 뉴스IN〉(월~목 오후 5시 /https://youtube.com/sisaineditor)■ 진행 : 김은지 기자■ 출연 : 신인규 민심동행 창당준비위원장, 이은기 기자★ 첫 번째 뉴스 키워드 : 국정 지지율 하락세, 왜?■ 진행자 / 윤석열 대통령 국정 지지율이 한 달째 하락세입니다.■ 이은기 / 지난주 금요일(3월22일)에 발표된 〈한국갤럽〉 정기 여론조사에 따르면 내림세가 뚜렷합니다. 3주 전 39%였던 국정 지지율은 34%까지 떨어졌습니다(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콰이강의 다리에 숨은 조선인의 슬픈 이야기 [역사의 뒤 페이지] 조형근 (동네 사회학자) 멀리서 경쾌한 휘파람 소리가 들린다. 밀림을 행군하는 장병들이 스코틀랜드 군가 ‘보기 대령 행진곡’을 부른다. 들으면 누구나 아, 하게 되는 익숙한 곡이다. 당당히 행진하며 부대가 들어오는 곳은 타이의 정글 속 포로수용소다. 말레이에서 일본군에 항복한 영국군 포로들이 도착한 것이다. 일본군은 전쟁물자 수송을 위해 한창 철도를 건설 중이다. 험준한 협곡을 흐르는 강에 열차가 지날 다리를 건설하면서 포로들을 동원한다. 포로들은 기어코 다리를 완성한다. 그리고 완공 날, 영국 특공대가 다리를 폭파한다. 영화 〈콰이강의 다리〉(1957) 윤석열 대통령이 새 법무부 장관 지명한 까닭 [기자들의 시선] 문상현 기자 이 주의 지명윤석열 대통령이 1월23일 신임 법무부 장관에 박성재 전 서울고검장을 지명했다. 박 후보자는 윤 대통령이 대구지검 초임 검사일 때부터 가깝게 지낸 것으로 알려졌다. 박 후보자 지명 시기를 놓고 법무부와 검찰 안팎에선 여러 해석이 나온다. 당초 법무부는 차관 체제가 총선 이후까지 이어질 것이라는 예상이 지배적이었다. 그러나 대통령실의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사퇴 요구 논란 직후 인사가 이뤄졌다. 윤 대통령과 한 위원장의 갈등설로 법무부와 검찰에 동요가 이는 것을 차단하려는 의도라는 분석이 나온다. 한 위원장이 주도 〈경성크리처〉에 부족한 2%는 뭘까 [K콘텐츠의 순간들] 김선영 (칼럼니스트) 1945년 3월, 추운 계절의 끝자락에 서 있던 조선은 그 어느 때보다 술렁였다. 동경대공습 이후 패망의 그늘이 짙어진 일제의 만행은 더 극악해졌으나, 변화를 예감한 이들은 만개할 봄을 기다렸다. 그 시기 경성은 ‘부녀자 연쇄 실종 사건’으로 유달리 더 들썩였다. ‘경성 제일의 정보통’이라 불리는 금옥당 대주 장태상(박서준)은 경무국 이시카와(김도현)의 강제 명령으로, 실종된 기생 명자(지우)를 찾아 나선다. 때마침 금옥당에는 10년째 행방불명인 모친을 찾고 있는 윤채옥(한소희)이 나타나고, 태상과 채옥은 실종 사건의 모든 단서가 아픈 역사가 주는 교훈, “용감하게 직시하라” [여여한 독서] 김이경 (작가) 서점에 갔다가 고대하던 책을 만났다. 정병준의 〈1945년 해방 직후사〉. 보자마자 머리말도 읽지 않고 바로 샀다. 현대사 연구자 정병준의 역량을 알기 때문이다. 내용이 궁금해 근처 빵집에서 빵으로 점심을 때우며 책을 읽기 시작했다. 서문과 프롤로그를 읽는 데 한 시간여가 걸렸다. 천천히 오래 걸어 집으로 돌아왔다. 해방의 감격이 분단의 비극으로 귀결되는 아픈 역사를 대면하는 괴로움과 이런 연구자가 있어 다행이라는 고마움이 걸음마다 엇갈렸다.책은 해방 직후에 일어났으나 이제껏 제대로 알려지지 않은 ‘비사(祕史)’로 가득하다. 숨겨진 도서관은 어떻게 금서 전쟁에 휘말렸나 김영화 기자 서울의 A 구립도서관 관장은 9월 중순 ‘청소년 유해 도서 제거 요청’ 민원을 받았다. 시민단체 ‘보건학문&인권연구소’가 관할 구청에 보낸 것으로 〈소년들의 솔직한 몸 탐구 생활〉 〈자꾸 마음이 끌린다면〉 〈사랑을 나누면 무슨 일이 생길까?〉 등 어린이 성교육 도서 148권에 대해 ‘불필요한 성적 호기심과 왜곡된 성인식을 심어주어 일탈을 초래할 수 있다’며 도서 제한을 요청했다. A 도서관장은 이에 대해 ‘도서관에서 유해 도서 여부는 해당 도서에 대한 법적 판결을 따르고 있다’라며 거부 의사를 표명했다. 성교육 도서들은 자료실에 그 한국인을 혐오한 어떤 서구인 이야기 [역사의 뒤 페이지] 조형근 (동네 사회학자) “백인 여행자가 처음으로 한국에 체류할 경우 처음 몇 주 동안은 기분 좋은 것과는 영 거리가 멀다. 만약 그가 예민한 사람이라면 두 가지 강력한 욕구 사이에서 씨름하며 대부분의 시간을 보낼 것이다. 하나는 한국인들을 죽이고 싶은 욕구이며, 또 하나는 자살하고 싶은 욕구다. 개인적으로 나라면 첫 번째 선택을 했을 것이다.”한국인에 대해 이토록 강렬한 혐오 발언을 한 주인공은 누굴까? 20세기 초에 활동한 미국 작가 잭 런던이다. 러일전쟁(1904~1905) 취재차 한국에 와서 1904년 2월7일경부터 5월1일경까지 3개월 가까이 한국 증거로 따져본 홍범도의 자유시 참변 가담설 이종태 기자 국방부는 당초 육군사관학교 충무관 앞 독립운동 유공자 5인의 흉상을 모두 독립기념관 수장고로 이전하려 했다. 추가로, 충무관 1층 로비에 있는 박승환 참령 동상도 이전 대상이다. 박 참령은 이토 히로부미와 이완용이 조선 마지막 군주인 순종의 조칙을 위조해 대한제국 군대를 해산하자 자결로 저항한 인물이다.이에 대해 ‘독립운동 지우기’라는 여론이 일자, 홍범도 장군 흉상만 교외 이전할 방침이다. 주된 명분은 그의 ‘자유시 참변(1921년 6월28일) 개입’이다. 홍범도가 참변의 가해자들 편에 서서 독립운동을 궤멸시켰다는 것. 자유시 참 갇힌 소녀상, 빗물이 눈물처럼 흘렀다 [포토IN] 조남진 기자 서울시 종로구 수송동 85-5번지 옛 일본 대사관 앞. 이곳에 ‘평화의 소녀상’이 있다. 2011년 12월14일 1000차 ‘일본군 성노예제 문제 해결을 위한 정기 수요시위’를 기념해 세워졌다. 빗방울이 떨어지던 9월13일 수요일 정오, 수요시위는 평화의 소녀상(이하 소녀상) 곁에서 열리지 못했다.2020년 6월24일 소녀상 철거를 주장하는 극우단체가 먼저 집회신고를 해 자리를 선점했다. 소녀상 훼손을 우려한 서울 종로구청이 시설보호 요청을 하자, 경찰은 소녀상 주변에 철제 울타리를 겹겹이 설치했다. 그로 인해 일반인의 접근은 불가 서구의 시선이 동양 여성을 그릴 때 [역사의 뒤 페이지] 조형근 (동네 사회학자) 메이지유신 성공의 디딤돌을 놓은 사카모토 료마(1836~1867)는 일본인에게 가장 사랑받는 역사 인물 중 한 명이다. 도사번(지금의 고치현)에서 태어나 1853년, 검술을 배우러 에도(지금의 도쿄)로 갔다. 그해 7월8일, 페리 제독이 이끄는 미국 군함 네 척이 나타났다. 해안경비대원으로 차출된 료마는 군함을 직접 본다. 2010년에 방영된 NHK 대하사극 〈료마전〉에서의 묘사가 인상적이다. 거대한 배들이 지나가면서 일으킨 엄청난 물보라가 료마를 덮친다. 쓰러진 료마는 흑선의 위용에 넋을 잃는다. 당대 일본인들에게 서구의 위력이 홍범도 장군, 그때는 독립군 지금은 빨치산? 나경희 기자 2년 전 은퇴한 반병률 한국외국어대학교 사학과 명예교수는 최근 며칠, 다시 ‘강단’에 서고 있다. 밤낮없이 울리는 휴대전화로 기자들에게 설명하고, 라디오 스튜디오에서 앵커의 질문에 답한다. 8월25일, 육군사관학교(육사)가 교내에 있는 홍범도·지청천·이회영·이범석·김좌진 등 독립운동가 5인의 흉상을 옮기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발표한 이후부터다.소식이 알려진 뒤 독립운동 기념 단체들이 강하게 반발하자 군은 홍범도 장군의 흉상만 이전하는 쪽으로 방향을 틀었다. 8월28일 국방부는 입장문을 통해 육사를 “공산주의 북한의 침략에 대비해 독립운동에 평생을 바친 이, 그의 흉상을 치우려는 나라 [편집국장의 편지] 차형석 편집국장 8월25일 육군사관학교가 교내에 있는 독립 영웅 5인의 흉상을 철거·이전하겠다는 방침을 밝히자 비판이 거세게 일었다. 홍범도·김좌진·지청천·이범석 장군과 신흥무관학교 설립자 이회영의 흉상이다. 2018년 삼일절 99주년을 맞아 세워졌다. 장병들이 사용한 실탄 5만 발 분량의 탄피를 녹여 이 흉상들을 만들었다. 5년 만에 철거·이전하겠다니, 난데없는 일이었다. 오죽하면 이회영의 손자인 이종찬 광복회장이 ‘반역사적 결정’이라며 이종섭 국방부 장관의 퇴진을 요구하겠는가. 그는 윤석열 대통령의 죽마고우인 이철우 연세대 교수(법학전문대학원) 100년 전 홍범도의 예언? “배신자로 경멸받기보단 죽음이 낫다” 이종태 기자 윤석열 정부‧여당과 보수 언론은 홍범도 장군(이하 호칭 생략)에게 ‘자유시 참변’에 대한 책임을 묻고 있다. 홍범도가 참변의 가해자들 편에 가담했고, 피해자들을 재판했으며, 심지어 ‘공산당 수괴’인 레닌을 만나 가해자를 옹호했다는 식이다. 이런 주장 혹은 ‘기대’를 ‘역사적 사실’로 입증하진 못했다.이런 와중에 이철규 국민의힘 사무총장(의원)이 ‘월척’을 낚았다. 국내의 한 논문(2021년 발표)에서 인용된 ‘우리 고려 노동 군중에게’라는 당시 문건을 발견한 것이다. 홍범도 등 간도 독립군 지도자 5명의 명의로 발표된 이 문건엔, 대통령의 광복절 경축사, 1년 만에 이렇게 달라졌네 [편집국장의 편지] 차형석 편집국장 대통령 연설문은 중요한 문서다. 신년 연설부터 3·1절, 4·19, 5·18, 현충일, 광복절 등 주요 계기마다 대통령의 생각을 담는다. 대통령의 연설은 정부의 방향을 나타내고, 국민 삶에 큰 영향을 미치는 정책으로 이어진다. 그래서 일 삼아 찾아 읽는다. 읽기 싫어도 읽는다.1년 전 광복절 77돌 경축사를 다시 읽어보았다. 북한이 비핵화에 나서는 것을 전제로 경제와 민생을 지원한다는 내용의 ‘담대한 구상’을 제안했다. 북한이 핵을 포기하면 1인당 소득을 3000달러까지 올려주겠다는, 이명박 정부의 ‘비핵·개방 3000’을 연상케 ‘일본은 왜 그럴까?’ 역사학자에게 물었다 김은지 기자 “100년 전 일로 일본이 무릎 꿇어야 한다는 생각에 동의 못해.” 4월24일 공개된 윤석열 대통령의 〈워싱턴포스트〉 인터뷰는 나오자마자 이 구절로 뜨거운 반응을 불러왔다. 윤 대통령의 역사 인식이 도마 위에 오르자 여당은 오역을 주장했다. ‘주어 논란’이 일자, 미셸 예희 리 〈워싱턴포스트〉 기자는 한국어 원문을 날것으로 공개했다. “정말 100년 전의 일들을 가지고 지금 유럽에서는 전쟁을 몇 번씩 겪고 그 참혹한 전쟁을 겪어도 미래를 위해서 전쟁 당사국들이 협력하고 하는데 100년 전에 일을 가지고 무조건 안 된다 무조건 무릎 역사의 후퇴 앞에서 리샹란을 생각하다 [역사의 뒤 페이지] 조형근 (동네 사회학자) 지난 3월28일, 일본의 음악가 사카모토 류이치가 세상을 떠났다. 남긴 작품이 많지만, 가장 널리 알려진 것은 그에게 오스카 음악상을 안긴 영화 〈마지막 황제〉(베르나르도 베르톨루치 감독, 1987)의 OST일 것이다. 영화는 청나라 마지막 황제이자 일제의 괴뢰 만주국 황제를 지낸 푸이의 파란만장한 삶을 그린다. 중국 현대사의 격동과 푸이의 복잡한 내면이 만나고 뒤틀린다. 드라마틱하던 영화의 호흡은 푸이의 내면으로 초점을 옮기면서 차츰 유장해진다. 황제에서 민국의 국민으로, 다시 황제로, 죄수로, 이윽고 인민공화국의 평범한 공민으로 ‘사과 후 망언’ 대신 ‘화해와 협력’으로 김창수 (전 코리아연구원 원장) “오부치 총리대신은 (중략) 통절한 반성과 마음으로부터의 사죄를 했다. 김대중 대통령은 (중략) 화해와 선린우호 협력에 입각한 미래지향적인 관계를 발전시키기 위해 서로 노력하는 것이 시대적 요청이라는 뜻을 표명했다.”1998년 10월 한·일 정상이 합의한 ‘21세기의 새로운 한·일 파트너십 공동선언(김대중·오부치 선언)’의 한 구절이다. 이 대목 때문에 김대중·오부치 선언이 한·일 관계의 해법을 제시했다고 평가받았다. ‘반성과 사죄’ ‘화해와 협력’은 미래지향적인 한·일 관계로 가는 수레의 두 바퀴다. 한·일 관계뿐만 아니라 대부분 제주 4·3 75주년, “살암시난 살앗주” 제주 / 글 임지영 기자·사진 이명익 기자 제주국제공항에서 제주4·3평화공원까지 차로 30여 분 걸린다. 시내를 지나는 동안 곳곳에 현수막이 보였다. ‘제주4·3 사건은 대한민국 건국을 반대하여 김일성과 남로당이 일으킨 공산폭동이다.’ 서늘한 문장을 지나 중산간 지역에 접어들자 풍경이 바뀌었다. 서울보다 앞서 벚꽃이 흐드러진 길가에 이런 현수막도 있었다. ‘4·3 망언 태영호는 즉각 사퇴하라.’ 4·3 75주년을 앞둔 제주는 ‘현수막 전쟁’ 중이었다. 평일 오전, 4·3평화기념관은 교복 차림의 단체 관람객으로 북적였다. 4·3 희생자를 기리기 위해 마련된 야외의 위패봉안실에 유죄판결 받은 나눔의집, 후원금은 조계종에 남았다 김동인 기자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들의 쉼터인 조계종 나눔의집 파행 운영에 대해 법원이 운영진과 나눔의집 법인의 책임을 인정했다. 지난 1월12일 수원지법 성남지원 형사1부는 안신권 전 나눔의집 소장에게 징역 2년6개월을, 김정숙 전 나눔의집 사무국장에게 징역 1년6개월과 집행유예 3년을, 사회복지법인 대한불교조계종 나눔의집(법인)에 벌금 1000만원을 판결했다. 업무상 횡령, 사기, 보조금관리법 위반, 기부금품법 위반 등 검찰이 기소한 내용 대부분을 법원이 받아들였다. 내부고발자들이 나눔의집의 파행 운영 사실을 폭로한 지 2년10개월 만이다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