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술과 의학이 장애를 없앨 거라고? 김초엽 (SF 작가·〈우리가 빛의 속도로 갈 수 없다면〉 저자) 코니 윌리스가 쓴 〈여왕마저도〉는 여성들의 생리가 사라진 미래를 그린다. 미래 여성들은 단결해서 생리로부터 해방을 쟁취했다. 암메네롤이라는 생리 억제 장치가 보편화된 근사한 사회다. 나는 대학생 때 페미니즘 스터디에서 이 소설을 소개하며 ‘기술은 여성을 해방할 것인가?’라는 부제를 달았다. 사실 SF에는 여성의 재생산으로부터 해방을 그리는 소설이 꽤 많은 편인데, 일부러 이 단편을 다룬 이유는 〈여왕마저도〉의 암메네롤과 비슷한 기술이 현실에도 있어서였다. 바로 체내 장기 피임장치다. 임플라논, 미레나 등 체내 삽입형 피임장치는 피임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