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상처에 언어가 생긴 것 같다” 임지영 기자 정신을 못 차릴 정도로 울어서 눈이 부었다고 김보라 감독이 말했다. 인터뷰 전날인 10월2일 〈벌새〉의 ‘10만 파티’가 있었다. 우롱차와 떡을 나눠 먹었다. 영화를 지지하는 ‘벌새단’이 극중 나오는 노래를 ‘떼창’했다. 김 감독은 ‘수많은 은희가 여기에 있어요’라고 쓰인 피켓을 기억했다.각종 영화제에서 상을 27개나 받았지만 가장 기쁜 순간은 이럴 때다. 관객들에게 손 편지를 쓰기도 했다. ‘저는 제 자신을 견딜 수 없던 밤들에 〈벌새〉를 썼습니다. 그리고 이 영화가 나와 같은 밤을 보낸 사람들에게 큰 위로가 되길 바랐습니다. 영 [우리들]이 선물했던 행복한 시간과 재회하는 영화 김세윤 (영화 칼럼니스트) 열두 살 하나(김나연)의 집은 전쟁터다. 엄마는 매일 뾰족한 말로 아빠를 찌르고 아빠는 늘 날선 표정으로 짜증을 난사한다. 그럴 때마다 방문 닫고 몸을 숨기는 하나. 그러나 저격과 응사의 험한 언어는 언제나 너무 쉽게 방문을 넘어온다.이럴 때 아이들은 참호를 판다. 자신만의 방공호를 만들어 숨는다. 그 안에서 잠시나마 열두 살의 여름을 되찾는다. 내 편이 없는 집에서 필사적으로 자기편을 만들어낸다. 누구에게는 책이, 누구에게는 혼자 하는 상상이, 그리고 또 누구에게는 곁에 있는 친구가 바로 그 참호다. 믿고 의지할 내 편이다.열 살 여성 영화의 약진 그리고 숙제 김숙현 (서울아트시네마 프로그램 코디네이터) 영화진흥위원회(영진위)의 통합전산망 집계 기준으로, 2016년 최고의 흥행 영화 다섯 편을 차례대로 나열하면 다음과 같다. 〈부산행〉(관객 1156만명), 〈검사외전〉(970만명), 〈밀정〉(750만명), 〈터널〉(712만명), 〈인천상륙작전〉(704만명). 올해 관객들을 가장 많이 웃기고 울린 영화들인 셈이다. 그러나 이 작품들이 모두 화제를 일으킨 건 아니었다. 오히려 화제성을 보자면, 한국에서는 드문 좀비물이자 재난 영화인 〈부산행〉과 숱한 이견과 해석을 낳았던 〈곡성〉 옆에, 〈비밀은 없다〉와 〈아가씨〉를 나란히 올려두... 2017년에 이 영화 놓치면 후회할 걸요 장일호 기자 올해 10월에도 부산에 갈 수 있을까. 제21회 부산국제영화제를 앞두고 많은 이들이 우려했다. 2014년 영화 〈다이빙벨〉을 상영한 이후 2년, 부산시와의 갈등이 극에 달했다. 일련의 사태를 수습하는 과정이 길어지면서 올해는 영화제의 개최 여부가 불투명한 상황까지 치달았다. 그 와중에도 외적·내적으로 부족한 부분들을 끌어안고 영화제가 또 한 발짝 내디뎠다. 부산국제영화제가 수행하는 중요한 역할 중 하나는 신인 감독의 발굴이다. 매년 ‘한국 영화의 오늘-비전’이라는 이름으로 한국 독립영화계가 기억해야 할 이름을 추린다. 올해는 ... 모든 장면이 우리의 이야기, [우리들] 윤가은 감독 전혜원 기자 이유도 모른 채 좋아하는 친구와 멀어진다. 둘의 관계는 교실 내 권력구도 때문에 한층 뒤틀린다. 윤가은 감독(34)은 오랜 숙제처럼 남은 초등학교 6학년 때 경험을 바탕으로 각본을 쓰고 이를 스크린에 담았다. 그녀의 첫 장편영화 〈우리들〉은 초등학교 4학년 여자아이 선(최수인), 지아(설혜인), 보라(이서연)가 멀어지고 가까워지며 서로 상처를 주고받는 이야 시사IN 제460호 - 이상한 퇴장 고제규 편집국장 • 국장 브리핑 [여기는 시사모]• 여기는 시사모·독자와의 수다·퀴즈in• 말말말·숫자로 본 세상• 와글와글 인터넷·김경수의 시사 터치• 포토인[이슈IN]"하필이면 세상에 대통령이 봤네"2014년 4월 청와대 홍보수석이 KBS 보도국장에게 전화로 '보도지침'을 내리는 음성파일이 공개됐다. 그 전화는 효과가 있었다.[커버스토리] 반복되는 퇴장, 버리고도 욕먹는 남자대표직을 사퇴하며 안철수 전 대표는 '책임윤리'를 언급했다. 베버는 책임윤리를 '정치인으로서 결과를 감당하는 자세'라는 의미로 사용했지만 안 전 대표는 이를 감투를 내던지는 어느새 관객의 마음을 물들이는 ‘우리들’ 김세윤 (영화 칼럼니스트) 한 아이가 친구들 틈에 서 있다. 카메라가 아이 얼굴만 클로즈업하고 있어서 주변이 잘 보이질 않는다. 오가는 대화로 짐작하건대 초등학교 운동장인 것 같다. “가위바위보. 이겼다. 이 우리 편!” 무슨 게임을 하려는 모양이다. 양 팀 대표가 차례차례 자기편을 고르는 분위기다.여전히 한 아이의 얼굴만 좇는 카메라. 가위바위보 소리가 들릴 때마다 설레는 얼굴로 좌우를 살피는 아이. 하지만 계속 다른 아이들 이름만 불린다. 줄곧 좌우를 살피던 아이가 흘끔흘끔 땅을 내려다보는 횟수가 늘었다.어느 편도 데려가기를 원치 않아서 마지막까지 남 천재를 발굴하는 기쁨 정리 고재열·임지영 기자 제9회 자라섬 재즈페스티벌가을이 오면 재즈도 오네자라섬을 음악의 섬으로 만드는 데 결정적 기여를 한 자라섬 재즈페스티벌이 올해도 어김없이 찾아온다. 2004년부터 시작되어 올해 9회째인 자라섬 재즈페스티벌은 해마다 관객 수를 갱신하고 있다. 지난해는 공식 관객 수 18만8000명(누적 94만명)을 기록했다. 올해는 가기가 더욱 쉬워졌다. 경춘 천재를 발굴하는 기쁨 정리 고재열·임지영 기자 제6회 대단한 단편영화제단편영화 429편 중에서 대단한 영화 25편만 추린 ‘대단한 단편영화제’가 열린다. 모두 20분 이내에 ‘짧고 굵게’ 재미 혹은 감동을 주는 영화들이다. 상 이름도 ‘대단한 감독상’ ‘대단한 배우상’ ‘대단한 관객상’ 따위로 특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