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 총재님에게 물정을 알려드립니다 이오성 기자 한국은행 총재가 놀라운 발언을 내놓았다. 4월12일 통화정책 방향 기자간담회에서였다. 이창용 총재는 “기후변화 이런 게 심할 때 생산자 보호를 위해 지금 같은 정책을 계속할 것이냐, 아니면 우리가 (농산물) 수입을 통해 이 문제를 해결할 것이냐. 기후변화 등으로 생기는 구조적인 변화에 대해 국민의 합의점이 어딘지 생각해봐야 하는 시점이 됐다”라고 말했다.인플레이션의 원인이 국내 농산물 가격 상승 탓이므로 외국 농산물을 대폭 수입하는 걸 생각해보자는 말이다. 여기에는 언제까지 정부가 국내 농가를 보호해야 하느냐는 의문이 담겨 있다. 인공지능과 민주주의가 만난다면 [새로 나온 책] 시사IN 편집국 AI 시대의 정치이론마티아스 리스 지음, 박성진 옮김, 그린비 펴냄“인공지능은 민주주의를 파괴할 것인가?”‘생성형 인공지능’이 출현한 이후 세상의 속도가 훨씬 빨라진 느낌이다. 인공지능은 예전에 상상하지 못했던 기능으로 인간의 정신적 노동을 대체하고 있다. 심지어 우리가 모르는 사이 정치에도 끼어들기 시작했다. ‘내’가 남긴 여러 데이터로 ‘나’의 정치 성향을 분석한 뒤 맞춤형 광고를 보낸다. 유튜브 알고리즘은 사회적 대립을 고조시키는 내용이지만 격렬하게 재미있는 동영상들을 추천해 나의 정치 성향을 더욱 과격하게 만들어준다. 철학박 사라진 나라, 동독에 대하여 [새로 나온 책] 시사IN 편집국 장벽 너머카트야 호이어 지음, 송예슬 옮김, 서해문집 펴냄“히틀러와 스탈린 사이에 갇히다.”동독(독일민주공화국)은 1949년 건국되어 1990년 10월 지금의 독일 연방공화국(이전엔 서독)으로 흡수 통합되면서 사라진 나라다. 한국인에게 동독은, 슈타지(비밀경찰)로 겨우 유지되었고, 서독과의 경계에 장벽까지 세워가며 인민들을 통제하다가 하루아침에 망한 공산국가로 기억될 뿐이다. 〈장벽 너머〉는 이 나라의 일대기다. 히틀러에게 추방당한 독일 마르크스주의자들이 처음엔 스탈린의 감시 아래서, 나중엔 자신들만의 방식으로 독일식 사회주의 국가 세월호를 기억하는 시민 최성림씨 [세월호 10년, 100명의 기억-79] 박미소 기자 중국집 ‘대륙포차’ 사장 최성림씨(41)가 요리할 때 쓰는 모자에는 세월호 리본 스티커가 붙어 있다. 2018년에 목포신항에서 받은 스티커다. 2005년에 중국 옌볜을 떠나 한국으로 온 그는 동포 친구들을 만나러 한 달에 몇 번씩이나 안산 원곡동을 찾아갔다. 그 길에서 단원고등학교를 알게 됐다.“참사 당시에 TV를 보면서, 정말 충격적이었어요. 아니 어떻게 몇 명도 아니고, 몇백 명이었잖아요. 한국이라는 선진국에서 이런 사고가 일어나다니 믿을 수 없었죠. 특히 ‘가만히 있으라’고 했다는 게 정말 이해가 안 되고 화도 많이 났어요. 하필 그날이 동짓날이라서 [새로 나온 책] 시사IN 편집국 가장 짧은 낮츠쯔젠 지음, 김태성 옮김, 글항아리 펴냄“아저씨, 그건 아저씨 탓이 아니라 동짓날이라서 그런 거예요.”“내 글쓰기의 연륜은 단편소설의 연륜과 일치한다.” 작품은 선언과도 같은 문장으로 시작한다. 저자 츠쯔젠은 좡중원문학상·루쉰문학상 등을 수상한 중국 문학의 거장 중 한 명이다. 일하고 사랑하는 동시에 아프고 외로운 작품 속 등장인물의 삶은 충분히 핍진하다. 여기에 인간과 인간 사이의 서사 위에 자연을 포개는 저자의 주특기가 더해져 이야기가 더욱 풍성해진다. 하필 그날이 동짓날이라, 안개가 자욱한 날이라 벌어지는 사건 밥 먹다가 울컥, 읽다가 또 울컥 김연희 기자 먹을 것이 넘쳐나는 시대다. SNS에는 맛집 인증 사진이 끝없이 올라오고, 유튜브에는 먹방 영상이 줄줄이 이어진다. 얼마나 흡족한 식사를 했는지, 얼마나 특별한 시간을 보냈는지, ‘나의 경험’과 ‘나의 만족’을 뽐내는 말들이 먹음직스러운 음식 위로 쏟아진다.여기 시선을 반대로 돌린 ‘밥 이야기’가 있다. 내가 아니라 밥상 맞은편에 앉아 술잔을 기울였던, 주방에서 김이 펄펄 나는 공깃밥을 담아주던 너를 기어코 기억한다. 너는, 후배의 식당에 철지난 양복을 입고 찾아와 꾸역꾸역 크림스파게티를 먹던 만술이 형일 때도 있고, 일찍 세상을 그 냉동 김밥은 어쩌다 미국에서 품절되었나? 김영화 기자 김밥을 생각하면 창피한 기억이 먼저 떠올랐다. 20년 전, 당시 초등학생이던 세라 안 씨가 어머니가 싸준 김밥을 학교에 가지고 간 날이었다. 한 친구가 말했다. “으. 그런 걸 왜 먹어? 완전 역겨워 보여.” 미국 캘리포니아에서 태어난 한국계 이민자 2세로, 그가 자라난 동네는 한국인은 물론 아시아인도 드문 곳이었다. 그날 친구들의 놀림거리가 된 김밥을 그는 고집스럽게 입에 욱여넣었다. 자부심이 수치심으로 바뀌는 순간이었다. 그러고는 집에 돌아와 말했다. “엄마, 다시는 김밥 싸주지 마세요. 그냥 샌드위치 싸주세요.” 어머니는 이유 나의 쓸 만한 ‘무게’ 증명하는 〈먹찌빠〉 [K콘텐츠의 순간들] 복길 (자유기고가) 내 몸은 4부터 100까지 모든 숫자를 겪었다. 50㎏일 때 사람들은 “44사이즈 되면 진짜 남자들이 널 바라보는 시선이 달라질 거야”라고 했다. 60㎏이 되자 사람들은 “살만 빼면 더 예쁠 텐데. 왜 안 빼?”라고 했다. 70㎏이 되자 사람들은 “너 뚱뚱해. 심각해. 자기관리 좀 해”라고 했다. 80㎏이 되자 사람들은 “병원에 가봐야 하는 거 아냐?”라고 했다. 90㎏이 되자 사람들은 “괜찮아. 뚱뚱해도. 당당하면 돼”라고 했다. 하지만 사람들이 해준 충고와 걱정은 내게 아무런 영향을 주지 못했다.나는 먹고 또 먹어서 결국 100 AI가 똑똑해질수록 지구는 더워진다 [테크 너머] 조경숙 (테크-페미 활동가) 최근 전기에 대해 배우고 있다. 흥미 본위에서 공부를 시작했는데, 알면 알수록 놀라웠다. 지구의 전위가 낮기 때문에 전기가 누전되면 땅으로 흘러가도록 건물을 설계한다는 사실이나, 전자 장비가 오작동할 때는 장비 자체의 문제가 아니라 공급되는 전기의 문제일 수 있다는 것 등. 누군가에게는 상식일 수 있으나 나로서는 처음 듣는 생소한 지식이었다.아닌 게 아니라 일상생활의 거의 모든 부분은 전기로 돌아간다. 컴퓨터를 켜고 끄거나 휴대전화의 배터리를 충전시키는 것. 전기밥솥으로 밥을 짓고, 인덕션에 불을 올려 요리하고, 냉장고에서 시원한 2학년 3반 한은지 학생 아빠 한홍덕씨 [세월호 10년, 100명의 기억-30] 신선영 기자 한홍덕씨(56)는 세월호 인양 작업이 한창이던 때 동거차도 텐트에서 유가족들이 먹을 식사의 요리를 도맡았다. 그는 10년 동안 빠짐없이 매주 한 번씩 하늘공원에 있는 딸을 만난다. 현재는 ㈔4·16세월호참사 가족협의회 2학년 3반 반대표를 맡고 있다.“청와대로 도보 행진하던 날 일하느라 중간에 합류했어요. 일을 할 때도 자꾸 은지 생각이 나서 괴로웠죠. 결국 하루도 안 빠지고 근무한 회사에 그만두겠다고 말했어요.세월호 참사가 있기 전에 박근혜 전 대통령을 제 손으로 뽑았어요. 첫 여성 대통령으로 잘할 수 있겠다고 생각했죠. 10년을 “대한민국을 제1의 적대국으로…” [기자들의 시선] 이종태 기자 이 주의 단어〈조선중앙통신〉(1월16일)에 따르면,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1월15일 열린 최고인민회의 시정연설에서 “대한민국을 제1의 적대국으로, 불변의 주적으로 확고히 강조해야 한다. 전쟁이 일어나는 경우에는 대한민국을 완전히 점령·평정·수복하고 공화국 영역에 편입시키는 문제를 헌법에 반영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북한은 지난해 말부터 한국을 ‘같은 민족의 남측’이 아니라 ‘적대적인 다른 국가’로 간주하겠다고 강조해왔는데, 드디어 “점령·평정”해 “편입”할 대상이라고 선언한 것이다. ‘그동안 같은 민족이라고 봐줬는데 이젠 무자비 교육 현장의 갈등과 격차, 로봇이 해소할까 키울까 변진경 기자 학교 안으로 로봇이 들어가고 있다. 학생들을 만나면 영어로 인사하고 말을 건네며 외국어 학습을 돕고, 학교 사각지대 구석구석을 훑으며 방범· 순찰 활동을 벌인다. 급식 시간에 조리실 튀김 솥 앞에 서서 학생들에게 나눠줄 요리를 만들기도 한다.학교 내 필요한 인력은 늘어나는데 교육 예산은 한정되어 있다. 학령인구 감소로 학교에 주어지는 예산을 앞으로 더 줄이려는 사회적 압박도 커지고 있다. 인력 채용에 따른 고용 유지와 산업재해 위험도 교육 당국이 피하고 싶어 하는 부담이다. 학교에 들어간 로봇들은 과연 교육 현장에서 사람을 대신할 ‘괴물은 누구일까?’에서 시작해 ‘괴물이 나였구나’로 끝난다 임지영 기자 아직 영화의 여운이 가시지 않은 가운데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이 대형 스크린에 등장했다. 지난 부산국제영화제에서 한국 관객에게 첫선을 보인 뒤 11월 개봉한 그의 신작 〈괴물〉 시사회 자리였다. 유선 이어폰을 낀 고레에다 감독이 도쿄에서 화상으로 기자들의 질문에 답했다. “괴물은 누구게?” 극 중 두 아이가 함께 외우던 대사는 영화 전체를 관통하는 질문이자 관객을 향한 물음이기도 하다. 감독에게도 같은 질문이 던져졌다.〈괴물〉의 상영이 시작된 지 10여 분, 마치 2023년 한국을 예견한 작품이라는 생각이 든다. 한쪽 운동화를 잃어 곁에 있지만 투명한, ‘돌보는 아동'을 찾아서 변진경 기자 ※기사에 등장하는 아동의 이름은 모두 가명입니다.열 살 하은이는 김밥을 쌀 줄 안다. 학교 현장체험학습(소풍) 도시락을 스스로 챙겨왔다. 장애를 가진 엄마와 교통사고로 다리를 다친 아빠를 돌보느라 그 나이에 벌써 청소·빨래·요리에 능해졌다. 여덟 살 미소는 아침마다 오빠(14)의 기저귀를 갈아주고 등교한다. 오빠는 중증 지체장애인이고 부모는 모두 지적장애를 앓고 있다. 오빠에게 배정된 장애인 활동지원사가 갑자기 일을 그만둘 때마다 미소는 학교를 결석해야 했다. 민수는 초등학교 4학년 때부터 고3이 된 지금까지 언어·청각장애인 아버지 ‘밥통’ 출범 10주년, 출동하지 않는 그날이 올 때까지 [포토IN] 신선영 기자 “든든하게 잘 먹었습니다.” “따뜻하네요.” 김이 모락모락 나던 그릇을 싹 비워낸 이들이 인사를 했다. ‘다른 세상을 꿈꾸는 밥차, 밥통’(이하 밥통)의 박민선 상근 활동가와 밥알단(자원 활동가)의 표정도 밝아졌다. 11월16일 저녁 서울 명동 거리, 속을 든든히 채운 세종호텔 해고 노동자들이 영하의 날씨에 문화제를 열었다. 어두워진 농성장 옆 밥통의 노란 차가 환한 조명을 켜놓고 있었다.노동자, 장애인, 철거민 등 사회적 약자와 한 끼의 식사로 연대해온 밥통이 출범 10주년을 맞았다. ‘밥차’는 10년 전에도 있었다. 쌍용자동차 한우 맛보고 즐길 수 있는 ‘2023 세계 한우 페스타’ 행사 개최 ! ADVERTORIAL 한우자조금관리위원회(위원장 이동활, 이하 한우자조금)가 오는 11월 25일 서울 양재 aT센터에서 ‘2023 세계 한우 페스타’를 개최한다고 밝혔다. 농림축산식품부와 한우자조금이 외국인 및 국내 참관객을 대상으로 개최하는 ‘2023 세계 한우 페스타’는 한우 소비촉진 및 수출 활성화를 위해 마련되었다. 이번 행사는 한우 시식, 한우 요리쇼, 한우 할인판매와 더불어 원어스, K-타이거즈 등이 출연하는 K-POP공연을 포함한 무대 행사와 전통놀이 체험 등 한국과 한우를 알릴 수 있는 다채로운 프로그램을 통해 세계로 진출하는 한우의 인지 “500년 살아남은 옛 집이 ‘집의 미래’다” 임지영 기자 임형남 소장은 멀리서도 눈에 띈다. 풍성한 회색 곱슬머리와 하얀색 뿔테, 사람 좋아 보이는 인상까지. 요즘 그를 알아보는 사람이 적지 않다. 길을 지나다가도 버스 안의 승객이 창문을 열어 알은체를 할 정도다. 그의 옆에는 항상 노은주 소장이 있다. 임 소장과 달리 단정한 머리지만 주황색 뿔테 안경이 묘하게 두 사람의 분위기를 연결한다. 건축가 부부인 두 사람은 건축학과 동문으로 1999년부터 가온건축을 함께 이끌고 있다.가온은 순우리말로 중심이라는 뜻과 ‘집의 평온함’이라는 의미를 함께 갖고 있다. 두 사람은 ‘건축은 땅이 꾸는 꿈 오뚜기 ‘컵누들 마라탕’ 출시 3주 만에 100만 개 판매 돌파 기업 PR ‘컵누들 마라탕’은 젊은 층 사이에서 인기가 높은 마라탕을 컵누들에 접목한 제품으로, 칼로리가 높은 마라탕을 부담 없이 즐기고 싶어하는 소비자 니즈를 반영해 출시됐다. 150kcal의 낮은 열량을 내세워 별도 광고 없이 출시 초기부터 입소문을 탔으며, 마라탕 특유의 매콤하고 얼얼한 맛을 잘 담아낸 점이 소비자들의 호평을 이끌어냈다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해당 제품은 사골국물 베이스에 얼얼한 마라와 고소한 땅콩, 참깨를 더해 진한 국물 맛을 냈으며, 마라탕 전문점 1.5단계 정도의 맵기를 재현했다. 기존 컵누들처럼 밀가루 대신 감자, 〈주부 육성중〉, 누군가 말없이 당신을 도와주고 있다면 [K콘텐츠의 순간들] 조경숙 (만화 평론가) 아이가 초등학교에 갓 입학했을 무렵, 회의 중에 전화가 한 통 걸려 왔다. 모르는 번호였다. “○○ 엄마 핸드폰 맞나요? 지금 학교 운동장에서 ○○가 혼자 헤매고 있어서요.” 정규 수업을 마치고 돌봄교실에 가야 하는 날이었는데, 아이가 가야 할 곳을 찾지 못하다가 급기야 혼자 집에 가겠다고 나선 모양이었다. 전화를 걸어준 사람은 생면부지의 학부모였다. 내가 상황을 설명하자 그는 흔쾌히 아이를 돌봄교실까지 데려다주었다. 지금 생각해도 아찔하고 감사한 일이었다.지금은 집에서 ‘주부’를 맡고 있는 내가 아이의 하굣길에 동행한다. 오후 한 올여름 봤던 몽골의 초원, 앞으로도 안녕할까요? 울란바토르·어기노르/이오성 기자 몽골에 관해 인기 있는 콘텐츠는 대개 둘 중 하나다. 여름철 몽골의 드넓은 초원에서 은하수를 본 이야기, 그리고 이 나라 시민들이 한국을 유독 좋아한다는 이야기다. 실제로 수도인 울란바토르에는 CU와 GS25 등 한국 편의점이 500곳 넘고, 한국 음식점도 즐비하다. 한국말을 알아듣는 사람이 워낙 많으니, 길에서 함부로 몽골에 대한 흉을 봐서는 안 된다는 이야기도 빠지지 않는 여행 팁이다.몽골 사람들이 왜 한국에 우호적인지에 대해서는 해석이 분분하다. 예의 케이팝, 드라마 등 한류의 인기에다 전체 인구 330만명 중 5만명 이상(2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