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입수] 생전에 키신저는 한반도 문제에 이렇게 조언했다 김은지 기자 고령의 헨리 키신저 전 미 국무장관은 오른쪽 귀가 잘 들리지 않았다. 그래서 문정인 당시 대통령 통일외교안보 특보(연세대 명예교수)는 그의 왼편에 앉았다. 2018년 5월3일 미국 뉴욕의 키신저 사무실에서 이들의 만남이 성사됐다. 엿새 전 치러진 4월27일 판문점 선언의 후속 조치를 고민하는 문재인 정부 인사들이 키신저 전 장관과 의견 교환을 했다. 공공외교의 일환이었다.당시 95세였던 지략가는 커뮤니케이션에 문제가 없었다. 자신의 의견을 두루 제시했다. 당시 한반도 정세에 대한 키신저 전 장관의 분석은 남북 정상회담에 대한 평가와 가까워지는 북한과 러시아, 어떻게 볼 것인가 남문희 편집위원 보스토치니 북·러 정상회담(9월13일)에 대해 국내와 미국의 온도차가 느껴진다. 미국 측 전문가들은 지난 7월12일 이뤄진 고체연료 ICBM(대륙간 탄도미사일) 화성포 18호의 배후에 러시아의 기술지원이 있었다는 의심을 강하게 갖고 있다. 따라서 보스토치니 이후 무엇이 더 튀어나올지 긴장하는 분위기가 역력하다. 반면 국내 일부에서는 옛 소련 시절 이래 러시아가 동맹국에조차 첨단 군사기술을 넘겨준 적이 없다며 다소 느긋해한다.러시아가 동맹에조차 첨단 군사기술을 이전한 적 없다는 것은 대체로 맞는 말이다. 그러나 예외가 없는 것은 아니 문정인의 충고 “한국과 미국의 이익이 늘 일치하지 않는다” 김은지 기자 국익이란 무엇인가? 집권 1년을 맞는 윤석열 정부의 외교 행보가 던지는 질문이다. 대선 기간 ‘국익 우선 외교’라는 캐치프레이즈를 내세웠던 윤석열 대통령은 지난 1년 동안 한·미 정상회담(2022년 5월21일 서울), 한·미·일 정상회담(2022년 11월13일 프놈펜), 한·일 정상회담(2023년 3월16일 도쿄)과 같은 굵직한 외교 일정을 소화했다.미·중 전략 경쟁이 심화하는 가운데, 한·미·일 공조를 강화하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이를 통해 북핵·미사일 위협에 대응하겠다는 계획이다. 빈손 외교라는 비판이 거센 한·일 정상회담 “바이든 정부, 남북 간 채널을 활용하라” 워싱턴·정재민 편집위원 미국 민주당 조 바이든 대통령 당선자가 취임 이후 현재 교착 국면에 빠진 북한 비핵화 협상이 재개될지 관심이 쏠린다.미국의 저명한 정치경제학자이자 북한 관련 논문과 저서·기고문을 다수 발표해온 스테판 해거드 캘리포니아 주립대학 교수는 〈시사IN〉 인터뷰에서 향후 비핵화 협상과 대북 제재의 돌파구를 찾기 위해 한국 정부의 역할이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바이든 행정부가 한국 정부와 긴밀히 조율하고, 남북 간 채널을 비핵화 진전의 방도로 적극 활용할 필요가 있다”라고 주장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에 대해서도 순조 미 북한전문가 존 메릴, “전술핵 재배치 한국 결정 사안 아냐···대북 특사 파견하라” 워싱턴∙정재민 편집위원 지난 9월, 북한 최고인민회의가 핵 무력을 법제화했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시정연설에서 “핵보유국으로서의 우리 국가 지위는 불가역적이 됐다. 절대로 핵을 포기할 수 없다”라고 선언했다. 그 후 워싱턴 외교가에는 미국의 비핵화 목표가 사실상 물거품이 된 게 아니냐는 관측이 무성하다. 이런 가운데 북한이 올해 들어 전술핵 훈련은 물론 단거리·중거리 탄도미사일까지 잇따라 시험 발사했다. 그러자 최근 한국 내에는 전술핵을 재배치해야 한다는 주장까지 일고 있다.하지만 미국의 대표적 지한파 인사인 존 메릴 전 미국 국무부 정보조사국(INR) 바이든이 김정은에게 ‘신호’를 보내야 한다 워싱턴∙정재민 편집위원 지난 3월24일 북한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시험발사했습니다. 북·미 정상회담 직전인 2018년 4월, 핵 및 ICBM 시험을 중단하겠다던 북측의 ‘모라토리엄 선언’이 파기되었습니다. 이번 ICBM은 미국 본토를 타격할 수 있는 성능을 가진 것으로 추정됩니다. 정재민 〈시사IN〉 편집위원이 북한 관련 전문가 두 명을 만나 이번 사태의 원인과 대안, 윤석열 차기 정부에 대한 조언 등을 청취했습니다. ■ 해리 카지아니스 미국국익센터 국장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굳이 이 시점에 핵탄두를 탑재할 수 있는 ICBM을 시험발사한 까닭은 ‘조준된, 실용적 접근’ 군사적 긴장만 높이나 워싱턴∙정재민 편집위원 “우린 이걸 북한의 발사 시험과 도발 패턴(pattern)의 일환으로 본다.” 북한이 2018년 4월 핵·미사일 모라토리엄(유예)을 선언한 지 약 4년 만에 다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시험발사(3월16일과 24일)한 것에 대한 제이크 설리번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의 반응이다. 북한이 핵탄두 탑재가 가능한 ICBM 시험을 성공하면 미국 서부는 물론 동부까지 타격할 수 있게 된다. 그만큼 중대한 도발이다. 그러나 이에 대한 설리번 보좌관의 발언엔 절박감이 보이지 않는다. ‘습관적 도발’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라는 뉘앙스까지 조속한 완전 비핵화? 실현 가능성 없다 워싱턴·정재민 편집위원 미국 바이든 행정부가 4월 중 발표할 새로운 대북정책에 북한을 포함한 관련 당사국들의 이목이 잔뜩 쏠린 가운데, 북한에 ‘빠른 시일 내 완전한 비핵화’를 요구하기보다는 단계적으로 실현 가능한 것부터 성과를 내야 한다는 ‘단계적 비핵화’ 주장이 워싱턴 외교가에서 부쩍 설득력을 얻고 있다.1990년대 초반 북핵 위기가 처음 터진 이후 미국 국무부에서 비확산담당 실무 책임자로 오랫동안 북핵 협상은 물론 북핵 정책에 깊숙이 관여해온 로버트 아인혼 전 국무부 비확산담당 차관보가 ‘단계적 비핵화’ 방안의 대표적 주창자다. 현재 브루킹스 연구소 ‘북핵 협상’ 두고 경쟁하는 워싱턴의 대북 전문가들 워싱턴·정재민 편집위원 “북한과 일정한 형태의 외교를 할 준비는 돼 있지만 비핵화라는 최종 목적이 전제돼야 한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3월25일 취임 후 첫 기자회견에서 밝힌 대북 비핵화 메시지를 놓고 워싱턴 외교가의 분석이 한창이다. 젠 사키 백악관 대변인은 ‘일정한 형태의 외교’에 대해 “바이든 대통령이 김정은 국무위원장을 만날 의향이 없다”라고 말해 일단 정상회담 가능성은 제외했다. 또 “대북 접근방식도 상당히 다를 것”이라고 밝혀 궁금증을 더한다.분명한 것은 바이든 행정부의 새 대북 노선은 정상외교로 북핵 문제를 해결하려 했던 트럼프 행정부 김정은의 자아비판 이후 벌어질 상황은? 남문희 기자 북한은 노동당의 나라다. 북한 헌법 제11조는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은 조선로동당의 영도 밑에 모든 활동을 진행한다’라고 못 박아놓았다. 북한 헌법 제4조에 따르면, 주권이 ‘로동자, 농민, 군인, 근로 인테리를 비롯한 근로인민에게 있’으며, ‘근로인민은 자기의 대표기관인 최고인민회의와 지방 각급 인민회의를 통하여 주권을 행사한다’라고 되어 있긴 하다. 그러나 현실에서 최고인민회의는 노동당의 결정사항을 추인하고 입법화하는 기능을 담당할 뿐이다. 노동당의 당적 지도에서 예외인 기관은 ‘수령’을 제외하면 없다고 보는 게 맞다. 내각을 북한의 결단이 필요하다 [프리스타일] 남문희 기자 하노이에서 북한이 영변 이외 지역의 핵시설 폐쇄를 거부하며 회담을 깬 것은 결과적으로 잘한 일인가. 북한이 당시 영변 바깥의 핵시설에 대해 존재조차 인정하길 꺼려하며 버틴 데에는 바로 이번 미국 대선과 같은 결과가 나올 것을 염려했기 때문이라는 얘기가 있었다. 과거 클린턴 정권 말기와 부시 정권 말기 힘들여 쌓아올린 북·미 간 합의가 미국이나 한국의 정권교체로 엎어지곤 했던 뼈아픈 경험이 작용한 탓이리라.북핵 문제는 이제 하나의 패턴이 되어버린 듯하다. 미국이든 한국이든 정권 초반기에는 우왕좌왕 헤매느라 시간을 보내고, 중반 이후 “북이 핵무기 국가임을 바이든이 직시해야” 워싱턴∙정재민 편집위원 11월3일 치러진 미국 대선에서 승리한 민주당 조 바이든 대통령 당선자는 자타가 공인하는 외교통이다. 버락 오바마 민주당 행정부(2009년 1월~2017년 1월)에서 부통령을 지냈고, 그에 앞선 연방 상원의원 시절엔 외교위원장을 맡았다. 그는 특히 북한 문제에 깐깐한 강경파로 알려져 있다. 바이든 당선자는 특히 공화당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을 상대로 펼쳐온 ‘개인 외교’를 배격하고, 외교 실무자들의 협상을 통한 전통 외교로 복귀할 것이 분명해 향후 미국의 대북 협상에도 큰 변화가 불가피하다.역저 〈한반도 전쟁의 기원 응답하라, 청와대 정태인 (독립연구자·경제학) 지금 우리 앞에는 위기가 겹겹이 쌓여 있다. 그런데 청와대가 보통 사람의 머리로는 정말 이해가 안 되는 일을 한다. 참다못해 질문하니 제발 응답해주기 바란다.첫째, 부동산 위기. 한국의 자산 불평등은 세계 1위다. 특히 부동산 비중이 80%에 이르는 한국 부동산 가격의 상승은 1990년대 일본에 버금갈 만큼 피케티의 베타값(국민순자산/국민소득)을 끌어올렸다. 청년들 절망의 뿌리는 어김없이 여기에 닿아 있다.국토부로는 힘이 부친다고 생각했는지 대통령도 나섰다. “청와대 비서관 중 다주택 소유자는 하나만 남기고 팔라”고 지시했다. 하지 한국의 입장에서 볼턴의 회고록은… 문정인 (연세대 명예특임교수) 존 볼턴 전 미국 국가안전보장회의(NSC) 보좌관은 흥행에 성공했다. 그러나 민주·공화 구분 없이 미국 조야의 전반적 분위기는 볼턴과 트럼프 대통령 모두 잘못됐다는 양비론이 대세다. 반면 한국에서는 다르다. 일부 보수 인사들은 ‘6·25 70주년… 이번엔 볼턴이 나라를 구했다’며 그를 칭송하고 나섰다. 미래통합당에서는 볼턴 회고록과 관련하여 문재인 정부에 대한 국정조사 주장까지 나오고 있다. 가관이 아닐 수 없다.볼턴은 자신만이 미국과 세계를 구할 수 있다고 믿는 독선적 인물이다. 네오콘 중에서도 가장 교조적인 십자군이라 할 수 있 막을 수 있는 일과 지킬 수 없는 약속 [프리스타일] 남문희 기자 2018년 9월 평양에서 열린 제3차 남북 정상회담을 보는 내내 기분이 묘했다. 북·미 간 접점이 좀처럼 만들어지지 않는 상황에서 문재인 대통령이 직접 중재에 나설 수밖에 없었던 저간의 사정을 이해하지만 북한의 환대가 과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접대가 과하면 반드시 원하는 바가 있을 터인데 그게 뭘까 꺼림칙한 기분이 들었다. 문 대통령이 10월에 유럽까지 날아가서 대북 제재 완화를 유럽 정상들에게 설득하는 모습을 보고 가슴이 철렁했다. 저건가 싶었다.원래 2018년 9월엔 김정은 위원장과 시진핑 중국 주석 사이의 정상회담이 평양에서 폭파 뒤에 있는 북한의 ‘큰 그림’ 남문희 기자 지난해 북한 지도부가 외무성의 구상을 따랐다면 오늘날과 같은 남북관계 파탄은 없었을지 모른다. 북한 외무성은 지난해 10월5일 스톡홀름 북·미 회담이 결렬된 뒤 11월 중에 미국과 실무회담을 재개하고 연말까지는 제3차 북·미 정상회담을 밀어붙이려 했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외무성의 계획대로 트럼프 대통령을 만났다면 북한의 2020년이 지금처럼 절망적이지는 않았을 것이다. 당시 트럼프가 김정은과의 3차 정상회담에 적극적이기도 했다. 북한이 한·미 공군의 연합 군사훈련에 계속 불만을 토로하자, 트럼프는 지난해 11월17일 한·미 국방장 주체파, 선봉에 서서 핵보유 기정사실화 남문희 기자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당초 소망은, 새해 첫날 멋진 신년사를 발표하는 것이었다. 당이 지난해 2월 하노이 북·미 정상회담 결렬의 충격을 극복하고 ‘2020년 북·미 관계 대(大)결전의 해’를 맞아 승리의 비전을 확고하게 다지는 모습을 주민들에게 보여주고 싶었다. 올해 신년사가 ‘당중앙위원회 전원회의 결정서’로 대체됐다는 것은 당초의 계획이 뜻대로 이루어지지 않았다는 의미다.김정은 위원장과 당 국제부 혹은 북한 외무성(이하 외무성)의 당초 계획대로라면 지난 연말 이전에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의 제3차 북·미 정상회담이 짧은 시간 내 기자들의 시선 이상원 기자 이 주의 인물12월24일, 쌍용자동차 해고 노동자들이 ‘무기한 휴직’을 통보받았다. 2019년 7월1일 재입사한 뒤 무급휴직 상태였던 쌍용차 해고 노동자 47명은 2020년 1월2일 복직을 앞두고 있었다. 사용자 측은 기업노조를 통해 복직 예정자에 대한 무기한 휴직 내용이 담긴 노사 합의서를 금속노조 쌍용차지부에 전달했다.2009년 대규모 정리해고로 공장에서 쫓겨난 해고 노동자들은 2018년 노사 간 합의를 통해 단계적으로 채용될 예정이었다. ‘사회적 대타협’ ‘10년 만의 갈등 종결’이라고 평가받은 사건이었다. 그러나 공장으로 돌 적게 주고 많이 받겠다고? 문정인 (연세대 명예특임교수) 아쉬움이 크다. 기대를 모았던 10월5일 스톡홀름 북·미 실무접촉이 성과 없이 끝났다. 하지만 곱씹어볼 대목은 남아 있다. 가장 흥미로운 부분은 스톡홀름 실무접촉에 대한 미국과 북한의 극명한 시각 차이다. 김명길 북한 측 대표는 자리가 파하자마자 미리 준비라도 한 듯 ‘미국이 새로운 계산법 없이 빈손으로 회의에 임했다’고 비난하며 ‘역겨운 대화’를 더 이상 진행할 용의가 없다고 못 박았다. 미국 국무부의 반응은 사뭇 달랐다. 실무접촉에서 나눈 대화가 건설적이었고 새롭고 창의적인 아이디어들도 제시되었다는 보도문을 내놓았다.이 미묘한 남북 대화를 준비하되… [프리스타일] 남문희 기자 북·미 관계가 예정된 순서를 밟기 시작했다. 10월이 오면 대화가 시작될 것이라는 예측대로다. 내년 11월에 있을 미국 대선 스케줄에 맞추려면 적어도 이때쯤 시작하는 게 적당하리라는 합리적 추론에 따른 것이다.외교는 타이밍이다. 늦어도 안 되지만 너무 일러도 좋지 않다. 그런 점에서 지난 2월 하노이 북·미 정상회담 실패가 마냥 나쁘기만 한 것은 아니라고 할 수 있다. 내용적으로만 보자면 하노이 회담은 완전한 결렬은 아니었다. 반걸음 정도는 나아갔고 나머지 반을 채우지 못한 회담이었을 뿐이다.북한이 영변 핵시설을 내놓겠다고 한 것은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