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술과 의학이 장애를 없앨 거라고? 김초엽 (SF 작가·〈우리가 빛의 속도로 갈 수 없다면〉 저자) 코니 윌리스가 쓴 〈여왕마저도〉는 여성들의 생리가 사라진 미래를 그린다. 미래 여성들은 단결해서 생리로부터 해방을 쟁취했다. 암메네롤이라는 생리 억제 장치가 보편화된 근사한 사회다. 나는 대학생 때 페미니즘 스터디에서 이 소설을 소개하며 ‘기술은 여성을 해방할 것인가?’라는 부제를 달았다. 사실 SF에는 여성의 재생산으로부터 해방을 그리는 소설이 꽤 많은 편인데, 일부러 이 단편을 다룬 이유는 〈여왕마저도〉의 암메네롤과 비슷한 기술이 현실에도 있어서였다. 바로 체내 장기 피임장치다. 임플라논, 미레나 등 체내 삽입형 피임장치는 피임 인류의 절반은 평생 3000일 동안 생리를 한다 장일호 기자 문화인류의 절반은 평생 3000일동안 생리를 한다인스타그램은 이 사진을 두 번이나 지웠다 “우리는 손에 손을 잡고 생리할 때 제일 좋았던 일에 대해 이야기를 나눠요.”“난 몸이 퉁퉁 붓는 게 제일 좋았어요.”“달마다 사흘씩 핫팩을 끌어안고 침대에 누워 있는 것도 좋았지.”“저는 감정 기복이 심했어요. 기분이 아주 즐겁다가도 순식간에 리지 보든 같은 기분이 되곤 했지요.”“리지 보든이 누구예요?”“부모를 죽인 여자. 도끼로.”코니 윌리스의 SF 단편소설 〈여왕마저도〉 (아작, 2016)의 한 대목이다. 소설 속 여성들은 암메네롤이라는 금융 허브 ‘시티’ 쑥대밭이 되었네 런던·남정호 편집위원 영국 런던의 금융 중심지 ‘시티’가 글로벌 금융위기의 직격탄을 고스란히 맞은 최대 피해 지역이 되었다. 시티의 암울한 현실과 영국 경제의 현주소를 정밀하게 분석했다.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