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과 한국의 보수 우파 정치, 이렇게 다르다 이종태 기자 지난 3월19일 일본은행(일본의 중앙은행)이 21세기 들어 최근까지 줄곧 유지해온 초저금리 정책을 폐지했다. 앞으로 글로벌 경제 전반을 강타할 극히 중요한 사건이다. 그 함의를 물어보기 위해 일본 리쓰메이칸 대학 이강국 교수를 만났다.일본은행이 3월19일 드디어 ‘마이너스 금리’와 ‘수익률곡선통제(YCC)’를 폐지했다.일본은행은 1999년 기준금리를 0%로 내렸고 2001년부터 양적완화를 시행했다. 2007년엔 기준금리를 0.5%로 올렸다가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다시 인하했다. 2016년엔 기준금리를 마이너스 영역으로 내려 올해 3 ‘중립금리’ 상승이 미국 금리인하 미룰까 이종태 기자 미국의 일자리가 자꾸 늘어나는 바람에 전 세계 투자자들이 시름에 잠겼다. 미국 중앙은행(연방준비제도)의 금리인하에 제동이 걸릴 것이기 때문이다. 연준이 내리지 않으면 다른 나라 중앙은행들도 내리기 어렵다.지난 4월5일, 미국 노동부는 3월의 ‘농업 이외 일자리’가 전월(2월)보다 30만3000건이나 늘어났다고 발표했다. 실업률은 2월의 3.9%에서 3.8%로 떨어졌다. 지난해 12월 연준의 정책위원들은 기준금리(4월 초 현재 5.25~5.5%)가 “2024년에 0.75%포인트 하락할 것”으로 예측한 바 있다. 그렇게 하겠다는 소리다 불로소득, 자본주의의 본질 [새로 나온 책] 시사IN 편집국 불로소득 자본주의 시대브렛 크리스토퍼스 지음, 이병천 외 옮김, 여문책 펴냄“불로소득주의는 신자유주의 정체성의 핵심이다.”경제학에서 ‘지대(rent)’는, 정상적 경쟁 조건에서라면 예컨대 10만원을 받을 사람이 실제로는 100만원을 벌 때 그 초과분인 90만원을 일컫는 용어다. ‘불로소득’이라 표현할 수도 있다. 이 책에서 저자는 불로소득(지대)의 공간을 토지, 금융, 자연자원, 지식재산, 플랫폼, 외주화 계약, 인프라 등 일곱 부문으로 나눠 설명하며 현대 자본주의의 본질로 육박해 들어간다. 그에 따르면, 불로소득 자본주의의 핵심적 ‘사람’의 이야기 전한 난민 활동가 정우성의 10년 김영화 기자 언젠가 기회가 된다면 남을 돕고 살리라 다짐했다. 성공해서 ‘재단 같은 것’을 만드는 상상을 하며 이름도 ‘아이재단’으로 정해둘 정도였다. 정우성 배우가 〈내가 본 것을 당신도 볼 수 있다면〉(원더박스)에서 밝힌 내용이다. 그런 그에게 유엔난민기구(UNHCR)가 명예사절이 되어달라고 제안했다. 2014년 5월이었다. 더 미룰 필요가 없겠다고 그는 생각했다. 과거 〈시사IN〉 인터뷰에서 정우성 배우는 세월호 참사를 겪으며 느낀 미안함이 유엔난민기구 활동을 시작하는 계기가 되었다고 말했다. 명예사절이 된 후 매년 수천만 명이 전쟁과 폭 피노키오가 진정 되고 싶었던 것 [독서일기] 장정일 (소설가) 〈피노키오로 철학하기〉(효형출판, 2023)에는 카를로 콜로디의 〈피노키오의 모험〉(1883)과 이탈리아 철학자 조르조 아감벤이 이 동화를 해석한 〈피노키오. 두 번의 해설과 세 번의 그림이 있는 인형의 모험 이야기〉(2021)가 합본되어 있다. 475년 서로마제국이 멸망한 이후 이탈리아반도에는 1400여 년간 통일국가가 존재하지 않았다. 1861년, 마침내 이탈리아 건국이 이루어지자 콜로디는 지역주의와 전근대성으로 낙후된 조국을 근대적으로 계몽하기 위해 저 교훈적인 동화를 썼다. 나무토막에서 꼭두각시 인형으로 탄생한 피노키오는 인 사람들 틈의 귀신을 잡아라 [새로 나온 책] 시사IN 편집국 명탐정의 창자시라이 도모유키 지음, 구수영 옮김, 내친구의서재 펴냄“여기에 귀신이 있다!”‘특수 설정’ 미스터리는 유령이나 절대자, 좀비, 부활 등 현실에서 불가능한 상황이 실존한다고 전제한 가운데 이 세계관의 논리에 맞춰 사건을 풀어가는 장르다. 산촌의 연쇄방화 사건에 대한 탐정과 조수의 논리 경합으로 시작된 도입부가 갑자기 ‘쓰야마 사건’ ‘제국은행 사건’ ‘아베 사다 사건’ 등 20세기 초반 일본의 흉악 범죄 가해자들을 지옥에서 지상으로 소환하는 오컬트로 돌변하더니, 사람들 틈에 숨은 인귀(人鬼)들을 잡아내는 수수께끼 풀이로 아르곤처럼, 고독하지만 외롭지 않게 [주기율표 위 건강과 사회] 김명희 (노동건강연대 운영위원장·예방의학 전문의) 원소기호 18번 아르곤(Argon)은 프리모 레비가 쓴 책 〈주기율표〉 첫 장의 주인공이다. 그는 이탈리아 피에몬테 지방에 정착한 유대인, 그의 선조들이 아르곤과 비슷한 사람들이라고 이야기한다. “공통적으로 정적인 데가 있고, 품위 있는 절제의 태도, 큰 강처럼 흐르는 삶의 대열 변두리로 자발적으로 물러서는 태도”가 그렇다는 것이다. 그들의 존재감은 유럽의 다른 유대인 공동체들에 비하면 빈약하기 짝이 없었다. 그는 선조들의 이런 성격을 드러내는 에피소드들로 첫 장을 채운다.이는 내가 가져왔던 아르곤의 심상과는 많이 다르다. 내게 아 시장이 퇴조하고 국가가 돌아온다 이강국 (리쓰메이칸 대학 경제학부 교수) 10월7일 〈이코노미스트〉는 최근 여러 국가에서 ‘조국 경제학(Homeland Economics)’이 등장하고 있다는 특집 기사를 실었다. 자유시장에 기초한 세계화가 후퇴하고 정부의 역할이 강해지는 세계경제 질서의 전환을 우려하는 내용이었다. 이러한 변화는 국제적으로는 무역의 규제, 국내적으로는 산업정책의 부활로 나타나고 있다. 이를 주도하는 것은 역시 미국이다. 바이든 정부는 중국에 대한 반도체 수출규제, 전략산업 발전을 위한 공공투자 확대 등으로 새로운 시대를 열고 있다.1989년 프랜시스 후쿠야마가 ‘역사의 종언’을 말하며 자 자유주의는 정말 보수의 무기일까 [기자의 추천 책] 전혜원 기자 자유주의를 이야기하면 신자유주의를 옹호하는 거냐며 의심스러운 눈길을 보내는 사람들이 있다. 대체로 진보적인 이들이 그렇다. 윤석열 대통령은 취임사에서 '자유'를 35회 언급했다. 한국자유총연맹 행사에 가서는 “자유 대한민국의 발전을 가로막으려는 세력들이 나라 도처에 조직을 구축하고 있다”라고 했다. 2023년 한국에서 자유주의는 반공주의 내지는 신자유주의를 의미하며, 주로 보수의 무기로 쓰인다. 그러나 한국의 보수가 확신에 차서 부르짖는 자유주의라는 개념은 사실 매우 논쟁적이다. 세계적으로도 그렇다.스웨덴 출신 역사학자로 미국 뉴욕 친구 사이에서 모녀 사이가 되다 [새로 나온 책] 시사IN 편집국 친구를 입양했습니다은서란 지음, 위즈덤하우스 펴냄“우리는 그렇게 살고 있다. 다정하고 따뜻한 식구로.”한집에 살며 음식을 나눠 먹는다는 의미를 지닌 ‘식구’는 가족의 속성을 참 다정하게 드러내는 말이다. 동거 가족 ‘어리’가 만들어주는 김밥을 먹으면서 저자는 “애정의 표현”이자 “희생의 결과”를 떠올린다. 식구는 다양하고 일상적인데 법적 가족의 테두리는 여전히 좁다. 생활동반자법 논의는 지지부진하다. 살다 보면 누구에게나 법정대리인이 필요한 순간이 있는데, 함께 사는 서로가 그 법적 울타리가 되어줄 순 없을까? 게다가 성인 입양은 모욕의 단어가 된 광기를 되찾기 위해 [새로 나온 책] 시사IN 편집국 미쳤다는 것은 정체성이 될 수 있을까?모하메드 아부엘레일 라셰드 지음, 송승연·유기훈 옮김, 오월의봄 펴냄“그는 변하더라도 같은 사람으로 남아 있다.”광기가 의료적 개념들로 대상화되자 정부는 보건의료계획을 새롭게 세우고 광기를 제거하기 위한 지배담론을 의료시스템 안에 집어넣었다. 자연히 광기는 혐오스럽고 비윤리적인 것이 되었다. ‘미친’ 동성애의 전환 치료가 그 예다. 1970년대에 흑인·성소수자·여성 민권운동이 부흥하자 광인들은 모욕의 단어가 된 ‘광기’를 되찾기 위해 ‘매드 프라이드 운동’을 조직한다. 이들이 자존감을 되찾고 자 미국 진보세력에게 두려움을 느끼다니 [프리스타일] 이종태 기자 최근 미국 바이든 행정부의 통상정책에 비판적인 기사를 여러 차례 썼다. 미국은 세계무역기구(WTO)에 사보타주를 감행하는 등 이른바 ‘규칙 기반 무역 시스템’을 스스로 허물고 있다.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이나 ‘반도체법’ 등은 다른 나라 기업들의 경영 행위까지 미국 멋대로 주무르겠다는 선언처럼 들리기도 한다.그러나 바이든 행정부는 미국의 전통적 반공 보수나 제국주의 성향의 노선과 결이 크게 다르다. 오히려 깜짝 놀랄 정도로 진보적이다. 바이든 행정부의 대중국 정책을 주도해온 제이크 설리번 미국 국가안보보좌관(이른바 ‘설리번 학원물 전성시대, 정작 청소년은 왜 소외되는가 [K콘텐츠의 순간들] 김선영 (칼럼니스트) 넷플릭스 〈오징어 게임〉(2021)의 세계적 성공 이후 불어닥친 K드라마 열풍의 중심에 K학원물이 급부상하고 있다. 〈오징어 게임〉의 뒤를 이어 넷플릭스 글로벌 시청 순위 1위를 기록한 〈지금 우리 학교는〉을 선두로, 디즈니 플러스 〈3인칭 복수〉, 웨이브 오리지널 〈약한 영웅 Class 1〉 등이 차례로 주목을 받았다. 3월31일 공개된 티빙 오리지널 시리즈 〈방과 후 전쟁활동〉은 유서 깊은 국제 드라마 페스티벌 ‘시리즈 마니아’에서 큰 호평을 얻기도 했다.최근의 K학원물은 KBS ‘〈학교〉 시리즈’로 대표되는 리얼리즘 기반의 정 독자 리뷰 시사IN 편집국 박승연 (2019년부터 종이책 구독, 서울)〈시사IN〉 제813호(사진)에 실린 “윤석열 정부의 자유는 누구를 위한 자유인가?” 기사가 인상적이었다. 인터뷰이 장하준 교수가 경제를 바라보는 관점이 굉장히 다층적이라고 느껴졌다. 단순히 어떻게 금리를 다루고, 물가를 잡아야 한다는 것 말고 저출생, 기후위기 대응 등 근본적 문제들을 짚어내는 게 상당히 신선했다. 그중에서도 “자유라는 개념은 결코 단일하지 않다”라는 말이 가장 와닿았다. 윤석열 대통령의 취임 이후 줄곧 강조하는 ‘자유’가 대체 뭔지 항상 혼란스러웠는데, 장하준 교수 말처 장하준의 일침 “윤석열 정부의 자유는 누구를 위한 자유인가?” 이종태 선임기자 장하준 교수(런던 대학, 이하 호칭 생략)는 1986년에 영국으로 유학을 떠났다. 낯선 외국에서 지내는 삶은 외롭고 힘들었지만 그럭저럭 견딜 만했다. 그러나 영국 음식만은 도저히 참을 수 없었다. “고기는 너무 익혀서 질겼고 양념은 전혀 되어 있지 않았다. 채소는 너무 끓여서 곤죽이 되어 나왔다.” 그는 잉글리시 머스터드(영국식 겨자 소스)와 소금을 ‘무기 삼아’ 스스로 음식을 만들어 먹으며 버텼다. 한국인에게 식생활의 가장 중요한 동반자인 마늘은 구하기 힘들 뿐 아니라 영국인들에겐 불구대천의 원수처럼 여겨지는 식재료였다. 그러나 시사IN 제813호 - 누구 위한 자유인가? 차형석 편집국장 편집국장의 편지REVIEW IN 독자 리뷰 퀴즈ISSUE IN 광주 방문한 전두환 손자, 추징금 집행은 제자리COVER STORY IN“윤석열 정부의 자유는 누구를 위한 자유인가?”장하준은 신자유주의라는 ‘유일사상’에 대한 편식을 멈춰야 한다고 주장한다. 이 편식은 2008년의 세계 금융위기로 폭발했으나 글로벌 정부들은 나쁜 버릇을 고치지 못했다. ISSUE IN 외교 사령탑 교체 속 드러난 대통령실 난맥상 미디어 리터러시/내가 기자로 일하는 이유 일본에서 몰려오는 수산물 태풍 전야 세상에 이런 법이/51년 만에 열린 재심, 검찰이 신자유주의 깨진 자리, 복지국가 들어온다 김영화 기자 재난이 무너뜨린 공간만큼 ‘새 판’을 짤 수 있는 가능성도 함께 열렸다. 지난 5월 문재인 정부는 ‘한국판 뉴딜’을 발표했다. 1920년대 대공황을 극복하기 위해 미국 정부가 추진한 적극적인 시장개입 프로젝트인 ‘뉴딜(New deal)’의 이름을 원용한 것이다. 코로나 이후의 세계경제에는 어떤 뉴딜, 그러니까 어떤 새로운 사회계약이 필요할까.〈시사IN〉은 지난 6월29일 ‘팬데믹 그 후, 새로운 경제와 사회계약’을 주제로 웨비나(웹 세미나)를 개최했다. 장하준 영국 케임브리지 대학 교수가 발제를 하고, 박원순 서울시장, 이재명 경기 “정치가의 말이 실패할 때, 민주주의는 실패한다” 김연희 기자 책은 이렇게 시작한다. ‘권위주의자의 실패는 힘을 잘못 사용한 것에서 비롯된다.’ 그리고 대조되는 문장으로 이어진다. ‘민주주의자의 실패는 말을 잘못 사용하는 것에서 비롯된다.’ 왜? ‘민주주의는 말의 힘과 설득의 방법이 우선인 체제’이고 ‘시민의 적극적 동의’를 기반으로 삼는 체제이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책은 확고하게 정의 내린다. ‘정치가는 말하는 사람’이다. ‘말밖에 가진 게 없지만, 말로 변화를 일궈가는 사람’이다.박상훈 정치발전소 학교장(정치학 박사)은 부단히 시민들과의 접점을 모색해온 정치학자이다. 선거나 인물, 전망 등 시진핑이 키운 ‘애국청년’들은 왜 백지를 들었나 이오성 기자 중국인에게 2022년은 어떤 해로 기억될까. 밖으로는 베이징 동계올림픽을 통해 국력을 과시했고, 안으로는 시진핑 주석의 장기 독주 체제를 구축했다. 덩샤오핑 이래 견지해왔던 집단지도체제가 무너지고 ‘시진핑 1인 천하’가 열렸다.‘균열’이 생긴 건 시진핑의 집권 3기가 출범한 지 겨우 한 달 만이었다. 중국 전역에서 ‘제로 코로나’ 방역 정책에 항의하는 시위가 벌어졌다. 방역 당국의 봉쇄조치로 우루무치에서 아파트 화재 참사가 난 것 아니냐는 분노가 삽시간에 번졌다. 베이징이나 상하이 같은 대도시에서는 ‘시진핑 하야하라’ ‘공산당 물러 내 인생에 가장 큰 영향을 준 음악 평론 [음란서생] 배순탁 (음악평론가) 나를 절망에 빠트린 작가가 몇 있다. 최초 ‘수필가’로서 김훈이 왔고, 문학평론가 신형철이 뒤를 이었다. 나는 아직도 〈자전거 여행〉과 〈몰락의 에티카〉를 처음 접한 순간을 잊지 못한다. 이 외에 내 인생을 송두리째 뒤흔든 작가는 부지기수다. 존 쿠시, 리처드 도킨스, 도리스 레싱 등, 리스트를 대자면 한도 끝도 없다. 그만큼 내 필력이 가난하다는 뜻이리라.가장 많이 탐독한 분야는 아무래도 음악 평론이다. 그렇다. 빼어난 평론과 음악 역사에 대한 글을 많이 읽어야 더 잘 쓸 가능성을 조금이라도 키울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음악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