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다시 고립 택한 북한 축구 [경기장의 안과 밖] 배진경 (<온사이드> 편집장) 북한과 일본의 2026 북중미월드컵 아시아 지역 2차 예선 B조 4차전은 3월26일 평양에서 열릴 예정이었다. 3월20일 북한은 돌연 아시아축구연맹(AFC)에 이 경기를 개최할 수 없다고 통보했다. 일본과 3차전(도쿄 원정)에서 0-1로 석패한 지 하루 뒤 일이었다. 16년 만의 월드컵 출전 가능성을 스스로 걷어찼다.일반적으로 경기 연기 요청은 전쟁이나 소요 사태, 악천후 등 선수 안전을 책임질 수 없는 변수가 발생할 때 이뤄진다. 북한은 홈경기 개최의 권리와 의무를 모두 갖고 있었다. 그러나 대체 장소 마련 등 의견도 내지 않은 은이 솟구치는 산에서 중남미 사회의학으로 김명희 (노동건강연대 운영위원장·예방의학 전문의) 입춘, 경칩, 춘분이 지나도록 쌀쌀한 날씨가 이어지더니 드디어 봄의 전령사가 도착했다. 백련사 동백도, 산동마을 산수유도, 화엄사 홍매화도 그 주인공이 아니었다. 고비사막에서 불어오는 모래바람. 황사와 미세먼지야말로 한반도에 봄이 왔음을 알려주는 진정한 전령사다. 대기 중 미세먼지 농도가 세계 1등이었다는 그날, 거리에는 다시금 마스크를 착용한 사람들이 넘쳐났다. 나도 오랜만에 서랍 속에서 KF 94 마스크를 하나 꺼냈다. 코로나19가 한창 유행하던 시기에 열린 한 행사에서 기념품으로 받은 것이었다.포장지에는 커다랗게 ‘은나노’ ‘ 코앞까지 온 독일의 ‘대마초 합법화’ 프랑크푸르트∙김인건 통신원 2월23일 독일 연방의회가 대마초 부분적 합법화 법안을 통과시켰다. 찬성 407표, 반대 226표, 기권 4표였다. 2021년 출범한 사민당·녹색당·자민당 연립정부는 연정 합의서에 대마초 합법화를 명시했으며, 2022년 가을, 연방 보건장관 카를 라우터바흐가 법안의 초안을 발표했다. 그는 표결 직전 의회 연설에서 새로운 법안의 가장 중요한 두 가지 목표로 암시장 척결과 청소년 보호를 들었다.라우터바흐 장관은 독일의 대마 소비가 점점 증가하고 있다고 밝혔다. 특히 대마 흡연이 뇌에 영구적 손상을 가져올 수 있는 청소년과 18~25세 클롭에서 투헬까지, 이별에도 예의가 필요하다 [경기장의 안과 밖] 배진경 (<온사이드> 편집장) 유종의 미. 최근 유럽 축구계에서 눈에 띄는 흐름이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소속 리버풀 FC는 1월26일 구단 홈페이지를 통해 “위르겐 클롭 감독이 시즌 후 떠나고 싶다는 의사를 구단에 알렸다. 이번 시즌이 끝나면 클롭 감독은 리버풀의 감독직에서 물러난다”라고 발표했다. 성적 부진 탓은 아니었다. 당시 리버풀은 리그 1위를 달리고 있었고 리그컵 결승에도 진출한 상태였다. 계약기간도 아직 2년이 더 남았다. 클롭 감독이 자진해서 물러난 이유는 따로 있었다. 번아웃을 겪고 있었기 때문이다.독일 분데스리가 도르트문트에서 두각을 나타낸 린가드가 몰고 올 K리그의 봄 [경기장의 안과 밖] 배진경 (<온사이드> 편집장) 축구는 글로벌 콘텐츠다. 그 위상은 일개 스포츠 수준을 넘어섰다. 국제축구연맹(FIFA) 산하에는 유엔 가입국보다 많은 211개 회원국이 있다. 매주 지구상 어딘가에서 치열한 경기가 벌어진다. 그만큼 선수가 뛸 수 있는 무대가 많다. 최고의 선수는 유럽 ‘빅5(잉글랜드·스페인·이탈리아·독일·프랑스)’ 리그에서 좋은 대우를 받으며 기량을 발휘한다. 전성기가 지난 선수들은 유럽의 중심을 벗어난다. 튀르키예나 러시아, 중국과 중동 등지로 향한다. 지난해부터는 사우디아라비아행 열풍이 일고 있다. 크리스티아누 호날두, 네이마르, 카림 벤제마 알루미늄 회사에서 얻은 ‘절망의 죽음’ 증거들 [주기율표 위 건강과 사회] 김명희 (노동건강연대 운영위원장·예방의학 전문의) 내가 도대체 이걸 왜 보고 있는 거지? TV 홈쇼핑 화면에 혼을 빼앗길 때가 가끔 있다. 이를테면 화면 가득 확대한 모델의 콧잔등에서 피지를 한 개씩 쏙쏙 뽑아내거나, 종아리에 비누칠을 한 쇼핑호스트가 자신의 가락국수 같은 때를 열정적으로 보여주는 순간들이 그렇다. 기상천외한 제품의 기능, 인체의 신비, 직업적 성실함의 예상치 못한 조합은 그저 감탄을 자아낸다.최근 나의 감탄 목록에는 3중 바닥에 특수코팅을 장착한 프라이팬 세트가 추가되었다. 고추장 양념으로 버무려진 낙지볶음을 태우고도 물 한 번만 끼얹으면 말끔히 세척될 뿐 아니라 이민자를 위한 도시에 “더 이상 공간이 없다”? 뉴욕·양호경 (자유기고가) 미국 뉴욕 맨해튼 중심가 한 호텔 앞에서 이민자로 보이는 한 여성에게 “영어를 할 수 있는지” 물었다. 그 여성은 알아듣지 못하겠다는 표정을 지으며 스페인어로 몇 마디 하고 호텔 앞으로 발길을 옮겼다. 곧이어 호텔 앞에 스쿨버스가 도착했다. 여성은 스쿨버스에서 내리는 아이와 함께 호텔로 들어갔다. 그들이 들어간 루스벨트 호텔은 대표적인 이민자 임시 숙소다. 호텔 앞에서 아이들은 매일같이 줄지어 스쿨버스를 타고 내린다. 한겨울인데도 가을옷을 입은 아이들이 가끔 눈에 띈다. 그리고 모든 아이가 스페인어로 친구들과 이야기를 나눈다.202 가계부채 감축 의지, DSR 보면 알 수 있다 김동인 기자 1월17일 금융 당국이 전세대출을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규제에 포함하겠다고 발표했다. 금융위원회는 이날 ‘2024년 주요업무 추진계획’을 공개하며, 가계부채를 안정적으로 관리하기 위해 DSR 적용 범위를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우선 주택을 한 채 보유한 사람이 추가로 전세대출을 받은 경우, 이 대출의 이자 상환분을 DSR에 포함시킨다. 본인은 전세로 살고 있으면서 갭투자로 다른 집을 보유하고 있는 경우 앞으로는 DSR 규제를 적용받게 된다. 금융 당국이 가계부채 축소 기조를 선명히 했다는 점에서 이번 조치의 파급력은 상당하다. 랜선으로 페스티벌 즐기는 네 가지 방법 [설날엔 랜선 페스티벌] 김동인 기자 설은 정말 특별한가? 이번 기고 글에서 김상욱 물리학자가 묻는다. 뜻밖의 사유가 누군가의 갑갑한 설 연휴를 버티게 해줄지도 모르겠다. 익숙한 것 말고 새로운 무언가를 찾는 독자들에게 과학자, SF 작가, 〈시사IN〉 기자들이 명절에 즐길 만한 콘텐츠를 엄선했다. 설날과 까치에게 유쾌한 질문을 던지는 김상욱 물리학자, 박진영 공룡학자의 과학 이야기는 ‘읽는 재미’를 보여주고, 듀나 SF 작가는 상상력을 자극하는 다큐멘터리를 흥미롭게 조명한다. 남다른 취향을 가진 〈시사IN〉 기자들의 추천작들에서 “올해를 버티게 해줄” “절대로 후회하 ‘K-디올백’ 외신 진출, 윤석열·한동훈의 대책은? [김은지의 뉴스IN] 김은지·장일호 기자·최한솔 PD ‘First lady‘s Dior bag shakes country’s leadership(영부인의 디올 가방이 국가 리더십을 흔들다)’.1월25일 영국 BBC방송이 보도한 기사의 제목입니다. 해당 기사는 “주요 정당들이 4월10일 총선을 앞두고 지지를 얻기 위해 전력을 기울이는 상황에서, 이번 스캔들은 인기가 낮은 대통령에게 최악의 시기에 발생했다”고 분석했습니다. 또, 미국의 시사주간지 〈타임〉은 “2200달러(약 300만원) 짜리 명품 가방이 국민의힘 내부 분열을 초래하고 총선을 앞두고 국민의힘이 대중의 지지를 잃을 위험에 처 경질된 ‘스페셜 원’ 세월에 밀리다 배진경 (<온사이드> 편집장) 조제 모리뉴 감독은 21세기 축구사에 지각변동을 일으킨 인물이다. 축구인으로서 엘리트 코스를 거치지 않았음에도 매우 성공적인 커리어를 썼다. 그는 사상 최초로 유럽 4개 리그(포르투갈·잉글랜드·스페인·이탈리아)에서 모두 우승했고, 유럽 3대 클럽대항전 트로피를 차례로 들어 올렸다. 우승을 노리는 팀이 새로운 감독을 찾을 때면 어김없이 그의 이름이 거론됐다. 전성기이던 2000년대 초반 스스로 ‘스페셜 원(Special One, 특별한 사람)’이라고 칭한 이래, 이 수식어는 자연스럽게 세상이 통용하는 별칭이 됐다.모리뉴의 인생사는 한 한국과 일본, 아시아 정상에 도전하는 자세 [경기장의 안과 밖] 배진경 (<온사이드> 편집장) 한국 축구는 자그마치 64년 동안 아시아 정상에 서지 못했다. 아시아 국가 중 월드컵 최다 출전(총 11회, 10회 연속), 월드컵 최고 성적(4강)이라는 역사를 두고 무슨 소리인가 싶겠지만, 아시아축구연맹(AFC)에서 최강을 꼽는 기준은 대륙별 선수권 대회인 아시안컵 성적이다. 한국은 1회(1956년), 2회(1960년) 대회 연속 우승 이후 한 번도 왕좌에 오르지 못했다. 그마저도 1, 2회 대회는 4개국만 참가해 빛이 바랜다. 대회 규모나 상금 면에서 24개국이 참가하는 지금과는 비교가 안 되는 수준이다.한국 대신 정상에 선 언더독의 반란, 격변하는 유럽 축구 [경기장의 안과 밖] 배진경 (<온사이드> 편집장) 유럽 축구가 자본이 지배하는 체제로 돌아가는 것은 하루이틀 일이 아니다. 21세기 들어 이 경향은 한층 강화됐다. 빅클럽은 대규모 스폰서를 통해 자금력을 확보한다. 그 힘으로 슈퍼스타를 사 모은다. 스타는 관중을 불러 모은다. 팀의 재정 규모 확대에 긍정적 영향을 주는 순환구조다. 자금력을 확보한 클럽이 더 높은 위치로 올라가는 것에 이의를 제기할 이는 없다. 가진 자들이 더 많은 것을 갖고 누린다. 중하위권 팀들과 격차가 점점 벌어지는 것도 당연한 이치다.리그 우승 경쟁은 그들만의 꽃놀이다. 유럽 빅5로 분류되는 리그(EPL·라리 2초 만의 성범죄, 딥페이크가 ‘엔데믹’이 된 이유 [평범한 이웃, 유럽] 취리히·김진경 (자유기고가) 학교에서 돌아온 6학년 딸이 “오늘 큰일이 있었다”라고 말을 꺼냈다. 같은 반 아이 A와 옆 반 아이 B 사이에 싸움이 있었다. 두 아이가 온라인 단체 채팅방에서 대화하던 중 다퉜고, 학교에서 만나 얘기하기로 했다고 한다. 처음엔 말싸움었지만 곧 몸싸움으로 번졌다. 옆 반 아이들 여럿이 나와 B의 편을 들면서 A를 때리고 밀쳤다. 일부는 핸드폰을 꺼내 A가 맞아서 바닥에 쓰러지는 장면을 비디오로 찍은 뒤 그것을 스냅챗에 올렸다. 맞아 쓰러지는 장면이 퍼지면 몸만 다치는 게 아니라 마음도 다친다. 딸은 A와 가까운 친구는 아니지만 이 도덕적 주체가 사라진 세계에서 [독서일기] 장정일 (소설가) 블라디미르 나보코프는 러시아어와 영어로 작품을 쓴 이중언어 작가다. 그가 두 개 언어로 작품을 쓰게 된 이유는 1917년 러시아혁명이 일어나면서 부모를 따라 망명길에 올랐기 때문이다. 콘스탄티노플, 런던, 베를린, 파리를 떠돌아다녔던 그는 ‘V. 시린’이라는 필명으로 시, 희곡, 소설, 평론을 발표하면서 ‘러시아 에미그레 사회’(러시아 망명객 사회)에서 유명해졌다. 파리 생활을 끝으로 1940년 5월 미국에 정착한 그는 여러 유명 대학에서 러시아·유럽 문학을 강의하면서 영어로 소설을 쓰기 시작했다. 1958년 간신히 출간된 〈롤리타 세계일주의 꿈, 돌아와서 만나는 나 [역사의 뒤 페이지] 조형근 (동네 사회학자) “지구는 둥그니까/ 자꾸 걸어나가면/ 온 세상 어린이를/ 다 만나고 오겠네.” 어릴 적 즐겨 부르던 동요의 한 구절이다. 둥근 지구를 걷다 보면 정말 출발한 곳으로 돌아오게 될까? 생각해보면 바로 이게 세계일주다. 세계일주는 온 세상 사람들을 다 만난 다음 처음 자리로 돌아오는 행위다. 그때 우리는 어떻게 달라져 있을까?기록상 최초로 세계일주를 한 것은 마젤란 탐험대였다. 1519년 9월에 스페인을 출발해 지구 한 바퀴를 돌고 3년 만에 귀환했다. 약 270명이 출발해서 18명이 돌아왔다. 마젤란도 필리핀에서 죽었다. 오랫동안 세계 지금 읽어야 할 튀르키예 소설가의 걸작 [독서일기] 장정일 (소설가) 쥴퓌 리바넬리는 이십 대 중반이던 1971년, 군사 쿠데타에 반대해 세 차례나 구속되어 군 형무소에 수감되었다가 풀려난 다음, 해외에서 11년간 망명 생활을 했다. 그동안 그는 꾸준히 음반을 발표하고 영화음악을 맡았다. 일마즈 귀니의 1982년 칸 영화제 황금종려상 수상작 〈욜〉이 그가 음악을 맡은 영화다. 자작곡 약 300곡과 30편의 영화음악을 만든 음악가인 그는 영화 시나리오를 여러 편 쓰고 연출도 했다.1978년부터 단편소설을 발표하기 시작한 그는 시·만화·사회평론 등 장르를 가리지 않았다. 그 가운데 야사르 케말에 대한 연 총선 승리한 스위스국민당, 그 비결은 이주민 혐오? 취리히·김진경 (자유기고가) 10월 초 막을 내린 올해 취리히 국제영화제의 주빈국은 한국이었다. 한국 영화 11편이 소개됐고, 덕분에 나는 취리히 한가운데서 (대다수 비한국인 관객과 달리) 자막 읽는 고생 없이 한국 영화를 감상하는 사치를 누렸다. 그중 한 편이 엄태화 감독의 〈콘크리트 유토피아〉다.영화는 대규모 지진으로 한국 땅이 초토화된 가운데 무너지지 않고 남은 단 하나의 건물로 추정되는 ‘황궁 아파트’를 배경으로 한다. 살 곳을 잃은 ‘외부인’들이 아파트를 찾아오자 주민들은 902호에 사는 김영탁(이병헌)을 대표로 선출한 뒤 이들을 몰아낼 계획을 세운다 성공한 민주화, 실패한 민주주의 [새로 나온 책] 시사IN 편집국 성공한 민주화, 실패한 민주주의황두영 지음, 클 펴냄“‘사람 사는 세상’ ‘사람이 먼저다’라는 두루뭉술하고 아름다운 말들이 우리의 폐허를 가리고 있는 파사드다.”수많은 사회적 의제가 선거 이후로 밀려난다. 그리고 한국 정치는 늘 선거 전이거나 선거 직전이다. ‘나중에’는 한국 정치를 상징하는 말이라고 해도 무리가 아니다. 돌림노래처럼 더불어민주당 내 ‘86 용퇴론’이 반복되는 것도 제법 익숙한 풍경이다. 그러나 세대 갈등은 본질이 아니다. 국회와 청와대에서 정치 노동자로 일했던 저자는 이 책을 “실패한 업무에 대한 뒤늦은 시말서”라 프랑스는 어떻게 동성 부부 출산을 받아들이게 되었나? 파리∙이유경 통신원 지난 8월, 김규진·김세연 부부 사이에서 한 아이가 태어났다. 여성 동성 부부인 두 사람은 언론 인터뷰에서 프랑스에서 생활한 경험이 아이를 갖겠다는 결심으로 이어졌다고 말했다. 동성 커플 사이에서도 아이를 얼마든지 낳아 기를 수 있는 사회적 분위기에 영향을 받았다는 것이다. 프랑스는 2021년 생명윤리법이 개정되면서 비혼 여성과 레즈비언 커플에게 불임 치료(체외수정)를 허용했다. 법 개정을 통해 결혼 여부, 이성애 가족 여부와 상관없이 아이를 갖고 기를 수 있는 기틀이 마련되었는데, 이 법이 통과되기까지 수많은 논의가 있었다.프랑스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