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냥 선생님’들의 일상이 평범하고 안온할 수 있기를 [K콘텐츠의 순간들] 조경숙 (만화 평론가) 일상의 순간을 포착하여 만화 언어로 옮긴 작품을 일상툰 또는 생활툰이라 부른다. 웹툰 태동기를 함께 이끈 웹툰 〈낢이 사는 이야기〉나 〈마음의 소리〉도 이 장르에 속한다. 일반적으로 생활툰이라 하면 유머가 가미된 귀여운 만화 정도를 떠올리곤 한다. 물론 그것도 맞는 말이지만, 생활툰이 언제나 웃기고 가벼운 건 아니다. 간혹 생활툰 작품을 펼치면 재미있고 소소한 장면들 너머로 묵직한 현실의 무게감이 전달될 때가 있기 때문이다. 예컨대 반지하 셋방에서 사는 자매들의 일상을 다룬 웹툰 〈반지하 셋방〉에는 낯선 외부인이 한밤중에 자매의 집 코로나 2년 차 학교는 여전히 ‘버전 1.0’ 변진경 기자 학교도 코로나 2년 차를 맞았다. 2020년이 ‘ver(버전) 1.0’으로 시행착오를 거듭하는 한 해였다면 2021년은 ‘코로나 속 학교’의 ‘버전 2.0’이 가동되어야 하는 시기인 것이다. 첫 번째 버전에서 나타난 여러 문제를 점검하고 보완·개선하겠다는 청사진이 이번 새 학기를 앞두고 여러 차례 발표되었다. 교육부와 시도 교육청들은 등교를 확대하고 원격수업의 질을 높이며 학습 격차와 돌봄 공백을 채우는 방안들을 잇달아 발표했다.실제 개학 이후 이런 계획들은 얼마나 잘 시행되고 있을까? 더 이상 ‘처음이라서’라는 변명이 통하지 않는 쿠팡의 물류 혁신은 420원짜리인가 전혜원 기자 경기도 화성시 쿠팡 동탄물류센터 화장실에서 51세 여성 최영애씨(가명)가 쓰러진 뒤 숨졌다. 스물다섯 살 아들과 스물두 살 딸을 홀로 키워왔다. 사회복지사인 최씨는 지난해 12월 다니던 요양병원을 그만뒀다. 아르바이트로 지난해 12월30일부터 쿠팡 동탄물류센터로 출근했다. 이틀에 한 번꼴로, 오후 6시부터 다음 날 오전 4시까지 ‘오후조’로 일하고 일당 10만4640원을 벌었다. 일주일쯤 전 근무를 신청하면 전날 근무가 확정되는 ‘일용직’이었다.여섯 번째 출근한 1월10일, 최씨는 언니 영미씨(가명·57)와 수원역에서 만나 오후 4 〈2020 올해의 인물〉 “왜 사춘기를 갖다 붙이는 거지?” 변진경 기자 신발은 벗어놓은 모양새로 제 주인을 묘사한다. 뒤축이 가차 없이 접힌 신발, 앞코에 까맣게 때가 탄 신발, 뽀얀 흙먼지가 뒤덮인 신발들이 어지럽게 신발장에 엉켜 있을 때, 그곳은 필시 아이들의 공간이다. 분주히 신발을 신고 벗는 나이, 걷기보다 뛰기를 좋아하는 나이, 진흙탕을 보면 피하지 않고 일부러 골라 밟는 나이의 아이들이 만들어놓는 신발과 신발장 모습들이 있다. 지난 10월17일 인천 만석동 ‘기찻길옆작은학교’의 2층 현관 모습도 꼭 그러했다.신발들은 많은데 실내는 고요했다. 아이들은 숨죽이며 무언가에 몰두하고 있었다. “씬 각종 직업병에 시달리며 ‘시간당 4000원’ 김영화 기자 병원으로 출근하는 간병사들은 손이 무겁다. 달그락거리며 끌고 온 캐리어 가방 안에는 이불, 속옷, 반찬, 세면도구와 여벌옷이 들어 있다. 한 달에 적게는 열흘, 많게는 26일을 병원에서 생활하지만 짐 둘 곳이 마땅치 않다. 올해로 21년 차. 서울대병원 간병사 조경순씨(70·가명)는 그래도 병원이 이제 “친정 같은 곳”이라고 말한다. 서울대병원의 간병사 소개소 ‘희망간병’은 노동조합을 겸하고 있어 사무실을 짐 보관소로 쓰고 있다. 조씨는 사물함 속 상자를 꺼내 ‘희망’이라 적힌 주황색 유니폼으로 갈아입었다. 상자 주변에는 짐 보따리 탄소 배출량 7위 국가의 시민으로서 이준수 (삼척시 정라초등학교 교사) 아이들이 격주로 학교에 나온다. 학생 하교 이후 나는 고무장갑을 낀다. 왼손에는 항균 스프레이, 오른손에는 행주를 들고 문손잡이와 게시판, 사물함 표면을 닦는다. 하루 청소의 끝은 쓰레기통이다. 요즘 쓰레기통 차오르는 속도가 심상치 않다. 내용물도 예년과 다르다. 끈 떨어진 마스크, 소독용 티슈, 비닐장갑이 쓰레기의 절반을 차지한다. 학교가 방역의 최전선이라더니 점점 병원 쓰레기통을 닮아간다.학교 전반적으로 폐기물 양이 늘었다. 학기 초에는 온라인 수업한다고 주문한 마이크, 헤드셋, 스마트폰 지지대, 와이파이 공유기 상자의 양이 상 쓸쓸하고 괴로웠던 신종플루의 기억 이준수 (삼척시 정라초등학교 교사) 결국 개학이 연기되었다. 11년 전 악몽이 떠올랐다. 나는 2009년 신종 인플루엔자(신종플루)를 앓았다. 시작은 교실이었다. 3월 무렵에 시작된 신종플루도 처음에는 특이한 감기쯤으로 여겼다. 그러다 11월에 접어들어 위기경보 수준이 ‘심각’ 단계로 격상되었고 학급에서 기침하던 아이들이 하나둘 학교에 나오지 않았다. 양성 판정을 받은 아이도 있었고, 학부모가 예방 차원에서 가정체험학습을 쓰기도 했다.당시 지침에 따라 나는 매일 아이들 체온을 점검하고, 특이사항을 기록하여 교무실에 알렸다. 확진자의 증상은 독감과 유사했다. 고열에 근 “독재 체제 가해자들 여전히 떵떵거린다” 베를린·남문희 기자 옛 동독의 악명 높은 정보기관 슈타지 수장의 집무실치고는 의외로 소박했다. 목재 책상 위에 구식 전화기 세 대와 인터폰, 회의용 테이블이 전부였다. 뒷문으로 연결된 별실 역시 회의용 테이블에 의자 다섯 개만 덜렁 놓였다.안내인 토마스 루코 씨(60)의 설명에 따르면 현재 박물관으로 사용 중인 이 ‘하우스 1’ 건물에만 요원 7500명이 근무했고 동독 전역에 요원 9만1000명이 있었다. ‘인구밀도 기준 세계 최대 정보기관’ 수장의 집무실로는 상상이 가지 않는 모습이었다. 슈타지 본부 내 이 사무실은 통일 후에도 한동안 공개되지 않다 대학원생의 ‘유령 노동’ 홍덕구 (인문학협동조합 조합원) 5월은 종합소득세 신고의 달이다. 근로소득이 있는 직장인이라면 ‘연말정산’ 개념으로 반드시 챙기는 일이지만, 대학원생은 그냥 지나쳐버리는 경우가 허다하다. ‘대학원생은 노동자가 아니라 학생’이라는 생각 때문일 것이다. 실제로 대학원생들은 대학에서 조교, 연구(보조)원, 간사, 학부생 대상 멘토링 프로그램의 멘토 등 다양한 노동을 수행하고 있지만, 그들이 받는 돈은 ‘근로소득’이 아니라 대부분 ‘장학금’의 형태를 띠고 있다.대학원생의 노동에 대한 대가가 장학금으로 지급되는 경우 그 노동은 법적으로 보호받지 못한다. 실제로 얼마 전 한 대한민국 국회 누가 망치고 있나 김연희·나경희 기자 패스트트랙의 시간이 시작됐다. 4월29일에서 4월30일로 넘어가는 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과 야 3당(바른미래당·민주평화당·정의당)은 개혁 법안들을 패스트트랙(신속처리 안건)으로 지정하는 데 성공했다. 통상 법안이 제출되면 해당 위원회와 법제사법위원회를 차례로 통과해야 한다. 이 과정에서 본회의 문턱을 넘지 못하는 경우도 있다. 하지만 패스트트랙에 태운 법안은 일정 기간이 지나면 최종 관문인 본회의에 자동 상정된다. 선거제 개편,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설치, 검경 수사권 조정 등 한 발자국 진전도 쉽지 않아 보였던 3대 안건 기자들의 시선 전혜원 기자 이 주의 인물 임재춘씨. 악기 업체 콜텍에서 기타 만들다 2007년 정리해고 됨. 2009년 정리해고 무효소송 항소심 승소. 2012년 대법원에서 패소. 2015년 양승태 대법원 문건, 사법부가 “(박근혜) 대통령의 국정 운영을 뒷받침하기 위해 노력”해온 사례로 KTX 승무원, 쌍용차 사건 등과 함께 콜텍 정리해고 판결 언급. 2018년 말부터 노사 교섭 개시. 난항. 올해 57세인 임재춘씨는 2019년 4월18일 현재 38일째 단식 중. 임씨를 포함해 정리해고 후 13년째 싸우는 콜텍 해고자는 총 25명. 이 주의 청원 세월... 청년 요리사가 말하는 한국 요식업의 현실 논산·고영 (음식문헌 연구자) 볕이 좋은 날이었다. 충청남도 논산 꽃비원에서 서른한 살 청년 차현재 요리사를 만났다. 그는 서울 핸드픽트호텔 한식당 나루, 사직동 주반 등 젊은 미식가들한테 인기 높은 업장을 거쳐, 지금은 서교동 이탈리아 식당 첸토페르첸토에서 일한다. 상업 공간뿐만이 아니다. 2017년부터 1년간은 몬트리올 총영사관 겸 국제민간항공기구 (ICAO) 몬트리올 대표부의 주방장으로 근무한 이력도 있다. 그만큼 안팎으로 실력을 인정받는 숙련 기술자라는 의미이다. 그리고 그런 직업의식은 아주 어릴 때부터 싹텄다. “어머니가 일 나가시니까 집안일 하면서 내 [카드뉴스] 어머니의 2주 시사IN 편집국 [1] 어머니의 2주 [2] 2018년 12월11일, 태안 아들이 컨베이어벨트에 끼어 죽었다. 영안실에서 만난 회사 사람이 어머니에게 말했다. "용균이가 고집이 세서 하지 말라는 일을 했습니다." [3] 2018년 12월13일, 태안 아들이 일했던 태안 화력발전소를 둘러봤다. 사물함에 있던 아들의 물건에서 석탄 가루가 떨어졌다. 어머니 김미숙씨는 기가 막혔다. "옛날 탄광보다 더 열악했어요. 가서 보니 우리 용균이가 잘못한 게 하나도 없더군요." [4] 2018년 12월17일, 서울 어머니는 광화문에 차려진 아들의 분향소를 찾... KTX 여승무원들이 아직 거기에 있다 전혜원 기자 지난 5월29일 서른여섯 살 정미정씨는 검은색 철도노조 조끼를 입고 서울역 앞에 섰다. KTX를 타려는 시민들이 발걸음을 바삐 옮겼다. 취재진은 두어 명밖에 보이지 않았다. “이제 이들을 KTX로 돌려보낼 때가 되었습니다.” 기자회견문을 낭독하는 목소리와 탑승 안내 방송이 겹쳐 들렸다. 정씨는 지금과는 다른 모습으로 서울역을 오간 적이 있다. 그때는 노동조합 조끼가 아닌 진회색 유니폼을 입었다. 그녀는 해고된 KTX 여승무원이다.13년 전인 2004년 4월1일 ‘꿈의 고속철’이라 불린 KTX가 개통했다. 개통 전 KTX 1기 여승무 꽃을 때리는 도시 아이들 이중현 (남양주시 조안초등학교 교장) 몇 년 전 어느 봄날, 교실 앞 꽃밭을 보다가 기겁을 했다. 탐스럽게 핀 모란꽃을 2학년 아이 몇 명이 막대기로 후려치고 있었다. 이미 꽃송이들은 목이 잘려 바닥에 뒹굴었고, 잎이나 줄기마저 막대기에 잘려나갔다. 그러나 아이들은 막대기로 계속 후려치며 ‘얍! 얍!’ 기합까지 넣으면서 신이 났다. 기가 막혔다. 얼마 전에는 학교 뒤편에 막 돋아난 마늘 싹이 가득한 마늘밭을 잔디밭인 줄 착각하고 말처럼 뛰어다니면서 짓밟아놓았다. 물론 마늘밭 주인한테 손이야 발이야 빈 것은 말할 것도 없었다. 다행히 마음씨 좋은 주인 덕분에 별 탈... “안종범 보좌관이 검찰 조사 모범답안 건넸다” 김연희 기자 1월24일 7차 공판증인으로 K스포츠재단 정동춘 전 이사장과 노승일 부장이 출석했다. 정동춘 전 이사장은 최순실씨가 자주 찾던 운동기능회복센터 원장이었다. 지난해 9월 최순실씨가 K스포츠재단 이사장 선임에 관여한 의혹이 보도되면서 박근혜·최순실 게이트가 세상에 알려졌다. 노승일 부장은 국회 국정조사 청문회에서 작심한 듯 내부고발을 했다. 이날 공판에서도 노 부장과 최씨의 변호인이 치열한 기 싸움을 벌였다. 정동춘 증인에 대한 검찰 신문검찰:이사장으로 근무하면서 최순실이 K스포츠를 운영하는 걸 알게 됐나?정동춘:권한을 일부 위임받아서 온기 가득한 익명의 ‘5분’ 중림동 새우젓 (팀명) 뭐하고 놀까내 ‘개취’는 라디오를 타고온기 가득한 익명의 ‘5분’ 익명 SNS라면 무례한 농담이나 수군거림이 난무할 것 같지만 어라운드는 조금 다르다. 어라운드는 기본적으로 내가 글을 한번 쓰려면 다른 사람이 남긴 이야기를 충실히 읽고, 그에 대해 정성 들여 리플을 달아야 한다. 누군가 리플을 보고 “이 리플 좋다”고 생각해 공감을 눌러주면 포인트 격인 ‘ 가슴 뛰게 하는 14세 소년들 김봉석 (영화평론가) 오래전에 〈난지도 사람들〉이라는 르포가 나왔다. 난지도가 쓰레기장이었을 때, 그곳에 살던 사람들의 이야기다. 도시가 버린 쓰레기들 사이에서, 우리와 똑같은 사람들이 태어나고 살아가고 죽어간다. 〈트래쉬〉의 아이들은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의 쓰레기장에서 살아간다. 그곳에서 태어났고 자랐고 아마도 죽어갈 것이다. 쓰레기에서 팔 만한 것들을 골라내 겨우 살아갈 돈을 버는 것만으로도 만족한다. 하지만 그것만은 아니다. 그들에게도 꿈과 희망은 있다. 입 밖에 내는 순간, 누군가에게 말하는 순간 날아가 버릴까 두려워서 말하지 않을 뿐 그들도 쓰 ‘엄마’가 창조하고 파괴하는 폭력의 공간 김봉석 (영화평론가) 부모도, 고향도 없다. 지하철 사물함 10번에서 발견되어 일영(김고은)이라는 이름을 가진 그녀는 노숙자들 틈에서 자라나고 차이나타운의 ‘엄마’(김혜수)를 만나게 된다. 가족도 없고, 돌아갈 곳도 없다. 지금 이곳이 일영에게 유일하게 허락된 곳이다. 로만 폴란스키의 〈차이나타운〉에는 차이나타운이 나오지 않는다. 세상의 법이 통하지 않는, 어떤 일이건 벌어질 수 있고 그 무엇도 불가능한 세계의 은유다. 2015년 한국의 〈차이나타운〉은 인천에 있는 차이나타운이 무대로 등장하지만, 그 역시 우리가 아는 세계의 바깥에 놓인 이(異)공간이다 그 법정 진술에 탄식이 나온다 고제규·김은지 기자 그날을 기억하는 진술은 법정에서도 엇갈렸다. 선장과 선원, 선원과 해경의 기억이 달랐다. 영화 〈라쇼몽〉처럼 ‘어른’들은 책임을 떠넘겼다. 학생들과 일반인 생존자의 진술만 일관되었다. 시스템과 매뉴얼, 리더십이 무너진 참사 현장에서 누구보다 침착한 건 학생들이었다. 서로 손을 잡아주고 끌어내며 줄을 맞춰 이동했고, 먼저 탈출하려 서두른 이들도 없었다. 법정에서 나온 생존 학생, 선원, 해경의 진술을 재구성했다(문답으로 진행된 진술을 흐름이 어긋나지 않게 재구성했다). 신○○ 학생:4층 원래 배정된 남학생 방이 아니라 친한 친구들이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