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싱턴과 용산 사이 ‘빛 샐 틈’ 벌어지나 김창수 (전 코리아연구원 원장) 윤석열 대통령은 북한이 총선에 개입하기 위해 도발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런 발언은 한두 번이 아니었다. 새해 들어 몇 차례 이어졌다. 미국 국무부의 판단은 이와 다르다고 밝혀졌다. 북한이 총선 전에 도발할 조짐이 없다는 것이다. 심지어 한·미 연합 군사연습에 대해서도 워싱턴의 움직임은 윤 대통령 발언과 미세한 차이를 드러냈다.3월6일 윤 대통령은 국무회의에서 “총선을 앞두고 우리 사회를 흔들기 위한 북한의 도발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다. 이번 한·미 연합 군사연습을 통해 한·미 동맹의 굳건한 연합 방위 태세를 확인하게 될 것”이라고 OTT는 왜 스포츠에 눈독 들이게 됐나 주하은 기자 3월20일 오후 5시, 평일 낮임에도 서울 구로구 고척스카이돔 앞은 야구팬들로 인산인해를 이뤘다. 미국 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소속 구단인 LA 다저스와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의 2024 시즌 개막 경기를 보러 온 인파였다. 주한미군부터 일본인 관광객까지 관람객의 국적도 다양했다. 최소 12만원이라는 높은 티켓 가격에도 불구하고 예매 시작과 동시에 전석이 매진될 정도로 크게 주목을 끈 경기였다.‘한국에서 열린 최초의 MLB 정규 시즌 경기’라는 상징적 이벤트를 주관한 곳은 쿠팡의 OTT인 쿠팡플레이였다. 쿠팡플레이는 2022년 토 재선 도전하는 트럼프가 ‘나토’를 다시 흔드는 까닭 워싱턴∙정재민 편집위원 2018년 7월 벨기에 브뤼셀에서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정상회담이 열렸을 때다. 당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공식 연설에 앞서 존 볼턴 안보보좌관을 급히 불렀다. 그는 “이 자리에서 미국의 나토 탈퇴라는 역사적 순간을 만들어볼까 하는데?”라고 볼턴에게 말했다. 전혀 예기치 못한 상황에 깜짝 놀란 볼턴은 “절대 선을 넘어선 안 된다”라며 만류하느라 진땀을 빼야 했다. 최근 볼턴이 〈워싱턴포스트〉에 전한 일화다. 볼턴은 “트럼프가 올가을 대선에서 재선되면 나토를 궤멸시키기 위한 방안을 찾으려 할 것이다. 트럼프는 나토에 북한의 ‘동족 관계’ 부정에 담긴 숨은 그림 남문희 편집위원 ‘나라와 나라 사이의 관계가 아닌 통일을 지향하는 과정에서 잠정적으로 형성되는 특수관계.’ 남북기본합의서에 규정된 남북 관계 정의다. 굴곡은 있었지만 1991년 12월 탈냉전의 문턱에서 남북이 합의한 대로 30여 년간 이어졌다. 이제 신냉전의 파고 속에서 상황이 크게 달라졌다. 지난해 12월26~30일 개최된 북한 노동당 중앙위원회 제8기 제9차 전원회의는 “북남 관계는 더 이상 동족 관계, 동질 관계가 아닌 적대적인 두 국가 관계, 전쟁 중에 있는 두 교전국 관계로 완전히 고착되었다”라고 선언했다. 남북이 그렇게 부인하던 ‘나라와 4월 총선, 한국의 ‘기후 선거구’는 어디인가 이오성 기자 지난 기사(〈시사IN〉 제855호 ‘‘기후 정치’를 바라는 유권자는 누구인가’)에서 ‘기후 유권자’를 이렇게 정의했다. 기후위기 관련 정보를 잘 알고, 민감하게 반응하며, 이 문제에 관심을 가진 정치인에게 투표하려는 이들이다. 로컬에너지랩, 녹색전환연구소, 더가능연구소 등이 참여한 ‘기후정치바람’은 대규모 여론조사를 통해 전체 유권자의 33.5%가 기후 유권자 집단이라고 포착했다. 이번 기사에서는 기후 유권자들이 많이 사는 ‘기후 선거구’가 어디인지 살펴본다.그런데 이번에 꼽은 기후 선거구가 총선 지역구와 일치하는 것은 아니다. 총 타이완해협 운명 가를 2027년과 2035년의 지정학 남문희 편집위원 제16대 타이완 총통 선거(1월13일)에서 민진당 라이칭더 후보가 승리했다. 이 승리의 최대 조력자는 중국의 시진핑 주석이었다. 통일을 앞세우며 타이완을 압박해온 그의 타이완 정책이 결국은 독립주의자 라이칭더의 등장으로 귀결한 셈이다. 지난해 12월26일 시 주석은 ‘하나의 중국’ 원칙과 ‘92합의’(1992년 ‘하나의 중국’을 인정하되 각자 명칭을 사용하기로 한 합의)를 언급하며 타이완과의 통일이 ‘필연적’이라고 강조했다. “타이완을 중국에서 분리하려는 어떤 사람, 어떤 방식도 단호히 방지해야 한다”라며 라이칭더를 겨냥하기도 했다 [타이완 현지 인터뷰] 양안 관계를 보는 두 시각 타이베이·김영화 기자 국민당 싱크탱크인 타이완 국가정책연구기금회의 제중(揭仲) 연구원은 양안 관계 전문가다. 1월11일 타이베이에 있는 국가정책연구기금회 사무실에서 그를 만났다. 타이완 선거 결과가 타이완해협의 안보 위기와 미·중 갈등에 미칠 영향을 물었다. 제중 연구원은 “베이징 정권이 향후 타이완을 군사·경제·외교적으로 더 세게 압박을 가할 것이다”라고 예측했다.최근 타이완해협의 정세가 더욱 긴박해지고 있다. 중국이 침공할 수도 있다고 보나?베이징 정권의 최종 목적은 무력침공이 아니다. 어느 나라도 전쟁을 원하지 않는다. 그럼에도 중국은 타이완을 군 아픈 역사가 주는 교훈, “용감하게 직시하라” [여여한 독서] 김이경 (작가) 서점에 갔다가 고대하던 책을 만났다. 정병준의 〈1945년 해방 직후사〉. 보자마자 머리말도 읽지 않고 바로 샀다. 현대사 연구자 정병준의 역량을 알기 때문이다. 내용이 궁금해 근처 빵집에서 빵으로 점심을 때우며 책을 읽기 시작했다. 서문과 프롤로그를 읽는 데 한 시간여가 걸렸다. 천천히 오래 걸어 집으로 돌아왔다. 해방의 감격이 분단의 비극으로 귀결되는 아픈 역사를 대면하는 괴로움과 이런 연구자가 있어 다행이라는 고마움이 걸음마다 엇갈렸다.책은 해방 직후에 일어났으나 이제껏 제대로 알려지지 않은 ‘비사(祕史)’로 가득하다. 숨겨진 해녀는 바다다 [2023 올해의 사진] 사진 최혜영·글 김소연(시인) 해녀를 안다. 해녀를 모른다. 자신의 자비를 해녀와 나눈다. 자신의 공포도 해녀와 나눈다. 해녀에게 인간의 한계를 가르친다. 해녀는 바다가 가르치는 대로 한다. 해녀는 바다가 가르치지 않은 것도 한다. 해녀는 바다를 안다. 해녀는 바다의 무서움을 알고 바다의 엄격함을 안다. 해녀는 바닷속에서 기쁘고 해녀는 바닷속에서 서럽다. 해녀는 눈물을 바다에 보탠다. 아무것도 모른다. 바다의 규율을, 바다의 몰이해를, 바다의 광활함을, 바다의 난폭함을, 바닷속의 마을을, 산호와 바위와 언덕과 해초들의 사계절을, 바다의 바다를, 바다도 모르는 바 광화문 군가 [2023 올해의 사진] 사진 주용성·글 노순택(사진사) 시월의 광화문광장. 근엄한 표정의 ‘킹 세종’ 앞에 ‘유에스 솔저’들이 열중쉬어 자세로 비를 맞고 있다. 물론 이곳은 세계 최강대국 미합중국의 대사관 앞이며, 세계 최분단국 대한민국의 정부청사 앞이기도 하다. 슈미트와 검퍼와 듀티와 맥컬핀은 어디에서 태어나, 어떤 일을 하다가, 지금 이 자리에 섰을까. 추적추적 내리는 가을비 맞으며 무슨 생각을 추적했을까. 10년 만에 부활한 국군의 날 시가행진이었다. 102억원이 깔린 길바닥에 군인 4000여 명과 장비 170여 대가 오와 열을 맞추며 행진했다. 국군의 뿌리라며 우러르던 독립투사들 “기억되지 않은 일들이 더 중요하다” [새로 나온 책] 시사IN 편집국 1945년 해방 직후사정병준 지음, 돌베개 펴냄“기억된 일보다 기억되지 않은 일들이 더 중요하고 결정적이었다.”미 해군 소령 의무관인 조지 월리엄스란 무명인이, 해방 직후 남한을 통치했던 미군정의 실세였다는 이야기를 들어봤는가. 귀축영미(鬼畜英米)를 외치던 친일파들이 하루아침에 친미파로 변신한 것은 잘 알려진 사실이다. 다만 그 변신을 가능케 했던 ‘비결’에 대해 아는 사실이 있는가. 또한 미군정은 미국 정부의 신탁통치 지침을 따르지 않고 자기 영향력 밑의 과도정부를 비밀리에 출범시키려 했다고 한다. 한국 현대사의 출발점인 ‘해방 2024년 세계정세를 흔들 5가지 이슈 이종태 기자 2024년, 미국은 시험에 들 것이다. 2차 세계대전 직후 짜인 미국 주도의 세계질서는 나름 이상적 목표를 지향하고 있었다. 모든 국가들에 국제사회의 일원이라는 자격이 부여되었다. 이 질서에서 국가들은 크든 작든 국제연합(유엔) 같은 국제기구에서 ‘1국 1표’의 권리를 누릴 수 있었다. 작은 나라들의 주권도 형식적으로나마 존중되었다. 강대국들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 상임이사국으로 평화의 보증자 노릇을 했다. 적어도 19세기처럼 강대국들이 멋대로 주변 소국을 자신의 ‘세력권’으로 규정하고 그 나라에 대한 권리를 주장하거나 침략 [단독 입수] 생전에 키신저는 한반도 문제에 이렇게 조언했다 김은지 기자 고령의 헨리 키신저 전 미 국무장관은 오른쪽 귀가 잘 들리지 않았다. 그래서 문정인 당시 대통령 통일외교안보 특보(연세대 명예교수)는 그의 왼편에 앉았다. 2018년 5월3일 미국 뉴욕의 키신저 사무실에서 이들의 만남이 성사됐다. 엿새 전 치러진 4월27일 판문점 선언의 후속 조치를 고민하는 문재인 정부 인사들이 키신저 전 장관과 의견 교환을 했다. 공공외교의 일환이었다.당시 95세였던 지략가는 커뮤니케이션에 문제가 없었다. 자신의 의견을 두루 제시했다. 당시 한반도 정세에 대한 키신저 전 장관의 분석은 남북 정상회담에 대한 평가와 64년 된 동광극장을 지키려는 사람들 [포토IN] 동두천·신선영 기자 오래된 단관 극장(스크린을 하나만 갖춘 극장) 중 하나인 동광극장 입구에 들어서자, 팝콘 냄새 대신 출입 감지 벨 소리가 울렸다. 상영관으로 통하는 극장 내부는 옛 사진들과 필름 영사기, 피규어 등으로 가득했다. 11월4일 토요일 오후, 고재서 대표(68)가 이날 동광극장을 찾은 두 번째 관객의 표를 발권해주고 있었다.1959년 당시 번화가였던 경기도 동두천시 동광로에 문을 연 동광극장은 64년 동안 같은 자리를 지키고 있다. 고 대표는 1986년 동광극장을 인수했다. 호황기에는 ‘화공(영화 간판 화가)’과 영사기사 등 직원이 10 다큐 〈크러시〉 제작진, “아직 많은 의문이 풀리지 않았다” 김영화 기자 열차에 사람이 너무 많을 땐 타지 않는다. 인파가 몰리는 곳은 되도록 피한다. 지하철 승강장에 서 있는 아리아나 이바라 씨의 얼굴을 비추며 다큐멘터리 〈크러시(Crush)〉는 시작한다. “어떻게 그런 일이 일어났는지 여전히 이해할 수 없다.” 교환학생으로 한국에 온 그는 1년 전 10월29일 이태원을 찾았고, 거기에서 친구 앤을 잃었다. 트라우마와 자책감이 짓누르는 기억을 지닌 채로 서울을 떠날 수 없었다는 이바라 씨는 “친구들을 기억하기 위해” 처음으로 카메라 앞에 섰다. 그날 휴대전화로 찍은 영상들이 참사를 이해하는 하나의 단서 가자 전쟁으로 더 중요해진 9·19 군사합의 김창수 (전 코리아연구원 원장) 이스라엘과 아랍,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사이의 갈등은 하느님도 어찌할 수 없을 정도로 복잡하다는 말이 있다. 본래 갈등의 소지를 안고 있는 민족, 종교, 영토가 서로 얽혀 있다. 게다가 그 배경에는 2000년이 넘는 오랜 역사가 깔려 있다. 한반도에서 벌어지는 남북의 대결보다도 더 복잡하고 더 오랜 배경을 가지고 있다.아랍과 이스라엘의 전쟁은 팔레스타인 땅에 이스라엘이 국가를 수립한 1948년부터 시작했다. 이후 1973년 4차 중동전쟁까지 네 차례나 전쟁을 치렀다. 특히 4차 중동전쟁은 이른바 오일쇼크를 일으켜서 세계경제를 뒤흔들 가까워지는 북한과 러시아, 어떻게 볼 것인가 남문희 편집위원 보스토치니 북·러 정상회담(9월13일)에 대해 국내와 미국의 온도차가 느껴진다. 미국 측 전문가들은 지난 7월12일 이뤄진 고체연료 ICBM(대륙간 탄도미사일) 화성포 18호의 배후에 러시아의 기술지원이 있었다는 의심을 강하게 갖고 있다. 따라서 보스토치니 이후 무엇이 더 튀어나올지 긴장하는 분위기가 역력하다. 반면 국내 일부에서는 옛 소련 시절 이래 러시아가 동맹국에조차 첨단 군사기술을 넘겨준 적이 없다며 다소 느긋해한다.러시아가 동맹에조차 첨단 군사기술을 이전한 적 없다는 것은 대체로 맞는 말이다. 그러나 예외가 없는 것은 아니 이스라엘군은 지상전 준비, 미군은 시리아 폭격 이종태 기자 미군이 10월27일(현지시간) 오전, 시리아 동부를 공습했다. 미국 측은 이 공격이 이스라엘-하마스 전쟁과 무관한 것이라고 주장했지만, 여러 이웃 국가들을 자극해 전쟁을 중동 전역으로 확산시킬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이날 로이드 오스틴 미국 국방장관은 미군이 시리아 동부의 두 시설을 공습했으며, 이 시설들은 이란의 지원을 받는 군벌과 연계된 것이라고 밝혔다. 〈파이낸셜타임스〉 10월27일 보도에 따르면, 두 시설은 무기 및 탄약 저장고였다. 미군의 이 공격엔 두 대의 F-16 전투기가 동원되었다.지난 10월17일 이후 이라크 및 한국의 보수 우파가 외면하는 역사 [독서일기] 장정일 (소설가) 이제훈의 〈비대칭 탈냉전 1990~2020〉(서해문집, 2023)은 정전협정 70년이자 한·미 동맹 70년을 맞은 올해의 책이다. 1980년대 말에서 1990년대 초, 소비에트(소련)와 동구 공산권이 몰락했다. 냉전의 한 축이던 공산권의 몰락이 지구 전역의 냉전을 해소해줄 것으로 기대했지만, 한반도에서는 그렇게 되지 않았다. 한국은 소련(1990)·중국(1992)과 국교를 맺었지만, 북한은 미국·일본과 수교하는 데 실패했다. 기울어진 탈냉전 구도는 북한 정권을 불안하게 하고 ‘핵게임’에 몰두하게 만들었다.〈비대칭 탈냉전 1990~2 페미니즘을 몰랐던 여성들의 생활투쟁 [역사를 읽는 시간 ⑤] 심아정 (피스모모 평화페미니즘연구소) 조선부녀총동맹(부총)은 1945년 8월17일에 결성된 건국부녀동맹의 구성원들 중 식민지 시기 말기에 제국 일본에 협력하고 해방 후에도 우파를 지지했던 여성들이 탈퇴하면서, 같은 해 12월에 남은 멤버들로 개편된 조직이다. 여성 1000여 명이 안국동 풍문여고에서 열린 결성식에 참여했다. 주로 주부, 노동자, 농민에 조직적인 기반을 두었던 부총의 중심 구성원들은 식민지 시기에 하층 계급의 고통을 함께했던 체험에 기반하여 계급적인 관점에서 ‘생활투쟁’을 전개했다. 1931년 근우회가 해체된 뒤 15년 만에 여성들이 다시 집결해 38도선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