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민들이 다 함께 씩씩이를 살렸습니다” [사람IN] 김다은 기자 두 달 전 태어난 고양이 씩씩이는 얼마 전 죽을 고비를 넘겼다. 서울 서대문구 홍제동을 가로지르는 20m 높이의 고가도로(내부순환로) 아래에 나흘간 갇혀 있었던 것이다. 홍제천 산책을 나온 주민들이 상공에서 나는 가느다란 고양이 울음소리를 듣고 씩씩이를 발견했다. 3월16일, 아직 도톰한 겉옷을 입어야 하는 쌀쌀한 초봄이었다. 밤에는 4℃까지 기온이 떨어졌다. 어미 없는 새끼 고양이가 밥도 물도 없이 홀로 견디기엔 추운 날씨였다.주말 내내 중고거래 앱 ‘당근’의 동네생활 게시판에는 씩씩이를 구조할 방법을 찾는 글이 올라왔다. 며칠 현역에 유리한 ‘승자독식’ 정치자금법 [세상에 이런 법이] 이혜온 (변호사) 4·10 총선 후보자 중 2030 세대 비율은 5.4%로, 4년 전 6.1%보다 더 떨어졌다. 1996년 15%와 비교하면 격차는 더욱 크다. 후보자들 평균 재산은 28억원이다. 돈 없는 젊은 정치 신인이 설 자리는 더욱 좁아지고 있는 것 아닐까?정치에는 돈이 든다. ‘돈 안 쓰는 정치’를 할 수 있다면 좋겠지만, 비현실적 꿈이다. 정치에 돈이 든다면 합법적으로 자금을 조달할 수 있는 제도가 필요하다. 정치자금법의 주요 목적은 부정한 정치자금을 규제함과 동시에 ‘정치자금의 적정한 제공을 보장’하는 것이기도 하다. 돈이 있는 사람들만 스크린에 담은 기후위기의 풍경 [기자들의 시선] 이오성 기자 이 주의 영화기후위기 시대 풍경을 담아낸 영화 〈바로 지금 여기〉의 언론 시사회가 4월2일 열렸다. 영화는 협동과 돌봄으로 폭염을 이겨내는 서울의 쪽방촌 사람들, 생태 농사를 지으며 희망을 만들어가는 경북 상주의 농부, 석탄발전을 추진하는 자본과 권력에 맞서 서로 손잡아가는 20대 청년과 60대 노년의 이야기를 담아냈다. 국제기후종교시민네트워크, 사단법인 푸른아시아 등이 주도한 시민 모금으로 제작됐다. 오는 5월부터 공동체 상영을 거친 뒤 하반기에 개봉할 예정이다. 이 주의 보고서한국이 지구 평균기온 상승을 1.5℃ 이내로 제한하는 세월호잊지않기 목포지역공동실천회의 상임대표 최송춘씨 [세월호 10년, 100명의 기억-71] 박미소 기자 최송춘씨(65)는 세월호잊지않기 목포지역공동실천회의 상임대표를 맡고 있다. 세월호잊지않기 목포지역공동실천회의는 2017년 3월에 세월호가 인양된 후, 목포 신항만으로 거치되는 과정에서 목포 내 시민단체 43개가 모여 만들었다. 소속 활동가들은 목포 신항만 앞에 설치된 컨테이너에서 추모객들을 안내하고, 세월호 리본을 만들며 세월호 앞을 지켰다.“세월호 선체가 목포신항에 거치된다는 게 결정되고 나서, 목포 시민사회에서 세월호 선체를 어떻게 맞이할 것인가 논의했습니다. 목포 시내 전체에 세월호 참사를 추모하는 현수막을 걸자는 아이디어가 특검의 ‘기억력 보고서’, 바이든의 발목 잡나 워싱턴∙정재민 편집위원 재선 시 81세, 퇴임 시 86세. 11월5일 대선에서 재선을 노리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나이다. 현역 최고령 대통령인 바이든에겐 3년 전 취임 직후부터 잦은 말실수와 불안한 걸음걸이 때문에 고령 문제가 끈질기게 따라붙었다. 고령이 그의 재선을 가로막을 변수로 작용해왔다. 최근 그의 나이 문제가 다시 불거졌다.바이든 대통령의 정치적 아킬레스건인 고령과 기억력 감퇴 문제를 정치 한복판으로 끌어낸 주인공은 로버트 허 특별검사(51)다. 그는 바이든 대통령이 2017년 1월 부통령 퇴임 시 가지고 나온 기밀 서류를 자택과 사무실에 노래 만드는 일터, 노들노래공장 [포토IN] 신선영 기자 “오늘은 뭐에 대한 노래를 만들어볼까요?” 2월19일 오후 노들노래공장(노노공)의 강사 만수씨(35·음악가 이민휘)가 노들장애인야학에 모인 중증 발달장애인 노동자 10명에게 물었다. ‘바다’ ‘친구의 마음’ ‘이사’ ‘고장’ 등 각자 떠오르는 단어들을 제안했다. 거수투표 결과 ‘바다’로 정해지자, 만수씨가 다시 질문을 던졌다. “바다 하면 뭐가 생각나요? 바다에 왜 가고 싶어요?” 후반부 가사를 지을 즈음, 바다 주제를 제안했던 황임실씨(47)가 화가 난다며 ‘아아’ 하고 소리를 질렀다. 그가 안정을 되찾자 이윽고 가사가 정해졌다. 윤 대통령이 모르거나 감추는 사실, ‘세상에 공짜 재건축은 없다’ 김동인 기자 단어 하나가 정책의 맥락을 다르게 전할 때가 있다. 1월10일 상당수 언론이 그랬다. “30년 넘는 아파트, 안전진단 없이도 재건축”이라는 헤드라인이 포털 사이트를 뒤덮었다. 이날 윤석열 대통령은 직접 경기도 고양시 일산신도시를 찾아 노후 아파트 현장을 둘러본 뒤 주택정책 관련 ‘민생 토론회’를 주재했다. 토론회에 맞춰 정부는 이른바 ‘1·10 대책’으로 불리는 ‘주택공급 확대 및 건설경기 보완 방안’을 발표했다. 가장 주목받은 내용은 재건축·재개발 규제 완화였다. 이날 민생 토론회에서 윤석열 대통령은 “안전진단 없이 바로 재건축에 헤일리 러닝메이트설, 일리 있는 까닭 워싱턴∙정재민 편집위원 11월5일 미국 대선을 앞두고 연초부터 대선주자들의 행보가 분주하다. 1월 중순 아이오와주를 시작으로 코커스(당원대회) 또는 프라이머리(예비선거)를 통해 후보를 가려내는 선출 작업이 이뤄지기 때문이다. 조 바이든 대통령이 재선 도전을 선언한 민주당보다는 공화당 경선을 향한 관심이 훨씬 뜨겁다.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을 포함해 전현직 주지사 등 전국적 지명도를 가진 후보들이 맞붙었다. 특히 지난 연말부터 정치적 돌풍을 일으키며 부동의 1위인 트럼프 전 대통령의 다음 자리를 넘보고 있는 니키 헤일리(51) 전 유엔 대사의 약진세가 크 게임을 보랬더니 손가락을 보는 사람들 전혜원 기자 11월23일. 넥슨 게임 〈메이플스토리〉 캐릭터 ‘엔젤릭버스터(엔버)’의 뮤직비디오 ‘샤이닝 하트(Shining Heart)’가 공개됐다. 11월25일. 젊은 남성들이 자주 이용하는 인터넷 커뮤니티(남초 커뮤니티)에서 뮤직비디오 속 엔버의 손동작에 주목하는 이들이 등장한다. 영상에서 엄지와 검지로 ‘집게손’ 모양을 만드는 대목이 있는데, 이것이 남성들의 여성혐오를 성별만 바꾸어 그대로 돌려주는 ‘미러링’을 내세운 커뮤니티 ‘메갈리아’의 로고와 비슷하다는 것이다. 해당 로고는 한국 남성의 성기 크기를 비하하는 의미로 알려져 있다. 1 공화당의 니키 헤일리, 트럼프의 대항마로 떠오르나 워싱턴∙정재민 편집위원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여러 여론조사에서 선두를 유지하며 미국 공화당의 1등 대선주자로 일찌감치 입지를 굳히고 있다. 요즘 워싱턴 정가의 최대 관심사는 과연 공화당의 2위 자리를 누가 차지하느냐다. 올여름까지만 해도 론 디샌티스 플로리다 주지사(45)가 2위를 달리고 있었다. 그는 막강한 자금력과 조직력을 갖추고 있었다. 게다가 현역 주지사로서 프리미엄도 있었다. ‘트럼프 대항마’를 자처하며 부동의 2위를 달리던 그가 부진하자 사우스캐롤라이나 주지사와 유엔 주재 대사를 지낸 인도계 미국인 니키 헤일리 후보(51)가 급부상하고 있 윤석열 대통령이 거부권 행사한 노란봉투법 ‘생애사’ 전혜원 기자 이번 21대 국회 들어 야당 단독으로 노란봉투법과 방송 3법을 통과시켰다(이전에는 양곡관리법과 간호법을 야당 단독으로 통과시켰다). 윤석열 대통령은 두 법에 대해 거부권을 행사했다. 오랫동안 ‘잠자던’ 노란봉투법은 어떻게 깨어나 국회를 통과했나. 그 과정에서 법의 방점은 어디로 이동했나. 그리고 어디에서 왜, 막혔나. 노란봉투법의 ‘생애사’를 들여다보면, 정치가 작동하는 메커니즘이 날것으로 드러난다.■ ‘노란봉투법’의 탄생노란봉투법은 같은 이름의 캠페인에서 시작한 법이다. 2013년 12월, 곧 세 아이의 엄마가 되는 배춘환씨는 〈 맨친의 의원 불출마에 왜 미국 대선이 들썩이지? 워싱턴∙정재민 편집위원 미국 웨스트버지니아주는 인구가 180만명에 불과하다. 그런데 요즘 미국 정가가 이 지역 출신인 조 맨친 연방 상원의원(76) 때문에 난리다. 3선 민주당 중진인 그가 현역 프리미엄을 과감히 포기하고 내년 11월 대선과 함께 치러지는 상원의원 선거에 출마하지 않기로 선언했기 때문이다. 상원의원 한 사람이 출마하지 않는 게 무슨 대수냐고 반문할 수도 있다. 하지만 민주당 소속 조 바이든 대통령이 직면한 상황을 들여다보면 상황이 예사롭지 않다. 상원 출마를 포기한 그가 제3의 후보로 대선에 뛰어들 경우 재선에 도전한 바이든 대통령의 표를 소년소녀가장과 노란봉투 [편집국장의 편지] 차형석 편집국장 ‘가족돌봄 아동’과 ‘소년소녀가장’. 뒤의 말이 더 익숙하다. 하지만 정부는 2014년부터 공식 문서에서 소년소녀가장이라는 이름을 지웠다. 변진경 기자가 쓴 이번 호 커버스토리를 읽고서야 알았다. 왜 그랬을까. 아동에게 가장의 역할을 부여하는 게 정서적 아동학대일 수 있다는 유엔아동권리위원회의 지적에 따른 조치였다고 한다. 아동은 돌봄의 주체가 아니라 돌봄의 대상이어야 하므로, 소년소녀가장이라는 표현은 부적절해 보인다. 일리 있는 지적이다.문제는 그다음이다. ‘소년소녀가장’이라는 용어가 있을 때 취약 아동을 발굴·지원했던 시스템 중 강경 우파의 ‘막가파 정치’가 미국 공화당에서 통하는 이유 워싱턴∙정재민 편집위원 하원의원 435명 중 강경 우파 공화당 의원 단 8명 때문에 미국 연방의회가 대혼란에 빠졌다. 지난 1월 이들의 협조로 힘겹게 의장에 선출된 케빈 매카시 하원의장이 민주당과 협력해 최근 연방정부 임시 예산안을 통과시켜 정부의 셧다운(일시 업무 중단)을 막았는데, 이러한 ‘죄목’으로 이들이 주도한 해임 투표 결과 취임 9개월 만에 의장직에서 쫓겨났기 때문이다. 현직 하원의장이 재임 중 해임된 것은 미국 의회 240년 역사상 처음이다. 특히 차기 의장직에 도전한 7선의 짐 조던 의원이나 9선의 스티븐 스컬리스 의원 모두 자타가 공인하는 MB 정부 때의 ‘문화권력 균형화 전략’ 문건 살펴보니 문상현 기자 박근혜 정부 시절 블랙리스트 의혹은 윤석열 대통령이 수사팀장으로 참여한 박영수 특별검사팀이 가장 공들인 수사 중 하나로 꼽힌다. 2016년 12월15일 특검 인원 구성을 마친 직후 첫 번째로 한 조치도 김기춘 전 대통령비서실장에 대한 출국금지(블랙리스트 작성 개입 의혹)였다. 이후 특검팀은 거의 매일 블랙리스트 관련자들을 불러 조사했다. 전현직 청와대와 정부 부처 장차관급 등 고위공직자들이 수사 대상에 올랐다.2017년 2월7일 특검팀은 ‘문화계 블랙리스트’ 작업을 주도한 혐의(직권남용 등)로 김기춘 전 실장과 조윤선 전 문화체육관 잠들어버린 달 남극 탐사차 [기자들의 시선] 김연희 기자 이 주의 야구단광주광역시 ‘E.T(East Tigers) 야구단’은 2016년 전국 최초로 생긴 발달장애인 야구단이다. 14~24세 발달장애인 청소년·청년들이 선수로 뛰었으나 2021년 후원업체의 지원이 끝나며 해체 위기를 맞았다. 광주 동구청은 고향사랑기부제를 통해 E.T 야구단 기부금을 모아왔는데 최근 행정안전부가 제동을 걸었다. 광주 동구청이 민간 플랫폼을 활용한 점이, ‘주소지 이외 지자체’에 ‘연간 500만원까지’만 기부 가능 고향사랑기부제 규정을 위반할 수 있다는 것이다. 행안부는 이 모금을 중단하고 ‘고향사랑e음’ 사이 극우 편집장 임명에 반발한 기자들 파리∙이유경 통신원 프랑스 국민의 일요일을 함께한 주간지 〈일요신문(Le Journal du Dimanche·JDD)〉이 창간 이래 가장 큰 위기에 처했다. JDD는 1948년부터 대통령, 장관, 국회의원 같은 유력 정치인을 인터뷰하고, 각종 전문가들의 논단을 제공해왔다. 이 주간지가 기자들의 파업으로 5주 동안 발행을 멈췄다.극우 성향 주간지 〈발뢰르 악튀엘(Valeurs Actuelles)〉의 전 편집장 조프루아 르죈을 신임 편집장으로 임명한 게 파업의 원인이다. 르죈은 극우 평론가 출신이며 지난해 대통령 선거에 출마한 ‘프랑스의 트럼프’ 에리크 반쪽 재출범 전경련, 정경유착 과오 떨어낼까 문상현 기자 “2015년 청와대에 가서 미르재단 설립과 관련한 회의를 했다. 최상목 당시 청와대 경제금융비서관(현 대통령실 경제수석)이 재단 설립을 위해 출연할 9개 기업을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에 지정해줬다. 10대 그룹도 아닌 곳이 포함되고 롯데가 빠져 있어서 의아했다. 당시 최상목 비서관이 기업들의 재단 출연 증서를 확인했다. 돈을 내지 않은 기업의 명단을 달라며 화를 내기도 했다.”2017년 2월13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 심리로 열린 국정 농단 재판에서 나온 증언이다(〈시사IN〉 제493호 “핸드폰 기록 지우고 새 전화기 개통 노들장애인야학 30년을 지킨 한 사람이 있다 [사람IN] 전혜원 기자 김명학씨(65)는 1958년 전북 부안에서 태어났다. 뇌병변 장애인으로 30대까지 거의 집에서만 생활했고 제도권 교육을 받지 못했다. 이대로는 안 되겠다고 생각했다. 신문에 난 구인공고에 ‘정립전자’라는 이름이 눈에 들어왔다. 그렇게 1991년 8월 서울 광진구에 있는 장애인 근로사업장 정립전자에 입사했다.1993년 8월8일, 정립회관(사회복지법인 한국소아마비협회에서 개관한 한국 최초의 장애인 복지관) 신관 탁구장에서 ‘노들장애인야간학교’가 탄생했다. ‘노들’은 ‘노란 들판’의 준말로, 2013년에는 ‘들판의 학교’라는 뜻을 담아 ‘악귀’, 김은희 월드의 씻김굿 [K콘텐츠의 순간들] 김선영 (칼럼니스트) 드라마 〈악귀〉(SBS)의 주인공 중 한 명인 염해상(오정세)은 평소 운전할 때 진도씻김굿 음악을 듣는다. 염해상이 민속학자라는 점을 생각하면 그리 특이한 일은 아니지만, 그에게는 더 은밀한 사정이 있다. 해상은 어릴 때부터 귀신을 볼 수 있었다. 보통 사람들에게는 엄격히 분리된 죽음의 세계가 그에게는 지척에 있었다. 염해상이 항상 틀어놓는 씻김굿 장단은 그 본래의 목적대로 망자들을 향한 음악이었던 셈이다.이 장면은 꽤 상징적으로 다가온다. 망자를 위한 애도의 서사야말로 ‘김은희 월드’의 핵심이기 때문이다. 그 세계의 비극은 대부분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