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의 추천 책] 리영희 기자가 살아있다면, 무슨 말을 할까 정희상 기자 리영희 기자가 우리 곁을 떠난 지 11년째다. 나는 리영희 대선배와 각별한 인연을 갖고 있다. 올해로 32년째 관심의 끈을 놓지 않고 있는 한국전쟁 전후 민간인 학살 사건 취재를 최초로 시작하게 만든 이가 바로 리영희 선배님이었다. 1989년 초 〈말〉지 신입 기자 시절, 창간한 지 1년도 채 안 된 〈한겨레신문〉의 1면 ‘한겨레논단, 리영희 칼럼’을 읽고 찾아뵌 게 계기였다. 국군·경찰·우익도 한국전쟁 전후에 무고한 민간인을 무참하게 대량 학살했다는 것, 감춰진 진실을 찾아 남한 내부의 화해와 갈등 치유부터 의제로 설정하라는 것, [기자들의 시선] 연합뉴스, 끝내 포털서 쫓겨났다 정희상 기자 이 주의 수상자저널리스트 리영희의 정신을 잇는 리영희재단(이사장 김효순)은 제9회 리영희상 수상자로 허원근 일병 아버지 허영춘씨(아래)를 선정했다. 1984년 전두환 정권 시절 최전방에서 자살로 위장된 의문사로 아들 허원근 일병을 잃은 허영춘씨는 그날부터 생업을 뒷전으로 한 채 진도와 서울을 오가며 30년간 진실규명과 군대 인권 개선을 위해 헌신해왔다. 422일에 걸친 국회 앞 농성 끝에 의문사진상규명특별법을 이끌어냈고, 연평균 600여 건씩 발생하던 군부대 사망사고의 조작 은폐 관행을 뜯어고치는 인권제도 개선에도 크게 기여했다.이 이재용 부회장의 페이퍼컴퍼니, 언론은 왜 모르쇠일까 김용진 (<뉴스타파> 대표) 1. 2008년, 스위스 취리히/영국령 버진아일랜드2008년 5월2일 10시15분, 스위스 취리히의 트라이덴트 트러스트(Trident Trust) 스위스 대표부 직원 패트리샤 왕이 영국령 버진아일랜드(BVI)에 있는 트라이덴트 지사 뮤리엘 스미스에게 12쪽짜리 팩스 서신을 보낸다.“뮤리엘 귀하,2008년 3월7일 설립된 셸프 컴퍼니(shelf company) 배처리 파이낸스(Bachury Finance Corp:BVI 등록번호 1468881)가 새 고객에게 팔렸습니다.구매 고객의 이름은 배처리 파이낸스 코퍼레이션입니다. 연락처는 현대사의 ‘버러지’ 간첩 제조자들 김형민(SBS Biz PD) 몇 주간 분단 후 우리 현대사를 가로질렀던 여러 ‘간첩’들의 이야기를 해봤다. 다양한 사람들이 있었지. 그들은 자신의 신념과 자신이 선택한 나라를 위해 대한민국의 발밑을 파고들었고, 대한민국 국가기관은 당연히 그들을 파헤치고 드러내려 애썼다. 그러나 간첩을 잡기란 쉽지 않은 일이야. 우리나라뿐 아니라 전 세계 정보기관들이 정보를 캐내기 위해, 또 정보를 빼내는 간첩을 잡아내기 위해 머리를 싸매고 하얗게 밤을 밝히고 있지.그런데 한국 정보기관과 대공 수사기관들은 매우 특출한(?) ‘간첩잡이’ 실력을 발휘해왔다. 북한이 의욕적으로 간첩 김정남, 민주화 운동의 ‘위대한 투사’ 김은지 기자 영화 〈1987〉 속 설경구는 벙거지를 쓰고 절과 성당에 숨어 지내며 민주화운동을 하는 재야 활동가다. 영화 속 설경구가 맡은 배역의 이름은 김정남. 실제 김정남(78) 전 문민정부 청와대 교육문화수석의 이름과 역할에서 따왔다. 박종철 고문치사 사건을 알리기 위해 경찰에 쫓기며 성당 위로 올라가는 장면은 “영화의 언어로 수습”된 허구지만, 현실의 고생은 영화보다 더했다.1987년 1월 당시 전두환 군사정부의 치안본부(경찰)는 대학생 박종철을 고문하다 숨지게 만들었다. ‘탁 치니 억 하고 죽었다’라는 유명한 말을 남기며 고문 사실을 21세기 감염병은 ‘네버엔딩 스토리’ 김명희 (시민건강연구소 상임연구원) 별 생각 없이 평소처럼 손 세정제를 사려고 퇴근길 편의점에 들렀는데 제품이 없다고 했다. 집까지 걸어가는 도중 다른 편의점, 드럭 스토어, 약국을 차례로 들렀다. 어떤 곳도 재고가 남아 있지 않았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2019-nCoV)에 대한 두려움이 만든 결과였다. 국내 확진자 소식이 속속 전해지면서 마스크와 손 세정제는 웃돈 거래가 이루어지고, 감염 위험 인물이나 지역에 대한 혐오와 배척도 뚜렷해졌다.중국 우한에 거주하던 교민들을 데려와 국가시설에 격리한다는 소식에 해당 지역 주민들은 트랙터로 길목을 막아섰다. 사실 치열하고 처절했던 어느 ‘돌멩이’의 삶 정희상 기자 1970년 전태일은 한자투성이 근로기준법 법전을 붙들고 “근로기준법을 준수하라” “우리는 기계가 아니다!”라며 노동 착취에 항거해 분신했다. 인천 삼원섬유 노동자 유동우는 전태일 열사를 이어 현장을 누비며 노동법 교육에 앞장섰다. 1978년 유씨는 참혹한 노동 실상을 다룬 자전 수기 〈어느 돌멩이의 외침〉을 펴냈다. 이 책은 리영희 교수의 〈전환시대의 논리〉, 조세희 작가의 〈난장이가 쏘아올린 작은 공〉과 함께 1970년대 말 유신정권 시절 대표적인 금서였다. 반면 민주화운동을 하는 이들과 대학생 사이에서는 3대 필독서였다. ... 문화계 들썩이는 정태춘·박은옥 노래 인생 40년 고재열 기자 “다시는, 다시는 종로에서 깃발 군중을 기다리지 마라/ 기자들을 기다리지 마라”(‘92년 장마, 종로에서’)라고 노래했지만 그들을 만난 곳은 늘 거리였다. 노무현 전 대통령 추모 공연장에서, 촛불집회 현장에서, 평택 미군기지 확장 이전 반대 집회장에서 약속 없이 만날 수 있었다. 이슈의 현장에서 그저 묵묵히 지켜보았다. 언제부턴가 카메라를 들고 나와 현장을 기록했다. 정태춘·박은옥. 그 두 사람이 몇 년간 두문불출했다. 딸의 이혼 때문이었다. 수십 년을 한 몸처럼 붙어 다닌 부부였기에 딸의 이혼은 충격이 컸다. 그의 표현대로라... “내 손으로 안두희를 응징해야겠다고 마음먹었다” 정희상 기자 경기도 부천시 원미구의 한 오래된 아파트에 택시 운전기사 박기서씨(71)가 살고 있다. 박씨는 35년 전 이 아파트를 분양받았다. 한 번도 이사한 적 없이 부인과 세 자녀를 키우며 가정을 꾸려왔다. 운전을 천직으로 삼아 트럭 및 버스 운전기사 20년, 택시 운전기사 15년을 합쳐 35년 동안 ‘무사고’ 외길을 걷고 있다. 겉보기에 평범한 소시민의 삶을 살아왔다. 정의감만은 남달랐다. 1996년 10월23일 박씨는 운전대 대신 ‘정의봉’을 잡았다. 그는 이날 정의봉을 들고 안두희를 찾아갔다. 육군 포병 소위이자 주한 미군 방첩대... ‘황해’에 담은 시절이 역사가 되었다 이오성 기자 2017년 겨울호가 나온 뒤 전성원 편집장이 〈황해문화〉를 발행하는 지용택 새얼문화재단 이사장에게 말했다. “늦었지만 말씀드릴 게 있습니다.” “뭔가?” “이번 호에 최영미 시인의 시를 실었습니다.” 내용을 본 지용택 이사장이 말했다. “이 사람아, 좀 빼지 그랬나.” 그것으로 끝이었다. 2017년 겨울호 특집은 ‘젠더 전쟁’이었다. 특집 필자는 물론 시, 소설, 포토에세이 작가도 전부 여성으로 꾸렸다. 창간 이후 처음으로 창작 코너 작가들에게도 ‘페미니즘과 젠더’라는 특정 주제를 던져주었다. 그리고 최영미 시인이 문제의 작품... 강만길, “건국절 운운은 이승만 분단주의의 연장” 정희상 기자 북한 핵과 미사일 문제를 놓고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사이에 ‘말 전쟁’이 극단으로 치달았다. 고조되는 긴장에 비해 해법은 아직도 묘연하다. 길이 보이지 않을 때는 역사를 보라는 말이 있다. 〈분단시대의 역사인식〉 등을 펴낸 강만길 고려대 명예교수는 팔십 평생 분단 극복과 평화통일 연구에 힘써온 역사학자다. 작고한 리영희 한양대 명예교수와 함께 1970년대 이래 우리 사회의 대표적 원로 지성으로 꼽힌다. 유신정권 시절에는 박정희 독재정권의 탄압으로 4년 동안 대학 강단을 떠나기도 했다. 그는 상지대 총장(... 기억하겠습니다 [편집국장의 편지] 고제규 편집국장 광주민주화운동과 촛불에 대한 편지를 쓰려고 했습니다. 제가 하고 싶은 모든 말이 문재인 대통령의 5·18 기념사에 담겨 있었습니다. 기념사를 편지에 담아 기록으로 남깁니다. 바탕에 들어간 이름은 국립 5·18 민주 묘지와 망월동 옛 묘지에 묻힌 이들입니다. 잊지 않겠습니다. 기억하겠습니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오늘 5·18 민주화운동 37주년을 맞아, 5·18 묘역에 서니 감회가 매우 깊습니다. 37년 전 그날의 광주는 우리 현대사에서 가장 슬프고 아픈 장면이었습니다. 저는 먼저 80년 오월의 광주 시민들을 떠올립니다. 누... 장례식 풍경을 바꾸다 이오성 기자 파란만장한 삶이다. 출발은 기자였다. 1990년대 월간 〈말〉 기자로 언론계에서 꽤 이름을 날렸다. 한창 주가를 올리던 1999년 풍파가 닥쳤다. 20세기 마지막 반국가단체 사건이었던 민족민주혁명당(민혁당) 사건에 연루됐다. 현직 언론인이 휘말린 만큼 사회적으로 큰 충격이었다. 그는 4년6개월이라는 긴 형을 선고받았다. 남파 간첩을 접촉하고 신고하지 않았다는 이유가 컸다. 한쪽에서는 빨갱이라며 손가락질했고, 다른 쪽에서는 사건이 조작됐다며 대책위원회를 꾸렸다. 언론계와 정치권에서도 탄원서가 이어졌지만, 결국 2003년 4월 형... 허약한 ‘닭 공장’을 조류독감이 덮치다 문정우 기자 닭은 생각하게 만드는 동물이다. 횃대에 올라앉은 수탉이 새벽을 깨우면 시인은 역사가 시작된 태곳적의 광야를 떠올리곤 했다. 잠깐의 허기를 메워줄 간식거리로만 여겼던 달걀에서 생명이 뛰쳐나오는 걸 처음 봤을 때 누구라서 경이로움을 느끼지 않을 수 있었겠는가. 태양을 닮은 노른자를 품은 알은 우리의 감성을 우주가 시작된 그 혼란한 어둠 속으로 이끈다. 이집트의 ‘사자의 서’, 인도의 ‘리그베다’, 그리스의 ‘오르페우스 신화’, 고려의 〈삼국유사〉를 써내려간 옛 현인들이 모두 그처럼 뒤통수를 후려갈기는 강렬한 영감에 사로잡혔음에 틀... 지금도 나는 노무현의 말과 글 비서관이다 차형석 기자 ‘대통령의 필사’라는 말만큼 그에게 적확한 직함이 있을까. 윤태영씨(노무현사료연구센터장)는 참여정부 때 대변인·부속실장·연설기획비서관을 지내며 노무현 전 대통령의 말을 정리해왔다. 대통령은 수시로 그를 불러 구술했다. ‘그때 내 생각이 이랬구나 알 수 있도록 기록으로 남겨두자’고 노 전 대통령은 말했다. 모든 자리에 배석해 말을 적었다. 처음에는 손으로 쓰다가 손가락에 ‘펜 혹’이 생길 정도가 되자, 노트북을 이용하기 시작했다. 그렇게 업무 노트 100여 권, 수첩 500여 권, 1400여 개 한글 파일이 쌓였다. 윤 센터장은... 제국은 총애한다 하자 있는 지도자를 문정우 대기자 해묵은 앨범을 꺼내 보듯 다시 이 질문에 쌓인 먼지를 털어낼 수밖에 없다. ‘우리에게 미국이란 무엇인가.’ 한때 우리는 이 질문에 치열하게 매달렸다. 광주항쟁 이후 특히 그랬다. 미국이 쿠데타로 다시 헌정을 짓밟은 전두환을 박정희의 후계자로 택했다는 증거는 많다.미국은 한국 군부의 움직임을 환히 꿰뚫고 있었으면서도 광주항쟁을 무력으로 진압하는 걸 방조 내지 묵인했다. 미국 대통령 레이건은 취임하자마자 첫 번째 국빈으로 전두환을 맞아들였다. 전두환이 대통령 자리에 스스로 앉기도 전이었다. 대개 유럽의 정상을 초청해온 전통을 깬 파격이 우리는 왜 이런 시간을 견디고 있는가 시사IN 편집국 두더지 인간들제니퍼 토스 지음, 정해영 옮김, 메멘토 펴냄미국 뉴욕은 지하철 노선 길이만 1200㎞에 이르고, 터널의 깊이가 지하 18층에 달하는 등 세계에서 가장 거대한 지하세계를 가진 도시다. 그곳에 ‘두더지 인간들’이라 불리는 사람들이 산다. 〈로스앤젤레스 타임스〉에서 일했던 저자는 1990년대 초 뉴욕의 지하세계에서 공동체를 이루며 살아가는 터널 노 송두율 “나는 지금도 경계인이다” 고제규 기자 사회송두율 “나는 지금도 경계인이다”한 코스모폴리탄의 ‘이상한 조국’ 천식 호흡기를 챙겼다. 외출할 때 필수품이다. “가지고 다니지 않으면 불안해서….” 11년 전 구치소에서 천식이 처음 발병했다. 당시 호흡곤란을 겪기도 했다. 천식은 371일간의 귀향이 그의 몸에 남긴 화인(火印)이다.2003년 환갑을 앞두고 고국을 찾았던 재독 철학자 송두율. 그는 이제 일흔한 살로, “동료들의 부고를 듣는” 고희를 넘겼다. 세월이 흘렀지만 ‘송두율’ 하면 국내에선 여전히 ‘거물 간첩’을 떠올리는 이들이 적지 않다. 2008년 대법원은 반국가단체 그 회고록과 [ MB의 비용 ] 박태근 (편집자를 위한 실험실 연구원) 전임 대통령의 국정 회고록이 화제를 모으는 건 어찌 보면 당연한 일이다. 이명박 전 대통령의 국정 회고록 〈대통령의 시간 2008∼2013〉(사진)은 베스트셀러 최상위권에 오르며, 논란도 판매에 도움이 된다는 정설을 다시금 확인했다. 저자 이명박 전 대통령은 “사실에 근거할 것, 솔직할 것, 그럼으로써 후대에 실질적인 참고가 될 것”을 원칙으로 썼고 젊음을 막는 거대한 적 ‘국가’ 시사IN 편집국 모두들 하고 있습니까기타노 다케시 지음, 권남희 옮김, 중앙북스 펴냄일본에서 가장 ‘할 말 다 하고 사는 남자’로 꼽히는 저자가 연애와 결혼과 섹스에 대해 솔직한 생각을 밝혔다. 모든 이야기가 본능에서 시작하는데, 제목에서 알 수 있듯이 요즘 유행하는 ‘19금 토크’와는 독성이 다르다. 마초적인 부분도 있지만 가려서 읽으면 볼만하다.이를테면 이런 식이다.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