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관의 계절, 극장으로 돌아올까 임지영 기자 〈범죄도시 3〉가 1000만 관객을 돌파한 날, 주연배우 마동석이 SNS에 글을 올렸다. “8년 전 작은 방에 앉아 현실적으로 만들 수 있을지도 모르는 이 영화의 기획을 시작했다.” 영화의 제작자이기도 한 그는 서울 가리봉동 일대의 왕건이파, 흑사파 사건 등 실화에서 영감을 받아 〈범죄도시〉를 구상했다. 그해 1000만 관객을 모은 〈베테랑〉에 카메오로 출연해 ‘아트박스 사장’으로 깊은 인상을 남기기도 했다. 이번 흥행이 〈범죄도시〉 1·2편에 이은 ‘세 번째 기적’이라고 말한 그가 벌써 시리즈의 8번째 작품까지 계획했다는 사실이 영화 〈모가디슈〉에 겹쳐진 2021년의 카불 [프리스타일] 차형석 기자 여름휴가 때 정말이지, 오랜만에 극장을 찾았다. 류승완 감독의 〈모가디슈〉를 봤다. 코로나19가 유행한 이후, 극장에서 처음으로 본 영화다.1991년 소말리아에 내전이 일어난다. 당시 한국은 유엔 가입을 위해 아프리카에서 ‘총력 외교’를 펼칠 때였다. 영화는 내전 현장에서 남·북한 대사관 직원, 가족들이 힘을 합해 탈출을 시도하는 모습을 담았다. 영화는 모로코에서 촬영했다. 제작진이 ‘이 정도 규모의 촬영을 통제할 수 있구나’ 하는 데 놀라웠고, 소말리아 내전에서 남·북한 사람이 겪는 에피소드를 해외 관객은 어떻게 느낄까 궁금했다. “나는 효자가 아니라 시민이다” 장일호 기자 시멘트 범벅 된 손이 먼저 눈에 들어왔다. 이른 아침 갈아입을 작업복과 안전화가 담긴 큰 가방을 둘러메고 나갔던 아버지가 병원 응급실로 퇴근했다. 갓 스무 살을 넘긴 유일한 보호자에게 병원은 중환자실 입원비를 감당하지 못할 경우에 대비해 연대보증인을 세우라고 했다. 담당자는 쉽게 ‘친척’이라는 단어를 입에 올렸다. 있으나 쓸모없는 관계였다. 이름과 전화번호를 빌려준 이는 아버지의 동료인 일용직 노동자였다. 만에 하나 병원비를 못 갚으면 어떻게 하겠느냐고 묻던 그는 자신의 질문이 못마땅한 듯 대답을 듣지 않고 빠르게 원무과로 앞질러 아모레퍼시픽, 미쟝센 단편영화제 18년째 후원 ADVERTORIAL ‘후원은 하되 관여는 하지 않는다’…매해 최다 출품 등 영화제 성장에 기여 제18회 영화제 27일(목) 개막…여성감독 특별전 등 특별 프로그램도 진행 아모레퍼시픽(대표이사 회장 서경배)은 한국 최고의 단편영화제로 자리매김한 미쟝센 단편영화제에 대한 후원을 올해도 계속한다. 단편영화의 저변을 확대하고 재능 있는 신인감독을 발굴하기 위해 의기투합한 지 어느덧 18년째다. 2000년대 초반, ‘장르’의 상상력을 바탕으로 단편영화를 색다르게 보자는 이현승 감독의 제안에 당대 한국 영화계를 대표하던 감독들이 힘을 모았고, 문화예술의 저... 이제 방송에서 통편집되지는 않지만 [프리스타일] 주진우 기자 이명박 정부 초기였습니다. 저는 MBC에서 작은 인터뷰 코너를 진행하고 있었습니다. 그날 초대 손님은 박원순 ‘아름다운 재단’ 상임이사. 당시 박 이사는 원세훈 국정원장에게 고소를 당했거든요. 인터뷰 끝날 때쯤 국가기관에서 개인을 소송하는 건 상식에 맞지 않는다고 했습니다. 방송 후, 저는 바로 잘렸습니다. 그 후로 저는 MBC에서 사라졌습니다. 뉴스만 빼고요. ‘검찰에 소환된다’ ‘구속영장이 청구됐다’ ‘재판을 받는다.’ MBC 뉴스만 보면 저는 천하의 흉악범이었지요. 뭐, 그런 시대였습니다. 박근혜 정부 때였습니다. SBS... 현실의 물길 위에 영화의 뱃길이 지난다 이승한 (칼럼니스트) ※영화 〈설국열차〉 〈더 테러 라이브〉 〈베테랑〉 〈내부자들〉의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이번에는 번외편으로 영화 이야기다. 아래에서부터의 변혁에 대한 냉소는 스크린에서도 진행됐다. 물론 이 또한 사회를 바꿀 수 있다는 이들의 에너지가 응집되던 2012년 대선 전후까지만 해도 이야기가 좀 달랐다. 남영동 대공분실에 끌려가 육체와 영혼의 존엄이 산산조각 나는 고문을 당하면서도 신념을 굽히지 않았던 청년 김근태의 삶을 그린 〈남영동 1985〉(2012)나, 임금보다 더 백성을 사랑하고 아끼는 정치를 펼친 광대의 서사를 그린 ... 영화 [아수라]를 대하는 두 가지 태도 김숙현 (서울아트시네마 프로그램 코디네이터) 정우성 때문이리라. 영화를 보는 중간 〈비트〉(1997)와 〈태양은 없다〉(1999)가 떠올랐다. 특히 이주노동자들에게 흠씬 두들겨 맞은 정우성이 정신이 나간 상태에서 휘청거리는 장면은, 〈태양은 없다〉에서 펀치드렁크증후군으로 괴로워하던 정우성을 상기시키는 의도적인 장면 같았다. 두 영화에서 정우성이 연기했던 민(〈비트〉)이나 도철(〈태양은 없다〉)은 모두 어둠의 세계 근처에 있다. 유혹을 계속 받으면서도 위험한 선을 넘지 않으려 애를 썼다. 그런 민이나 도철이 적당히 살아남아 결혼을 하고 나이를 먹고 ‘아저씨’가 된 세상이 ... 오늘 점심 ‘영화 디저트’ 어때요? 중림동 새우젓 (팀명) 서울 상암동 신청사로 이전해온 지 7년째, 그간 한국영상자료원 ‘시네마테크 KOFA’가 선보인 기획전은 알차기 그지없다. 현존 최고(最古)의 한국 영화 〈청춘의 십자로〉(1934) 변사 공연이나, 세계영화재단과 함께 손잡고 복원해낸 김기영의 〈하녀〉(1960)는 대표적인 자랑거리다. 지난 4월 〈이만희 전작전〉의 경우, 이만희 감독의 영화 26편을 한자리에 ‘여기 〈시사IN〉이 있다’ 시사IN 편집국 조정래 (작가)아아, 벌써 8년! 저절로 터져 나오는 감탄이다. 부당함과 불의에 맞서 싸운 길바닥 천막투쟁 속에서 〈시사IN〉이 탄생했을 때, 그 허약한 생명이 8년 세월을 버티리라 믿은 사람이 몇이나 되었을까. 더구나 ‘유가 부수 1위’ 시사 주간지라는 기록까지 세웠으니 얼마나 큰 기적인가.모든 언론이 사수해야 하는 사명은 진실·정의·자유·평등·박애를 지 [스포주의] 류승완 감독에게 ‘베테랑’이란? 임지영 기자 어릴 때부터 숫자에 약했다. 주산 학원에 오래 다녔지만 덧셈 뺄셈이 자주 헷갈렸다. 1000만 넘어가도 세 자리마다 찍히는 쉼표 때문에 혼동이 왔다. ‘스코어’가 꼬리표처럼 따라다니는 직업을 가지게 된 건 아이러니다. 제작비에도 쫓긴다. ‘새 세대의 출현을 알리는 신호탄’ 따위의 찬사를 들었던 첫 장편영화 〈죽거나 혹은 나쁘거나〉는 6만여 관객을 동원했다. 시사IN 제416호 - 진격의 '오카네' 이숙이 편집국장 • 국장 브리핑[여기는 시사모]• 독자와의 수다·퀴즈in • 말말말·금주의 공갈뉴스 • 와글와글 인터넷·김경수의 시사터치• 포토IN[커버스토리] 사채업자 위한 나라'데스까'?2014년 대부업 이용자 수는 250만명에 이르고, 대부업체에서 빌려 쓴 돈은 11조원이 넘었다. 그런데 한국 대부업 시장을 간만에 ‘가오’가 있는 영화를 만났다 김봉석 (영화평론가) 지금까지 한국 영화에서 가장 좋아하는 형사 캐릭터는 〈공공의 적〉에 나온 강철중이었다. 적당히 부패한 경찰이지만 권력에는 전혀 관심이 없고, 그래도 인간이 지켜야 할 최소한의 것을 막무가내로 부둥켜안는 사내. 후속작들은 지지부진했지만 〈공공의 적〉은 강철중 캐릭터 하나만으로도 만점을 받을 만했다. 그로부터 13년 만에 강철중 못지않은 형사 서도철(황정민)을 만났다. 잠깐 도움을 받은 트럭 운전사가 대기업 건물 비상계단에서 뛰어내렸다는 것을 알게 된 서도철은 끝까지 파고든다. 관할권도, 상부의 압력도, 뇌물도 통하지 않는다. 재벌과 스물일곱 살의 ‘우리’에게 김세윤 (영화 칼럼니스트) 돌아보면 20대의 하루하루는 결국 납작해지지 않으려는 몸부림이었다. 시시한 미래가 나를 향해 돌진해오고 있으니, 가만히 있다가는 로드킬 당할 게 뻔하니, 뭐라도 해야 했다. 내 토실한 청춘이 납작해져 보기 흉한 얼룩으로 끝장나지 않으려면, 가만히 있어서는 안 되었던 것이다.영화 〈프란시스 하〉의 주인공 프란시스(그레타 거윅)도 지금 안간힘을 쓰고 있다. 어 결혼식 하객을 모집합니다 장일호 기자 8월8일 오전 11시, 서울 서교동 인문카페 창비. 영화감독 김조광수씨(48·왼쪽)가 “지난밤 솔직히 생각나는 대로 쓴” 편지를 담담히 읽어 내려갔다. 그리고 모두에게 되물었다. “사람들이 묻습니다. 왜 결혼을 하려 하느냐고. 사랑하니까요. 더 필요한 게 있나요?” 김조 감독은 오는 9월7일, 8년간 만나왔던 김승환씨(29·오른쪽·영화사 레인보우팩토리 대표 단식 권하는 시대에 느끼는 ‘먹방’의 희열 임지영 기자 지상파로 치면 방송 사고 수준이다. 방송 내내 ‘쩝쩝’ 소리가 침묵을 대신한다. 먹는 게 거의 전부인 방송. 닭튀김, 라면을 비롯해 삼겹살, 족발 냉채까지 한입 가득 음식물을 넣고 우물거리며 품평을 하면, 익히 아는 맛인데도 궁금해진다. 맛집 프로그램 리포터처럼 입에 넣자마자 찬사를 늘어놓을 필요가 없는 방송, 아프리카TV의 ‘먹방’이다. 시인 김지하가 회 퇴근길 총장에게 “내 강의 돌려주오” 송지혜 기자, 손지은·이아인·김수민·배준용 인턴 기자 얼핏 보면 등산객 같다. 성균관대 해고 강사 류승완 박사(45)는 두꺼운 패딩에 털모자와 목도리로 중무장한 채, 총장실이 있는 ‘600주년기념관’ 건물 앞에 우두커니 서 있었다. 가까이 다가가서야 그가 농성 중이란 걸 알았다. 농성을 시작할 때부터 길렀다는 수염이 덥수룩했다. 그가 입고 있는 조끼에는 ‘삼성 회장 이건희씨는 빼앗아간 강의를 돌려다오’라는 문 차가운 거리 위, 100년보다 긴 하루 시사IN 편집국 윤주형, 최강서, 이운남, 최경남, 이호일. 18대 대통령 선거 뒤 잇달아 노동자들이 삶을 포기했다. 이들은 생의 마지막 순간까지 ‘함께 살자’고 외쳤다. 하지만 대답 없는 메아리에 그쳤다. 깊은 좌절, 그리고 극단적 선택. 2013년 새해에는 이런 악순환을 끊어야 한다. 현재 ‘함께 살자 농성촌’은 전국적으로 수십 곳. 〈시사IN〉은 대한민국 농성촌 12 류승완 감독 수상소감이 반토막난 사연 노종면 (‘용가리통뼈뉴스’ 당수, YTN 해직기자) 청룡영화상은 조선일보가 만들었다. 매년 시상식을 후원한다. 올해 청룡영화상 최우수작품상은 영화 〈부당거래〉가 거머쥐었다. 조선일보는 ‘2011년 한국 영화의 청룡은 부당거래’였다고 보도했다.조선일보를 부당함의 대명사로 여기는 이들에게는 〈부당거래〉의 청룡영화상 수상이 수상하게, 혹은 부당하게 보일지도 모르겠다. 술로 풀어낸 한국사회의 초상 정리 고재열·장일호 기자 ■ 영화 〈술에 대하여〉술로 풀어낸 한국 사회마시다 만 듯, 아쉬웠다. 역시 미공개 영상이 있었다. MBC 창사 50주년 특별기획 다큐멘터리 시리즈 ‘타임’, 〈술에 대하여〉 편이 극장 버전으로 재편집됐다. 경찰 vs 검찰, 부당거래 끝판왕은 누구? 고재열 기자 검사와 경찰의 갈등을 검사 스폰서와 경찰 스폰서의 갈등으로 엮어 과감히 까발린 영화 〈부당거래〉는 250만명이 넘는 관객을 극장에 불러 모았다. 그러나 〈PD수첩〉 ‘검사와 스폰서’ 편에서 성상납 실태를 본 류승완 감독은 안타까움을 토로했다.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