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이빙대에 오른 말, 쇼라는 이름의 동물학대 박지수 (⟨보스토크 매거진⟩ 편집장) 저 멀리 새파란 하늘, 시원한 바다가 펼쳐진다. 솔직히 말하면, 하늘과 바다 따위는 안중에도 없다. 눈길을 강하게 사로잡는 건, 오직 공중에 떠 있는 말 한 마리뿐이다. 엉성하게 나무를 덧댄 철골 구조물과 거대한 파란색 수조, 그리고 말 위에서 잔뜩 웅크린 사람과 이 모습을 지켜보는 사람까지 사진을 구석구석 보아도 왜 말이 땅도 아닌 공중에서 꼬꾸라져 떨어지고 있는지 납득되지 않는다.사진 속의 장소는 미국 애틀랜틱시티에 위치한 스틸피어(Steel Pier), 디즈니랜드가 생기기 전까지 미국의 대표적인 놀이공원이었다. 특히 1920~ 시사IN 제 754호 - 검찰을 사랑한 대선후보 이종태 편집국장 편집국장의 편지REVIEW IN 독자 리뷰 퀴즈 말말말 기자들의 시선/이상원 기자들의 시선/이오성 포토IN/ 운동화 신고 달린 ‘통합’의 이재명, 어퍼컷 날린 ‘정권 심판’의 윤석열COVER STORY IN검찰 공약 살펴보니 “뼛속까지 검찰주의자”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가 검찰 관련 공약을 발표했다. 검찰총장에 대한 법무부 장관의 수사지휘권을 폐지하고, 검찰총장에게 검찰청의 예산 편성권을 부여한다는 내용이다. 그날 채널A에선 무슨 일이 있었나 인포그래픽으로 보는 카톡 대화 ‘윤석열 대검’의 언론 플레이ISSUE IN 2022 대선 ‘인하대 사건’ 보도에 대한 〈한겨레〉의 솔직한 고백 [미디어 리터러시] 조선희 (민주언론시민연합 미디어팀장) ‘선정적·성차별적 제목, 고백합니다.’ 7월18일 〈한겨레〉 칼럼은 존재 그 자체로 희망이었다. 7월15일 인천 미추홀구 인하대 캠퍼스에서 한 학생이 사망한 사건에 대해 〈한겨레〉가 어떻게 기사를 썼고, 어떤 고민을 했으며, 무엇을 수정했는지 등을 ‘솔직히’ 밝힌 글이었기 때문이다. 사실과 무관하게 자신이 믿고자 하는 것이 진실이 되는 탈진실의 시대에 나는 솔직한 뉴스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기자가 기사에 쓴 사실과 지식, 근거를 어디서 가져왔는지 기사 앞뒤에서 명확하고 친절하게 밝히고 있는가? 비록 ‘인하대 성폭행 사망 사건’을 [포토IN] 퇴역 경주마를 태운 트럭은 10분 후 빈 차로 나왔다 제주·신선영 기자 담장을 넘은 말 울음소리가 들판에 퍼졌다. 7월7일 오전 전국에서 말 도축이 가장 많이 이뤄지는 제주축산농협 축산물 공판장으로 말을 태운 트럭들이 들어갔다. 10여 분 후 빈 차로 나오는 트럭 뒤로 어김없이 말 울음소리가 새어나왔다.국내에서 말 도축은 불법이 아니다. 하지만 식용을 목적으로 길러진 ‘비육마’ 외에도 경주마를 위해 개량된 ‘서러브레드(Thoroughbred)’ 품종이 도축장으로 오기도 한다. 〈시사IN〉은 7월7일 퇴역 경주마가 축산물 공판장에서 도축되기 직전 장면을 포착했다.퇴역 경주마 식용 문제는 이미 여러 차례 철학자들의 눈으로 본 ‘애니멀’ [독서일기] 장정일 (소설가) ‘동물(animal)’이란 단어는 숨결 또는 생명이라는 뜻의 라틴어 ‘아니마(anima)’에서 유래했다. 이 말을 만든 고대 로마인들은 동물이 인간과 똑같은 생명체라는 것을 의심치 않았던 것이다. 로마보다 더 오래된 그리스 문명에서도 인간과 동물은 일체였다. 그리스 신들은 흔히 동물의 형상을 띠고 있었다. 서구뿐 아니라 지구상의 모든 신화에는 자신들의 기원인 동물 조상(totem)이 있다. 힌두와 불교같이 윤회설을 믿는 종교에서는 사후에 인간의 영혼이 동물의 몸 안에 깃든다고 했으니 인간과 동물의 경계는 더욱 희미할 수밖에 없다. “발달장애인인줄 몰랐으면 수갑부터 채워도 되나요?” [세상에 이런 법이] 최정규 (변호사·⟨불량 판결문⟩ 저자) 지난해 5월 평소처럼 집 앞에서 가족을 기다리던 한 발달장애인이 경찰에 의해 뒷수갑이 채워진 채 체포되었다. 지나가던 여성이 “외국인 노동자가 자신을 위협한다”라며 경찰에 신고를 했다. 출동한 경찰관은 발달장애인에게 신원을 확인하는 질문을 했고 그가 답변을 제대로 못하자 뒷수갑을 채운 뒤 파출소로 데려간 것이다.발달장애인을 외국인으로 오인해 벌어진 이 사건에 대해 가족들과 인권단체는 의사소통이 어려운 발달장애인에 대한 ‘뒷수갑 체포행위’는 ‘장애인 차별행위’라고 주장했다. 경찰은 뒷수갑 사용에 충분한 검토가 부족했다는 점을 인정하면 “식용 개는 따로 키우지 않습니까?” [말말말] 시사IN 편집국 “식용 개라고 하는 거는 따로 키우지 않습니까?”10월31일, 윤석열 전 검찰총장(사진)이 국민의힘 대선 경선 후보자 마지막 TV 토론회에서 ‘개식용을 개인의 선택에 맡길 수 없다’는 유승민 전 의원의 말에 한 답변. 이에 대해 유승민 후보는 “따로 키우는 식용 개는 같은 개 아니냐”라고 반박. 11월2일, 동물권행동 카라는 “개 농장과 도살장을 가 보았는가? 동물학대가 용인될 수 있는 개가 지상 천지에 어떻게 존재할 수 있단 말인가?”라며 윤 전 총장의 발언을 규탄.“‘K-시리즈’는 세계 최악의 ‘망신 시리즈’.”11월1일 북한 [기자들의 시선] 물고기 내던지는 것도 ‘동물학대’다 김다은 기자 이 주의 생선활어를 바닥에 내던졌던 집회 참가자(사진)가 8월17일 검찰에 송치됐다. A 씨는 지난해 열렸던 정부의 일본산 활어 수입 반대 집회 과정에서 일본산 방어와 참돔을 바닥에 던지고 국내산 활어를 행인들에게 무료로 나눠줬다. 시민단체 동물해방물결은 지난해 12월, 행사를 주최한 경남양식어류협회를 경찰에 고발했다. 어류(魚類)도 고통을 느끼는 척추동물인 만큼 식용 외의 목적으로 신체를 학대·훼손한 것은 동물보호법 위반행위라고 본 것이다. 서울영등포경찰서는 3개월여 수사 끝에 동물학대가 맞는다는 결론을 내렸다. 어류에 대해 수사 [포토IN]도살 직전, 철장 안 개와 눈이 마주쳤다 사진 신선영 기자·글 김다은 기자 뜬장 안의 개들은 발자국 소리가 없다. 적요한 가운데 개 짖는 소리만 오발탄처럼 간간이 터져 나왔다. 취재진의 조명이 개들의 얼굴을 비췄다. 어떤 개는 사체가 썩어가는 케이지 옆에 몸을 웅크렸다. 어떤 개는 감염돼 튀어나온 눈알로 허공을 쳐다봤다. 두려움을 숨기려 썩은 음식물이 담긴 밥통에 고개를 박았다. 오물 위에서 오물을 먹었다. 도살장은 비감스러운 악취를 풍겼다.지난 7월9일 새벽 3시, 동물권 단체 ‘동물해방물결(이하 동해물)’은 경찰 동행하에 경기 여주시에 위치한 개 도살장을 급습했다. 경기 성남시 모란시장의 한 건강원에서 고양이 학대 사건은 왜 사소한 일이 아닌가 나경희 기자 1월6일 동물보호단체 ‘동물자유연대’ 홈페이지에 글 하나가 올라왔다. ‘고어전문방’이라고 불리는, 길고양이를 고문하고 죽이는 장면을 공유하는 오픈 카카오톡 채팅방이 있다는 제보였다. 40여 명이 참가하는 방이었다. 길고양이뿐만 아니라 너구리, 고라니 등 야생동물을 실제로 고문하고 죽이는 영상과 사진이 올라왔다. 참가자들은 동물의 두개골을 으스러뜨리거나 산 채로 가죽을 뜯은 뒤 사체의 일부를 먹고 맛을 평가하기도 했다. 길고양이를 고문하는 사진과 해골이 된 사진을 나란히 올리며 자랑하는 사람도 있었다.폭력은 폭력을 부추겼다. 참가자들 소녀를 보호할 법이 없자, 동물보호법을 동원하다 김형민(SBS Biz PD) 인간은 다른 동물에 비해 성장이 느리다. 웬만한 짐승은 태어나자마자 일어서고 몇 달 지나면 거의 다 자란 느낌을 주지. 하지만 사람은 돌이 되어서야 아장아장 걷고 생후 10년이 지나도 성인의 보호 없이는 생존하기 어렵다. 그럼에도 인류 역사에서 아동은 오랫동안 보호의 대상보다는 한시바삐 키워 그 노동력을 써먹어야 할 사육의 대상이었고, 어른들이 저지른 범죄의 제물이자 빗나간 학대의 희생자일 때가 더 많았다. 동서양을 막론하고 차별받고 설움에 찬, 우울한 아이들의 설화가 그득한 이유일 거야. 우리나라에 콩쥐와 팥쥐가 있었다면 서양에는 차라리 고마운 그의 무심한 눈빛 [프리스타일] 나경희 기자 마트에서 망고를 볼 때마다 ‘망고’가 생각난다. 망고는 우리 집 옆 건물에 터를 잡고 사는 길고양이다. 노란 줄무늬가 있는 치즈 고양이인데, 동네에서 돌봐주는 사람이 많다. 매일 아침 사료를 챙겨주는 건물 주인, 계절에 맞춰 집을 지어주는 젊은 부부, 매일 밤 아픈 곳은 없는지 약을 챙겨주는 아래층 할머니, 그리고 만날 때마다 간식을 주는 나까지 최소 4명이다. 각자 망고를 부르는 이름은 다르지만 하루에 한 번은 망고를 봐야 마음이 놓이는 건 다르지 않다. 망고를 찾다 주차장에서 마주치면 서로 멋쩍게 웃곤 한다.배곯을 일이 없는 망 기자들의 시선 - 고양이 ‘자두’ 장일호 기자 이 주의 인물KBS 뉴스가 달라진다. 40~50대 중년 남성이 주요 뉴스를 전하고, 20~30대 젊은 여성이 연성 뉴스를 맡는 익숙한 방송 뉴스 공식을 확 바꿨다. KBS는 11월25일부터 〈뉴스 9〉 메인 앵커로 이소정 기자(43)를 내세운다. 간판 뉴스인 〈뉴스 9〉 를 여성 기자가 맡는 것은 지상파 최초다. 과거 김주하 기자가 MBC 주말 뉴스를 메인으로 진행한 적이 있지만, 평일 뉴스를 여성이 맡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 기자는 2003년 입사해 사회부, 경제부, 탐사제작부를 두루 거쳤다. 함께 뉴스를 진행할 보조 앵커는 새로 나온 책 [새로 나온 책] 시사IN 편집국 인민을 위해 복무하라 옌롄커 지음, 김태성 옮김, 웅진지식하우스 펴냄 “그가 사단장일 뿐 남자가 아닐 줄은 꿈에도 생각하지 못했지.” 노골적으로 평가한다면, 중국 공산당의 지고지엄(地高至嚴)한 혁명 전통을 성애(性愛)로 희롱하는 발칙한 작품이다. 중국 문화대혁명 당시 어느 군부대 사단장이 성적 불능을 감추고 젊은 여성과 결혼한다. 그녀는 관사의 취사와 청소를 담당하는 군인에게 “인민을 위해 봉사하라(마오쩌둥의 혁명 구호)”며 성적 서비스를 요구한다. 두 사람의 관계가 깊어갈수록 그들 사이에선 새로운 권력관계가 형성되는데…. 세... 공공·민간 손잡고 아이 손 잡아주네 뉴욕·글 임지영 기자/사진 이명익 기자 1874년, 미국 뉴욕 시 맨해튼에 살던 아홉 살 소녀 메리 엘런이 오랜 기간 신체적으로 학대당한 사실이 이웃의 신고로 드러났다. 12월에도 맨발로 다니던 메리는 아홉 살이지만 다섯 살 체구였다. 가해자는 양어머니였다. 메리의 친아버지는 전쟁에서 사망했고 친어머니는 고아원에 그녀를 보냈다. 이후 맨해튼에 사는 부부에게 입양되었다. 양부는 입양 직후 사망했고 그의 부인 메리 코널리는 재혼했다. 메리는 법원에서 말했다. “저는 제 나이를 모릅니다. 엄마는 거의 매일 나를 채찍질하고 때렸습니다. 채찍은 항상 내 몸에 검고 파란 상처... 반려동물 1000만 시대에 필요한 철학 장일호 기자 천송이·도민준·덕선이·정봉이는 아직 어린 강아지다. 그에 비해 영화 〈엽기적인 그녀〉(2001)의 주인공 이름을 딴 견우는 이제 노령견이다. 누군가는 강아지 이름을 ‘야옹’으로 짓고, 고양이 이름을 ‘멍멍’으로 짓기도 한다. 차트 위에 적힌 ‘김재규’라는 이름의 고양이를 보고 흠칫 놀란 적도 있었다. 정치적인 의미를 담은 줄 알았더니 서울 노량진에 위치한 ‘김재규 경찰학원’ 근처에서 구조해 붙인 이름이라고 했다. 각기 다른 이름이 갖가지 사연을 안고 매일 병원 문턱을 드나든다. 여느 병원이 그렇듯 동물병원 역시 희로애락의 최선... 알프스 처녀 하이디의 취미는 ‘국민투표’ 허은선 기자 “스위스 자유주의 만세!” 지난 3월5일(현지 시각) 스위스에서 CEO의 연봉을 경영진 대신 주주가 결정하게 한다는 법안이 통과됐다는 소식을 듣고 프랑스 사회당 대표 아를렘 데지르가 한 말이다. 부자 증세를 꿈꾸는 프랑스 올랑드 정부와 사회당 눈에는 스위스의 직접민주주의 투표 결과가 부러웠던 것이다. 앞서 2012년 12월29일 프랑스 헌법재판소는 올랑드 부산 양파망 고양이 학대… 네티즌 고양이 주인 찾기 나서 뉴시스 부산 번화가에서 고양이를 양파망에 넣은 사진이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를 통해 확산되고 있는 등 각 포털에서 관련 글이 쏟아지고 있는 가운데 고양이 주인 찾기에 열을 올리고 있다.이 사진에는 고양이 4마리를 양파를 담은 양파망 속에 한 마리씩 넣어 판매하는 모습이 담겨져 무더위에 지친 고양이들이 망 속에서 힘겹게 누워 있는 모습이다.누리꾼들은 '너무 잔 생매장당한 동물들의 이름으로 김은지 기자 벌써 2년. 2010년 이맘때 소·돼지와 같은 굽 달린 가축 350만 마리가 생매장을 당했다. ‘광기의 겨울’은 어쨌든 지나갔다. 사람들은 당시를 잊은 듯 보였다. 그래서 두 사람이 뭉쳤다. 배의철 변호사(35·퍼블릭 법률사무소·왼쪽)와 장서연 변호사(34·공익변호사 그룹 공감)는 11월28일 구제역 소송 원고인단을 모으기 시작했다. 동물보호단체 ‘카라’ 반려동물에게도 한가위를 허하라 임지영 기자 ‘사랑은 구속’. 임지용씨(30)가 요즘 실감하는 말이다. 15분 전부터 휴대전화를 붙들고 있는 그였다. “택시비 줄게 타고 가. 맛있는 것도 사줄게. 얘가 아직 혼자 밤을 보내본 적이 없어서 그래.” 서울에서 제주도로 출장을 온 지 이제 하루. 임씨는 ‘용이’ 걱정에 좌불안석이었다. 강남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