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억함으로써 잊어버리는 것들, 두 개의 〈너의 이름은〉을 보며 [역사의 뒤 페이지] 조형근 (동네 사회학자) ※영화 〈너의 이름은〉의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여기 일본 청소년 두 명이 있다. 17세 소녀 ‘미츠하’는 깊은 산골 이토모리에 사는 신관 집안의 무녀다. 다음 생에는 산골 말고 화려한 도쿄의 남자로 살고 싶다. 또 다른 소년 ‘타키’는 바로 그 도쿄에서 고교 시절을 만끽 중이다. 어느 날 놀라운 사건이 일어난다. 둘의 몸이 바뀐 것이다. 불규칙하게, 자는 동안 몸이 바뀐다. 처음에는 실수를 연발하다가 상황을 깨닫는다. 서로의 생활을 위해 규칙들을 정하고, 몸이 바뀐 날 생긴 일을 스마트폰에 남겨 준다. 이 이상한 현상을 극복 17년 차 MVP의 “더 나아질 수 있다는 자신감” 김다은 기자 김단비 선수(아산 우리은행 우리WON)는 올해 은퇴할 생각이었다. 서른네 살. 2007년 프로 데뷔 후 지금까지 한국여자농구연맹(WKBL)에서 뛰고 있다. “계속 농구를 하고 싶은 마음을 내려놓지 못하는 것도 욕심 아닐까, 후배들이 더 잘할 수 있게 판을 깔아주고 물러나야 하는 것 아닐까” 생각하며 마음속으로 은퇴 시기를 저울질해왔다. 그게 올해였다.‘오래 뛴’ 선수인 건 맞다. 한국 여자 농구의 새로운 장을 연 WKBL은 1998년 7월 여름에 개막했다. 올해로 리그가 26년이 됐으니 17년 차인 그는 한국 여자 프로농구 역사의 조그마한 사고? “대통령실 ‘채 상병 사건’ 축소하려고 하나” [김은지의 뉴스IN] 이은기 기자 ■ 방송 : 시사IN 유튜브 〈김은지의 뉴스IN〉(월~목 오후 5시 /https://youtube.com/sisaineditor)■ 진행 : 김은지 기자■ 출연 : 신인규 민심동행 창당준비위원장, 이은기 기자★ 첫 번째 뉴스 키워드 : 국정 지지율 하락세, 왜?■ 진행자 / 윤석열 대통령 국정 지지율이 한 달째 하락세입니다.■ 이은기 / 지난주 금요일(3월22일)에 발표된 〈한국갤럽〉 정기 여론조사에 따르면 내림세가 뚜렷합니다. 3주 전 39%였던 국정 지지율은 34%까지 떨어졌습니다(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중국공산당의 ‘붉은 처방’, 부동산 위기 해결할 수 있을까? 이종태 기자 중국의 국력(國力)은 이미 절정에 도달하고 만 것일까? 2021년 중국 GDP(국내총생산)가 미국의 75.2%까지 치솟자 ‘수년 내로 중국이 경제 규모에서 글로벌 1위로 등극할 것’이란 예측이 파다했다. 그러나 최근엔 중국 경제에 대한 회의론이 세계시장을 잠식하고 있다.중국 국가통계국이 최근 발표한 사회·경제지표를 보면 그 이유를 알 수 있다. 일단 인구(GDP에 절대적 영향을 미치는)가 줄고 있다. 2022년과 2023년에 연속 감소했다. 2023년 말 중국 인구는 14억970만명으로 2022년보다 210만여 명 줄었다. 이 기간 아시안컵 후폭풍, 클린스만·이강인만 탓하기에는 이상원 기자 아시안컵 후폭풍은 겉보기에 봉합 국면이다. 다툰 선수들이 화해 소식을 알리고,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은 경질됐다. 대한축구협회는 전력강화위원장을 교체하고 신임 감독 물색에 나섰다. 그러나 축구계 관계자들은 여전히 근원적 갈등이 남아 있다고 말한다.대한민국 축구대표팀의 2023 AFC 카타르 아시안컵 성적은 4강 진출이었다. 월드컵 4강을 경험한 한국팀에게 아시아 4강은 눈에 차지 않는 성적이다. 더구나 이번 대회 대표팀에는 손흥민(토트넘 홋스퍼 FC), 이강인(파리 생제르맹 FC), 김민재(FC 바이에른 뮌헨) 등 유럽 명문 팀 주축 또 거부권 행사한 윤석열 대통령 [기자들의 시선] 변진경 기자 이 주의 거부권윤석열 대통령이 이태원참사 특별법에 거부권을 행사했다. 양곡관리법, 간호법, 노란봉투법, 방송3법, 쌍특검법까지, 지금까지 국회가 의결한 총 9개 법률의 제·개정에 제동을 걸었다. 1월30일 한덕수 국무총리는 “국가 행정력과 재원을 소모하고 국민의 분열과 불신만 심화시킬 우려가 있다”라며 이태원참사 특별법 재의요구권(거부권) 행사 안건을 의결했고, 같은 날 윤 대통령이 재가했다. 역대 대통령 중 거부권을 가장 많이 행사한 대통령은 이승만 전 대통령으로, 총 45건을 행사했다. 2년이 안 된 임기 동안 벌써 9건을 기록 문정인 “트럼프 당선되면 북한 핵 보유 인정… 한국 대책 있나?” [김은지의 뉴스IN] 장일호 기자 ■ 방송 : 시사IN 유튜브 〈김은지의 뉴스IN〉 (월~목 오후 5시 / https://youtube.com/sisaineditor)■ 진행 : 김은지 기자■ 출연 : 문정인 연세대 명예교수“김정은 신년사, 남북 관계 패러다임을 바꾸는 발언… 북을 보는 시각 달라져야”“윤석열 정부가 원하는 남북 관계 정상화? 김정은이 선수 친 것”“2017년보다 훨씬 커진 2024년 안보 불안… 우발적 충돌 우려돼”“미국과의 가치 동맹? 그 결과로써 우리 안전이 더 개선되었는지 의문”“4월 전 한미일 정상회담은 총선 이벤트… 성사된다 해도 큰 임팩 “나중에 제가 반대하면 이 장면을 틀어달라.” [말말말] 시사IN 편집국 “나중에 제가 반대하면 이 장면을 틀어달라.”1월4일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헌법 전문에 5·18 정신을 수록하는 것에 적극 찬성한다며 덧붙인 말. 한 위원장은 5·18 민주묘역을 참배한 뒤 "5월의 광주 정신은 어려운 상황에서 민주주의를 지키는 정신"이라며 "저는 대한민국의 헌법 정신과 그 정신이 정확히 일치한다고 생각한다"라고 밝혀. 그는 이어 ‘국민의힘은 그간 5·18 정신 헌법 전문 수록을 위한 개헌에 소극적이지 않았느냐’는 질문에 위와 같이 답해. ‘박제’ 완료. “'길게 하면 안 돼, 한마디로 짧게' 얘기했더니 독도에서 [2023 올해의 사진] 사진 김흥구·글 임재정(시인) 경북 울릉군 울릉읍 독도리 1번지.독도 가는 길은 멀고 험하다. 우리가 새나 고래가 아니어서가 아니다. 거친 바다가 푸르고 깊어서는 더욱 아니다. 격동의 세계정세에 시달려 품고 있던 영토를 조금씩 놓치며 목숨을 부지하기 바빴기 때문이라 하자.그럼에도 우리는, 물리적으로나 정서적으로 늘 독도에 살고, 거기 머문다. 밤엔 북두칠성이 우리네 꿈인 듯 능선에 걸리고, 낮이면 숱한 새들의 행색을 한 우리들이 바위와 하늘을 가득 메운다. 해녀들이 머물렀고 일본의 침탈에 맞서 의용 수비대가 목숨을 걸었던 곳, 첫 주민인 최종덕 어부의 목을 축여 시사IN 제849호 - 2023 올해의 인물·사진·책 차형석 편집국장 편집국장의 편지REVIEW IN 독자 리뷰 퀴즈올해의 인물박정훈 대령의 겨울, 한국 군대의 봄〈시사IN〉 ‘2023 올해의 인물’은 박정훈 대령이다. ‘정의’와 ‘진실’을 중히 여기는 공직자가 2023년을 기억하기에 가장 적합한 상징이라는 사실은, 거꾸로 두 가치가 빛바래진 시대라는 방증이다. ‘채 상병 사건’은 어떻게 흘러왔나 한눈에 본 ‘채 상병 사건’ 외압 의혹 관계자들올해의 사진 하루하루, 날마다 기다려 ‘건폭’이라 불린 어느 노동자의 죽음 예쁘고 귀한 곳 어느 누구에게든 학교는 왜 늘 아픈가 ‘세로’의 이야기를 듣고 싶어서 ‘LG의 레전드’ 이상훈 전 투수가 말하는 2023 한국시리즈 [경기장의 안과 밖] 최민규 (한국야구학회 이사) 퓰리처상 수상 작가인 도리스 컨스 굿윈은 1943년 뉴욕에서 태어났다. ‘야구 도시’ 뉴욕에서 브루클린 다저스의 팬으로 자랐다. 1957년 다저스가 LA로 떠난 뒤 야구를 멀리했지만 하버드 대학을 다니면서 보스턴 레드삭스 팬이 됐다. 두 팀 모두 월드시리즈에서 우승을 못하기로 유명했다. 그가 1998년 쓴 책 제목은 〈내년에 보자(Wait Till Next Year)〉다. 오늘 져도 내일, 올해 실패해도 내년에 경기가 열린다는 게 야구의 미덕이다. 다저스는 월드시리즈에서 일곱 번 패한 뒤 1955년 첫 우승을 차지했다. 보스턴은 2 영화광들의 시대와 청년 봉준호, ‘노란문’을 아시나요? 임지영 기자 1993년 봄, 〈노란문〉 제1호가 세상에 나왔다. 28쪽짜리 ‘영화 연구 자료집’으로, 표지 한가운데 놓인 노란색 문 이미지가 시선을 끈다. 최종태 소장의 발간사가 비장하면서도 어딘가 느슨하다. ‘한국 영화의 새물결을 일으킬 새로운 영화세대가 경계해야 할 가장 큰 내부의 적’으로 자만과 조급함을 꼽은 데 이어, ‘한 화학원소를 발견하기 위한 어느 과학자의 끊임없는 실험의 반복처럼, 서둘러 밖으로 뛰쳐나가기보다 자신의 내부에서부터 무르익어 넘칠 수 있기를 노력하며 인내할 생각’이라고 밝힌다.1990년대 초 만들어진 노란문 영화연구소 독립군 폄하가 일제 강점 ‘합법화’인 까닭 김창수 (전 코리아연구원 원장) 20세기 일본은 우리를 두 번 점령했다. 한 번은 대한제국에 대한 식민지 강제 점령이다. 다른 한 번은 대한민국을 샌프란시스코 조약에서 배제한 것이다. 일제에 의한 2차 점령이나 다름없다. 일제가 저지른 식민지 강점의 역사를 제대로 청산하지 못하고, 광복 78주년이 된 오늘날까지 친일 논쟁으로 나라가 시끄럽다.선조들은 일본에 의한 식민지 강제 점령에 저항했다. 을미의병에서 시작해 신흥무관학교로 이어진 투쟁으로 3·1운동 이후 마침내 대한민국 임시정부를 수립하게 된다. 봉오동 전투는 청산리 전투와 대전자령 전투와 함께 무장투쟁 3대 중국 겨냥한 ‘한·미·일 군사 신동맹’ 김창수 (전 코리아연구원 원장) “일본, 하고 싶은 거 다 해!” 윤석열 대통령이 펼치는 대일본 외교정책을 이렇게 말해도 크게 틀리지 않을 듯하다. 일본 우익세력은 오랫동안 전범국가라는 멍에에서 벗어나기를 꿈꿔왔다. 일본 헌법 제9조는 전쟁을 포기하고, 군사력 보유와 교전권을 부인한다. 이 조항 때문에 일본 헌법은 ‘평화헌법’이라 불린다. 2차 세계대전 이후 미군정 때 제정된 평화헌법은, 전범국가 일본이 민주주의 대열에 참여하고 경제성장도 이룬 디딤돌이었다.평화헌법에도 불구하고 일본 우익세력은 군사력을 강화하고 대외 팽창을 준비했다. 우익에게 평화헌법은 패전의 결 뭉쳐야 산다, 해녀들이 모인 이유 부산·김다은 기자 “해녀로 돈벌이하려는 거면 우리는 인터뷰 안 할랍니다.” 부산시 기장군 연화리 신암어민복지회관에서 만난 김정자씨의 첫마디였다. 올해 일흔넷. 열 살부터 물질을 시작한 상군 해녀는 꼿꼿한 등을 의자에 기댔다. “며칠 전에 부산시의회에서 토론회 할 때도 내가 말했거든. 해녀들 데리고 장사하지 말라고. 한·일 해녀끼리 교류해야 한다며 여기저기서 지원금 받는 사람들이 있는데, 연구를 할 거면 그보다 먼저 1세대 해녀들이 어떻게 살았는지, 그 자식들은 어떻게 물질을 배웠는지를 조사해야지.”김씨는 자신을 ‘덩치보다 간이 더 큰’ 해녀라고 소개 할리우드가 멈췄다, 한국 창작자도 움직인다 임지영 기자 릭 클리블랜드는 2010년 넷플릭스 최초의 오리지널 드라마 중 하나인 〈하우스 오브 카드〉의 작가 겸 총괄 프로듀서를 맡았다. 배우 케빈 스페이시와 데이비드 핀처 감독이 참여하는 1억 달러 예산의 ‘대형 작품’이었다. 에이전트를 통해 넷플릭스가 제안한 가격을 본 순간, 그는 12년 전 첫 직장에서 받은 연봉보다 적은 금액이라는 걸 깨달았다. ‘웹드라마’였기 때문이다. 당시 업계에는 스트리밍 작품에 대한 고료 개념이 없었다. 〈웨스트윙〉으로 에미상을 수상하기도 한 그는 최근 〈LA 타임스〉 기고문에서 ‘작가들의 파업을 이해하고 싶은가 냉전은 어떻게 동아시아를 바꿔놓았는가 [독서일기] 장정일 (소설가) 아시아태평양전쟁이 끝난 뒤, 일본은 두 차례 법적 전후 청산 절차를 밟았다. 첫 번째는 1946~1948년에 이루어진 극동국제군사재판(일명 도쿄 전범재판)이고, 두 번째는 1951년에 조인된 샌프란시스코 평화조약(공식 명칭은 대일평화조약)이다. 두 절차에는 아시아태평양전쟁의 이해 당사국 대부분이 참여했으나 주도권을 행사한 나라는 미국이다. 현재 한국과 중국은 일본 제국주의자들이 사용한 군기인 욱일기를 전범기로 간주해서 기피하고 있지만, 정작 금지되어야 할 것은 일장기다. 제2차 세계대전을 일으킨 추축국(독일·이탈리아·일본) 가운데 영화관의 계절, 극장으로 돌아올까 임지영 기자 〈범죄도시 3〉가 1000만 관객을 돌파한 날, 주연배우 마동석이 SNS에 글을 올렸다. “8년 전 작은 방에 앉아 현실적으로 만들 수 있을지도 모르는 이 영화의 기획을 시작했다.” 영화의 제작자이기도 한 그는 서울 가리봉동 일대의 왕건이파, 흑사파 사건 등 실화에서 영감을 받아 〈범죄도시〉를 구상했다. 그해 1000만 관객을 모은 〈베테랑〉에 카메오로 출연해 ‘아트박스 사장’으로 깊은 인상을 남기기도 했다. 이번 흥행이 〈범죄도시〉 1·2편에 이은 ‘세 번째 기적’이라고 말한 그가 벌써 시리즈의 8번째 작품까지 계획했다는 사실이 아직 끝나지 않은 싸움, 수라 갯벌은 마르지 않았다 나경희 기자 차를 타고 도로를 달리던 황윤 감독은 의아했다. 도로 양쪽이 모두 바다였다. 바다 한가운데로 난 도로가 다 있나 싶은 생각에 두리번거리던 그는 이곳이 방조제 위라는 걸 깨달았다. “정말 깜짝 놀랐어요. 잊으려고 애를 썼고 실제로도 잊었던 이곳을 내 발로 다시 찾아오다니.” 세상에서 가장 긴 새만금 방조제 위에서 그는 망연자실했다. ‘너무 싫다.’ 처음 든 생각이었다.황윤 감독이 새만금에 처음 관심을 가진 건 2003년 3월이었다. 문규현 신부와 승려 수경, 이희운 목사, 김경일 교무가 65일 동안 전북 부안군에서 서울까지 305㎞를 소방 공시생으로 돌아가는 오영환, “여전히 정치의 힘을 믿는다” 이은기 기자 오영환 더불어민주당(민주당) 의원은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 탄핵 심판에 매번 참석했다. 이상민 장관 출석으로 관심이 집중된 첫 변론기일에 비해 5월23일 열린 탄핵 심판 2차 변론기일은 조용하게 진행됐다. 오 의원은 이날 헌법재판소 재판정을 찾은 유일한 현역 국회의원이었다. 방청석에 앉은 이태원 참사 유가족들과 악수를 나눈 뒤 변론이 끝날 때까지 자리를 지켰다. 6월13일 3차 변론기일 때도 마찬가지였다.“이태원 참사 국정조사에서 무력화된 국가의 재난 대응 시스템을 목격하며 큰 자괴감과 분노를 느꼈다. 이상민 장관은 용납할 수 없는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