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가 뜨거워지자, 우리 밥상은 허전해졌다 이오성 기자 한국은 1인당 수산물 소비량이 세계에서 가장 많은 나라다. 수산업 강국인 일본, 노르웨이보다도 많이 먹는다. 그러나 밥상의 수산물 풍경은 시간에 따라 바뀌어왔다. 1980~1990년대만 해도 비교적 흔하게 밥상에 올랐던 갈치·꽁치·조기는 귀한 대접을 받고 있고, 대신 고등어와 멸치를 접하기 쉬워졌다.이미 1990년대부터 희귀해진 명태는 말할 것도 없다. 명태는 정말로 씨가 말랐다. 과거 해장음식의 최고봉으로 여겨졌던 생태탕(냉장 명태로 조리한 탕)은 이제 일본산 아니면 러시아산뿐이다. 우리가 흔히 접하는 동태, 코다리, 북어 역시 조국과 국적과 고향이 하나가 아닌 사람들 [역사의 뒤 페이지] 조형근 (동네 사회학자) 러시아 작가 안톤 체호프의 문학 세계는 1890년의 사할린섬 기행을 전후로 나뉘곤 한다. 기행 이전에도 명성이 높았지만, 〈갈매기〉(1896), 〈바냐 아저씨〉(1899), 〈세 자매〉(1900), 〈벚꽃동산〉(1903) 등 그의 희곡 대표작이 모두 이 기행 후에 탄생했다. 사할린은 거대한 러시아제국의 동쪽 끝, 변방의 유형 식민지(Penal Colony·형벌 식민지)였다. 길이 끔찍하던 시절, 모스크바에서 1만㎞나 떨어진 변방을 찾는 것은 고난이었다.체호프는 1890년 4월21일 모스크바를 출발, 시베리아를 횡단하여 7월11일 사 〈시사IN〉 기자 추천 ‘방콕 정주행’ 콘텐츠 시사IN 편집국 구인구직 매칭 플랫폼 ‘사람인’이 직장인 1705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응답자의 51.9%가 올해 추석에 귀성하지 않을 계획이라고 답했다. 지난해 설문에서 57.7%가 귀성을 포기한다고 답했는데, 2년 연속 귀성 포기자들이 절반을 넘었다. 어느 때보다 집에 머물 시간이 많은 추석이다. 〈시사IN〉 기자들이 ‘방콕 정주행’에 적합한 콘텐츠를 추천한다. 타이완 드라마, 자연 다큐멘터리, 스포츠 소재 다큐·드라마, 애니메이션, 웹툰, 게임 등 각자의 취향을 담았다. 랜선을 통해 세상과 감동을 만나는 추석 연휴가 되기를 소망 [연휴 정주행 추천 콘텐츠] 횟집 수족관 속 물고기는 어떤 꿈을 꿀까 김다은 기자 구인구직 매칭 플랫폼 ‘사람인’이 직장인 1705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응답자의 51.9%가 올해 추석에 귀성하지 않을 계획이라고 답했다. 지난해 설문에서 57.7%가 귀성을 포기한다고 답했는데, 2년 연속 귀성 포기자들이 절반을 넘었다. 어느 때보다 집에 머물 시간이 많은 추석이다. 〈시사IN〉 기자들이 ‘방콕 정주행’에 적합한 콘텐츠를 추천한다. 타이완 드라마, 자연 다큐멘터리, 스포츠 소재 다큐·드라마, 애니메이션, 웹툰, 게임 등 각자의 취향을 담았다. 랜선을 통해 세상과 감동을 만나는 추석 연휴가 되기를 소망 ‘맛있는 밥’을 먹기 위한 비슷한 듯 다른 여정 오창현 (국립민속박물관 학예연구사) 요즘 사람들은 음식에 관심이 많다. 맛있는 음식을 찾아 전 세계를 누비는 여행객의 SNS, 텔레비전 프로그램, 음식 관광 정보를 담은 서적 등 음식 이야기가 이렇게 풍성한 적은 없었던 것 같다.물론 맛있는 음식에 대한 사람들의 열정은 현대 자본주의 사회 이전에도 존재했다. 이런 일상의 입맛은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은근하면서 강력한 힘을 경제와 정치에 미치고 있다. 역사학자인 페르낭 브로델은 〈물질문명과 자본주의〉에서 너무 평범해 관심을 갖지 않는 일상의 입맛을 자본주의 발전 경로를 설명하는 중요한 변수로 고려했다. 밀·밀가루·빵의 일본 제국주의와 조선의 도미 오창현 (국립민속박물관 학예연구사) 오늘 이야기의 주인공은 도미다. 일본인이 일상적으로 먹는 물고기, 도미로 인해 이웃 국가를 지배하려는 일본의 제국주의 정책이 시작되었다는 내용이다. 물고기가 세계사에 영향을 끼쳤다는 이야기가 다소 생소할 수 있지만, 이는 세계사적 맥락에서 보편적이었던 것으로 보인다. 대구가 대표적이다. 어부 출신 작가인 미국의 마크 쿨란스키에 따르면, 콜럼버스가 향신료를 찾아 나서기 훨씬 전부터 스페인 북서부 바스크 지방의 어민들은 캐나다 서부에서 이미 대구 어업을 하고 있었다. 15세기 한자동맹(유럽 내 도시들의 자유무역 공동체)이 유럽 내 청어 진정한 휴식은 외딴섬에 있다 윤미숙 (전 전라남도 섬지원센터 전문위원) 여기저기서 섬, 섬, 섬과 ‘썸’을 타느라 요즘 들어 부쩍 섬에 대한 논의가 많아졌다. 정부는 8월8일을 ‘섬의 날’로 정했고, 지자체들도 섬에 주목하고 다양한 정책을 펴고 있다. 섬 개발에 대한 관심과 지원책이 자주 거론되고 개발 방향과 방법론에 대한 담화의 자리도 제법 늘었다. 누구는 공격적인 개발을 이야기하고 어떤 이들은 조심스러운 발전을 염두에 두고, 어떤 이는 유원지화된 섬을 꿈꾸고, 다른 이는 섬의 가치를 이야기한다. ‘동상백몽’이다. 그러나 그 담론의 장에서 가장 앞에 두어야 할 것은 섬 주민이다. 무인도가 아닌 ... 전복 좀 실컷먹어볼까 김민수 (섬 여행가) 여객선이 섬으로 다가가자 가장 먼저 눈에 띈 것은 여객선 대합실 지붕 위에 얹어놓은 커다란 생일 케이크 모형이었다. 생일도와 관련하여 ‘섬사람들의 성품이 순수하고 착하니 갓 태어난 아기와 같다’는 이야기가 전해 내려오는데, 이는 이름과 연관 지어 찾는 이들에게 깊은 인상을 심어주기 위해서인 듯하다. 생일도는 행정구역상 유서리, 봉선리, 금곡리 이렇게 세 마을로 나뉜다. 그중 유서리는 유천마을과 서성마을을 포함하는데 서성마을은 선착장과 대합실은 물론 면사무소, 농협, 초등학교, 중학교, 부녀회관 등에 식당과 마트가 있는 생일도의... 800m 해변이 오롯이 나의 것 천소현 (여행 매거진 〈트래비〉 팀장) 유달산이 멀어지고 있었다. 목포대교 밑을 통과한 배가 바다로 몸을 밀고 나아갔다. 목적지는 전남 신안군 하의면 신도. 하의도 서쪽에 흩어져 있는 부속섬(유인도 9개, 무인도 49개) 중 하나다. 목포에서 이미 2시간 넘게 왔지만 하의도 웅곡선착장에서 다시 배를 갈아타야 했다. 하의도는 한 시절, 김대중 대통령이 태어난 곳이어서 각광받았다. 그 관심은 곧 옅어졌다가, 2017년 여름 하의도와 상하태도 사이에 삼도대교가 연결되면서 다시 ‘유명’해졌다. 덕분에 여행자도 다시 늘었다. 상하태도는 원래 상태도와 하태도라는 두 섬이었지만... 변화와 전통 사이 삼송초밥의 ‘정중동’ 고영 (음식문헌 연구자) 오래된 초밥집 하나를 찾느라 혼잡한 골목길을 헤맸다. 부산광역시 중구 광복로 55번길 13번지. 용두산공원과 BIFF 거리 사이이고 자갈치시장이 코앞이다. 광복로 뒤쪽 골목길은 모세혈관처럼 뻗어 있다. 지금은 구도심으로 불리는 곳이지만, 한때 이곳 반경 2㎞ 안에 시청, 법원, 검찰청, 대학병원이 모여 있었다. 삼송초밥은 그때부터 이곳에 있었다. 1968년 개업한 이래 같은 자리, 같은 건물이다.반세기를 지켜온 노포의 주방장은 뜻밖에도 1981년생 젊은이다. 주강재 요리사는 이곳에서 막내뻘이다. “주방의 조승길 부장님이 79세, 김 이토록 빈틈없는 막국수의 탄생 고영 (음식문헌 연구자) “주방장, 주방장님이라고 하면 되지요?”“예, 셰프보다 주방장이 편해요.”유수창 주방장이 손에 물기가 남은 채 식당 밖으로 나섰다. 방금 전까지 메밀 면을 그릇에 곱게 올리던 손이다. 월요일 오후 3시. 보통 식당이라면 한가할 시간이건만, 이곳은 그렇지 않다. 단언컨대 요즘 가장 ‘뜨거운’ 막국숫집이다.고기리장원막국수(경기도 용인시 수지구 이종무로 119)는 외딴곳에 있다. 대중교통편이라곤 하루 몇 대밖에 없는 마을버스가 전부인데도 온종일 문전성시다. 유수창 주방장이 시간을 내준 때는 월요일 오후 3시부터 5시 사이다. 면 삶는 물 평화로 피워낸 ‘꽃 할머니’ 도쿄∙이령경 편집위원 지난 4월28일 ‘액티브 뮤지엄 여성들을 위한 전쟁과 평화 자료관’에서 권윤덕 작가의 〈꽃 할머니〉 일본어판 출판 기념행사가 열렸다. 계획대로라면 〈꽃 할머니〉는 2010년 6월 한국을 시작으로 중국과 일본에서 출판됐어야 하지만 일본에서는 무산됐다. 이 책은 ‘한·중·일 평화 그림책’ 시리즈의 첫 번째 작품이다. 이 시리즈는 2005년 10월 다시마 세이조, 하마다 게이코 등 일본인 그림책 작가 4명의 제안으로 시작되었다. 작가들은 일본이 아시아 각국에 저지른 침략과 미진한 국가 차원의 사죄 및 배·보상에 항의하고 싶었다. 그... 총독부 지붕 능가한 아지노모토 광고탑 고영 (음식문헌 연구자) 한국인은 언제부터 감칠맛 조미료 MSG를 먹었을까? 쉽게 말해 언제부터 미원을 먹었을까? 100년도 더 전부터다. 1908년 일본인 화학자 이케다 기쿠나에가 세계 최초로 MSG 합성에 성공한 것이 시작이었다. 이듬해인 1909년 MSG는 ‘아지노모토(味の素)’라는 상품명으로 일본에서 판매되기 시작한다. 1910년에는 타이완과 조선에서도 아지노모토가 판매되었다. 일본·타이완·한국 사람들은 MSG가 세상에 태어나자마자 이를 입에 넣기 시작해 오늘에 이른 셈이다. 아지노모토는 여러모로 낯선 상품이었다. 그전까지는 단맛, 신맛, 쓴맛, 짠 이제 어묵이 달라 보일걸? 차형석 기자 8월31일 오전 10시. 부산 사하구 장림동에 있는 대광F&C에서는 어묵을 생산하는 공장 라인이 바삐 돌아가고 있었다. 생산 라인은 튀긴 어묵, 구운 어묵, 찐 어묵, 맛살 등 어묵 종류별로 나뉘어 있었다. 시중에서 흔히 보는 사각어묵이 튀긴 어묵이다. 한국 전체 어묵의 79.3%(2012년 기준)를 차지할 정도로 비중이 압도적이다. 그다음이 맛살로 15. 빼앗지마요… 주민들이 가꾼 ‘다도해의 보석’ 강제윤 (시인·인문학습원 섬학교 교장) “자연은 남는 자의 것을 덜어서 모자라는 자에게 주지만, 인간 사회는 그렇지 않아서 모자라는 것을 빼앗아 남는 자에게 바친다.” 인간 사회의 비정함을 갈파한 노자의 일갈이다. 지금 진도의 작은 섬 관매도에서도 이런 비정한 일이 진행 중이다.관매도는 진도 팽목항에서 배를 타고 들어가는 곳이다. 2014년 4월16일 세월호가 침몰한 맹골수로가 바로 관매도 아래 사랑에 빠진 해적이 보낸 ‘고발장’ 김서정 (동화작가∙평론가) 애꾸눈에, 한쪽 손은 갈고리에, 한쪽 다리는 나무토막. 그 유명한 해골과 십자 뼈다귀 엠블럼 모자를 쓰고 큰 칼 휘두르는 털북숭이 사내. 해적 하면 으레 떠오르는 형상이 다시마 세이조의 〈해적〉 표지에 떡하니 버티고 있다. 천진하고 유쾌하게, 그러면서도 통렬하고 예리하게 삶의 정곡을 짚어내는 그림책들을 만들어왔던 이 멋진 할아버지가, 이번에는 해적을 데리고 돈 대신 말린 해삼 받습니다 주강현 (아시아퍼시픽해양문화연구원장·제주대 석좌교수) ‘인삼과 산삼 위에 해삼’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해삼은 건강에 좋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극피동물인 해삼은 그 종류가 많아서 무려 1100여 종이 확인되고 있다. 해삼은 세계 모든 바다에서 볼 수 있는데, 대부분 얕은 바다에 산다.한국인들은 해삼을 날로 먹는 방식을 선호한다. 해삼이 싸고 흔했던 1970년대까지는 길거리에서 해삼과 멍게를 잔술과 함께 팔았 우리가 사는 세상 이 속에 다 있네 최정선 (어린이책 기획·편집자) 어둡고 무거운 책도, 경쾌하고 발칙한 책도 저마다의 이유로 읽는 우리를 불편하게 만든다. 외면하고픈 일을 집요하게 들이밀고, 무심코 지나치던 일을 미심쩍은 눈으로 보게 하고, 해답 없는 질문을 떠올리게 하는 책. 게다가 쉽게 잊히지도 않아 당신을 더욱 불편하게 만들 책. 이 책들은 우리가 지금 어디에 서 있는지를 묻는다.흑과 백의 대비가 강렬한 표지, 깎아 아이들에게 ‘고통의 역사’ 알려주기 김봉석 (영화평론가) 그림책 작가 권윤덕이 그리고 싶은 것은 위안부 피해 여성 심달연 할머니의 이야기였다. 시작은 2007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일본의 그림책 작가인 다시마 세이조가 제안한 한·중·일 3국이 함께 만드는 평화의 그림책. 당시 고이즈미 총리의 야스쿠니 신사 참배를 보고, 전쟁을 겪은 마지막 세대로서 증오의 역사를 단절하고 평화의 미래를 보여줄 필요가 있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제안한 ‘평화의 그림책’ 프로젝트는 ‘기록과 공감 그리고 희망의 연대’를 화두로 3국 12명의 작가가 참가해 공동 출판하기로 했다.12명 중 유일한 여성작가인 권윤덕 배상금 한 푼도 못 받는 주민이 6만명 송지혜 기자 간밤에 내린 비가 ‘멍텅구리배’(무동력 새우잡이 배) 바닥을 가득 채웠다. 1월23일 오전 9시, 하얗게 말라버린 굴 껍데기 무덤에서 이근주씨(70)가 배에 올라 바가지로 빗물을 퍼냈다. 지난 일주일간 애써 캐놓은 굴이 비바람에 망가지지나 않았는지 살피러 나온 터였다. 아내와 둘이서 공을 들였는데도 그물 10개를 채우지 못했다. 2007년 12월7일, 충남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