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가 불편한 이들의 이야기 [새로 나온 책] 시사IN 편집국 엄마와 내가 이야기하지 않는 것들미셸 필게이트 외 지음, 이윤실 옮김, 문학동네 펴냄“엄마를 위해 이걸 썼어요.”제목만 봐도 울컥하는 사람들이 있을 것이다. 엄마와 내가 이야기하지 않는 것들, 이야기할 수 없는 것들, 이야기해서는 안 되는 것들. 쟁쟁한 여성 작가 열다섯 명이 모여 각자 엄마에 대한 기억을 꺼내놓는다. 가정폭력, 장애, 가난, 학자금, 새아버지, 우울증, 성폭력, 심리치료…. 서문을 쓴 미셸 필게이트는 이렇게 말한다. “엄마와의 불편한 관계 때문에 고통을 지니고 살아가는 것과, 그 고통을 글로 영원히 남기는 것은 완 어느 날 동네 식당에서 쫓겨나면서 [프리스타일] 이상원 기자 한 달 전 9개월 된 아이와 동네 식당에서 겪은 일이다. 점심시간이라 만석이었다. 주인에게 “기다리겠다”라고 했다. 10분쯤 문 앞에 서 있었더니 식사를 마친 사람들이 밖으로 나왔다. 들어가려 하는 우리를 갑자기 주인이 막았다. “유모차를 들이면 불편하니 그냥 다른 데 가라”는 것이다. 유모차(유아차)는 문밖에 두겠다고 말하자 그는 “단체 손님이 예약되어 있다”라고 말을 바꿨다. 아이 없을 때는 잘 가던 식당이었다. 나도 모르게 왜 미리 이야기를 하지 않았느냐고, 왜 자꾸 말도 안 되는 변명을 하느냐고 언성을 높였다. 주인은 말없이 출판계의 강박적인 작업자 네 명이 모이면? 임지영 기자 서울 일대 '극한 호우'를 알리는 긴급재난문자가 발송된 날이었다. 버스에서 내려 지도 앱이 안내하는 대로 걸음을 옮겼더니 정류장 뒤가 바로 주택가였다. 낮은 지붕의 집들이 이어졌다. 폭이 좁아 막다른 길처럼 보이는 골목길에 접어들었다. 우산을 기울여 통과하면서도 의심을 거두지 못했는데 갑자기 시야가 트였다. 산이 한눈에 들어왔다. 북한산과 정릉에 둘러싸인 2층짜리 단독주택 담벼락에 문패 크기의 작은 간판 두 개가 나란히 놓여 있었다. ‘헤엄 출판사’와 ‘작업실 두 눈’이다. 현관문을 두드리자 이훤 작가가 나왔다. 책에서 본 단어가 해외에도 ‘노키즈존’ 논란, 그 안에 도사리는 ‘성인주의’ [평범한 이웃, 유럽] 김진경 (자유기고가) 2019년 3월, 독일 함부르크에 있는 ‘모키스 구디즈(Moki’s Goodies)’라는 이름의 작은 브런치 카페가 소셜미디어에서 갑자기 화제가 됐다. 아보카도 토스트나 디톡스 주스 같은 메뉴, 사진 찍어 인스타그램에 올리기 좋은 장소로 유명하긴 했지만 그 때문은 아니었다. 이 카페가 ‘6세 이하 아동 출입 금지’라는 규정을 새로 만든 게 문제였다. 건물 입구에 쓰인 ‘맛있는 음식’ ‘사랑으로 만든 신선하고 좋은 음식’이라는 글씨 아래쪽에 유아차와 개를 금지한다는 표식이 붙었다. 함부르크 주민들은 물론이고 다른 지역 사람들도 소셜미 기후위기 앞에 갈아탈 방주는 없다 [반려인의 오후] 김영글 (미술작가) 화재나 홍수, 지진처럼 촌각을 다투는 재난 대피 상황을 떠올릴 때, 반려동물과 함께 사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똑같은 고민이 앞설 것이다. 나도 자주 상상하고 염려하고 궁리한다. 어떻게 하면 고양이를 데리고 무사히 대피할 수 있을까? 사람의 생명을 구하기도 힘겨운 재난 앞에서 누군가는 허튼 생각이라 단정할지 모른다. 동물보다 사람이 먼저라고 말이다. 틀린 말은 아니다. 인간의 역사는 늘 생명에 순서를 매기며 생존해온 과정이었으니까.줄리언 반스의 소설 〈10과 1/2장으로 쓴 세계 역사〉에 실린 ‘밀항자’ 챕터는 나무좀의 시각에서 다시 독자 리뷰 시사IN 편집국 오은선 (동네책방에서 〈시사IN〉 읽기 모임 참여 중, 서울)〈시사IN〉 제764호(사진) 커버스토리 ‘검수완박의 늪’ 기사가 눈에 띄었다. 드디어 검찰개혁이 이루어지는 걸까 기대를 걸었다. 하지만 검찰 조직을 사랑한다는 ‘그의 의중’ 때문에 검찰청법·형사소송법 개정안이 후퇴한 듯하다. 윤석열 정부에서 검찰개혁은 요원해 보인다. 검찰을 활용해서 무소불위의 권력을 휘두르지는 않을까, 공포감에 휩싸인다. 법 앞에 만인이 평등하다는 말은 거짓에 가깝다. 유전무죄 무전유죄가 된 세상에서 정치권과 사법권은 얼마나 평등한 정의를 보여줄 것인가 ‘노키즈’ 하니 ‘힙’하고 편한가 임지영 기자 다시, 노키즈존(no kids zone)이다. 온라인 커뮤니티와 SNS에서 주기적으로 거론되는 주제 중 하나다. 최근엔 아이와 카페를 찾았다가 노키즈존이라는 걸 뒤늦게 알고 곤란을 겪은 사례가 화제가 됐다. 지인이 이미 자리를 잡고 음료를 마시는 중이었고 뒤늦게 도착해 주문하려는 순간 ‘테이크아웃만 가능하다’는 안내를 받았다고 한다. “입구, 간판, 메뉴판 어디에도 노키즈존이란 표시는 없었다”라는 글쓴이의 글에 각자가 겪은 비슷한 사례가 공유됐다. 제대로 명시해달라는 요청이 이어졌다.영유아 및 어린이의 입장을 금지하는 업소를 의미하 독자 리뷰 시사IN 편집국 임선희 (2022년 종이책 구독, 서울)〈시사IN〉 제763호(사진)를 읽고 다시 한번 한국 사회의 기울어진 운동장을 마주했다. 윤석열 정부 1기 내각 후보자들 중 여성은 15.8%. 단 3명에 불과하다. 여성 후보자들의 소관 부처도 전통적으로 ‘여성적’이라고 여겨지는 곳들이다. 다른 내각 후보들은 서울의 ‘좋은 대학’ 출신, 60~70대, 비장애인, 남성 일색이다. 윤석열 대통령 당선자는 ‘구조적 성차별은 없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이번 내각 후보자 명단만 봐도 여성들 위로 버티고 있는 유리천장이 얼마나 강고한지, 한국 사회의 ‘ ‘미래에서 온 한 표’ 어린이·청소년 관련 공약은? [2022 대선 의제 ⑧] 변진경 기자 대한민국 시민이지만 투표권이 없는 사람들이 있다. 만 18세 미만 아동·청소년이다. 표는 없지만, 지금의 정치 시스템에서 내려지는 결정으로 인해 앞으로 가장 오랜 기간 삶에 영향을 받을 시민들이다. 아동·청소년과 관련된 정책이라면 대개 교육·보육 부문(제755호 ‘교육 공약 속에서 동상이몽 찾기’ 기사 참조)만 떠올린다. 아이들의 삶엔 그 밖에 놓인 요소도 많다. 생존·안전·건강·놀이·복지 등 다양한 영역에서 욕구와 갈증이 존재한다. 학부모나 어른들을 위한 공약 말고, 아이의 삶 자체를 지원하는 아동·청소년 공약으로는 어떤 것들이 ‘작은 어른’들의 세계 한승혜 (작가·칼럼니스트) 학교 끝나고 돌아와 간식을 먹던 아들이 갑자기 생각난 듯 말했다. “엄마, 우리 집이 세상에서 제일 맛있는 식당이었으면 좋겠어!” 깜짝 놀라, 간식으로 해준 햄버거가 맛이 없냐고 물어보자 다시 답한다. “그게 아니라, 그럼 맛있는 거 먹으러 사람들도 많이 많이 찾아올 거고 그러면 엄마가 돈을 아주 많이 벌 수 있잖아! 하루에 10만원 넘게 많이!” 그렇구나, 뜬금없이 멀쩡한 집을 식당으로 만들려던 이유가 돈을 많이 벌고 싶기 때문이었구나.실은 얼마 전 이가 아프다는 아이를 데리고 치과에 다녀왔다. 별것 아니라고 생각했는데 막상 가보 차별에 해당하지 않는 예외적인 경우 두 가지 홍성수 (숙명여자대학교 법학부 교수) 차별금지법은 이름 그대로 금지되는 차별이 무엇인지 규정한 법이다. 고용·교육 등의 영역(차별금지영역)에서 성별 등을 이유(차별금지사유)로 특정한 사람을 우대·배제·구별하거나 불리하게 대우하는 행위가 바로 이 법이 금지하는 차별이다. 그런데 형식상 여기에 해당하는 행위라고 해서 무조건 다 차별인 것은 아니다. 정당한 사유가 있다면 우대나 구별하는 행위가 허용될 수 있다. 지난번에도 언급했듯이 차별 개념은 일종의 ‘경고등’이다. 차별금지영역에서 차별금지사유로 사람을 구분하려고 하면 일단 경고가 울리는 것이다. “꼭 그렇게 구분해야 할 ‘차별금지법’, 처벌 미약해도 변화는 창대하리니 홍성수 (숙명여자대학교 법학부 교수) “차별금지법은 국민의 입에 재갈을 물리는 형사처벌 법안이다.” “‘동성애 반대’라는 표현만 해도 처벌이 가능하다.” “자유를 억압하는 무소불위의 독재 악법이다.”인터넷에서 흔히 찾아볼 수 있는 차별금지법 반대 논리다. 물론 이미 여러 방송사와 신문사의 팩트체크를 통해 확인된 가짜뉴스다. 그럼에도 영향력 있는 학자나 종교인들, 그리고 정치인들도 여전히 같은 얘기를 반복하고 있으니 한심한 노릇이다. 이쯤 되면 거짓말인 줄 알면서도 반대 세력을 규합하기 위해 의도적으로 허위 사실을 퍼뜨리고 있는 게 아닌가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 그래도 동성 커플에게 케이크를 안 판다면? 홍성수 (숙명여자대학교 법학부 교수) 군대에 있을 때 일이다. 다들 작업하러 나간 사이 병장인 나와 신병인 이등병만 남았다. 우리는 어쩌다가 동성애에 대한 이야기를 하게 되었다.이등병:저는 그래도 동성애는 좀….나:그래? 그럼 우리 부대에 동성애자가 있다면 어떻게 할 거야?이등병:아, 그게….나:네 생각이 어떻건 내가 뭐라고 안 할게. 그런데 우리는 함께 고생하며 군 생활하는 동료잖아. 만약 그런 동료가 있다면 어떻게든 함께 잘 지내야 하지 않을까?이등병:네, 그렇습니다!그 이후에도 몇 차례 이야기를 나눴지만 말년 병장의 권위로도 이등병의 ‘신념’을 단번에 바꿀 수는 기사 후~폭풍 나경희 기자 짧고 굵은 논문에 가까웠다. 천관율 기자가 쓴 커버스토리 ‘나는 자랑스러운 대한민국 권위주의자입니다’와 새로운소통연구소· 유튜브팀 헬마우스가 유튜브 설문조사를 분석한 ‘한국의 청년세대는 무슨 생각을 할까’가 연달아 실린 제664호 〈시사IN〉을 받아본 트위터 닉네임 ‘뜰애’씨는 “〈시사IN〉 망하지는 말라며 억지로 구독했지만 볼만해”라는, 전형적인 ‘츤데레’ 응원을 남겼다.이상원 기자의 ‘민식이법 한국 사회에 어정쩡하게 주차하다’ 기사는 SNS에서 널리 공유됐다. 특히 페이스북에서 ‘화나요’를 많이 받았다. 최두현씨는 “공장이 넓은 혐오와 차별 넘치는 대한민국의 초상 임지영 기자 선정 소식을 듣고 단번에 기뻐하는 경우는 별로 없다. ‘올해의 출판사’나 ‘올해의 루키 출판사’ 분야가 특히 그렇다. 버티느라 여념이 없고, 잘하고 있는지 모르겠다며 갸웃하는 반응이 대부분이다. 〈시사IN〉이 출판인들에게 설문을 시작한 지 10여 년. ‘최고’를 가리기보다 녹록지 않은 환경에서 분투한 출판인들을 응원하기 위해 마련한 자리다. 동료들이 꼽은 올해의 책, 저자, 출판사 등을 소개한다. 올해도 아래의 출판사 관계자 74명이 응답해주었다. 설문에 응해준 출판사(가나다순) 관계자들에게 감사드립니다.가나출판사, 글항아리, 김영 기자들의 시선 - 생리대 1만5000개 전혜원 기자 이 주의 ‘어떤 것’생리대 1만5000개. 10월14일 세상을 떠난 설리(본명 최진리)의 이름으로 김포복지재단에 기부된 것. 한부모 가정과 시설 장애인 등 취약계층 여성 1000여 명에게 전달. 설리는 평소 생리대 사용이 부끄러운 일이 아니라는 것을 말하고자 했다고. 설리가 출연했던 웹 예능 〈진리상점〉의 김지욱 책임 프로듀서는 “생리대 전용 투명 파우치를 떳떳하게 들고 다니는 것도 이야기됐고, 실제 설리가 ‘공항패션’으로 이를 선보이려 했다. 새로운 문화로 발전시켜보고자 했다”라고 전해. 구하라씨는 생전에 ‘정준영 단톡방 사건’ 나와 세상을 키워준 돌봄의 힘 임지영 기자 여덟 살 딸아이가 엄마의 책을 읽었다. “다 내 얘기잖아.” 모르는 단어를 아빠에게 물어가며 재밌어했다. 틀린 부분을 지적하기도 했다. “벌레 공장이 아니라 벌레 창고라고 했어.” 자기가 한 말이라 기억이 정확했다. ‘눈 밝은’ 최연소 독자다. 김희진 반비출판사 편집장은 서른여덟에 아이를 낳았다. 한국 사회에서 ‘늦깎이 워킹맘’으로 사는 건 피곤하고 구질구질한 일이지만 돌봄의 기쁨과 고충을 알리기로 했다. 일과 돌봄이 양립하는 사회를 만드는 데 기여하고 싶었다.좋은 학생, 좋은 편집자, 좋은 시민이 되고 싶었던 적은 있지만 좋은 엄 나는 차별하지 않는다고 믿는 이들에게 임지영 기자 고등학생 때였다. 입시를 준비하던 겨울, 학교에서 공부 잘하는 학생들만 따뜻한 교실에 모였다. 난로가 있었다. 김지혜 교수(강릉원주대 다문화학과)도 그중 한 명이었다. 이상한 마음이 들어 교실을 나왔는데 교사가 왜 안 들어가느냐고 물었다. 불합리하다고 생각했다. 그때의 감각이 어디서 왔는지는 모르겠다. 한참 뒤, 홈리스 아동들을 만났다. 짧게는 몇 개월, 길게는 10년 넘게 가족과 학교를 벗어나 중첩된 어려움을 겪고 있었다. ‘이들이 나보다 인생을 열심히 살지 않은 건가?’ 그렇다고 말할 수 없었다. 무력감을 느꼈다. 사회가 바뀌어 정중하고 예의바른 차별 [프리스타일] 임지영 기자 ‘노키즈존(No Kids Zone)’을 다룬 기사에는 많은 댓글이 달린다. 주로 그런 결정을 내린 점주를 옹호하는 내용이다. ‘개념 없는 부모’의 목격 사례가 끝도 없이 이어진다. 나 역시 실생활에서 노키즈존에 우호적인 사회 분위기를 체감한다. 정치적으로 올바르지는 않지만, 아이 없는 곳을 찾게 된다는 지인도 있다. 이해는 된다. 여전히 논란이 있지만 몇 년 새 익숙한 풍경이 되었다. 두 달 전만 해도 아이와 함께 다녀왔던 곳이 그새 노키즈존으로 바뀌어 있기도 했다. 아직 글을 몰라서 왜 안 들어가느냐고 묻는 아이에게 설명할 ... 된장녀가 나이 먹으면 ‘맘충’이 된다고? 임지영 기자 경기도 수원의 한 카페는 지난 3월부터 유아와 동반하는 고객의 출입을 제한하고 있다. 30개월 넘은 남자아이를 키우는 가게 운영자는 고민 끝에 이런 결정을 내렸다며 “누구보다 육아를 하시는 어머니들의 애로사항과 고민을 잘 알고 있지만 아기 손님들을 받기에는 너무 부족한 편의시설, 인력의 부족, 정성의 부족으로 양심상 더 이상은 무리라는 결론을 내렸다”라고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