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과 민주주의가 만난다면 [새로 나온 책] 시사IN 편집국 AI 시대의 정치이론마티아스 리스 지음, 박성진 옮김, 그린비 펴냄“인공지능은 민주주의를 파괴할 것인가?”‘생성형 인공지능’이 출현한 이후 세상의 속도가 훨씬 빨라진 느낌이다. 인공지능은 예전에 상상하지 못했던 기능으로 인간의 정신적 노동을 대체하고 있다. 심지어 우리가 모르는 사이 정치에도 끼어들기 시작했다. ‘내’가 남긴 여러 데이터로 ‘나’의 정치 성향을 분석한 뒤 맞춤형 광고를 보낸다. 유튜브 알고리즘은 사회적 대립을 고조시키는 내용이지만 격렬하게 재미있는 동영상들을 추천해 나의 정치 성향을 더욱 과격하게 만들어준다. 철학박 일본과 한국의 보수 우파 정치, 이렇게 다르다 이종태 기자 지난 3월19일 일본은행(일본의 중앙은행)이 21세기 들어 최근까지 줄곧 유지해온 초저금리 정책을 폐지했다. 앞으로 글로벌 경제 전반을 강타할 극히 중요한 사건이다. 그 함의를 물어보기 위해 일본 리쓰메이칸 대학 이강국 교수를 만났다.일본은행이 3월19일 드디어 ‘마이너스 금리’와 ‘수익률곡선통제(YCC)’를 폐지했다.일본은행은 1999년 기준금리를 0%로 내렸고 2001년부터 양적완화를 시행했다. 2007년엔 기준금리를 0.5%로 올렸다가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다시 인하했다. 2016년엔 기준금리를 마이너스 영역으로 내려 올해 3 ‘범야권 압승’ 제22대 총선 결과가 던지는 세 가지 질문 전혜원 기자 더불어민주당이 2024년 총선에서 175석을 얻었다(지역구 161석+비례위성정당 더불어민주연합 14석). 조국혁신당 12석을 합하면 범야권 의석수는 187석이다. 민주당이 비례위성정당 포함 180석이라는 기록적 압승을 거뒀던 2020년 총선보다도 더 많은 의석수다. 국민의힘은 108석(지역구 90석+비례위성정당 국민의미래 18석)으로 현 의석보다 6석 줄었다. ‘범야권 압승, 여당 참패’로 요약된다. 이로써 윤석열 정부는 임기 내내 ‘여소야대’ 상황에서 국정을 운영하게 됐다.‘대통령 임기 중에 치러지는 선거는 정권심판론이 작동하며, 기억함으로써 잊어버리는 것들, 두 개의 〈너의 이름은〉을 보며 [역사의 뒤 페이지] 조형근 (동네 사회학자) ※영화 〈너의 이름은〉의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여기 일본 청소년 두 명이 있다. 17세 소녀 ‘미츠하’는 깊은 산골 이토모리에 사는 신관 집안의 무녀다. 다음 생에는 산골 말고 화려한 도쿄의 남자로 살고 싶다. 또 다른 소년 ‘타키’는 바로 그 도쿄에서 고교 시절을 만끽 중이다. 어느 날 놀라운 사건이 일어난다. 둘의 몸이 바뀐 것이다. 불규칙하게, 자는 동안 몸이 바뀐다. 처음에는 실수를 연발하다가 상황을 깨닫는다. 서로의 생활을 위해 규칙들을 정하고, 몸이 바뀐 날 생긴 일을 스마트폰에 남겨 준다. 이 이상한 현상을 극복 ‘절약 경쟁’ 유통업 미래는 어디에? 주하은 기자 3월25일, 유통 대기업 이마트가 전사적 희망퇴직을 실시한다고 밝혔다. 1993년 창사한 이래 처음 있는 일이다. 그동안 개별 점포에서 희망퇴직을 실시한 적은 있었지만, 전사 직원을 대상으로 희망퇴직을 확대한 적은 없었다. 이마트 측은 “수년간 이어진 어려운 시장 환경 속에서 경쟁력을 확보하려 무거운 마음으로 희망퇴직을 실시하게 됐다”라고 배경을 설명했다.이마트의 희망퇴직은 예고된 수순이었다. 2013년 정점을 찍은 이래로 이마트 영업이익은 꾸준히 감소해왔다. 지난해에는 독립법인으로 분사한 후 최초로 연간 영업손실을 기록하기도 했다 은이 솟구치는 산에서 중남미 사회의학으로 김명희 (노동건강연대 운영위원장·예방의학 전문의) 입춘, 경칩, 춘분이 지나도록 쌀쌀한 날씨가 이어지더니 드디어 봄의 전령사가 도착했다. 백련사 동백도, 산동마을 산수유도, 화엄사 홍매화도 그 주인공이 아니었다. 고비사막에서 불어오는 모래바람. 황사와 미세먼지야말로 한반도에 봄이 왔음을 알려주는 진정한 전령사다. 대기 중 미세먼지 농도가 세계 1등이었다는 그날, 거리에는 다시금 마스크를 착용한 사람들이 넘쳐났다. 나도 오랜만에 서랍 속에서 KF 94 마스크를 하나 꺼냈다. 코로나19가 한창 유행하던 시기에 열린 한 행사에서 기념품으로 받은 것이었다.포장지에는 커다랗게 ‘은나노’ ‘ 꿈꾸는 사람은 봄꽃처럼 아름답다 김이경 (작가) 봄 맞은 산에 오른다. 가쁜 숨이 닿는 곳마다 보랏빛 꽃들이 피었다. 제비꽃이다. 톡톡 벌어진 꽃송이가 밥 달라 조르는 새끼 제비들의 앙증맞은 입을 닮았다. 이래서 제비꽃인가 했더니 제비 올 때 핀대서 제비꽃이란다. 어쨌거나 작지만 어엿한 봄, 생명의 전령사다. 조심스레 걸음을 옮기며 노래를 흥얼거린다. “내가 너를 처음 만났을 때/ 너는 작은 소녀였고/ 머리엔 제비꽃/ 너는 웃으며 내게 말했지/ 아주 멀리 새처럼 날으고 싶어.”조동진의 ‘제비꽃’이 인기를 끌 때 나는 그 노래에 별 매력을 느끼지 못했다. 머리에 꽃을 꽂은 소녀라니 “친절했던 이웃”, 적군파 3세대였다 프랑크푸르트∙김인건 통신원 지난 2월26일 독일 수도 베를린의 크로이츠베르크 지역에 위치한 한 다세대 주택에서 니더작센주 범죄수사국과 베를린주 경찰이 긴급체포 작전을 벌였다. 좌파 테러단체 적군파(RAF)의 3세대 조직원 중 한 명인 다니엘라 클레테(65)를 체포하기 위해서였다. 경찰이 초인종을 누르자 혼자 있던 그는 자신을 클라우디아 이본이라고 신원을 밝혔다. 하지만 지문 조회를 통해 그가 다니엘라 클레테라는 사실이 밝혀졌다. 30년 넘게 경찰의 추적을 따돌린 테러리스트는 아무런 저항도 하지 않고 체포되었다.이웃의 증언에 따르면, 클레테는 18년 전부터 클 위기의 엔씨소프트, 한국 게임산업의 길은? 이상원 기자 서구권에는 ‘한국인은 게임을 잘한다’는 인식이 있다. 해외 웹사이트에는 ‘한국어 닉네임을 가진 게이머가 혼자서 적을 학살했다’ ‘한국 서버에는 이전에 본 적 없는 고수들이 가득했다’는 후일담이 떠돈다. 그런데 한국인 게이머에 비해 ‘한국 게임’의 명성은 세계시장에서 그다지 높지 않다. 국내 커뮤니티에서는 오히려 ‘전형적 한국 게임(또는 김치 게임)’이란 말을 악평으로 쓴다. 한국 게임산업이 생사의 갈림길에 서 있다고 보는 이도 있다.세계적으로 게임산업은 ‘코로나19 특수’를 누린 분야였다. 야외 활동이 제한되면서 집에서 즐길 수 있 총선 전 ‘북풍’ 없었다, 이제 남북 충돌 막을 미래 비전 세워야 김창수 (전 코리아연구원 원장) 1919년 4월11일. 우리 역사에서 처음으로 ‘민주공화국’이 탄생한 날이다. 4월11일이 대한민국 민주공화국 생일인 셈이다. 이전에는 1인 군주가 통치하는 군주제의 역사였다. 1919년 4월11일, 비로소 주권의 소재가 군주에서 국민으로 옮겨왔다. 이날 독립운동가들은 ‘대한민국 임시헌장’을 발표하고 대한민국 임시정부를 수립했다. 대한민국 임시헌장 제1조는 ‘대한민국은 민주공화제로 함’이다.군주주권에서 국민주권으로, 전제군주제에서 민주공화제로 첫걸음을 뗀 것이다. 대한민국 임시헌장 제1조는 오늘날 헌법 제1조 1항 ‘대한민국은 민주 ‘대파 가격’ 논란 다룬 MBC 보도, 이게 왜 선거방송이지? 김영화 기자 선거방송심의위원회(이하 선방위)를 둘러싼 논란이 커지고 있다. 3월28일 제12차 회의 기준 법정 제재(주의·경고·관계자 징계)는 총 17건으로 역대 최다를 기록했다. 법정 제재는 추후 방송사의 재허가, 재승인 심사 때 감점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그런데 이 중징계 17건 모두 정부·여당에 불리한 보도인 데다 MBC, YTN, CBS 등 특정 방송사에 쏠려 있다. ‘입틀막 심의’라는 비판이 나온다. 1997년 설립 이래 선방위가 이토록 존재감을 드러낸 적은 없었다. 선방위는 왜 지금 논란인가. 문답 형태로 쟁점을 정리했다.방송통 이-팔 전쟁 그 후, 유럽에서 커지는 반유대주의 [평범한 이웃, 유럽] 취리히·김진경 (자유기고가) 지난 3월2일 토요일 밤, 스위스 취리히 시내 젤나우 지역. 사거리 모퉁이에 자리잡은 ‘츠바이테 악트(2. Akt)’, 즉 ‘제2막’이라는 이름의 음식점은 여느 때처럼 손님들로 붐볐다. 벽에 걸린 커다란 스크린 7개에서 스포츠 경기가 중계되고 있었다. 맥주잔을 손에 든 이들이 저마다 자기 팀을 응원했다. 넓은 창문이 건물을 둘러싸고 있었지만, 스크린에 눈을 고정한 사람들은 닫힌 창문 밖에서 무슨 일이 벌어지는지 알아차리지 못했다. 밤 9시35분을 막 지나던 시각, 음식점 안에서 창문 쪽으로 고개만 돌리면 훤히 보이는 인도에서 15세 중국의 패권 야망, 수출 공세로 실현될까 이종태 기자 다시 중국산 제품이 몰려온다. 한층 고도화된 상품들이 훨씬 많은 규모로! 최근 서방국가 언론들은 일제히 ‘제2차 차이나 쇼크(China shock)’를 경고하고 나섰다.‘제1차 차이나 쇼크’는 1990년대 하반기에서 2000년대 중후반 사이에 진행되었다. 당시 중국 정부는 ‘수출 지향 산업화’ 및 도시화 노선을 본격화했다. 2001년엔 세계무역기구(WTO)에 가입했다. 당시 13억 인구가 돌연 세계자본주의 시장체제에 진입한 역사적 사건이다. 중국이 다른 나라들과 재화 및 돈을 본격적으로 거래할 수 있게 된 것이다(수출입과 외환거래) 선거는 가장 민주적인 방법일까? [물리학자 김상욱의 ‘격물치지’] 김상욱 (경희대 물리학과 교수) ‘격물치지(格物致知)’란 사물을 탐구하여 앎에 이른다는 의미다. 물리의 눈으로 세상을 이해해보려는 칼럼 제목을 위해 만들어진 단어 같다. 세상을 제대로 이해하는 첫걸음은, 당연하다고 믿는 것을 의심하고 그에 대해 가장 근본적인 질문을 던지는 일이다. 이때 우리가 그나마 신뢰할 수 있는 것은 물질적 증거다. 즉, 격물치지라는 말이다.첫 칼럼에서 선거가 민주적인 방법인지 생각해보기로 했다. 곧 총선이 치러지기 때문이다. 우리에게 선거는 민주주의 그 자체다. 선거를 제외하고 대다수 국민이 정치권력에 직접 영향력을 행사할 방법이 많지 않기 〈피라미드 게임〉 , 데스 게임의 한계를 뛰어넘는 혁명물 [K콘텐츠의 순간들] 김선영 (칼럼니스트) 학원물은 학교를 배경으로 삼는 장르를 말한다. 최근 학원물에서 가장 두드러지는 것은 바로 학교라는 공간의 변화다. 학생을 보호하고 교육하는 본연의 기능이 약해지고 구성원 간의 생존경쟁이 점점 심해지면서, ‘정글’ 혹은 ‘전쟁터’라는 말이 비유가 아닌 극 중의 현실로 묘사되고 있다. 이 같은 변화의 결정적 분기점을 제공한 드라마 〈지금 우리 학교는〉(넷플릭스, 2022)이 제목에서부터 학교를 내세운 것은 꽤 상징적이다. 작품의 배경 효산고등학교는 학생들이 좀비들과 사투를 벌이는 격전장이 되었다가 결국 폭격으로 초토화되는 결말을 맞이했 홍콩ELS 무엇이 문제였나 묻는다면 주하은 기자 3월11일, 금융감독원이 홍콩 H지수 주가연계증권(ELS) 사태에 관련한 대책을 발표했다. ‘홍콩 H지수 ELS’는 2024년 3월 현재 대규모 손실이 이미 발생했거나, 발생할 것으로 예상되는 금융상품이다. 지난 1~2월에 손실이 확정된 금액만 1조2000억원 규모다. 이번 발표에서 금감원은 금융사와 투자자 사이 분쟁조정 기준안을 내놓았다. 올해 1월8일부터 두 달간 실시한 은행·증권사 조사에 따른 결과다. 이 기준안에 따라 금융사들은 자체적으로 투자자들에 대한 배상안을 마련할 예정이다.홍콩 H지수 ELS(이하 홍콩ELS)는 오랜 좋은 의사는 민중과 어떻게 만나야 할까 [역사의 뒤 페이지] 조형근 (동네 사회학자) 1959년 3월20일은 몹시 추웠다. 눈보라도 몰아쳤다. 이미륵의 9주기 기일이던 그날, 전혜린은 이미륵의 친구였던 독일인 T, S와 함께 뮌헨 교외의 묘지를 찾았다. 무덤은 거친 들판 가운데 작은 공동묘지 안에 있었다. “그의 무덤은 아무 장식도 없고 아무 데나 굴러다니는 것 같은 돌로 만든 작은 비석 위에 단 세 글자, 새겨진 한문 李彌勒 때문에 누구의 눈에나 금방 띄었다. … 나는 화환을 비석 앞에 갖다 놓았다(전혜린, 〈그리고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1966).”전혜린(1934~1965)은 시대의 신드롬이었다. 수학을 0 집에서 일하려다 ‘산업스파이’ 된 사연 [세상에 이런 법이] 임자운 (변호사) 산업기술 유출 범죄, 이른바 ‘산업스파이’는 한국 언론이 가장 악질적 범죄로 다루는 것 중 하나다. 특히 국내 대기업의 반도체 생산 기술을 외국에 팔아넘기려 한 자들을 거의 매국노로 취급한다. ‘최근 관련 범죄가 늘어나고 있다’라며 위기감을 조성하거나, ‘형사처벌을 강화해야 한다’는 주장도 심심치 않게 나온다.그런 보도를 볼 때마다 의문이 든다. 언론이 보도한 사건 속 인물들은 정말 산업스파이였을까. 회사 측의 일방적인 주장에 의해 억울하게 누명을 쓴 사람은 없을까.산업기술보호법의 문제를 알기 때문이다. 이 법이 보호하는 산업기술은 중국공산당의 ‘붉은 처방’, 부동산 위기 해결할 수 있을까? 이종태 기자 중국의 국력(國力)은 이미 절정에 도달하고 만 것일까? 2021년 중국 GDP(국내총생산)가 미국의 75.2%까지 치솟자 ‘수년 내로 중국이 경제 규모에서 글로벌 1위로 등극할 것’이란 예측이 파다했다. 그러나 최근엔 중국 경제에 대한 회의론이 세계시장을 잠식하고 있다.중국 국가통계국이 최근 발표한 사회·경제지표를 보면 그 이유를 알 수 있다. 일단 인구(GDP에 절대적 영향을 미치는)가 줄고 있다. 2022년과 2023년에 연속 감소했다. 2023년 말 중국 인구는 14억970만명으로 2022년보다 210만여 명 줄었다. 이 기간 정말 양당제가 문제일까, 〈책임 정당〉이 던지는 질문 [기자의 추천 책] 전혜원 기자 더불어민주당은 여당이던 2019년 12월, 소수당이 비례대표 의석을 더 많이 가져가도록 하는 선거법 개정안을 통과시켰다. 지역구 의석을 많이 얻은 민주당이 비례대표 의석은 좀 손해를 보더라도, 진보정당을 의회에 더 많이 진출시켜서 ‘진보파 전체’를 다수파로 만들자는 기획이었다. 거대 양당이 위성정당을 만들며 개혁의 취지는 사라졌지만, ‘비례대표제를 강화해 다당제로 가야 한다’는 논의는 주로 진보 진영에서 꾸준히 제기돼왔다.미국 예일 대학의 두 정치학자가 쓴 〈책임 정당〉은 이런 통념을 깨는 책이다. ‘크고 강한 두 개의 정당’이 경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