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뢰도 1위 MBC’의 귀환 [2023 신뢰도 조사] 김영화 기자 2007년부터 실시된 〈시사IN〉 신뢰도 조사는 ‘언론 자유’를 가늠해볼 수 있는 하나의 잣대다. 이명박·박근혜 정부 시기, 공영방송 신뢰도는 뚝 떨어졌고 정권에 비판적인 논조를 유지하는 언론은 신뢰도가 상승했다. 예를 들어, 2009년 가장 신뢰하는 매체 1위(19%)로 뽑힌 MBC는 2012년 거의 3분의 1 토막(6.9%)이 났다. 김재철 사장 퇴진과 공정방송 사수를 요구하는 언론인들의 파업이 진행된 시기다. 공영방송의 빈자리를 메운 건 JTBC였다. 2014년부터 신뢰도가 상승하기 시작한 JTBC는 ‘태블릿 PC’ 보도 이후 기자들의 시선 - 아부 바크르 알바그다디 이상원 기자 이 주의 보도자료더불어민주당 소병훈 의원실에 따르면 지난해 검거된 불법촬영 성범죄자 수가 5년 전에 비해 89.2% 늘었다. 불법촬영 성범죄는 ‘카메라 등을 이용하여 성적 욕망 또는 수치심을 유발할 수 있는 사람의 신체를 의사에 반하여 촬영하는 범죄’를 뜻한다. 2014년부터 2018년까지 총 2만2299명이 검거됐다. 남성 2만1684명, 여성 615명이었다. 불법촬영 혐의로 검거된 남성은 2014년 2856명에서 2018년 5309명으로, 여성은 2014년 49명에서 2018년 188명으로 늘었다. 소년범을 포함해 30세 이하 기자들의 시선 - 이용마 기자 김은지 기자 떠난 이의 빈자리이용마(50). 이용마 MBC 기자가 8월21일 숨을 거뒀다. 2012년 MBC 노조가 김재철 사장 퇴진과 공정방송 사수를 외치며 파업에 들어갔다. 당시 노조 홍보국장이던 이 기자는 해고당했다. 파업은 성공하지 못했고 2013년 박근혜 정부가 들어섰다. 해고가 남긴 여파는 짙고 깊었다. 그는 2016년 복막암 판정을 받았다. 투병 중에도 “세상은 바꿀 수 있다”라며 방송 정상화를 위한 목소리를 냈다. 촛불혁명 후 2017년 12월 최승호 해직 PD가 MBC 사장이 된 다음, 그도 MBC로 돌아갔다. 5년9개월 만의 MBC 정상화와 켜켜이 쌓인 갈등 [프리스타일] 장일호 기자 2009년 입사 직후부터 한동안 내가 〈시사IN〉 사무실만큼이나 자주 출근한 곳은 MBC였다. 막내 기자일 때 시작된 보수 정권의 언론 장악은 1~2년으로 그치지 않았다. 노동조합이 ‘낙하산 사장’의 출근을 저지하자 MBC 주차장에 천막 사무실을 만들고 업무를 보던 김재철 전 사장은 ‘예고편’에 불과했다. 9년 가까운 시간이 흐르는 동안 조직은 속수무책으로 망가졌다. 노동조합 활동을 못하도록 조직의 DNA를 바꾸겠다는 구 경영진의 말은 현실이 되었다. 회사가 잘못되어가고 있는 모습을 보면서 떠나지도, 바꾸지도, 포기하지도 못한... “MBC가 충분히 반성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정희상 기자 복직이 극적이었다. PD로 해직된 지 1997일 만에 사장으로 돌아왔다. 지난 12월8일 취임한 최승호 신임 MBC 사장은 〈PD수첩〉이 낳은 간판 스타였다. 최승호 PD는 ‘황우석 논문 조작 사건’과 ‘검사와 스폰서’ ‘4대강, 수심 6m의 비밀’ 등을 제작했다. 그는 2012년 해직된 뒤 인터넷 언론 〈뉴스타파〉에서 탐사보도를 이어갔다. 영화 〈자백〉(2016)과 〈공범자들〉(2017)을 만들어 영화감독으로 데뷔하기도 했다. 최승호 신임 MBC 사장은 ‘반성’과 ‘신뢰 회복’을 기치로 내걸었다. 해고자들을 복직시키는 한편 ... “복귀하고 나서부터 진짜 싸움이 시작된다” 임지영 기자 포항에서 규모 5.4 지진이 났던 11월15일 김빛이라 KBS 기자는 회사에서 보낸 문자를 받았다. 재난 방송을 위해 즉각 복귀하라는 내용이었다. 지난 9월3일 북한 6차 핵실험 때도 비슷한 문자를 받았다. 같은 날 김민식 MBC PD는 72일 만에 회사에 출근했다. 전국언론노조 MBC본부는 11월13일 방송문화진흥회가 김장겸 사장 해임안을 가결한 지 이틀 만에 업무에 복귀했다. 전국언론노조 KBS본부(KBS 새노조)는 고대영 KBS 사장 퇴진을 목표로 파업을 이어가고 있다. 고 사장은 방송법이 개정되면 사퇴하겠다며 사실상 ‘버티기 MBC 막장 드라마의 쪽대본 작가 국정원 김민식 (MBC PD) 한 배우가 드라마 촬영 중 겪은 황당한 시추에이션을 이야기했다. 대본이 늦게 나와 쪽대본으로 촬영을 하는데, 스튜디오 녹화를 먼저 하고 야외 촬영은 다음 날이었단다. 세트 장면을 찍으면서 국수를 몇 광주리나 바리바리 삶고 있는데 왜 삶는지 이유를 몰라 딸 역할을 하는 배우에게 리허설 중에 슬쩍 물어봤단다. “내가 왜 이렇게 국수를 많이 삶고 있는 걸까?” 극중의 딸도 영문을 몰라 눈만 동그랗게 뜨고 있었다고 한다. 다음 날 야외에서 그 앞 장면을 찍는데, 자신의 대사가 이랬단다. “경사가 났으니 잔치를 벌여야겠구나!” 쪽대본인... 한국 언론사 다시 쓴 손석희와 JTBC [뉴스룸] 변진경 기자 믿음직한 뉴스를 보기 위해 텔레비전을 켠 사람들은 이제 9번(KBS)과 11번(MBC)에 채널을 고정하지 않는다. 리모컨을 들어 연신 버튼을 누른다. 채널 번호가 멈춘 곳은 15번, JTBC다. 〈시사IN〉과 칸타퍼블릭이 지난 9월21일부터 23일까지 사흘간 실시한 신뢰도 조사 결과, JTBC는 언론 부문에서 독보적인 1위였다. 신뢰하는 언론 매체, 신뢰하는 방송 매체, 신뢰하는 방송 프로그램, 신뢰하는 언론인 문항에서 모두 JTBC가 영광을 거머쥐었다. 과거 1·2위를 다투던 KBS와 MBC는 추락했다. 사람들은 더 이상 공영방송 김민식 PD의 파업 일기 김민식 (MBC PD) 백수가 과로사 한다더니. 파업하니 더 바쁘다. 영화 〈공범자들〉 ‘관객과의 만남’을 위해 부산·대구·대전 찍고 광주·제주까지 전국 ‘로드쇼’ 다니다 목이 잠겼다. “김장겸은 물러나라”, 너무 열심히 외쳤나 보다. 9월4일 월요일, MBC 총파업 1일차. 오전 10시에 전국언론노조 MBC본부(이하 언론노조 MBC본부) 서울지부 총파업 출정식이 열렸다. 상암 MBC 본사 1층 로비가 언론노조 MBC본부 조합원들로 가득 찼다. 해직된 선배들도 왔다. 영화 〈공범자들〉로 흥행 감독의 반열에 오른 최승호 선배의 모습에 후배들이 환호한다... ‘김재철 방지법’ 이상이 필요하다 정철운 (〈미디어 오늘〉 기자) 더불어민주당, 국민의당, 정의당, 무소속 의원 162명은 지난해 7월 △공영방송 사장 선임 시 야당 이사 일부의 동의를 받게 해 사실상 여야 합의를 필요로 하는 특별다수제 도입 △여야 이사 비율 7대6으로 조정 △노사 동수 편성위원회 도입 등을 골자로 한 방송법 개정안을 공동 발의했다. 20대 국회에서 야당이 하나로 뭉쳐 발의한 첫 번째 법안이었다. 그만큼 당시 공영방송 정상화 의지는 간절했다. 이 법안은 일명 ‘김재철 방지법’으로 불리기도 했다.‘김재철 방지법’의 핵심은 특별다수제다. 해외에선 영국 BBC와 일본 NHK 등이 특별 MBC 기자가 모멸감을 견딘 이유 최형문 (MBC 기자) 170일간의 파업이 끝났다. 함께 싸웠던 동료들은 울분을 삼긴 채 일터로 돌아갔고, 파업을 이끌었던 선배들(정영하, 강지웅, 박성호, 이용마, 이상호)은 해고됐다. 후배들의 싸움에 언제든지 든든한 버팀목이 될 수 있다고 ‘의심받은’ 두 선배(최승호, 박성제)조차 백종문씨(현 MBC 부사장)의 자백처럼 ‘아무 이유도 없이’ 해고를 당했다.나에겐, 파업보다 더 긴 싸움이 남아 있었다. 정직 6개월. 회사 측이 워낙 징계를 망나니 칼처럼 휘둘러댔기에 해고를 각오했던 처지였고 정직 6개월이라는 ‘관대한’ 처분에 감읍해야 했지만 그렇다고 당 말말말 [말말말] 시사IN 편집국 “박근혜 시대의 사드는 절대악이고, 문재인 시대의 사드는 아니냐.” 사드 4기가 추가 배치된 9월7일 이정미 정의당 대표(그림)의 발언. 그는 문재인 대통령이 대선 후보 시절 약속을 파기했다며 “정부는 이번 사드 배치가 임시조치라고 강조했지만 말장난이다”라고 비판. 같은 날 새벽, 경찰은 사드 배치를 반대하는 400여 명을 강제해산시켜. “옛날에 그런 말이 있잖아, 고통도 은총이라고.” 부당노동행위 혐의를 받고 있는 김재철 전 MBC 사장이 9월5일 고용노동부 서울서부지청을 나서며 한 말. “고통을 통해서 언론이 또 새롭게 태... 그때 눈을 치우듯 이제 적폐를 치운다 이우환 (MBC PD) 영화 〈공범자들〉에 내가 MBC 본사 건물 앞 스케이트장에서 눈을 쓸고 있는 장면이 나왔다. 낯설었다. 나는 영화를 보면서 ‘그래, 나는 저렇게 견디고 있었어’라며 영화 속의 나를 조용히 위로했다. 부끄러움과 패배감이 가끔씩 상기되었지만 어느덧 영화는 개인의 패배들을 모아 저항의 기록으로 만들어내고 있었다. 영화는 ‘우리가 다시 과거를 딛고 승리의 역사를 만들어야 한다’고 말하는 것 같았다.지난 9년은 언론악법 저지 파업과 낙하산 사장 반대 투쟁으로부터 시작되었다. 당시 나는 전국언론노조에 파견 가 있었다. 이명박 정권의 언론 장악 아나운서 대상을 받고 유배지로 향했다 강재형 (MBC 아나운서) 늘어난 체중, 높아진 혈압, 줄어든 숙면. 텔레비전 편성부로 부당 전보된 이후에 일어난 신상의 작은 변화들이다. 낮과 밤을 바꿔 출근하니 생체리듬이 일상의 그것과 달라졌기 때문이다. 자리를 비우는 일은 생리 현상을 해결할 때로 제한된다. 그럴 때도 착신 전환해놓은 전화는 챙겨야 한다. 속보 방송 등의 돌발 상황에 대비해야 하기 때문이다. 내가 지금 일하는 곳은 텔레비전 주조정실이다. MBC에서 나가는 모든 프로그램이 여기를 통해 송출된다. 맡은 일은 MD(Master Director), 즉 생방송의 제작 시간을 점검해 시보를 맞추고 MBC에는 ‘유배자’ 111명이 있다 김은지 기자 “아, 유배자 목록이요?” 전국언론노조 MBC본부(이하 언론노조 MBC본부)에 MBC의 징계 및 부당 전보 관련 자료를 요청하자 돌아온 대답이었다. 허유신 언론노조 MBC본부 홍보국장은 “회사가 공정방송을 주장한 기자·PD·아나운서 등을 비제작 부서인 서울 광화문·구로, 경기도 수원·인천·성남·고양·용인 등으로 쫓아내 내부에서는 ‘유배 갔다’고 부른다”라고 말했다.건네받은 A4 용지 넉 장에는 ‘유배자’ 111명의 이름이 빼곡히 적혀 있었다. 언론노조 MBC본부가 2012년 ‘김재철 사장 퇴진’을 내걸고 170일 동안 파업을 벌인 MBC·KBS·YTN 징계자 명단 차형석 기자 2008년MBC 〈PD수첩〉 미국산 쇠고기 편 방영체포 : 이춘근 김보슬 조능희 송일준 김은희정직·감봉 : 이춘근 김보슬 조능희 송일준 정연주 KBS 사장 해임 반대 투쟁해임 : 정연주 사장정직·감봉 : 양승동 김현석 성재호 이상협 이준화 이도영 복진선부당 전보 : 현상윤 최용수 이강택 김용진 용태영 최경영 강남욱 이승호 고우종 박종원 하석필 이상필 정일서 국은주 박종성 황보영근 YTN 낙하산 사장 반대 투쟁해고 : 우장균 조승호 노종면 현덕수 권석재 정유신 정직 : 김정원 박진수 심정숙 임장혁 지순한 최기훈 지민근감봉 : 강영관 이명박근혜 정부의 5단계 ‘방송 장악 잔혹사’ 차형석 기자 영화 〈공범자들〉의 메인 카피는 ‘방송의 몰락, 10년의 전쟁’이다. 영화는 지난 10년 동안 공영방송에서 벌어졌던 일을 생생하게 전한다. 민주언론시민연합이 펴낸 〈이명박·박근혜 정권 시기 언론장악백서〉에 따르면, 2008년 이명박 정부 이후의 ‘방송 장악 잔혹사’는 다섯 단계 순서로 진행되었다. 사전 정지 작업-낙하산 사장 투입-간부 인사 단행-탄압과 징계-프로그램 폐지·축소 및 친정부 보도. 과정은 각 방송사의 사장이 바뀔 때마다 도돌이표처럼 반복되었다.이명박 정부 들어 언론 관련 첫 사건은 인수위 때부터 있었다. 이명박 정부 시사IN 제521호 - 이명박근혜 방송잔혹사 고제규 편집국장 • 편집국장의 편지 REVIEW IN• 독자IN/독자와의 수다·퀴즈IN• 말말말·캐리돌 만평• 와글와글 인터넷·김경수의 시사터치 • 포토IN/꽃을 든 기자들ISSUE IN• 박근혜·최순실 법정 중계/"직원들은 장관에게 받았다는데" COVER STORY IN 다섯 단계를 거친 '방송 장악 잔혹사'이명박·박근혜 정부의 방송 장악은 '사전 정지 작업-낙하산 사장 투입-간부 인사 단행-탄압과 징계-프로그램 폐지·축소 및 친정부 보도' 이 다섯 단계로 진행되었다. • A4 용지 넉 장의 유배자 목록• 인포그래픽/2012년 MBC 파업자들은이 “장겸아~ 멀리 안 나간다” 전혜원 기자 9월1일 ‘불금’의 늦은 오후 뜻밖의 뉴스가 날아들었다. 법원이 김장겸 MBC 사장에 대한 체포영장을 발부했다는 소식이었다. 검찰은 부당노동행위로 고발당한 김 사장이 고용노동청의 소환에 응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체포영장을 청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소식’은 사장님 귀에도 들어갔다. 김장겸 사장은 참석하고 있던 행사 자리를 도망치듯 빠져나갔다. “퇴진하실 생각 없으십니까?” “체포영장 발부된 것 알고 계십니까?” 기자들의 질문에도 그는 뒤를 돌아보지 않았다. 누리꾼들은 ‘장겸아 멀리 안 나간다’ ‘10년 묵은 체증이 싹 내려간다’... 언론 망가뜨리고 ‘공범자들’은 잘들 사네 김세윤 (영화 칼럼니스트) “잘들 산다, 잘들 살아.” 엘리베이터 문이 닫힌 뒤 그가 말한다. 허공으로 한숨 한번 뱉어낸 뒤 그가 말한다. 조금 전까지 취재 대상에게 점잖게 질문하던 ‘언론인 최승호’가 그 순간, 만감이 교차하는 ‘해직자 최승호’로 돌아온다. 그를 일터에서 쫓아낸 자들은 정말 잘들 살고 있었다. 누구는 부사장으로, 누구는 사장으로, 저마다 한자리씩 꿰차고 잘들 살고 있었다. 잘들 사는 그들에게 물어볼 것이 많았지만 그들은 하나같이 잘 들으려 하지 않았다. 어쩌면 그들은, 잘 들어야 할 이야기를 잘 들으려 하지 않은 바로 그 노력 덕분에 ...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