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 공약 살펴보니... “어? 국힘이 달라졌나?” 이오성 기자 이번 총선은 역대 최초로 ‘기후’가 본격 의제에 오른 선거다. 2022년 대선 때 ‘RE100’이 공론화되면서 처음 기후 정책의 물꼬를 튼 이래 이번 총선에서는 국민의힘, 더불어민주당, 녹색정의당 등 주요 정당이 기후위기 대응 공약을 내놓았다.가장 눈에 띄는 건 국민의힘이다. 말 그대로 ‘괄목상대’할 변화다. 2020년 총선에서 국민의힘 전신인 미래통합당은 기후위기 대응에 무관심했다. 미세먼지 저감이나 탈원전 정책 철회, 노후 경유차 조기 폐차 정도를 관련 공약으로 내세웠는데 기후위기 대응 공약이라기엔 매우 부족했다.2020년 3월 새로 나온 책 시사IN 편집국 불로소득 자본주의 시대브렛 크리스토퍼스 지음, 이병천 외 옮김, 여문책 펴냄“불로소득주의는 신자유주의 정체성의 핵심이다.”경제학에서 ‘지대(rent)’는, 정상적 경쟁 조건에서라면 예컨대 10만원을 받을 사람이 실제로는 100만원을 벌 때 그 초과분인 90만원을 일컫는 용어다. ‘불로소득’이라 표현할 수도 있다. 이 책에서 저자는 불로소득(지대)의 공간을 토지, 금융, 자연자원, 지식재산, 플랫폼, 외주화 계약, 인프라 등 일곱 부문으로 나눠 설명하며 현대 자본주의의 본질로 육박해 들어간다. 그에 따르면, 불로소득 자본주의의 핵심적 우리는 아직도 자폐를 잘 모른다 [독서일기] 장정일 (소설가) 신성아의 〈사랑에 따라온 의혹들〉(마티, 2023)은 독자를 전혀 예상하지 못한 곳으로 데려간다. 국회의원 보좌관이던 지은이는 초등학교에 다니는 딸이 소아백혈병 진단을 받자 직장에 사표를 내고 딸의 전속 간병인이 되었다. 할리우드의 재난 영화는 가족의 재발견으로 끝난다. 갈등과 앙금은 해소되고, 용서와 화해를 바탕으로 가족의 귀중한 가치를 깨닫는 것이다. 집안에 중환자가 생겨도 마찬가지다. 그런데 이 간병기는 그렇게 흘러가지 않는다. 지은이도 새삼 놀랐듯이 “이 글은 소재를 배신하고 말았다. 아이의 병에서 출발했으면서도 아이를 중심 ‘예고된 미래’ 우리 옆의 녹색일자리 안산·신안/김다은 기자 안산시민햇빛발전협동조합(안산시민햇빛조합)은 태양광 설비기사 유희준씨의 두 번째 직장이다. 어느덧 입사 2년 차가 됐다. 스물다섯 살, 또래보다 일찍 취직한 유씨는 전기공학을 전공했다. 지금 졸업을 앞두고 있는 대학 친구들은 ‘직업의 전망’이 급변하고 있음을 체감한다. “전기 분야 업계가 워낙 다양하다. 앞으로 어떤 일을 하는 게 좋을지, 비전이 있는 회사는 어떤 곳일지 많이들 고민한다.”유씨의 첫 직장은 전기차 배터리 생산업체였다. 전기차 시장이 확대되면서 새롭게 부상한 분야다. 이직한 지금의 직장도 친구들에게는 생소하다. “일반 ‘내돈내산’ 대중교통에 이의 있습니다 변진경 기자 전국 곳곳에서 대중교통 요금이 오르고 있다. 서울은 8월12일부터 버스 요금이 1회 승차당 300~700원 올랐다. 오는 10월7일부터는 지하철 기본요금도 150원 오른다. 인천은 10월7일부터 버스 요금이 250~400원 오르고 지하철 요금도 150원 인상될 예정이다. 부산도 10월6일부터 버스 350원, 도시철도 150원씩 요금 인상이 확정되었다. 울산 역시 8월1일부로 버스비가 100~250원 올랐다. 광역시만이 아니다. 강원, 전북, 제주도 대중교통 요금 인상이 이미 시행되었거나 예정되어 있다. 대전, 충북, 대구는 요금 인 62년간의 원자력발전, 독일은 어떻게 끝냈나 [기후위기 대응 선진국 독일의 고민 ④] 프랑크푸르트∙김인건 통신원 4월15일 23시59분 독일 네카베스트하임 원자력발전소가 전력 공급을 중단했다. 독일에서 전력망에 전기를 공급하던 마지막 원자력발전소였다. 2023년까지 남아 있던 원전 3기 중 엠스란트와 이자르 2호 원전은 이날 23시27분과 23시52분에 몇 분 앞서 운행을 중단했다. 1961년 6월17일 칼 원자력발전소가 처음으로 전기 공급을 시작한 이후 61년 9개월 29일 만에 독일의 모든 원자력발전소가 역사 속으로 사라진 것이다. 원전을 실제 가동했던 나라 가운데에서는 1987년 이탈리아가 국민투표를 통해 탈원전 국가가 된 이후 두 번째 지구를 위해 달력을 분해하세요 장일호 기자 새해 첫 주말에 하기 좋은 일은 뭘까? 지난해 달력을 처분하려다가 주저하며 내려놓았던 경험은 혼자만의 것이 아니다. 종이로 분류하면 될 것 같지만 그리 간단하지 않다. 재활용 분리배출은 ‘제대로’ 하려면 꽤 번거롭거나 까다롭다. 달력만 해도 그렇다. 달력을 묶고 있는 철사 스프링을 분리하는 게 첫 번째 난관이라면, 종이도 다 같은 종이가 아니기 때문이다. 코팅 여부 등을 꼼꼼히 따져보면 사실은 재활용이 어려운 쓰레기인 경우가 더 많다.버려진 철사를 이용해 작품을 만드는 와이어 아티스트 좋아은경(활동명)씨에게 연말연시는 재료를 수급하 배출은 200개국 중 17위 대응은 60개국 중 57위 김다은 기자 한 남자가 팔짱을 낀 채 의자에 앉아 졸고 있다. 이집트 샤름엘셰이크에서 열린 제27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UNFCCC COP27)의 최종 합의문이 나오기를 기다리다 잠든 참가자의 모습이다. 기후위기로 인해 큰 피해를 입은 국가에 대한 ‘손실과 피해’ 기금을 조성할지를 두고 마라톤협상이 이어졌다. 폐막식은 예정된 11월18일보다 이틀 늦어졌다.최종합의를 기다리다 잠든 남자의 사진은 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이하 당사국총회)에 기대를 걸지 않는 이들이 느끼는 지루함을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제24차 당사국총회(COP24, 2018 에너지 위기의 독일은 ‘자유 에너지’를 택했다 베를린·이오성 기자 주한 독일 대사를 지낸 한스 울리히 자이트는 한국과 독일의 공통점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전쟁(한국전쟁, 제2차 세계대전)과 분단, 그리고 두 나라 모두 에너지 빈국이라는 점이다. 한국은 에너지의 90% 이상을 수입에 의존하는 에너지 절대 빈국이고, 독일 역시 퇴출 수순인 석탄 말고는 뚜렷한 에너지 자원이 없는 나라다. 에너지 빈곤을 딛고 초고속 경제성장을 이뤄냈다는 것 역시 두 나라의 공통점이다.그러나 두 나라는 에너지 정책 면에서 다른 길을 걸었다. 일찌감치 선진국으로 떠오른 독일은 이미 20여 년 전부터 탈원전을 기치로 재생에 녹색 노동조합이라는 새싹 틔우자 박태주 (노동 연구자) 우리는 여태껏 겪어보지 못한 다른 세상의 들머리에 들어섰다. 기후위기가 바꿔놓는 세상 이야기다. 유엔이 정한 ‘생물종 다양성 보존의 날’인 5월22일, 노고단에서 선 채로 죽어가는 구상나무 앞에 조그맣게 모였다. 지리산 시인 이원규씨는 “이제 가망이 없다”라는 말로 인사말을 대신했다. 그는 1998년 봄, 전라선 야간열차를 타고 구례구역에 내렸다.“기후위기로 지구가 ‘불타는 집’으로 바뀌는 이 순간, 모두 어찌할 바를 몰라 발만 동동 구르는 이때(이원규 시인)” “노동조합은 어디에 있을까?”가 모임 내내 나를 붙잡은 질문이었다. 노 독일이 러시아 제재 망설이는 진짜 이유 프랑크푸르트∙김인건 통신원 3월13일 독일 공영방송 ARD의 시사 프로그램 〈안네 빌〉에 드미트로 쿨레바 우크라이나 외무장관이 화상으로 출연했다. 그는 독일과 러시아의 협력적 관계가 러시아의 ‘전쟁 권력’ 형성에 일조했다고 비판하며 다음과 같이 요청했다.첫 번째는, 독일이 우크라이나에 방어용 무기를 공급해달라는 것이다. 두 번째로, 독일이 대(對)러시아 경제제재에 주도적으로 참여하라고 요구했다. 마지막 요청은, 우크라이나의 유럽연합(EU) 가입에 대한 독일의 지지다.하지만 쿨레바 장관의 요구는 독일 정부가 러시아-우크라이나 위기에 대한 입장을 상당 부분 바꾼 기후 문제 인식에서 찾은 ‘이대남’의 철벽 [편집국장의 편지] 이종태 편집국장 이오성, 김다은 기자가 쓴 이번 호(제749호) 커버스토리를 읽다가 20대 남성과 다른 세대·성별 사이를 가르는 두꺼운 장벽을 발견했습니다. ‘기후위기에 대한 인식과 책임감’입니다. 〈시사IN〉 여론조사에 따르면, 20대 남성들은 관련 문항에서 동년배 여성은 물론 모든 세대·성별을 통틀어 가장 낮은 동의율을 보입니다.20대는 그 윗세대에 비해 기후변화의 악영향을 더욱 지속적으로 받게 될 연령대입니다. 기후위기는 산업구조 전환, 나아가 일자리의 문제이기도 합니다. ‘기후변화 대응’은 이미 지구 차원의 의제로 정착되었으며 이에 따른 글 다가온 프랑스 대선, 누가 마크롱 이길까 파리∙이유경 통신원 프랑스는 내년 4월 대선을 앞두고 있다. 프랑스 정계에 새로운 바람이 불까? 기존 좌우 성향 정당들은 지지율이 부진하다. 후보 단일화론이 불거지지만 실현 여부는 미지수다.10월20일 LCI TV가 발표한 대선 여론조사에 따르면 유력 후보들 중 가장 지지율이 앞선 이는 에마뉘엘 마크롱 현 대통령이다. 마크롱 대통령은 25% 지지를 얻었고, 에리크 제무르(무소속)가 17%, 마린 르펜(국민연합·RN)이 16%, 자비에 베르트랑(무소속)이 13%의 지지를 받아 뒤를 이었다. 장뤼크 멜랑숑(굴복하지 않는 프랑스·LFI) 8.5%, 야니크 새로 나온 책 [새로 나온 책] 시사IN 편집국 버지니아 울프의 정원캐럴라인 줍 지음, 메이 옮김, 봄날의책 펴냄“우리는 사과나무 그늘에 앉아 버지니아의 단편 〈과수원에서〉를 읽는 낭독회를 열었다.”우리는 버지니아 울프를 떠올릴 때 쉽게 ‘우울’과 ‘자살’을 생각하지만, 그가 생의 마지막 22년을 보낸 뭉크스하우스에는 삶이 있다. 그의 일상은 다른 사람처럼 행복과 불행 사이 어딘가를 추처럼 왔다 갔다 한다. 그곳에서 버지니아 울프는 금붕어 먹이를 주고, 새 연못을 바라보고, 잔디볼링을 하느라 쓰는 일조차 잊은 채 시간을 흘려보내면서도 행복해한다. 또 출판사에서 책 판매고를 알리는 스위스 국민투표,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헌법으로’ [평범한 이웃, 유럽] 취리히·김진경 (자유기고가) 스위스 인터넷 맘카페에 잊을 만하면 등장하는 주제가 있다. 스위스에 본사를 둔 다국적 식품 기업 네슬레다. 좋은 내용은 거의 없고 대개 네슬레의 악행을 고발하는 내용이다. 네슬레가 아프리카에 공짜 분유 샘플을 나눠줘 엄마들이 젖을 먹이지 않고 분유에 의존하게 됐다거나, 네슬레가 생산하는 초콜릿이 코트디부아르에 있는 카카오 농장의 아동노동으로 만들어졌다는 등이다. 국제앰네스티나 유니세프에서 나온 보고서가 공유되고 ‘네슬레 초콜릿은 사지 않겠다’는 댓글이 줄을 잇는다.아이 키우는 부모라면 아이를 이용해 수익 올리는 기업을 좋게 볼 수 고기로 태어난 소는 초원을 본 적이 없다 송지혜 기자 말복 다음 날인 8월16일, 서울 마포구 연남동 파스타 식당 ‘음공’에는 육개장 냄새가 퍼졌다. 냄비에는 고기 대신 채소가 가득 담겨 끓고 있었다. 각종 채소로 국물을 내고 중국식 건두부와 포두부, 고사리와 시래기를 넣었다. 고춧가루와 국간장으로 맛을 냈다. 멸치육수나 굴소스 같은 동물성 식재료는 일절 들어가지 않았다.이날 하루, 강보혜씨(27)는 파스타 가게를 채식 한식집으로 바꾸었다. 메뉴를 궁리하던 그는 고기 대신 채소를 푹 끓여서 몸보신용 밥상을 차리기로 했다. ‘육개장에 고기가 빠지면 육개장 맛이 날까’ 하는 걱정은 기우다 아베 행정부, 코로나19 틈타 방사성 오염수 방류 계획 숀 버니 (그린피스 독일사무소 수석 원자력 전문가) 필자 숀 버니는 지난 35년 동안 아시아·구소련·유럽·남북미·중동의 핵 문제를 다루어왔다. 1991년부터 그린피스와 함께 일하기 시작했다. 국제원자력기구, 국제해사기구, 뉴욕과 제네바의 유엔 회의 등에서 그린피스를 대표하고 있다. 1997년부터 도쿄전력의 후쿠시마 원전 문제를 끊임없이 제기해온 그가 일본 정부의 고준위 방사성 오염수 방류에 대한 원고를 보내왔다.후쿠시마 원전 사고 9주년인 올해, 일본 정부는 논란거리 하나를 마무리 지으려 하고 있다. 120만t이나 되는 고준위 방사성 오염수 처리를 결정하려는 것이다. 아베 행정부는 기자들의 시선 정희상 기자 이 주의 의미 충만‘착한 임대인 운동.’ 코로나19의 장기화로 극심해진 중소기업과 소상공인 피해를 돕고자 건물주들과 중소기업중앙회가 벌이는 상생 캠페인. 전주 한옥마을 건물주 14명의 상생선언에서 시작했다. 이들이 3개월 이상 10% 임대료 인하를 자발적으로 결의하자 나비효과처럼 전국으로 번져나갔다. 3월10일 중소기업중앙회는 착한 임대인 운동을 범중소기업 차원의 캠페인으로 확대했다. 도미노 효과는 프랜차이즈 업계까지 확산했다. 가맹점 본사들이 ‘착한 프랜차이즈 운동’을 선언하며 코로나19가 잡힐 때까지 임대료 인하를 결의했다.이 이 주의 그래픽 뉴스 ‘4,900,000,000’ 최예린 4,900,000,000 : 1월4일 발표된 그린피스의 〈일회용의 유혹, 플라스틱 대한민국〉 보고서에 따르면 2017년 기준 한국인의 연간 페트병 소비량은 약 49억 개로 7만1400t에 달한다. 이들을 일렬로 세우면 지구 10바퀴가 넘는다. 플라스틱 컵은 33억 개로 모두 쌓으면 지구에서 달까지의 거리다. 비닐봉지는 235억 개로 우리나라 면적 중 약 70%를 덮을 수 있다. 중국, 플라스틱 쓰레기는 이제 그만 이고은 (켄터키 대학 인류학과 박사과정) 중국은 별명을 여러 개 가지고 있다. ‘세계의 공장’이라는 별명은 우리에게 익숙하다. 1978년 개혁·개방 이래, 중국산 제품이 세계를 뒤덮었다고 해도 과언은 아니다. ‘중국산’은 어떻게 그토록 저렴할까? 흔히 상대적으로 값싼 인건비 때문이라고 생각하지만 인건비 문제만은 아니다. 물건을 만드는 데는 인력도 들지만 자원도 든다. 그렇다면 싼 자원은 어디에서 왔을까? 플라스틱 의자를 떠올려보자. 여름날 실외에 마련된, 앉아서 맥주 마시기 좋은 플라스틱 의자 말이다. 아랫면을 보면 ‘중국산’이라 찍혀 있다. 값은 저렴하다. 의료용 ...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