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야권 압승’ 제22대 총선 결과가 던지는 세 가지 질문 전혜원 기자 더불어민주당이 2024년 총선에서 175석을 얻었다(지역구 161석+비례위성정당 더불어민주연합 14석). 조국혁신당 12석을 합하면 범야권 의석수는 187석이다. 민주당이 비례위성정당 포함 180석이라는 기록적 압승을 거뒀던 2020년 총선보다도 더 많은 의석수다. 국민의힘은 108석(지역구 90석+비례위성정당 국민의미래 18석)으로 현 의석보다 6석 줄었다. ‘범야권 압승, 여당 참패’로 요약된다. 이로써 윤석열 정부는 임기 내내 ‘여소야대’ 상황에서 국정을 운영하게 됐다.‘대통령 임기 중에 치러지는 선거는 정권심판론이 작동하며, 대파는 왜 중요한가? 저널리즘으로 따져보면 최지향 (이화여대 커뮤니케이션·미디어학부 교수) 이번 총선의 주인공 중 하나는 대파였다. 3월18일 윤석열 대통령이 민생 물가 점검차 하나로마트 서울 양재점에 방문한 당시 할인 행사 중인 대파를 두고 “대파 한 단 875원이면 합리적”이라고 말했다는 보도 이후 대통령이 현실 물가를 모른다는 여론이 거세지면서 총선 판도에 영향을 미쳤기 때문이다.대파 보도의 여파는 영 이상한 방향으로 흘러갔다. 선거방송심의위원회에 민원이 제기됐고, 위원회가 선거방송 특별규정 제12조(사실 보도), 포괄규정 제8조(객관성) 등을 적용해 이 건을 심의할 것으로 보인다는 보도(〈연합뉴스〉 3월26일)가 수천억 원 드는 AI 디지털 교과서, ‘혁명’인가 이상원 기자 2022년 11월7일 취임사에서 이주호 신임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세 차례 ‘혁명’을 입에 올렸다. “코로나19로 가속화된 디지털 대전환”과 “반토막 난 학생 인구”를 이야기하며, “우리 교육의 틀을 과감하게 바꾸지 않으면 미래도 없다”라고 말했다. 이 부총리가 지난해 “혁명적 변화의 촉발제”라며 소개한 정책이 ‘인공지능(AI) 디지털 교과서’다. 천문학적 예산과 막대한 인력이 들어간다. 도입 시기는 내년이다.AI 디지털 교과서는 인공지능 기술을 접목한 교육용 소프트웨어다. 단순히 종이 교과서를 스캔해 디지털 기기로 옮긴 것을 총선 D-7, 각 정당이 만들고 싶은 세상은? 공약 본격 분석 전혜원 기자 제22대 총선을 앞두고 각 당이 선거관리위원회에 10대 공약을 제출하고 공약집을 발간했다. 추가 발표도 이어가고 있다. 양당을 중심으로 주요 공약을 들여다봤다.한국갤럽에 따르면, ‘대통령이 직무수행을 잘 못하고 있다’고 평가하는 이유 중 1위는 ‘경제·민생·물가’다(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농산물 물가가 오르면서 2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전년 대비 3.1%를 기록했다. 3월18일 윤석열 대통령이 서울 서초구 하나로마트 양재점을 방문해 할인이 적용된 대파 가격을 두고 “875원이면 합리적이라고 생각된다 조그마한 사고? “대통령실 ‘채 상병 사건’ 축소하려고 하나” [김은지의 뉴스IN] 이은기 기자 ■ 방송 : 시사IN 유튜브 〈김은지의 뉴스IN〉(월~목 오후 5시 /https://youtube.com/sisaineditor)■ 진행 : 김은지 기자■ 출연 : 신인규 민심동행 창당준비위원장, 이은기 기자★ 첫 번째 뉴스 키워드 : 국정 지지율 하락세, 왜?■ 진행자 / 윤석열 대통령 국정 지지율이 한 달째 하락세입니다.■ 이은기 / 지난주 금요일(3월22일)에 발표된 〈한국갤럽〉 정기 여론조사에 따르면 내림세가 뚜렷합니다. 3주 전 39%였던 국정 지지율은 34%까지 떨어졌습니다(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불멍’에서 에크모까지, 그곳에는 산소가 있다 [주기율표 위 건강과 사회] 김명희 (노동건강연대 운영위원장·예방의학 전문의) 건강식품에도 유행이 있는 듯싶다. 한동안 온갖 열매며 잎사귀를 발효시켜 만든 ‘효소’가 인기였다. 효소(enzyme)의 교과서적 정의는 화학반응을 촉진하는 생물학적 촉매 역할을 하는 단백질을 일컫는다. 하지만 각종 미디어에서는 삼투압 효과에 의해 추출된 식물의 액체 성분이 포함된 설탕물을 효소라고 불렀다. 소화불량 개선에서부터 항균, 혈관 건강, 피부 미용, 관절염 완화에 이르기까지 만병통치약에 가까운 효과들 속에서, 가장 분명하게 확인된 것은 혈당을 높인다는 점이었다.이어서 ‘디톡스(detox)’가 유행했다. 무림고수의 독공(毒攻 시사IN 제863호 - 돌아온 의혹 차형석 편집국장 편집국장의 편지REVIEW IN 독자와의 대화 퀴즈 말말말 기자들의 시선/이종태 기자 기자들의 시선/문상현 기자 포토IN/봄바람과 햇살 흐르고 스미다COVER STORY IN부메랑 되어 돌아온 ‘직권남용’이라는 칼윤석열 대통령이 이종섭 전 국방부 장관을 호주 대사로 임명했다. 채 상병 사건으로 공수처 수사를 받고 있는 인물이다. 조금씩 드러나는 의혹은 윤석열 정권의 아킬레스건이 될 수도 있다.ISSUE IN 정치의 빈곤 드러낸 ‘윤석열식’ 의대 증원 중국의 패권 야망, 수출 공세로 실현될까 물가안정 대책에 농민은 없더라 “역행하는 좋은 의사는 민중과 어떻게 만나야 할까 [역사의 뒤 페이지] 조형근 (동네 사회학자) 1959년 3월20일은 몹시 추웠다. 눈보라도 몰아쳤다. 이미륵의 9주기 기일이던 그날, 전혜린은 이미륵의 친구였던 독일인 T, S와 함께 뮌헨 교외의 묘지를 찾았다. 무덤은 거친 들판 가운데 작은 공동묘지 안에 있었다. “그의 무덤은 아무 장식도 없고 아무 데나 굴러다니는 것 같은 돌로 만든 작은 비석 위에 단 세 글자, 새겨진 한문 李彌勒 때문에 누구의 눈에나 금방 띄었다. … 나는 화환을 비석 앞에 갖다 놓았다(전혜린, 〈그리고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1966).”전혜린(1934~1965)은 시대의 신드롬이었다. 수학을 0 한동훈의 ‘동료 시민’과 86 운동권 청산론은 양립 가능한가 전혜원 기자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하 한동훈)이 연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민주당) 대표를 저격하고 있다. 민주당 현역 의원 평가에서 김영주 의원이 하위 20%, 박용진 의원이 하위 10%에 속하자 한 위원장은 “이재명 대표는 (하위) 1%에 들어갈 것 같다. 재판 다니느라 의정활동 제대로 못 하지 않았나”라고 되물었다.윤석열 정부 초대 법무부 장관이던 한동훈은 지난해 12월21일 사직한 이튿날 국민의힘에 입당하고 12월26일 비상대책위원장에 취임했다. 취임한 지 채 세 달이 안 되었다. 그사이 민주당 공천 갈등 등의 여파로 이른바 ‘ 인플레 하락하는데 고용은 잘나가네? 이강국 (리쓰메이칸 대학 경제학부 교수) 높은 하늘에서 비행기의 고도를 낮추고 활주로에 부드럽게 착륙하는 소프트랜딩(연착륙)은 비행기를 조종할 때 가장 어려운 일이다. 경제도 마찬가지다. 중앙은행은 금리인상으로 높은 인플레이션을 낮추는 과정에서 경기가 크게 악화되지 않는 소프트랜딩을 바라지만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그런데 최근 미국 경제에서 실업률의 큰 상승 없이 인플레이션이 빠르게 하락하는 소프트랜딩이 나타나고 있어서 주목할 만하다.인플레이션에 대응한 통화정책은 비행기 조종보다 훨씬 더 어려운 일이어서 소프트랜딩은 통화정책의 성배(聖杯)로 불리기도 한다. 기준금리가 인 만화 〈틴틴팅클〉, 유년 시절을 반추하는 하나의 방법 [K콘텐츠의 순간들] 조경숙 (만화 평론가) 얼마 전 서울 영등포 타임스퀘어에서 열린 〈틴틴팅클〉의 사인회에 운 좋게 당첨되어 아이와 함께 다녀왔다. 초등학생인 아이는 〈틴틴팅클〉의 열렬한 애독자다. 단행본 〈틴틴팅클〉이 꽤 두꺼운 데다 몇 권이나 되는데도 그걸 여러 번 읽고 또 읽더니 이제는 〈틴틴팅클〉에 나오는 모든 캐릭터의 이름과 성격을 줄줄 외울 지경이다. 원래는 내가 〈틴틴팅클〉을 좋아해 단행본을 구매했는데, 내가 사둔 책을 보다가 아이 역시 작품에 빠져들었다. 사인회에 줄 선 사람 중에는 우리 말고도 양육자의 손을 잡고 온 초등학생이 여럿 있었다. 20~30대 여성 제3지대 신당, 한국형 다당제의 시작일까 전혜원 기자 지난해 12월27일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가 국민의힘을 탈당한 데 이어, 1월11일 이낙연 전 더불어민주당(민주당) 대표가 민주당을 탈당했다. 이준석 신당은 ‘개혁신당’, 이낙연 신당은 ‘새로운미래’라고 이름을 정하고 창당을 완료했거나 추진 중이다. 앞서 이재명 대표 체제에 비판적 목소리를 내온 민주당 의원 3명(김종민·이원욱·조응천)도 민주당을 탈당했다. 이 3명은 박원석 전 정의당 의원, 정태근 전 한나라당(현 국민의힘) 의원과 함께 1월14일 ‘미래대연합’ 창당준비위원회를 열었다.지난 대선 때 윤석열 캠프에서 활동한 금태섭 교육부의 ‘맞춤형’ 디지털 교과서가 놓치고 있는 것 [테크 너머] 조경숙 (테크-페미 활동가) 우리의 일거수일투족은 데이터로 기록되고 저장되고 활용된다. 내가 어떤 웹사이트에 접속했는지 또 무엇을 클릭했는지 온라인에 남는 건 말할 것도 없고, 오프라인에서의 활동도 늘 손에 쥐고 있는 휴대전화를 통해 통신사의 데이터로 기록된다. 간혹 기술과 관련한 강의를 나가면, 청중에게 구글에서 ‘내 광고 센터’ 메뉴를 검색해 들어가 보라고 권한다. 그러면 대다수는 깜짝 놀란다. 그 페이지에는 내가 지금까지 웹사이트를 방문하거나 검색했던 기록을 토대로 내가 어떤 사람인지, 무엇을 좋아할 것인지 키워드가 나열되어 있기 때문이다. 이 광고 센터 이토록 흥미로운 ‘중세시대’ [새로 나온 책] 시사IN 편집국 중세인들댄 존스 지음, 이재황 옮김, 책과함께 펴냄“몽골의 정복 방식은 20세기의 공포 독재를 예고하는 것이었다.”‘암흑시대’로 불리는 데다 세계사 교과서만으론 이해하기 힘들어 ‘기출문제’만 달달 외우고 지나쳤던 ‘중세’가 이처럼 흥미롭게 서술될 수 있는 시기였다는 것을, 이 책에 손을 대기 전까지는 미처 몰랐다. 저자는 서기 410년의 ‘로마 약탈’로 들어가 1527년의 ‘로마 약탈’로 1000여 년에 걸친 장구한 이야기를 마무리 짓는다. 대체로 시간 순서에 따라, 다양한 민족(로마인, 프랑크인, 아라비아인, 몽골인 등)과 세력( 시사IN 제847호 - e스포츠 아이콘 차형석 편집국장 편집국장의 편지REVIEW IN 독자 리뷰 퀴즈 말말말 기자들의 시선/전혜원 기자 기자들의 시선/김은지 기자 포토IN/출동하지 않는 그날이 올 때까지COVER STORY IN중국 꺾고 증명한 e스포츠 아이콘한국에서 열린 ‘롤드컵’에서 ‘페이커’ 이상혁이 6년 만에 우승컵을 들었다. 우여곡절 끝에 다시 최고의 자리에 오른 그는 e스포츠의 수준을 한 단계 끌어올렸다. 유망하고 빛나는데 부실하고 불안하다?ISSUE IN 정치 무대 다가선 한동훈, 이동하는 여권 권력 아직도 원인을 모른다, 그게 진짜 재난이다 전두환 때보다 못한 윤석열의 오타니는 무엇이, 왜 다른가 [새로 나온 책] 시사IN 편집국 오타니 쇼헤이의 위대한 시즌제프 플레처 지음, 문은실 옮김, 위즈덤하우스 펴냄“경기 그리고 경쟁 자체에서 스스로 즐거움을 이끌어내는 사람, 그게 바로 쇼헤이다.”오타니 쇼헤이. “세계에서 단 한 명, ‘이도류’ 메이저리거.” 메이저리그 30팀 중 27팀이 오타니를 영입하기 위해 경쟁에 뛰어들었고, 이제 그의 고향에서는 그의 등번호가 들어간 매달 17일을 ‘오타니 데이’로 기념하고 있다. 2012년부터 LA 에인절스를 10년 넘게 취재하고 있는 메이저리그 전문기자 제프 플레처가 오타니의 역사를 한 권에 정리했다. “오랜 세월, 나는 금융 교육 확대 10여년, 영국의 오답노트 런던·김동인 기자 부(富)에 대한 콘텐츠가 넘치는 시대다. 사람들의 관심도 많다. 코로나19 팬데믹 동안에는 저금리에 힘입어 투자 붐이 일기도 했다. 갖가지 일확천금 이야기가 일상을 자극했고, 욕망을 건드리는 서사가 넘쳤다. 누구나 쉽게 돈을 불릴 수 있다는 믿음으로 가득했던 시대를 겪으며 우리는 돈에 대해 잘 알고 있다고 자부했다.금리인상이 시작되면서 그동안 자극받은 욕망은 리스크로 변해갔다. 물가상승과 부채로 인한 부담은 점점 커진다. 뒤늦게 우리는 막상 돈에 대해 잘 모르고 살았다는 점을 깨닫는다. 돈을 어떻게 쓰고 관리해야 하는지 교육받아본 한국인을 혐오한 어떤 서구인 이야기 [역사의 뒤 페이지] 조형근 (동네 사회학자) “백인 여행자가 처음으로 한국에 체류할 경우 처음 몇 주 동안은 기분 좋은 것과는 영 거리가 멀다. 만약 그가 예민한 사람이라면 두 가지 강력한 욕구 사이에서 씨름하며 대부분의 시간을 보낼 것이다. 하나는 한국인들을 죽이고 싶은 욕구이며, 또 하나는 자살하고 싶은 욕구다. 개인적으로 나라면 첫 번째 선택을 했을 것이다.”한국인에 대해 이토록 강렬한 혐오 발언을 한 주인공은 누굴까? 20세기 초에 활동한 미국 작가 잭 런던이다. 러일전쟁(1904~1905) 취재차 한국에 와서 1904년 2월7일경부터 5월1일경까지 3개월 가까이 한국 한국전쟁은 다양한 얼굴을 하고 있다 [역사를 읽는 시간 ④] 강창훈 (어린이 역사책 작가) 한국전쟁 하면, 어린 시절 보았던 반공 드라마 〈배달의 기수〉가 가장 먼저 떠오른다. 국군이 인민군과 맞서 처절하게 싸우는 전투 장면 몇 컷은 아직도 흐린 화면으로 남아 있다. 여기에 학교 수업 내용, 만화영화 〈똘이 장군〉, 드라마 〈지금 평양에선〉, 금강산댐 건설 등등이 겹치면서, ‘북한군의 침략과 만행’이라는 한국전쟁의 이미지가 더욱 굳어졌다. 그럴 경우, 문제는 그것이 틀렸다는 게 아니라, 그 밖의 다른 것을 잘 보지 못하게 된다는 데 있다. 어린 시절에 생긴 그 하나의 이미지는 수십 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남아 있으면서 새로 자유민주주의 앞세운 십자군 대통령의 성전 이상원 기자 집권 2년 차 윤석열 대통령은 ‘이념’에 심취한 듯 보인다. 8월28일 국민의힘 연찬회에서 “제일 중요한 게 이념이다. 철 지난 이념이 아니라 나라를 제대로 끌고 갈 수 있는 그런 철학이 바로 이념이다. 우리가 철 지난 엉터리 사기 이념에 매몰됐다”라고 말했다. 무엇이 ‘엉터리 사기 이념’인지, 누가 여기 ‘매몰’됐는지 구체적으로 꼽지는 않았다. 다만 짐작할 수는 있다. 대통령실이 사실상 지지 의사를 밝힌 홍범도 장군 흉상 이전에 야당과 시민단체가 반발하는 와중에 나온 발언이기 때문이다. 다음 대목에서는 대통령의 의중이 더 명확히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