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장의 봄 ’ 이끈 44년 전 그날의 호기심 나경희 기자 군복 입은 사람들이 모인다. 영문을 모르는 군인들은 초조한 표정으로 서로에게 무슨 일인지 묻는다. 누군가 들어와서 박정희 대통령이 암살당했다는 소식을 전한다. 1979년 12월12일, “그날 밤 철저히 감춰진 9시간의 이야기”라는 자막이 뜬다. 낮게 술렁이며 동요하는 장성들과 함께 영화 〈서울의 봄〉은 시작한다.영화관에 모인 관객 역시 곧 당황한다. 대부분 12·12 군사 반란의 결말만 알았지, 그 과정은 모르고 있었다는 사실을 이내 깨닫는다. 쿠데타를 막을 결정적 기회가 한 인간의 욕망 혹은 두려움 때문에 차례차례 날아가는 모습을 김건희 여사 명품백 수수 의혹에 침묵하는 대통령실 문상현 기자 최근 엑스포 유치 불발과 함께 용산 대통령실을 향한 화살이 하나 더 있다. 김건희 여사의 명품 가방 수수 의혹이다. 유튜브 채널 ‘서울의 소리’는 11월27일부터 11월30일까지, 김건희 여사가 최재영 목사로부터 고가의 명품 가방을 받는 영상을 공개했다.서울의 소리도 직접 밝혔듯 이 영상은 함정 취재로 만들어졌다. 서울의 소리 측이 가방을 직접 구매해 최재영 목사에게 전달했고, 촬영을 위해 사용한 손목시계 형태의 몰래카메라도 제공했다. 취재 방식과 내용을 완전히 따로 떼어 분리할 순 없다. 비위가 발생할 상황을 만들어놓고 취재 대상 “증언하지 않겠다” 모든 질문에 입 닫은 검사 [고발 사주 법정 중계 21차 공판] 나경희 기자 ■ 10월23일 손준성 공직선거법 위반 등 21차 공판이날 오전 임홍석 검사가 증인으로 출석했다. 그는 사건 당시 수사정보정책관실(수정관실)에서 연구관으로 근무하며 이른바 ‘제보자 X’로 불리던 지 아무개씨의 실명이 들어간 판결문을 검색하고 조회한 혐의를 받았으나, 불기소 처분된 바 있다. 하지만 2021년 9월 고발 사주 의혹이 보도되자 수정관실 컴퓨터를 포맷하는 등 증거인멸을 시도했다는 혐의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의 조사를 받고 있다. 임홍석 검사는 이날 재판장과 공수처, 변호인의 모든 질문에 증언을 거부했다. 그러나 신 “성장하는 자네의 드럼을 들으러 온다네” [음란서생] 배순탁 (음악평론가) 꽤 오래 전에 드럼을 배웠다. 3년 정도, 일주일에 한 번, 두 시간씩. 훌륭한 선생 덕분이었을 것이다. 매주 실력이 조금씩 느는 게 느껴졌다. 내가 연주 가능했던 가장 어려운 곡은 뮤즈의 ‘타임 이즈 러닝 아웃(Time Is Running Out)’이었다. 물론 뮤즈 원곡에서 여러분이 들을 수 있는 드럼과 나의 연주 사이에는 엄청난 격차가 있다. 겨우 흉내만 낼 수 있는 수준이라고 보면 된다. 당연한 얘기다.그래서였을까. 〈블루 자이언트〉 원작 만화를 봤을 때도, 얼마 전 애니메이션을 봤을 때도 계속 눈길이 간 건 주인공 다이가 윤석열도 이재명도 제자리걸음 [2023 신뢰도 조사] 김은지 기자 제자리걸음이다. 윤석열 대통령의 신뢰도가 지난해(10점 만점에 3.62점)에 이어 올해도 최저점(3.63점)을 기록했다. 0~4점 불신, 5점 보통, 6~10점 신뢰 구간이다. 2년째 불신 구간을 탈출하지 못했다. 2년 연속 신뢰도가 3점대인 대통령은 처음이다.〈시사IN〉 신뢰도 조사는 시계열로 쌓인 여론 데이터다. 정치와 언론 영역을 중심으로 한국 사회의 신뢰 자본을 측정하는 작업이다. 16년째 진행해 연도별 비교가 가능하다. 이명박-박근혜-문재인-윤석열로 이어지는 현직 대통령의 신뢰도 또한 견줘볼 수 있다(〈그림 1〉 참조).윤 현직 대통령의 장모는 어쩌다 법정 구속됐나 문상현 기자 “장모 사건, 300억원 통장 잔고증명서 위조 사건 아십니까. 피해자 9명이 저를 찾아오셔서 윤석열 지검장 장모에게 사기를 당했다고 주장합니다. ‘장모 대리인은 구속돼 있는데 주범인 장모는 버젓이 거리를 활보하고 있다, 사건 은폐 배후에 윤 지검장이 있다’라고 온 데를 돌아다니면서 피해자들이 말씀을 하세요. 그렇기 때문에 이건 본인 문제예요. 장모 문제가 아니라. 상당한 증거, 팩트가 있거든요. 제가 설명을 드리겠습니다.”2018년 10월19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서울중앙지방검찰청 국정감사에서 장제원 당시 자유한국당(현 국민의힘) ‘김건희 의혹’은 즉각 해명, ‘장모 구속’은 입장 없다? [언주유골] 장일호 기자·김진주 PD·최한솔 PD “항소심까지 충분히 방어권이 보장됐으며 죄질이 매우 나빠 법정구속한다.”지난 7월21일 윤석열 대통령의 장모 최은순씨가 통장 잔고증명 위조 등 혐의와 관련된 항소심에서 법정구속됐습니다. 재판부는 “피고인(최은순)은 관여를 부정하기 어려움에도 항소심에 이르기까지 범행을 부인했다”라며 “범행규모와 횟수, 수법 등에서 죄질이 무겁고 비난가능성이 크다”라고 밝혔습니다. 최은순씨는 “나를 법정구속 시킨다고”라고 소리치며 “죽어버리겠다”라고 주저앉아 난동을 피우다 끌려갔습니다.더불어민주당은 최은순씨 구속 후 브리핑을 통해 “사필귀정”이라고 밝 함구하거나 회피하거나, 윤석열 정부의 논란 대응법 [정치왜그래?] 장일호 기자·김진주 PD·최한솔 PD 용산 대통령실에 악재가 잇따르고 있습니다. 349억원의 은행 잔고증명서를 위조한 혐의로 기소된 윤석열 대통령의 장모 최은순씨가 지난 21일 항소심 선고공판에서 징역 1년을 선고받고 법정구속됐습니다. 현직 대통령의 장모가 구속된 것은 초유의 사태입니다.한편 무속인 천공이 용산 관저 선정 과정에 개입했다는 의혹에 대한 경찰 수사결과, 실제로 부지를 본 사람은 천공이 아닌 풍수학자 백재권 사이버한국외국어대학교 겸임교수였던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국민의힘은 “백 겸임교수는 풍수지리학계 최고 권위자”라는 내용의 논평을 냈고, 대통령실은 백 겸 “여기서 죽어버리겠다.” [말말말] 시사IN 편집국 “여기서 죽어버리겠다.”윤석열 대통령의 장모 최은순씨가 7월21일 항소심에서 징역 1년에 법정구속 판결을 받자 소리치며 한 말. 법정구속이라는 판사의 말에 최씨는 “무슨 말인지 이해가 잘 안된다”라며 격앙된 반응을 보이다 결국 자리에 주저앉았고 청원경찰 네 명에게 사지가 붙잡힌 채 들려 나갔다. 최씨는 경기도 성남시 도촌동 땅을 매입하는 과정에서 2013년 4월부터 10월까지 4회에 걸쳐 모두 349억원가량이 저축은행에 예치된 것처럼 잔고증명서를 위조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대통령실은 최씨가 법정구속된 데 대해 별다른 입장을 밝 손님이 즐거우니 나도 즐겁다, 축제장의 떠오르는 꽃 ‘푸드트럭’ 변진경 기자 전국 지역축제장이나 야시장에서 새로이 떠오르는 이동 상점은 ‘푸드트럭’이다. 사람들이 모이는 행사장에 색색깔의 트럭들이 ‘뚜껑을 열고’ 갖가지 식사류와 간식거리를 판매한다. 풍물장터류의 이동형 식당에는 바비큐, 파전, 꼼장어, 막걸리 등의 토속 먹거리가 많은 반면 푸드트럭은 축제장에서 회오리감자, 탕후루, 아이스 아메리카노, 타코야키, 추러스 등 젊은 층이 좋아하는 품목들을 주로 취급한다.푸드트럭 상인 대부분은 사업자등록증·영업신고증·위생교육증 등을 갖추고 합법적으로 영업한다. 지역축제, 대학 축제, 야시장, 관공서나 군부대 행사 프랑스를 뒤흔든 미술 작품 페인트 테러 파리∙이유경 통신원 프랑스 파리 현대미술관 ‘팔레 드 도쿄(Palais de Tokyo)’에 전시 중이던 한 예술품이 반달리즘(문화유산, 예술품 등을 파괴하거나 훼손하는 행위)의 표적이 됐다. 2월17일부터 5월14일까지 열린 스위스 작가 미리암 칸의 ‘내 일련의 생각(Ma pensée sérielle)’ 전시에서 작품에 불만을 품은 한 80대 남성이 해당 작품을 훼손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이 남성은 지난 5월7일 오후 3시30분쯤 약병에 담아 숨겨서 들어간 보라색 페인트를 작품 위에 뿌렸다. 이후 미술관 보안요원들에 의해 저지된 후 경찰에 연행됐다. 그때 그 단톡방 무슨 대화 오갔나 [고발 사주 법정 중계 10차 공판] 나경희 기자 ■ 4월10일 손준성 공직선거법 위반 등 10차 공판이날 권순정 법무부 기획조정실장이 증인으로 출석했다. 2020년 3월31일 MBC에서 ‘검언 유착 의혹’을 처음 보도할 당시 권순정 실장은 대검찰청 대변인이었다. 2021년 9월2일 〈뉴스버스〉에서 ‘고발 사주 의혹’을 제기한 이후 그는 해당 사건에 간접적으로 연루됐다는 의심을 받았다.그해 10월8일 국회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 국정감사에서 당시 부산지방검찰청 서부지청장이던 권순정 실장은 집중 공세를 받았다. 검언 유착 의혹 사건이 보도된 직후 당시 손준성 대검 수사정보정책관, 한 손준성 재판에서 드러난 의혹, 검찰의 ‘김웅 봐주기’ 꼬리 잡히나 문상현 기자 고발 사주 의혹의 핵심 인물로 지목된 손준성 검사와 김웅 국민의힘 의원의 사법 판단은 밀접하게 연결된다. 손 검사와 김 의원이 공모 관계로 묶여 있어, 한쪽이 먼저 받은 사법처분은 다른 한쪽에 상당한 영향을 미친다. 고발 사주 의혹은 손준성 검사가 2020년 4월 21대 총선에 영향을 미칠 목적으로 범 더불어민주당 인사들을 대상으로 한 고발장을 김웅 의원(당시 미래통합당 후보)에게 전달해 미래통합당(현 국민의힘)이 대신 고발하도록 사주했다는 내용이다.손준성 검사와 김웅 의원의 기소 여부는 각각 다른 수사기관이 결정했다. 손준성 검사 너무나 복잡한 1990년대생의 생애 [새로 나온 책] 시사IN 편집국 밀레니얼의 마음강덕구 지음, 민음사 펴냄“우리 세대가 경험한 2010년대는 모두가 불행한 시대였다.”‘MZ 세대’로 간단히 호명되기에 1990년대생의 생애는 복잡다단하다. 다양성을 지향하는 당당한 모습도, 혹은 극우주의와 혐오에 빠진 모습도 일면에 불과하다. 1992년생인 저자는 기성세대가 자신의 잇속에 따라 밀레니얼 세대라는 가상의 이미지를 만들어냈다고 지적한다. 그리고 1990년대생의 관점에서 2010년대를 직접 반추하고 증언하기로 한다. 밀레니얼 세대의 정치관을 형성한 기점이 2010년대라고 보기 때문이다. 밀레니얼에게 201 문학과 중견 작가 고민의 시대를 비추다 [2022 행복한 책꽂이] 김영화 기자 문학의 인기가 도드라진 한 해였다. 출판인이 추천한 올해의 책(국내서) 상위 10권 중 문학 분야가 절반을 차지했다. 최근 몇 년간 출판인이 응답한 〈시사IN〉 ‘행복한 책꽂이’ 목록을 보면 에세이나 사회비평서의 약진이 두드러졌다. 문학작품은 소수에 그쳤다. 올해는 달랐다. 소설부터 시, 각본집까지 여러 문학 작품들이 2022년 올해의 책으로 이름을 올렸다. 신인 작가보다는 중견 작가가 주를 이뤘다.출판인들의 압도적 추천을 받은 책은 정지아 작가의 〈아버지의 해방일지〉다. 딸의 시선에서 ‘전직 빨치산’ 아버지의 장례식 3일을 다뤘다 화물연대 파업이 드러낸 ‘윤석열식 법치주의’ 전혜원 기자 “불법과는 절대 타협하지 않을 것이다.” 윤석열 대통령이 화물연대 파업을 두고 반복한 말이다. 그런데 도대체 무엇이 불법이었을까?파업 참가자들이 파업에 참여하지 않는 다른 기사들의 화물운송을 물리적으로 막거나 폭력을 행사했다면, 이는 불법이다. 실제로 경찰은 관련 혐의를 수사하고 있다. 일국의 대통령이 타협하고 말고 할 것도 없는 당연한 얘기다.그런데 정부는 화물연대 소속 기사들이 운전대를 놓은 것 자체도 불법이라고 주장했다. 일단 파업이 아니라 ‘집단운송 거부’라고 불렀다. 화물연대는 현재 고용노동부로부터 설립신고증을 받은 정식 [기자의 추천 책] 인종 서열은 ‘발명’되었다 이상원 기자 한국에서 인종은 낯선 화두다. 비무장 상태에서 경찰에게 살해된 미국인 35%가 흑인이라는 통계도 크게 와닿지 않는다(흑인은 미국 인구의 약 13%다). 해외 팬들이 한국 연예인의 ‘미백 화장’을 ‘화이트 워싱’이라고 비판하는 것도 이해하기 쉽지 않다.서구권에서 인종은 뜨거운 주제다. 어떤 곳에서는 인종‘차별’뿐만 아니라 인종에 대한 언급 자체가 금기시된다. 학문적으로 인종에 따라 인간을 분류하는 방식은 폐기됐다. 인종이 생물학과 정치 이데올로기의 한 자리를 차지한 때에 빚어진 결과는 참혹했다. 이 책은 인종 서열의 가장 높은 자리에 [신뢰도 조사] 신뢰도 가장 낮은 현직 대통령 윤석열 김은지 기자 빨간불이 켜졌다. 윤석열 대통령의 신뢰도가 역대 최저를 기록했다. 〈시사IN〉이 신뢰도 조사를 시작한 2007년 이래 현직 대통령(이명박·박근혜·문재인·윤석열) 신뢰도 중에서 가장 낮았다(〈그림 1〉 참조).‘역대급’ 기록 경신이다. 보통 대통령 신뢰도는 임기 첫해에 가장 높았다가 서서히 떨어지는 경향성을 보인다는 점에서 나쁜 시그널이다. 신뢰는 정치인의 핵심 자본이다. 대통령은 국정 수행을 위해 최고 자리에 있는 정치인이다. 그런 점에서 윤석열 정부의 앞날이 녹록지 않을 것임을 예고한다.임기 첫해인 2022년 윤석열 대통령이 받은 공개된 김건희 녹취록 그 배경과 맥락 문상현 기자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의 배우자 김건희씨는 대외 활동과는 거리를 두었다. 경쟁 후보의 배우자들과 달리 지지자들과 만나거나 공개 활동은 물론 언론 접촉도 최대한 피했다. 공개 석상에 처음 모습을 드러낸 건 지난해 12월26일 허위 이력 의혹에 대한 사과 기자회견이었다.김건희씨의 정제되지 않은 ‘날것’ 그대로의 목소리가 최근 공개됐다. 유튜브 채널 ‘서울의소리’가 MBC 시사 프로그램 〈스트레이트〉를 통해 공개한 녹취 파일에서다. 김씨는 이 채널 소속 이명수 기자와 지난해 7월부터 12월까지 총 53차례에 걸쳐 7시간45분간 이뤄진 정치 글로 보는 정치의 본령 김은지 기자 미국 드라마 〈웨스트 윙〉 〈지정생존자〉와 덴마크 드라마 〈여총리 비르기트〉는 성공한 정치 드라마다. 세계적으로 인기를 끌었다. 매혹적인 정치 지도자와 함께 등장하는 인물은 대부분 메시지 담당 참모다. 말과 글의 전장에서, 정치인은 메시지 참모가 쓴 글을 말로 소화하는 존재다. 떼려야 뗄 수 없는 정치인과 메시지 보좌진의 관계를 고증한 셈이다.보좌관 27년 내공의 이진수 작가(61)도 비슷한 지적을 했다. “드라마는 정치인의 속과 정치의 이면을 깊이 조명할수록 현실감을 얻는다. 글 쓰는 참모들은 정치의 이면을 잘 알 수밖에 없는 위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