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 대 사람으로 여전히 웃기고 싶다 이상원 기자 김제동씨(50)가 신간 〈내 말이 그 말이에요〉를 펴냈다. 개그맨·방송인인 그는 책 여섯 권을 낸 작가이기도 하다. 김제동씨는 사회참여 연예인으로 알려져 있다. 세월호 참사 유가족을 만나고, 경북 성주에서 사드 배치를 논했다. 2016년 촛불집회 때는 연단에 올라 헌법을 이야기했다. 전작인 〈당신이 허락한다면 나는 이 말 하고 싶어요〉(2018)는 ‘김제동의 헌법 독후감’이라는 부제를 달았다. 그의 이런 행보에 반감을 드러내는 사람도 있었다.3월13일 출간 기념 기자간담회 후 여러 보도가 나왔다. 김제동씨가 ‘사회적 발언을 하지 않 ‘미디어 사투리’ 붐, 어떻게 봐야 할까 [미디어 리터러시] 김보현 (<뉴스민> 기자) ‘미디어 사투리’라는 말이 있다. 영화나 드라마의 등장인물이 구사하는 과장되거나 어색한 사투리를 일컫는 말이다. 예전에는 촌스러운 이미지가 강했다면 요샌 힙하고 쿨하다는 이미지가 더해졌다. (원인을 분석하는 순간 유행이 지나간다는데 아무튼) 드라마 속 어색한 경상도 사투리 연기가 밈이 되고, 이를 해설하는 유튜브 채널 ‘하말넘많’의 영상이 조회수 150만을 넘으면서 정점을 찍었다. 전조도 있었다. 유튜브 채널 ‘피식대학’의 경상도 호소인 캐릭터나 개그맨 김대희의 50대 아저씨 부캐 ‘꼰대희’가 대표적이다.지방 사람으로서 유행이 마냥 〈개그콘서트〉, 웃기기 쉽지 않지만 그래도 웃겨야지 나경희 기자 ‘개콘’이 돌아왔다. 11월12일 밤 10시40분 KBS2에서 방영된 〈개그콘서트〉 1051회는 3년 5개월 만의 무대였다. 코로나19 팬데믹이 심각했던 2020년 6월, 더 이상 공개 무대에서 방청석과 호흡을 맞출 수 없게 된 제작진은 방송을 중단해야 했다. 이 결정에는 〈개그콘서트〉가 유튜브나 OTT 플랫폼에 올라오는 콘텐츠에 비해 별다른 재미가 없다는 시청자들의 냉정한 평가도 한몫했다.11월1일 관객들의 첫 방청이 이루어지기 전 열린 제작간담회에서 김상미 CP(책임 프로듀서)는 “주말 밤에 온 가족이 볼 수 있는 게 지금까지 존재 자체가 풍자인 사람 [K콘텐츠의 순간들] 복길 (자유기고가) “한국 코미디는 글렀다. 제대로 된 정치 풍자 하나 못하면서 무슨 코미디언이라고….” 〈개그콘서트〉가 3년 만에 부활한다는 기사 아래 가장 많은 추천을 받은 댓글이다. ‘제대로 된 정치 풍자’란 대체 무엇일까? 나 또한 〈개그콘서트〉의 코미디를 선호하지 않는 편이지만 이 의견에는 선뜻 동의하기 어렵다. 한국 코미디에 ‘정치 풍자’가 필요하지 않다는 말이 아니라, 한국 코미디의 문제가 정말 ‘정치’ 풍자를 못해서인지 묻고 싶다.코미디언들은 세상의 심기를 헤아리며 장사를 한다. 한국은 논쟁의 여지가 있는 주제를 꺼내기만 해도 ‘불편러’ 인스타그램 ‘인생샷’ 문화로 바라본 여성들의 생애사 김영화 기자 절반은 버릴 걸 알면서도 설탕 범벅 레터링 케이크를 주문한다. 인기 있는 집은 한 달 전에 미리미리 DM을 보내 예약해야 한다. 친구들과 파자마를 맞춰 입은 채 초를 부는 사진 하나쯤 간직하고 싶었다. 수백 장 찍어 겨우 한 장 건진 사진을, 어쩌다 우연히 찍힌 사진인 양 올리곤 했다. 마음에 들지 않는 부분이 있어도 괜찮다. 손가락으로 화면 구석구석을 확대해가며 보정하면 된다. 실물보다 예쁘되 너무 다르지는 않게, 최대한 자연스럽게. 사진 아래로 ‘좋아요’와 댓글이 달린다. '인생샷'은 결코 홀로 완성되지 않는다.인생샷은 오래도록 “노회찬적인 삶을 산다면 누구나 노회찬이다” 임지영 기자 지난 3~4년, 이광호 작가는 지인들에게 이런 말을 자주 했다. “나는 무지하게 중요한 사람이야.” 유난스러운 ‘자기애’가 아니다. 도둑은 도둑질을 해서 도둑이고 중요한 사람은 중요한 일을 해서 중요한 사람이라는 게 그의 지론이다. “누구에게나 인생은 중요하지만 살면서 내가 중요한 일을 하는구나 생각해본 적은 거의 없었다. 지난 3~4년 그걸 수시로 자각하는 삶이었다.”그가 말한 중요한 일은 〈노회찬 평전〉과 관련되어 있다. 2018년 12월 노회찬재단의 송년 모임에서 집필 제안을 받고 거절했다가 이듬해 5월 수락했다. 안 하자니 모든 모습이 자연스러운, 이효리의 힘은 어디서 올까 김선영 (칼럼니스트) “얘는 진짜 신기한 애인 것 같아. 효리야, 너는 뭐야?” 〈서울체크인〉 4회, 김완선의 집에서 화장을 다 지운 얼굴로 나타난 이효리를 보며 엄정화가 애정 어린 감탄사를 내보낸다. “화장했을 때 예쁜 얼굴도 우리가 너무 익숙한데 지금 이렇게 민낯인 얼굴도 너무 익숙”하다는 김완선의 말이 끝난 뒤였다. 이날 방송 내내 세련되게 꾸민 얼굴의 이효리를 보아왔던 시청자들도 위화감을 못 느끼긴 마찬가지였다. 단순히 ‘맨얼굴도 예쁘다’는 말이 아니다. 그 어떤 얼굴의 이효리도 자연스럽게 이효리였다는 의미다. 엄정화의 말에 대한 이효리의 반응도 ‘사이버 레커’ 유튜버와 언론, 비극과 혐오로 돈을 번다 김다은 기자 “이 거북이의 생명은 여러분에게 달려 있어요. 거북이를 살리고 싶으면 ‘거북이를 살려주세요’를 외쳐주세요.” 유튜버이자 인터넷방송 스트리머 잼미(고 조장미씨·27, 이하 잼미)가 평소 자신이 아끼던 거북이 인형을 들고 말했다. 방송을 보고 있던 구독자들이 채팅으로 답하기 시작했다. “죽여 그냥” “당장 죽여” “필요 없어 죽여”…. 잼미는 채팅창을 지켜보다가 거북이에게 말했다. “네가 살기를 바라는 사람은 없어. 이미 저 사람들이 포기했어. 이 자그마한 생명의 불씨가 저 채팅 하나 때문에 꺼지는 거야.”잼미는 ‘거북이 상황극’을 했 선거전이 뜨거운데 정치 예능은 뜨뜻미지근 임지영 기자 지구가 혜성과 충돌해 멸망할 위기에 처했다. 남은 시간은 6개월. 이 사실을 처음 발견한 천문학자가 충돌 가능성이 99.78%라고 백악관에 보고하자 미국 대통령은 대뜸 그래서 돈이 얼마 드느냐고 묻는다. 대통령 아들인 비서관은 확률이 100%는 아니지 않냐고 말한다. 영화 〈돈 룩 업〉 초반에 나오는 내용이다. 인류 멸망의 위기 앞에서 잇속만 차리는 정치판과 언론의 현실을 날카롭게 풍자한 이 작품은 봉준호 감독이 꼽은 ‘2021년 영화’ 중 하나다. 〈뉴욕타임스〉는 불안정한 미국을 포착한 영화라고 평가했고 천체물리학자 닐 디그래스 중국의 ‘개그 포지션’ [편집국장의 편지] 이종태 편집국장 신필(神筆)로 불리는 홍콩 무협작가 김용의 작품엔 드물지 않게 개그 캐릭터가 등장합니다. 자신을 ‘꽃잎이나 낙엽으로 능히 적을 물리치고’ ‘눈 위를 달려도 흔적 하나 남기지 않는’ ‘최고수’로 내세웁니다. 그러나 이런 주관적 평가에 비해 객관적 실력은 형편없다는 것이 밝혀지면서 독자들을 포복절도하게 만들고 말지요. 중국 정부가 거대한 인구와 자원, 문화적 전통의 이 나라를 ‘개그 포지션’으로 몰아붙이고 있는 것 같아서 몹시 안타깝습니다.그런 사례 가운데, 경제 기사를 계속 써온 저에게 가장 눈에 띄는 중국의 정책 기조는 ‘위안화 국 ‘진짜 할까?’ 후보 단일화가 궁금하면 이 책을 [2021 행복한 책꽂이] 김은지 기자 “그래서 누가 될 거 같아?” 대선을 취재하고 있다는 근황을 밝히면 으레 받는 질문이다. 상황에 따라 응대법이 다르다. 할 말이 있어 보이는 이에게는 “글쎄, 누가 될 거 같아?”라고 되물어 고견을 청취하고, 그저 호기심에 묻는 사람에게는 “정치부 기자들이 제일 못 맞혀”라는 자학 개그로 넘어간다.개중에 집요하게 “그럼 내일 당장 선거를 하면 누가 이겨?”라고 다시금 물어보는 정치 고관여층이 있다. ‘정치부 기자는 점쟁이가 아니다 보니, 이재명·윤석열 중 누가 된다고 딱 떨어지게 말은 못하지만 이런 조건에서는 이렇게, 저런 조건에서 한·일 갈등은 방치할 수 없는 문제 노주희 (경기국제평화센터장·변호사) “늦었다고 생각할 때가 진짜 너무 늦었다.” 한 유명 개그맨의 명언이라는데, 요새 한·일관계를 이보다 잘 표현한 말이 있을까 싶다. 악화된 관계를 돌이키기엔 너무 늦은 것 같다.지난 9월27일 대전지방법원은 일본 강제동원 피해자인 김성주·양금덕씨가 전범기업 미쓰비시중공업을 상대로 낸 상표권·특허권 매각명령 신청을 받아들였다. 이들은 2018년 대법원에서 위자료 청구권을 인정받고도 배상을 받지 못해 강제집행 절차를 밟아왔다. 매각명령은 일본 기업의 돈이 피해자에게 실제로 건너가는 ‘현금화’ 과정의 최종 단계다.미쓰비시가 항고해 사건은 ‘가장 신뢰하는 언론인’ 2위는 유재석 이오성 기자 매년 〈시사IN〉의 언론 신뢰도 조사를 살펴온 독자라면 올해 눈에 띄게 달라진 수치를 확인했을 것이다. 가장 신뢰하는 언론매체를 꼽아달라는 질문에 대한 응답이다(주관식). 2017년 유튜브가 처음 등장한 이래 가파르게 상승하더니, 급기야 2020년에는 방송·신문을 제치고 가장 신뢰하는 언론매체 1위(13%)로 올라서는 결과가 나왔다. 2위는 네이버(11.4%)였다. 2020년 조사에서 레거시 미디어는 유튜브와 포털사이트에 크게 밀렸지만, 2021년 조사 결과는 사뭇 다르다.올해는 질문이 바뀌었다. 과거 조사 때 질문은 ‘신문, 방송 ‘면접 성차별’ 회사 사장에게 〈82년생 김지영〉을 보내다 송지혜 기자 지난 3월5일 유튜브 〈네고왕 2〉에는 생리대를 할인해 판매하는 내용의 18분짜리 영상이 업로드되었다. 〈네고왕〉은 진행자가 기업의 대표를 찾아가 소비자 요구를 직접 전달하고 해당 상품의 할인을 약속받는 프로그램이다. 매회 조회수가 100만 회에 육박하는 등 인기가 높다. 특히 생리대는 〈네고왕 2〉의 구독자가 가장 많은 ‘네고(negotiation·협상)’ 요청을 한 제품이다. 이날 영상은 동아제약이 자사 제품 생리대를 60% 할인 판매하기로 약속한 내용이 담겼다.문제는 해당 영상에 ‘동아제약 면접에서 성차별을 겪었다’는 댓글이 ‘공채 시험’보다 나은 유튜브 채널 개설 하헌기 (새로운소통연구소 소장) ‘이택조’라는 유튜브 채널이 있다. 외관은 흔하면서 독특하다. 프로필 사진이 들어가는 동그란 공간에 ‘택조’라는 글자만 적혀 있을 뿐이다. 유튜브 계정을 처음 만들 때 자동으로 설정되는 기본값을 그대로 두었기 때문이다. 채널을 꾸밀 필요가 없는 유튜브 ‘이용자’들의 계정이 이런 식이다. 바꿔 말하면 ‘크리에이터’로서는 매우 독특한 채널 디자인인 것이다.사실 아무것도 꾸미지 않은 그 모습 자체가 ‘이택조’ 유튜브 채널의 콘셉트에 맞다. ‘이택조’ 채널에 올라오는 콘텐츠는 ‘아재’ 이택조를 연기하는 코미디 영상들이기 때문이다. ‘아재’ 집이 ‘사는 곳’임을 생각하기 시작했다 임지영 기자 “어디 살아?”1989년 9월 전학 첫날 같은 반 아이가 건넨 질문이다. 당시 하재영 작가는 대구시 수성구 ○○빌라에 살고 있었다. 대답을 들은 아이가 말했다. “너희 부자구나?” 친구의 설명에 따르면 수성구는 대구에서 제일 비싼 동네였고 ○○빌라는 그중에서도 가장 비싼 집이었다. 학교 아이들은 세 부류로 나뉘었다. 맨션, 타운, 하이츠 같은 영어 단어가 붙은 아파트에 사는 아이들, 저층 아파트에 사는 아이들, 개발되지 않은 구역에 사는 아이들. 작가에게 계급은 추상적이거나 관념적인 것이 아니었다. 학년이 바뀐 날 그는 새로운 반 새로 나온 책 [새로 나온 책] 시사IN 편집국 우리는 미화되었다제페토 지음, 수오서재 펴냄“손잡을 수 없어서/ 포옹할 수 없어서// 무더운 여름날/ 고마움을 어찌할지 모르겠다(〈덕분에〉).”2010년 9월 충남 당진의 한 철강공장에서 일하던 20대 청년이 1600℃가 넘는 쇳물에 빠지는 사고가 일어났다. 시인 제페토는 해당 기사의 댓글에 시로 기록을 남겼다. ‘그 쇳물 쓰지 마라.’ 이 제목은 시인 제페토가 2010~2015년에 쓴 댓글 시를 모은 시집의 표제작이 되었다. 그의 두 번째 시집 〈우리는 미화되었다〉가 나왔다. 2015~2020년에 쓴 댓글 시를 모았다. 그사이, 윤석열 검찰총장, 차기 대선주자 선호도 1위 천관율 기자 역사 속 오늘1863년 11월19일, 미국 대통령 에이브러햄 링컨이 ‘게티즈버그 연설’을 했다. 역사상 가장 위대한 연설을 꼽을 때 빠지지 않는 그 연설이다. 게티즈버그는 미국 내전(남북전쟁)에서 치열한 전투가 벌어져 정부군인 북부 군대가 승기를 잡은 곳이다. 북부의 지도자인 링컨의 연설은 게티즈버그 전투 희생자 봉헌식에서 나왔다. 이 연설은 미국 내전이 무엇을 지키기 위한 싸움인지를 “인민의, 인민에 의한, 인민을 위한 정부”라는 말로 압축했다. 이 위대한 연설이 나오고 157년 후, 링컨의 공화당은 미국 역사상 최초로 대선 결과 말말말 [말말말] 시사IN 편집국 “부정선거 척결 전쟁에 한·미 두 나라가 함께 참전했습니다.”11월5일 민경욱 전 의원이 자신의 페이스북에 쓴 구절. “미국 우편투표 부정은 우리나라 (4·15 총선) 사전투표 부정과 판박이”라고 주장하며 이렇게 써. “‘극우 오지라퍼가 숟가락을 얹는다’는 종류의 기사들이 있었는데, 댓글들이 생생한 민심을 반영해주는 걸 보고 유쾌해졌습니다”라고 덧붙여. 음모론자여, 언론을 믿지 말고 ‘댓글’을 믿으라.“당선되면 230년 미국 의회 역사상 최초로 한국계 여성 하원의원이 된다.”한국계 여성이 미국 연방의원 선거에 출마하며 쓴 자기소개. ‘광대’가 할 일 아는 눈부신 강유미 미묘 (<아이돌로지> 편집장) 강유미는 2017년에 유튜브를 시작했다. 연예인, 특히 코미디언 중에서는 꽤 일찍 이 플랫폼에 뛰어든 축에 속한다. ‘좋아서 하는 채널’이라는 제목은 많은 것을 말해준다. 직업적인 의무감보다는 스스로의 발상을, 방송에 얽매이기보다는 자신이 즐길 수 있는 것들을 주로 하는 셈이다. PC방에서 숙박하기, 화장품 사용 후기, 악플 읽기, 한국어와 일본어를 섞어 말하는 ‘한본어’ 등이 신선하다는 반응을 일으켜왔다.본격적으로 두각을 드러낸 것은 ‘강유미 ASMR’ 시리즈다. ASMR이란 대체로 미세한 소리를 들려주며 일종의 청각적 대리체험을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