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관’이라는 두꺼운 겉옷을 벗어던진 케이팝 [K콘텐츠의 순간들] 김윤하 (대중음악 평론가) 요즘 케이팝을 이야기하며 어딘가 허전한 기분이 든다면, 아마 십중팔구 ‘세계관’의 부재 때문일 것이다. 실제로 그렇다. 2024년 케이팝에는 그동안 케이팝의 핵심이자 원천기술, 필수 불가결한 요소처럼 여겨지던 세계관이 사라졌다. 올해 상반기 차트에서 인기를 끈 케이팝 면면을 보자. 지난해 연말 분위기를 타고 차트를 거슬러 오른 르세라핌의 ‘퍼펙트 나이트(Perfect Night)’는 이들의 첫 영어 싱글이자, 복잡한 메시지를 내세우지 않은 편안한 팝 넘버였다. 지난 1월5일 발매된 신인 보이 그룹 라이즈(RIIZE)의 ‘러브 119 ‘탈중앙’ 카카오 가고 중앙집권 대기업 온다 문상현 기자 2024년 새해 첫날, 카카오 직원들이 자회사 SM엔터테인먼트(SM엔터) 본사에 들이닥쳤다. 장철혁 SM엔터 대표, 이성수 최고A&R책임자(CAO), 탁영준 최고운영책임자(COO) 등 핵심 임직원들의 개인 컴퓨터를 찾았다. 디지털 포렌식을 하겠다는 이유였다. SM엔터 측 관계자는 “형식은 ‘감사’였지만 수사기관의 압수수색이 이뤄지는 듯한 분위기였다”라고 말했다.카카오는 김앤장법률사무소를 통해 지난해 3월 인수한 SM엔터에 대한 고강도 재무 감사를 진행 중이다. SM엔터 현 경영진이 추진한 투자를 집중적으로 들여다보고 있다. 카카오는 카카오의 성장전략은 어떻게 독이 되었나 전혜원 기자 “카카오의 택시에 대한 횡포는 매우 부도덕하다.” 윤석열 대통령이 11월1일 제21차 비상경제민생회의에서 이렇게 말했다. “소위 약탈적 가격이라고 해서 돈을 거의 안 받거나 아주 낮은 가격으로 해서 경쟁자를 다 없애버리고, 시장을 완전히 장악한 다음에 독점이 됐을 때 가격을 올려서 받아먹는 거라… 반드시 정부가 제재를 해야 한다.” 대통령의 이 발언은 금융감독원(이하 금감원)이 카카오의 자회사 ‘카카오모빌리티’의 분식회계 의혹을 들여다보는 중에 나온 발언이다. 분식회계란 경영 성과가 실제보다 좋게 보이도록 회계장부를 거짓으로 꾸미는 카카오의 위기 [기자들의 시선] 주하은 기자 이 주의 인수YTN 지분 30.95%의 주인이 유진그룹으로 결정됐다. 10월23일 한전KDN(한국전력공사 자회사)과 한국마사회는 YTN 지분을 유진그룹에 매각한다고 밝혔다. 삼파전으로 진행된 인수전에서 유진그룹은 최고가인 3199억원을 제시했다. 유진그룹은 건설자재부터 금융 회사까지 50여 개 계열사를 거느린 재계 70위권 기업이다. 매각 소식이 전해진 뒤, 전국언론노동조합은 “절차부터 하자인 YTN 지분 불법 매각은 정권의 언론 장악 하청업자 선정 과정에 불과하다. 유진그룹은 공익적 보도전문채널을 인수할 자격이 없다”라고 비판했다 SM은 왜 전환사채를 발행하려 하나 [자본시장 이야기] 이관휘 (서울대 경영학과 교수) 베드 배스 앤드 비욘드(Bed Bath & Beyond: BBBY)는 침구류와 욕실용품 등 생활용품을 전시·판매하는 미국의 대표적 소매업체다. 이 회사가 파산 위기에 처했다. 지난 1월26일 제이피모건 체이스로부터 빌려온 돈에 대한 ‘채무불이행 경고(default notice)’를 받은 데 이어 2월 초엔 이자를 갚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고를 받은 날 주가는 2.52달러로 떨어졌다. 그런데 놀라운 일이 벌어졌다. 불과 10여 일 뒤인 2월6일 주가가 5.86달러로 두 배 넘게 치솟은 것이다.주가가 오른 이유는 BBBY가 헤지펀 ‘SM타운’ 떠난 이수만, SM과 케이팝의 미래는? 임지영 기자 “나무 한 그루가 시작이 될 것입니다.” 2023년 새해 첫날, 이수만 당시 SM엔터테인먼트(SM) 총괄프로듀서가 나무심기 운동을 제안했다. SM 소속 가수들이 등장하는 유튜브 라이브 콘서트를 앞두고 열린 ‘SM 서스테이너빌리티 포럼’에서였다. 기후위기 이슈에서 케이팝과 한류의 역할을 강조하는 엔터테인먼트 회사의 행보가 눈길을 끌었다. 이수만 총괄프로듀서는 ‘나와 SM’도 지구를 살리는 지속가능성을 실현하는 데 동참하겠다며 올해 몽골에 ‘나무를 심고 지구를 살리는’ 음악 페스티벌을 열자고 제안했다.불과 한 달 뒤 ‘나무심기’는 이수 케이팝, 그야말로 대한민국의 축소판 [K콘텐츠의 순간들] 김윤하 (대중음악 평론가) 케이팝 이야기를 하며 지겹게 들은 질문은 수도 없이 많다. 그 가운데 독보적으로 귀찮은 질문이 있으니 바로 ‘케이팝에서 가장 한국적인 요소는 무엇이냐?’이다. 이 질문이 까다로운 이유는 한둘이 아니다. 우선 ‘한국적’이라는 걸 누가, 어떻게 정의할 수 있느냐의 문제다. 한국에서 나서 평생을 살고 있는 이라도, 누군가 ‘그래서 한국적인 게 뭐냐’고 물으면 보나 마나 뚱한 얼굴로 한복이나 하회탈 같은 걸 가리킬 것이 분명하다. 혹시나 맥락 없이 불고기나 떡볶이를 불쑥 들이밀어도 이상한 사람 취급만은 하지 말아달라. 한국인에게 ‘한국적’ ‘샤이니스러운’ 게 뭐였더라 김윤하 (대중음악 평론가) ‘샤이니스러운’ 음악. 2년 반 만에 발매된 샤이니의 일곱 번째 앨범 〈돈 콜 미(Don’t Call Me)〉를 듣고 사람들이 가장 많이 한 말이다. 자연스럽게 고개를 끄덕이다가 궁금해졌다. 그런데 샤이니스러운 음악이라는 게 뭐더라. 총 9곡의 노래를 담고 있는 앨범은 여느 케이팝 앨범이 그렇듯 한 단어로 뭉뚱그려 설명하기에는 너무나 다채로웠다. 묵직한 힙합 리듬을 베이스로 짓누르듯 강박적으로 반복되는 주문 같은 후렴구가 강렬한 타이틀곡 ‘Don’t Call Me’로 시작한 앨범은 활기찬 신시사이저 사운드와 펑키한 리듬으로 단번에 ‘온라인 공연’은 공연인가 아닌가 이상원 기자 “브라보!” “브라바!” 배우들이 노래를 마치자 채팅창에 글귀가 올라왔다. 9월16일 저녁 오페라 〈세빌리아의 이발사〉의 온라인 공연에 대한 환호였다. 공연이 끝난 뒤 “다음에 유료로 공연해도 보러 올게요”라는 댓글이 달렸다. 영상 스트리밍 플랫폼 네이버TV는 이날 〈세빌리아의 이발사〉 외에도 연극·뮤지컬 등 공연 4개를 같은 시간대에 송출했다. 조회수는 3000에서 최대 2만까지 나왔다.코로나19 팬데믹의 여파로 온라인 공연이 우후죽순 생겨났다. 9월 한 달간 매일 서너 편 이상의 공연이 네이버TV, V라이브 등 플랫폼에서 온라인 미래의 콘서트는 어떤 모습일까? [음란서생] 배순탁 (음악평론가) SM엔터테인먼트가 콘서트를 기획했다. 타이틀은 ‘비욘드 라이브(Beyond Live)’. 지난 4월26일 슈퍼엠이 스타트를 끊었고, 5월10일에는 NCT 드림이 뒤를 이었다. 이 시리즈는 아예 처음부터 디지털 환경에 포커스를 맞춰서 제작한 콘서트다. 그러니까, 컨택트가 아닌 언택트를 지향한다. 비용은 3만3000원 정도. (온라인이지만, 아니 온라인이라는 이유에서) 공연장에 직접 가는 것보다 훨씬 저렴한 가격으로 공연을 즐길 수 있다.콘서트는 다양한 첨단 테크놀로지를 바탕으로 꾸며졌다. 그중에서도 가장 돋보인 지점은 증강현실을 본격 반듯한 리더 귀티 어린 수호 미묘 (<아이돌로지> 편집장) 아이돌 세계에서는 흔히 ‘배우상’이라는 말을 한다. 아이돌보다는 배우에 어울리는 얼굴이라는 뜻이다. 물론 아이돌이라는 직군에 다양한 얼굴이 있으니 한 가지로 묶어서 생각하기 어렵기는 하지만 우리가 흔히 기대하는 모습은 있게 마련이다. 비슷한 식으로 ‘배우 말투’라는 것이 있다면 수호에게서 찾아볼 수 있다.그의 인터뷰를 보다 보면 어딘지 아이돌보다는 영화배우의 인터뷰 같은 인상을 받곤 한다. 씩씩하고 활달하게 예능감을 얹어 이야기하기보다는 부드럽고 반듯하게 이야기하는 자세 때문이다. 9년간 엑소의 리더로 활동하면서 멤버들을 대변하는 연예인의 마음 건강 기획사가 챙겨야 한다 이광민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의학박사) 연예인 스스로 적극적인 자살 예방의 주체가 되기는 어렵다. 대중의 시선이 부담스러워 전문가의 도움을 요청하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사회적으로 고립되면 정서 문제는 악화된다. 결국 혼자만의 힘으로 이겨내기 힘들다.자살 예방과 관련한 체계적인 관리는 연예기획사(기획사)가 해야 한다. 체계적인 관리는 단계에 따라 예방, 증상관리, 위기관리, 확산 방지로 구분할 수 있다. 기획사는 연습생 시절부터 자살 예방 프로그램을 운영해야 한다. 대중적으로 성공한 뒤에도 마찬가지다.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주기적인 마음 검진과 마음건강 교육이 필요하다 때를 기다리는 ‘재능 부자’ 헨리 김윤하 (대중음악 평론가) 헨리를 처음 봤을 때, 그는 전자 바이올린을 연주하고 있었다. 연주 장소가 낯설었다. 그는 열 명도 넘는 장정들과 치솟는 불기둥에 휩싸여 있었다. 불필요할 정도로 비장한 선율에 맞춰 격렬하게 관절을 꺾는 이들을 배경으로 헨리 역시 춤을 추며 바이올린을 켰다. 데뷔 2년째에 막 들어섰던 그룹 슈퍼주니어의 ‘돈돈(Don’t Don’t)’ 무대에 선 객원 연주자 헨리였다.아직 연습생 신분이었는데도 정식으로 무대에 난입해 바이올린 연주를 난사하던 그때도, 〈나 혼자 산다〉 〈비긴 어게인〉 등에 출연해 가수보다는 예능인으로 인지도를 높인 지 더 이상 존재하지 않는 그녀의 미래와 기도 랜디 서 (대중음악 평론가) 그의 죽음 앞에 말을 잃는다. 누구의 목숨인들 소중하지 않겠냐마는, 앞으로 시간과 기회가 많았을 젊은 사람과의 갑작스러운 이별은 특히 상실감이 크다. 그가 우리와 함께한 시간을 조심스럽게 되돌아본다.설리, 본명 최진리. 1994년에 태어난 그는 2005년 SBS 드라마 〈서동요〉에 아역으로 출연하며 처음 대중에게 얼굴을 알렸다. 2009년 중학교 3학년 때에는 SM엔터테인먼트(SM)가 소녀시대의 뒤를 이어 야심차게 내놓은 걸그룹 에프엑스(f(x))로 데뷔했다. 하드코어한 사운드에 알록달록 기괴한 스타일링을 매칭한 에프엑스는 SM의 최종 병기 마크의 도전 김윤하 (대중음악 평론가) 모두가 주문처럼 데뷔를 외운다. 데뷔만 할 수 있다면 무엇이든 하겠노라며 눈물로 호소하는 연습생부터 자신의 아이돌을 데뷔시키기 위해 전광판 광고나 커피차 서포트 등을 서슴지 않는 팬들까지, 이제는 너무나 익숙해진 일상이다. 데뷔를 위해 짧게는 2~3년에서 길게는 10년의 세월도 아깝지 않다 생각하는 젊음이 차고 넘친다. 데뷔는 그들에게 꿈이자 희망이며, 미래이자 개벽이다.단지 간절하다는 말만으로는 표현하기 힘든 그 데뷔를 무려 네 번이나 해낸 사람이 있다. 단 한 번의 기회에 목숨을 거는 사람 처지에서는 달갑지 않을 수도 있겠지만 디오의 눈빛과 청춘의 자화상 미묘 (〈아이돌로지〉 편집장) 엑소가 처음 데뷔했을 때 어쩌면 누군가는 조금 낯선 기분을 느꼈을 것이다. SM엔터테인먼트의 아이돌들은 입을 크게 벌리고 한껏 웃는 디즈니의 주인공 같은 얼굴이었다. 그 속에서 디오(D.O.)의 얼굴은 미묘한 차이를 보였다. 눈이 부리부리하고, 웃을 때는 밝아 보이지만, 어딘지 불만을 간직한 듯한 눈빛이었다. 퍼포먼스는 열정적이었지만 무대 밖에서는 또 달랐다. 활달하게 농담과 개인기를 던지며 팬과 대중을 공략하기보다 조금 무뚝뚝하거나 시니컬해 보이기까지 하는 그였다. 내향적인 성격 혹은 불안한 듯이 보이기도 했다.혹시 아이돌 하기가 유일무이한 바다의 재능 김윤하 (대중음악 평론가) 몸이 기억하는 목소리가 있다. 발표된 지 벌써 20년을 훌쩍 넘긴 S.E.S.의 노래들을 듣다 보면 기억보다 몸이, 귀가 먼저 반응하는 구간들을 발견하게 된다. ‘사랑해 언제까지나 Baby you always in my heart’라며 몸이 부서져라 외치는 ‘아임 유어 걸(I’m Your Girl)’의 하이라이트, 유로 댄스팝 ‘드림스 컴 트루(Dreams Come True)’가 빚은 꿈과 몽환의 세계의 문을 여는 주문 ‘Baby~’, 고급스러운 뉴 질 스윙 사운드에 맞춰 곡 도입부와 후반부 긴 시간 이어지는 ‘Love’의 애드리브 양현석 제국은 왜 몰락했나? 고재열 기자 “뮤지션이라기보다는 장사꾼에 가깝다. 조금 미화해서 표현하면 ‘음악을 사랑하는 장사꾼’이라 할 수 있겠다. 장사꾼이기 때문에 음악을 파는 것이 아니라, 음악을 좋아하기 때문에 장사꾼이 되었다고 보면 맞다.” 양현석 전 YG엔터테인먼트(이하 YG) 대표 프로듀서가 15년 전 인터뷰에서 ‘서태지와 아이들’ 시절의 자신은 잊으라며 기자에게 했던 말이다. 외국인 투자자에게 ‘성접대’를 한 의혹에 이어, 소속 가수의 마약 투여 의혹을 제보한 연예인 지망생에 대한 진술 번복 강요 논란에 잇달아 휩싸인 양 전 대표에게서 이제 대중은 음악을... K의 흔적 없는 ‘텐’ K팝 최전선에 서다 김윤하 (대중음악 평론가) 하루에도 몇 번씩 ‘K’가 붙은 무언가를 만난다. 케이팝(K-Pop), 케이컬처(K- Culture), 케이푸드(K-Food). 이제는 K가 나인지 내가 K인지 알 수 없이 혼미해진 지금, 가열차게 외쳐본다. 대체 ‘K란 무엇인가’. 한국을 뜻하는 Korea의 K를 딴 것이니 한국적인 무엇인가 싶어 무릎을 치다가도, 그렇다면 대체 한국적인 것이란 무엇인가 새로운 의문이 똬리를 튼다. 한복을 입고 고추장을 비벼야 한국적인가? 인터넷이 빠르고 수학을 잘해야 한국적인가? 평생을 바쳐도 명확한 해답을 찾을 수 없을 것만 같은 이 혼돈... 시련을 딛고 다시 만난 세계 중림로 새우젓 (팀명) 소녀시대에게 2014년은 참 이상한 해였다. 새해 벽두부터 그룹을 대표하는 ‘센터’의 열애설이 터졌다. 연예계에서는 스타의 사생활이 곧 특종이다. 연예인을 집요하게 뒤쫓는 것으로 유명한 한 매체가 찍은 사진이 공개되며 삽시간에 포털 사이트 검색 순위가 요동쳤다. 이를 시작으로 멤버들의 열애설 보도는 계속됐다. 일도 꼬였다. 그해 소녀시대는 정규 5집 〈아이 갓 어 보이(I Got A Boy)〉 이후 약 1년 만에 완전체로 컴백을 앞두고 있었다. 사소한 것 하나하나에 관심이 쏠리던 때였다. 그런 예민한 시기에 소속사는 앨범 발매...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