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사장의 사과에서 ‘답정너 비평’을 보다 [미디어 리터러시] 조선희 (민주언론시민연합 미디어감시팀 활동가) 언론 보도 모니터링을 하다 머리에서 김이 나는 순간이 있다. 내가 세운 가설이 틀린 걸 알게 될 때가 그중 하나다. 언론을 비평하는 우리도 인간에 불과하고 언론 문제는 반복되다 보니 고정관념을 갖고 접근할 때가 있다. ‘요즘 A 주제의 선정적 기사가 많은 것 같은데 주류 언론도 썼겠지?’ 살펴보면 막상 아닌 경우가 있다. ‘정권 비판하는 B 주제의 기사는 이런 언론사에선 안 쓰지 않았을까?’ 웬걸, 쓰는 경우가 있다. 이렇게 ‘블랙스완’을 발견하면 나는 하려던 비평 주제를 엎어버린다. 수집해놓은 데이터들도 삭제해버린다. 김이 나지만 격랑에 빠진 KBS, 내부에서 무슨 일이 김영화 기자 박민 KBS 사장 취임 이후 〈뉴스9〉의 기조는 눈에 띄게 달라졌다. 새 사장이 취임한 11월13일부터 22일까지 박장범 앵커의 첫 리포트를 살펴보면 국방·안보·외교 이슈가 가장 두드러진다. 바로 전주에 ‘노란봉투법’ 관련 소식이 세 차례나 첫 리포트로 오른 것과 대비된다. 행정전산망이 마비돼 전국적으로 민원서류 발급이 중단된 11월17일엔 방송사 메인 뉴스 가운데 KBS만이 유일하게 윤석열 대통령이 참석한 APEC 정상회의를 첫 리포트로 조명했다. 11월20일 아르헨티나 대선에서 당선된 밀레이 대통령에 대해서도 MBC·SBS·JT “청소년이나 자라나는 사람들은 자기 컴퓨터에서 그런 짓 자주 하거든요” 나경희 기자 “청소년이나 자라나는 사람들은 자기 컴퓨터에서 그런 짓 자주 하거든요.”3월3일 열린 국회 법사위 제1소위원회 회의록에 기록된 김오수 법무부 차관(그림)의 말. 국회동의청원 제도가 만들어진 뒤 처음으로 10만명 동의를 받아 3월5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일명 ‘n번방 방지법’이 왜 축소됐는지 원인을 찾던 중 뒤늦게 주목받게 된 발언. 결국 딥페이크 기술로 합성해 만든 동영상을 혼자 ‘즐길’ 목적으로 가지고 있는 사람에 대한 처벌은 빠져. 김 차관뿐 아니라 딥페이크 동영상을 ‘자기만족(정점식 미래통합당 의원)’ ‘예술작품(김인겸 법원 대한민국에서 여성으로 산다는 것 박수현 (다큐멘터리 감독) 지난해 가을 어설프게 알고 지내던 지인과 밥을 먹었다. 10월치고는 날이 쌀쌀해서 두꺼운 외투를 꺼내 입었고, 해도 그만 하지 않아도 그만인 말들을 이으며, 바람이 부는 언덕길을 걸어 맛집 프로그램에 나온 적 있다는 사람 많은 가게에서 따뜻한 닭 요리를 시켰다. 이 모든 것이 매우 선명하게 기억나는 이유는 그가 “대한민국에서 남자로 살면 진짜 X 된다는 걸 알았어요”라고 말했기 때문이다.곰탕집 성폭력 사건 이야기였다. 그는 정말로 두렵다고 했다. 피해자 진술만으로 유죄를 선고하는 게 말이 되느냐며, 판결을 규탄하는 온라인 카페 ‘당 ‘따옴표 저널리즘’의 폭력성 양정민 (자유기고가) 흰 화면 위에 검은 글자가 떠오른다. “그는 말했다(He said).” 그 뒤에 “그녀는 말했다(She said)”라는 문장이 이어진다. 같은 패턴이 지루하게 반복되다가 갑자기 끝없이 “그녀는 말했다”의 행렬이 화면을 뒤덮는다. 30초 남짓한 영상은 이렇게 끝난다. “진실은 힘이 있다. 진실은 위협받지 않을 것이다. 진실은 목소리를 갖고 있다.”2018년 1월, 75회 골든글로브 시상식 중간에 방송된 미국 〈뉴욕타임스〉 광고다. 〈뉴욕타임스〉는 2017년 10월 할리우드 영화 제작자 하비 와인스타인의 성폭력 혐의를 최초로 보도했다. 장자연 수사 기록을 다시 읽는 이유 [프리스타일] 김연희 기자 장자연 사건을 취재하면서 3000쪽 분량의 검경 수사 기록과 재판 기록을 여러 번 들춰보았다. 고 장자연씨가 속한 기획사 더컨텐츠엔터테인먼트 대표인 김종승, 장씨에게 일명 ‘장자연 문건’을 받은 소속사 매니저 유장호만큼 빈번하게 나오는 이름이 ‘윤애영’이었다. 가끔은 ‘이순자’라는 가명으로 등장할 때도 있었다. 그는 장자연씨와 같은 해인 2007년 두 달 차이로 같은 기획사와 계약한 신인 배우였다. 김종승 대표의 요구로 장자연씨와 함께 술자리에 불려가는 날이 많았다. 경찰은 그런 윤애영을 조사하고, 조사하고, 또 조사했다. 당... 기사 후~폭풍 이종태 기자 제614호 커버스토리 ‘타다, 혁신인가 약탈인가’를 쓴 전혜원 기자는 힘들었지만 보람도 느꼈을 듯하다. 첨단산업 트렌드를 다룬 기사인 만큼 가독성을 우려했는데, 이 문제에서만은 대다수 독자의 반응이 호의적이었다. 장의덕 독자는 “짚어야 할 핵심을 또박또박 짚고, 그것도 독자의 눈높이에 맞춰 적절히 맥락을 타며 매끄럽게 정리해낸 솜씨가 발군이다. 근자에 관련 기사 중 단연 톱!”이라고 평가했다. 타다의 편법성을 지적한 독자도 많았다. 팟캐스트 〈시사인싸〉의 한 독자는 “합법, 불법을 먼저 따져야 한다”라는 댓글을 달았다. “(타... ‘김학의 사건’ 검찰 과거사위 위원, “공수처 설치 시급” 김은지 기자 ‘스스로 과거사를 들여다보고 반성하는 일’은 검찰로서 첫 경험이었다. 참여정부 시절 국가정보원·경찰과 같은 국가 권력기관이 자체 기구를 구성해 지난 과오를 반성한 것과는 달리, 검찰은 문재인 정부 들어서야 과거사위원회를 처음 꾸렸다. 이명박·박근혜 정부 동안 검찰에 대한 비판이 거셌다. ‘정치 검찰’이라는 비판뿐만 아니라 제 식구인 검찰의 비리에는 눈을 감았다는 지적이었다. 문재인 정부는 검찰 개혁을 우선순위로 내세웠다(〈시사IN〉 제506호 ‘검찰 개혁 재수, 이번엔 성공할까’ 기사 참조).2017년 12월 시작된 법무부의 검찰 사라진 기록, 망가진 사건 김은지 기자 수사의 기본은 증거 확보다. 이를 위해 압수수색을 벌인다. 특히 휴대전화기 확보가 중요하다. 스마트폰은 걸어 다니는 개인 PC다. 사용자의 통화 내역뿐만 아니라 동선 그리고 문자 메시지, SNS 등으로 웬만한 혐의 입증이 가능하다. 물증을 종합해 유죄라고 판단하면 검사는 증거 등을 수사기록에 첨부해 기소한다. 수사-기소를 거쳐 재판에서 유죄를 이끌어내야 사실상 검사의 일이 끝난다. 현재 한국의 형사사법 절차에서 검사는 수사권, 수사지휘권, 영장청구권, 기소권, 공소유지권을 갖는다. 집중되어 있는 권한만큼 책임이 요구된다. 그렇기에 [카드뉴스] 사라진 기록, 망가진 사건 시사IN 편집국 사라진 기록, 망가진 사건 #1 수사의 기본은 증거 확보다. 이를 위해 압수수색을 벌인다. # 2 물증을 종합해 유죄라고 판단하면 검사는 증거 등을 수사기록에 첨부해 기소한다. 수사-기소를 거쳐 재판에서 유죄를 이끌어내야 사실상 검사의 일이 끝난다. # 3 이런 절차 속에서 검사는 수사권, 수사지휘권, 영장청구권, 기소권, 공소유지권을 갖는다. 집중되어 있는 권한만큼 책임이 요구된다. # 4 검찰 개혁의 일환으로 활동한 법무부 산하 검찰 과거사위는 검찰권 남용 사건 17건을 조사했다. 이 가운데 상당수 사건에서 핵심 기록이 없... “대한민국이 강간의 왕국이냐” 오수경 (자유기고가) 봉준호 감독이 칸 국제영화제 황금종려상을 수상했다. 그는 〈기생충〉이 한국적 소재를 다루었지만 세계에 “보편적으로 이해되리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이번 수상으로 그의 생각이 증명된 셈이다. 그의 수상이 더 반가운 이유는 그가 ‘표준근로계약’ 사항을 지키며 촬영했기 때문이다. 한국 사회의 문제를 드러내는 그의 작품 세계는 사회의 나쁜 관습 중 하나에 저항하며 새로운 표준에 따르면서 완성된 것이다. 그래서 나는 그의 황금종려상 수상을 보편과 표준의 승리로 이해했다. 그렇다면 현재 우리 사회의 보편은 무엇이고, 표준은 무엇일까? ... ‘시사인싸’가 만난 사람, 김영희 변호사 정리·차형석 기자 “저는 술집 접대부와 같은 일을 하고 수없이 술접대와 잠자리를 강요받아야 했습니다. 저는 나약하고 힘없는 신인 배우입니다. 이 고통에서 벗어나고 싶습니다. 2009. 2. 28 장자연.” 스물아홉 살의 신인 배우 장자연씨는 이 문건을 남기고 얼마 후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장자연씨가 숨진 지 10년 만에 진실을 밝힐 기회가 왔다. 검찰의 과거사를 반성하는 차원에서 만들어진 ‘법무부 검찰 과거사위원회(이하 검찰 과거사위)’가 이 사건을 재조사하겠다고 밝혔기 때문이다. 하지만 최근 나온 검찰 과거사위의 발표는 주요 관계자들에게 면... 유시민이 말하는, 노무현 전 대통령이 남긴 과제 고재열 기자 노무현 전 대통령 10주기를 맞아 다양한 추모 행사를 진행하는 노무현재단은 올해 주제를 ‘새로운 노무현’으로 설정했다. 애도와 추모를 뛰어넘어 깨어 있는 시민들이 ‘사람 사는 세상’의 꿈을 가지고 새로운 미래로 나아가자는 의미다.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을 만나 노 전 대통령이 우리에게 갖는 의미와 그가 남긴 과제에 대해서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사람 사는 세상’ ‘정의’ ‘민주주의’ ‘서민 경제’ ‘한반도 평화’ ‘국민 대통합’ ‘정치 개혁’ ‘지역주의 타파’ ‘언론 개혁’ ‘청년 노무현’ 등 10개 키워드로 정리했다.1988년 기자들의 시선 장일호 기자 이 주의 공간5월23일 타이완이 아시아 국가 최초로 동성결혼을 법제화했다. 차이잉원 총통은 이날 동성결혼 특별법(사법원 해석 748호의 해석과 실시에 관한 법률)에 서명하며 “결과를 받아들일 수 없는 사람도 있겠지만, 시간이 지나면 우려했던 일이 발생하지 않으리라는 걸 알게 될 것이다”라고 말했다. 동성 커플이 정식으로 혼인신고를 할 수 있게 된 5월24일, 254쌍이 등록했다. 이들은 이성 커플과 마찬가지로 자녀양육권, 세금, 보험 등에서 같은 권리를 갖게 된다.이 주의 논쟁법무부 산하 검찰과거사위원회가 5월20일 ‘장자연 리스트 “있을 수 없는 일” [편집국장의 편지] 고제규 편집국장 통화 내역이 없다. 디지털포렌식 자료도 사라졌다. 수첩 복사본도 누락되었다. 여러 사건에서 발생한 부실 수사 사례를 열거한 게 아니다. 한 사건 수사에서 모두 발생했다. 바로 ‘장자연 리스트 사건’ 수사다. 5월20일 법무부 검찰 과거사위원회가 발표한 ‘장자연 리스트 사건 조사 및 심의 결과’를 읽어보았다. 한 영화 제목이 떠올랐다. ‘이상한 놈(경찰)’과 ‘나쁜 놈(검찰)’의 경쟁 같다는 인상을 지울 수 없다. 경찰은 2009년 3월14일 장자연씨 주거지와 차량 등을 압수수색했다. 압수수색에 걸린 시간은 57분. ‘〈조선일보... 기자들의 시선 이종태 기자 이 주의 논쟁진보 성향의 시민단체인 민중공동행동은 5월7일 오전 서울시 세종로 정부청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30대 재벌 그룹의 사내유보금을 환수해야 한다”라고 주장했다. 이 단체에 따르면, 지난해 12월31일 기준으로 30대 그룹 계열사 재무제표를 집계한 결과, 사내유보금이 모두 950조원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대비 67조원 정도 증가한 수치다.그러나 사내유보금은 단지 회계적 표기로 ‘기업 어딘가에 돈을 쌓아뒀다는 의미가 전혀 아니’며 그중 상당 부분은 이미 투자되어 있는 상태이므로, 이를 환수하라는 주장은 회계 기자들의 시선 정희상 기자 이 주의 논쟁민갑룡 경찰청장이 폐지 여론을 무릅쓰고 청룡봉사상을 존속시키기로 결정했다. 1967년 시작된 청룡봉사상은 경찰청과 〈조선일보〉가 공동 주최한다. 수상자는 상패와 상금 외에 ‘1계급 특진’ 인사 특전이 주어진다. 경찰과 언론사 사이 유착을 우려해 노무현 정부 때 폐지되기도 했으나 이명박 정부 들어 부활했다. 고문경관 이근안과 장자연 사건 수사를 맡았던 경찰관이 이 상을 받고 특진했다는 사실이 밝혀지면서 최근 폐지 여론이 거셌다. 경찰은 청룡봉사상의 문제점을 개선해 유지하겠다는 방침이지만 최종 심사는 여전히 〈조선일보〉 편 “다윗과 골리앗의 이야기를 기억한다” 김연희 기자 시작 전부터 사람이 몰렸다. 4월14일 오후 4시,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 제1소회의실 좌석 113개는 이미 만석이었다. 보조의자가 동원됐다. 뜨거운 관심을 반영하듯 홀 뒤쪽으로 방송사 카메라가 빼곡했다. 안민석 더불어민주당 의원실 주최로 지난 3월 출간된 〈13번째 증언〉 북콘서트가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열리는 자리였다. 흰색 원피스를 입고 무대에 선 윤지오씨의 단발머리가 한결 가벼워 보였다. “한 분 한 분 평생 기억하도록 하겠다. 솔직히 지난 10년간 한탄스러웠던 적이 많았다. 섣불리 (신원을 공개하고) 나오는 건 너무... “〈시사IN〉을 응원합니다” 시사IN 편집국 ‘20대 남자’ 연속 기획에 대한 반응이 뜨겁습니다. 기사에 관심이 쏟아지는 것은 물론이고, 후원 독자가 되겠다는 의사를 밝혀온 독자도 부쩍 늘었습니다. “좋은 기사 감사합니다(○선)” “페미니즘에 반응하는 20대의 사고체계가 궁금했는데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됐습니다(오○원)”라는 댓글과 함께입니다. “천관율 기자, 그리고 〈시사IN〉을 응원합니다. 앞으로도 의미 있는 기사 부탁드립니다”라는 응원 글을 남긴 독자(정○)도 계셨습니다. 그런가 하면 ‘MB 프로젝트’에 대한 후원도 꾸준히 이어지고 있습니다. 지난 3월9~13일 진행... ‘장자연 사건 증언자’ 윤지오는 왜 이 책을 썼을까 [독서일기] 장정일 (소설가) 2009년 3월7일, 한 신인 여배우가 자신의 집에서 자살했다. 피해자만 있고 가해자는 드러나지도 처벌되지도 않았던 이 사건은 여배우의 10주기를 맞이한 올해, 언론과 대중의 뜨거운 주목을 받고 있다. 법무부와 검찰 과거사위원회의 진실규명을 기다리고 있는 고 장자연 사건과 그녀가 남긴 ‘장자연 리스트’ 이야기다. 이 사건은 2011년 11월, 여배우의 죽음에 직접적 책임이 있는 김성훈 더컨텐츠엔터테인먼트 사장이 항소심에서 폭행 혐의로 고작 징역 4개월에 집행유예 1년이라는 경미한 처벌을 받는 것으로 막을 내렸다. 경찰과 검찰은...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