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몸, 나의 선택 [기자들의 시선] 김영화 기자 이 주의 헌법‘나의 몸, 나의 선택(My Body, My Choice).’ 3월4일(현지 시각) 프랑스 파리의 불 켜진 에펠탑에 이런 메시지가 띄워졌다. 프랑스 의회가 여성의 임신중지 자유를 명시한 헌법 개정안을 승인한 직후다. 찬성 780표 대 반대 72표라는 압도적 가결이었다. 이로써 헌법에 임신중지 자유를 보장한 첫 번째 국가가 되었다(프랑스에서는 1975년부터 임신중지가 허용되고 있다). 미국 대법원이 2022년 6월 임신중지권을 허용한 ‘로 대 웨이드’ 판결을 뒤집은 이후 여성 인권이 후퇴한다는 경각심에서 이번 결정이 나왔 성범죄자 3명 중 1명 감형, 이균용 대법원장 후보자 3년치 판결 분석 김은지·주하은 기자 흔히 ‘법관은 판결로 말한다’고 한다. 대법원장 인사청문회에서도 곧잘 등장하는 말이다. 6년 전 김명수 대법원장 인사청문회에 나선 당시 장제원 자유한국당 의원은 “법관은 판결로 얘기하는 것이지요?”라고 물었다. 과거 판결로 대법원장 후보자의 자질을 검증하는 것이다.윤석열 정부의 첫 대법원장 후보자가 나왔다. 8월22일 윤석열 대통령은 이균용 서울고등법원 부장판사를 신임 대법원장 후보자로 지명했다. 김대기 대통령비서실장은 이 후보자를 소개하며 “사회적 약자의 인권을 신장하는 데 앞장서온 신망 있는 법관”이라고 말했다. 인사청문회는 9 ‘안전한’ 넘어 ‘양질의’ 임신중지 김영화 기자 캐론 김 산부인과 전문의는 세계보건기구(WHO) 임신중지 가이드라인의 책임자다. WHO 성과 재생산 권리 부서(SRH)에서 임신중지 환경을 개선하기 위한 연구 활동을 하고 있다. 짧은 한국 방문 일정 가운데 시간을 냈다. 7월5일 모임넷 활동가들과 만난 자리에서 캐론 김은 “저 역시 한국인으로서 아직 해야 할 일이 많다는 것이 분명하지만, 여기까지 온 것만으로도 대단하다고 말하고 싶다”라며 운을 뗐다. 3시간 동안 이어진 비공식 간담회를 정리했다.WHO 가이드라인은 구체적으로 어떤 내용을 담고 있나.전 지구적으로 안전한 임신중지 환 인권위가 정파적이라고? “절대 동의할 수 없다” 이은기 기자 서미화 인권위원은 국가인권위원회(인권위) 최초 시각장애인 비상임위원이다. 전남 지역에서 장애 인권 활동을 한 경력을 바탕으로 2020년 5월 인권위에 합류했다. 서 위원의 후임 공모가 한창인 요즘 인권위 분위기가 뒤숭숭하다. 내부에서 ‘인권위가 어두웠던 과거로 돌아가는 거 아니냐’라는 우려가 나온다. 하지만 공개 발언이 쉽지만은 않은 것도 사실이다. 그런 내부 상황을 알기에, 임기 만료로 퇴임을 앞둔 그가 공개적으로 ‘인권위 퇴행’을 걱정하는 목소리를 냈다.현재 인권위가 정파적이라는 주장이 나왔다.절대 동의할 수 없다. 인권위는 진 59년 전에도 틀렸고 지금도 틀렸다 김다은 기자 최말자씨에게 5월은 아픈 계절이었다. 1964년 5월6일, 당시 만 18세였던 그는 자신에게 성폭행을 시도하던 노 아무개씨의 혀를 깨물었다. 노씨의 혀 1.5㎝가 잘렸다. 일명 ‘김해 혀 절단 사건’이다. 이 일로 최씨의 인생이 송두리째 바뀌었다. 최씨는 강간미수 피해자임에도 중상해죄로 유죄판결을 받았다. ‘혀 절단 사건’은 법학도라면 누구나 아는 유명한 사건이다. 정당방위를 다툰 대표적인 판례로, 형법학 서적에도 실려 있으며 1995년 대법원이 법원 100년사를 정리하며 발간한 책 〈법원사〉에도 소개돼 있다.최씨는 재판이 끝난 이 호날두와 메시, 사우디에서 만날까? [경기장의 안과 밖] 배진경 (〈온사이드〉 편집장) 카타르에서 FIFA 월드컵 트로피를 들어올리며 축구 인생 최대의 목표를 달성한 리오넬 메시가 새로운 갈림길에 섰다. 지난 2년간 몸담았던 파리 생제르맹(이하 PSG)과 결별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메시는 2021년 여름 FC 바르셀로나를 떠나 PSG에 합류했다. 바르셀로나는 유소년 시절부터 20년간 뛰던 메시의 정체성 그 자체였다. 그러나 팀이 재정 문제로 자신의 연봉을 감당할 수 없게 되자 눈물을 흘리며 팀을 떠날 수밖에 없었다. 그리고 카타르 국영 투자청의 지원으로 재정이 충분한 PSG 유니폼을 입었다.PSG는 킬리안 음바페, 네 탈레반의 마지막 인질, 바이든 행정부 워싱턴·정재민 편집위원 “알카에다가 사라진 지금 도대체 아프가니스탄(아프간)에 무슨 국익이 있나? 미국은 오사마 빈라덴은 물론 알카에다를 제거한다는 분명한 목적으로 아프간에 들어갔고, 그 목표를 이뤘다.”테러 근절을 이유로 2001년 10월 알카에다의 근거지 아프간을 공격해 점령한 뒤 20년간 주둔해온 미군의 철수 결정으로 국내외에서 거센 비난에 휘말린 바이든 대통령이 한 말이다. 바이든 대통령은 철군 이후 미처 아프간을 빠져나오지 못한 미국인과 현지 조력자들 문제, 탈레반 정권 인정 여부, 나아가 탈레반의 아프간 장악 이후 미국의 경제제재로 인한 아프간 그도 실패한 것인가 [편집국장의 편지] 이종태 편집국장 한창 제670호 마감 작업 중이던 7월9일 오후, 긴급한 보고가 들어왔다. “박원순 서울시장이 실종되었다는데….” 얼토당토않은 이야기로 느껴졌다. 서울시장이 실종됐다고? 곧이어 정황을 알지도 모를 취재원들에게 전화를 돌렸다. 통화가 이어지지 않는 경우가 많았다. 불안감이 스멀스멀 밀려왔다. 확인되지 않은 여러 정보들이 쏟아져 들어오는 혼란스러운 몇 시간이 지났다. 밤늦게, 박 시장이 시신으로 발견되었다는 비보가 도착했다.당시로서는 관련 기사를 담을 물리적 시간이 없었다. 마감을 마친 새벽에야 서울대병원 장례식장으로 이동할 수 있었다 ‘위안부’ 피해자 이용수 할머니가 구순을 맞는다 도쿄∙이령경 편집위원 10월17일 도쿄 신주쿠에서 일본군 ‘위안부’ 문제 해결을 위한 수요 집회를 마친 참가자들은 한글로 ‘이용수 할머님 90살 생신 축하합니다!’라고 적힌 커다란 카드 위에 축하와 감사의 마음을 담은 메시지를 썼다. “일본군 ‘위안부’ 문제 해결을 위해 200살까지 살겠다”라며 농담 같은 진담을 하는 이용수 할머니가 12월에 구순 생일을 맞는다. 이 축하 카드는 11월9일 대구에서 열리는 구순 잔치에서 이용수 할머니에게 전달될 것이다.이용수는 1928년 대구에서 태어나 1944년 타이완의 일본군 위안소로 끌려갔다가 1946년 고향으로 두 이란인이 말하는 히잡과 ‘부르카 금지법’ [평범한 이웃, 유럽] 취리히·김진경 (자유기고가) 9월16일, 이란 테헤란에서 22세 여성 마흐사 아미니(본명 지나 아미니)가 히잡(머리카락을 가리는 이슬람 베일)을 제대로 쓰지 않았다는 이유로 도덕경찰에 체포된 뒤 사망했다. 아미니가 경찰에게 구타당하는 것을 보았다는 목격자들의 진술, 사망 원인으로 타격에 의한 두개골 파열 가능성을 제시한 의사들, 그리고 위험을 무릅쓰고 이를 알린 여성 기자 닐루파 하메디의 보도 덕분에 이 일은 묻히지 않고 세상에 알려졌다. 분노한 이란 여성들이 거리로 나왔다. 남성들도 합세했다. 소셜미디어는 시위 열기를 이란 밖으로 증폭시켰다. 유럽 주요 도시 식민지 투쟁에 건넨 미셸의 붉은 스카프 김형민(SBS Biz PD) 1980년 5월 광주를 일컫는 명칭은 매우 다양하다. 오랫동안 ‘광주사태’라 불렸던 5·18은 이후 ‘광주민주화운동’이라는 명칭을 얻었지만 ‘광주항쟁’이라는 단어도 자주 쓰이고, 어떤 이들은 한때 ‘광주 코뮌’이라는 이색적인 호칭을 사용하기도 했다. 시민들에 의해 민주적·자치적으로 운영된 정치공동체 ‘코뮌’을 1980년 광주에 대입시킨 건 여러 의미가 있을 것 같구나. 시민들 스스로 질서를 지키고 서로를 일으킨 공동체로서의 광주에 더하여, ‘파리 코뮌’의 비장한 최후에서 5월 광주의 마지막 날을 보았기 때문이 아닐까.1871년 프랑 미얀마의 봄, 혁명의 우먼파워를 비추다 메리초 (필명·미얀마 시민기자) 메리초 씨는 미얀마 동북부 샨주에서 활동하는 기자다. 그는 쿠데타 발발 이후 시민기자로 뛰어들었다. “군이 기자들을 탄압한 이후로 누구도 거리에서 사진을 찍으려 하지 않았다. 내 주변에서 벌어지는 군부의 만행을 취재해서 이 혁명에 함께하고 싶다.” 전국 곳곳에서 무장투쟁이 확산되자 시민방위군들을 물심양면으로 도왔다. 거기서 그는 수많은 여성 방위군들을 만났다. 최전선에 서 있지만, 많은 사람들에게 알려지지 않은 여성 방위군들의 역경과 투쟁을 조명해야겠다고 다짐한 까닭이다. 아래는 메리초 씨가 여성 게릴라군들을 취재해 쓴 글이다.미얀 20대 남자 비호감 1위 심상정, 20대 여자 비호감 1위 이준석 [대선 표심 분석] 김영화 기자 제20대 대통령 선거 결과를 ‘초박빙’으로 몰고 간 배경에는 20대 남녀의 상반된 선택이 있었다. 방송 3사 출구조사 결과, 20대 남성 58.7%가 윤석열 당선자를 선택한 반면 20대 여성의 58%는 이재명 후보를 지지했다. 한 세대를 성별로 가른 원인에 대해선 여러 가설이 나오고 있지만, 분명한 건 이전에는 없던 새로운 현상이라는 점이다. 역대 최소 득표 차로 승리한 윤석열 당선자와 국민의힘에게도, 패배의 책임을 놓고 혼란에 빠진 더불어민주당(민주당)에게도 20대 표심은 복기해야 할 중요한 단서다. 20대 남녀의 극명한 분리가 한국 사회에 구조적 성차별, 진짜 없을까? 김영화·이은기 기자 이재명: 얼마 전에 우리나라의 구조적인 성차별은 없다고 말씀을 하시면서 개인의 문제라고 말씀을 하셨어요(…) 사과하실 생각 없으십니까? 윤석열: (…)집합적인 남자, 집합적인 여자의 문제에서 개인 대 개인의 문제로 바라보는 것이 훨씬 더 피해자나 약자의 권리와 이익을 더 잘 보장해줄 수 있다는 말씀만 드리고요.이재명:여성은 구조적인 성차별이 없다는 것에 대해서 대답을 안 하십니까?윤석열:그거에 대해서 시간을 쓰기 싫어서….(2월21일 대선후보 TV 토론)이번 대선에서는 한국 사회에 성차별이 있느냐, 없느냐를 두고 공방이 오갔다. 윤 “많이 써왔는데 읽지는 못하겠다.” [말말말] 시사IN 편집국 “(수상 소감을) 많이 써왔는데 읽지는 못하겠다.”2월27일 미국 배우들이 선정하는 배우조합상(SAG) 시상식에 참석한 배우 이정재가 준비해온 종이를 꺼냈다가 도로 넣으며 한 말. 넷플릭스 드라마 〈오징어 게임〉에 출연한 그는 비영어권 배우 최초로 드라마 시리즈 부문 남우주연상을 수상했다. 이어서 TV 드라마 부문 여자연기상 수상자로 같은 드라마에 출연한 정호연 배우가 지목됐는데 어리둥절해하며 한참을 일어나지 못했다고.“우리는 우크라이나와 함께 합니다(We stand with Ukraine).”펜으로 화난 사람 얼굴을 그려넣은 귤 오로라보다 눈에 띄는 이 나라의 ‘성평등’ [아이슬란드를 가다②] 레이캬비크·아퀴레이리/ 특별취재팀:장일호 기자, 이주연·이정환(<오마이뉴스> 기자) 출국 전날까지 가시방석이었다. 2021년 10월은 전 세계적으로 코로나19 확산세가 잠시 주춤하던 때였다. 백신접종이 본격화된 덕분이었다. 하지만 상황에 따라 출입국 정책은 얼마든지 달라질 수 있었다. 잠시 열린 하늘길의 틈을 비집고 10월22일 아이슬란드로 향했다. 한국에서는 대선 정국이 본격적으로 시작되고 있었다. 젠더 정책에 대한 요구와 필요가 그 어느 때보다 높아지고 있지만, 거대 양당 후보들은 젠더 문제에 무관심한 모습을 반복하거나 ‘문제’의 당사자가 되곤 했다. 취재팀이 향한 아이슬란드는 성평등이 구현되는 나라로 가장 손 김영란, 대법관이기 전에 ‘읽는 존재’였던 사람 김은지 기자 ‘김영란’은 이제 보통명사다. ‘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이라는 긴 이름의 법을 제대로 기억하는 사람은 없어도, ‘김영란법’이라고 하면 모두가 안다. 2015년 대가성 없는 금품 수수도 처벌하는 법이 만들어졌다. 이전까지만 해도 변호사로부터 ‘사랑의 정표’로 벤츠를 받은 검사는 처벌할 수 없었다. 인식 전환을 가져온 법에 당시 국민권익위원장이던 제안자 김영란의 이름이 붙었다.김영란법 이전에는 그에게 ‘최초 여성 대법관’이라는 수식어가 주로 따라다녔다. 김영란 당시 대전고등법원 부장판사가 대법관으로 임명된 시기는 50년 전 아프간의 여성들은 미니스커트를 입었다 이상엽 (사진가) 탈레반이 아프가니스탄(아프간)의 수도 카불로 재입성했다. 2000년대 초 당시 아프간을 지배했던 탈레반은 9·11 사태의 주범 오사마 빈라덴을 넘겨달라는 미국의 요청을 거부했다. 이로 인한 미국의 침공으로 쫓겨났다가 20년 만에 권력을 되찾은 것이다. 탈레반은 여성 인권 탄압 등 상상을 초월하는 중세로의 반동 정치를 통해 아프간 시민은 물론 전 세계를 경악시킨 바 있다. 이번엔 민간인 학살은 물론 교전도 없이 무혈입성했지만 카불은 공황에 빠졌다.사진을 보면 직관적으로 과거의 것인지 현재 또는 미래(예컨대 SF 영화의 스틸컷)의 것인 탈레반이 장악한 아프가니스탄의 앞날은 어떨까 정재원 (국민대 유라시아학과 교수) 탈레반이 미국에 의해 패주한 지 20년 만에 아프가니스탄(아프간)의 권력을 다시 장악했다. 전 세계는 최소한의 저항도 받지 않고 탈레반이 카불에 무혈입성한 것에 놀랐다. 더 놀라운 일이 있다. 유창한 영어와 SNS를 활용하며 여성의 교육권과 노동권을 허용하겠다는 탈레반의 변화된 모습이 그렇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프간 곳곳에서 자행되고 있는 만행들을 보면 ‘탈레반은 절대 변하지 않았다’는 주장이 증명되는 듯하다. 지금까지 정보를 토대로 향후 탈레반이 장악한 아프간의 미래에 대해 예측해보고자 한다.사실 미국은 물론 러시아·중국·중앙아 [그래픽 뉴스] 아프간의 운명, 다시 탈레반에게로 이정현 기자 20 : 8월15일 이슬람 무장조직 탈레반이 아프가니스탄의 수도 카불을 장악했다. 1996~2001년 집권한 이후 20년 만이다. 종교법을 앞세워 엄격하게 사회를 통제했던 탈레반은 특히 여성의 사회 활동을 강력하게 금지했다. 탈레반 대변인은 여성 인권을 존중하겠다고 강조했으나 부르카를 착용하지 않은 여성이 총에 맞아 숨진 사진이 공개되었다.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