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년’들의 사랑 실은 ‘전통 로맨스’였네 이상원 기자 〈시맨틱 에러〉의 성공은 주목할 만한 현상이다. 이 드라마는 남성 동성애자들의 연애를 그린 작품이다. 3월16일 종영 이후에도 OTT 플랫폼 왓챠 톱10에 7주간 1위를 고수하고 있다. 4월 5주째에는 드라마 대본집이 인터넷 서점 예스24 종합 베스트셀러 1위에 올랐다. 그간 한국 문화계에서 비주류로 여기던 장르가 일약 대중적 인기를 얻게 된 것이다. 〈시맨틱 에러〉가 성공하자 BL(Boy’s Love)이라는 이름으로 물밑에만 머물던 다른 이야기들도 영상화 소재로 각광받는다. 그런데 파격이 늘 진보를 의미하지는 않는다. BL의 부상 횡령부터 성폭행까지 학을 떼는 사학 추태 김영화 기자 비리 사학들에는 ‘공통분모’가 있다. 설립자 일가의 족벌 경영, 교비 횡령, 학교 구성원에 대한 탄압 등이다. 사학 비리로 논란이 된 대학 이름 앞엔 흔히 ‘사학 비리 백화점’ ‘비리 종합선물세트’ 같은 수식어가 붙는다.■ 상지대학교‘사학 비리’가 하나의 시사용어로 자리 잡게 된 데에는 김문기 전 상지대학교 이사장의 역할이 컸다. 1993년 당시 상지대 이사장으로 민자당 의원이던 김문기씨는 국회의원 첫 재산 공개 결과 부동산 투기 정황이 드러났다. 본인 명의 재산만 172억원에 달했다. 대검 중수부가 수사에 나섰고 이 과정에서 돈을 “관료와 사립대 커넥션 깨야 한다” 이종태 기자 지난해 비리 유치원 명단 공개 및 개혁 법안 제출로 유아교육에 새로운 전기를 연 것으로 평가받는 박용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드디어 사립대학으로 포문을 옮겼다. 최근 발의한 ‘사립학교법 개정안’이 그것이다. 민주화를 위한 전국교수협의회(민교협) 전 공동의장으로 ‘대학 지배구조 민주화’에 대해 지속적으로 목소리를 내온 이광수 부산외국어대 교수(인도학부)가 함께 이야기를 나눴다.최근 사립대학교 회계 문제와 관련된 개정안을 발의했는데, 그 취지는?박용진:‘상식의 법제화’다. 소득이 있으면 세금을 내야 하고, (사립유치원이나 대학처럼) 국고 기사 후~폭풍 김동인 기자 ‘20대 남자 현상’을 분석한 시리즈가 온라인에서 화제였다. 시리즈 두 번째 커버스토리인 제605호 ‘우리는 페미니즘과 싸운다’ 기사는 반(反)페미니즘 정체성을 강하게 지닌 20대 남자 그룹을 집중 조명했다. 〈시사IN〉 페이스북 계정(facebook.com/sisain)에서도 이 기사가 가장 주목받았다. 독자들은 이 기사에 나오는 인포그래픽을 자신들의 SNS에 공유하기도 했다. ‘생애주기별 남녀 능력 차이’에 대한 응답 그래프는 트위터에서 2000회 넘게 리트윗되기도 했다. “참담하다”는 반응부터 “사딸라 이벤트(4900원에... “강사 줄이는 대학 부끄러운 줄 알아라” 전혜원 기자 정대화 상지대 총장은 상징적 인물이다. 교수 시절 사학 비리에 맞서 싸우다 파면당하기도 했다. 2017년 8월부터 총장 직무대행으로 학교를 이끌었다. 상지대 첫 직선제 총장으로 선출되어 3월27일 취임했다. 사학 비리도 지방 사립대의 현실도 잘 아는 그가 강사법 논란 국면에서 목소리를 내고 있다. 취임식 이틀 뒤인 3월29일 정 총장을 강원도 원주시 상지대 총장 집무실에서 만났다. 강사법 시행을 앞두고 대학들의 강사 수 줄이기가 현실화되었다. 시간강사가 몇 년 전만 해도 대학 강의의 절반을 담당했다. 여전히 고등교육의 3분의 ... 그의 곁에서 최선을 다하는 일 [프리스타일] 김은지 기자 사나운 더위가 절정이던 때 선생이 돌아가셨다. 2012년 8월1일, 국내 최고 라틴아메리카 학자라는 타이틀을 가졌던 이성형 교수(서울대 라틴아메리카연구소)가 암 투병 끝에 53세 나이로 숨졌다. 추모는 결국 산 자를 위한 ‘위로’라 여기면서도, 1년에 한 번 정도는 선생만을 생각하는 그 시간이 좋아 기일이면 납골묘를 찾았다. 볕이 잘 드는 곳에서 까만 옷을 입은 채 땀을 뻘뻘 흘리며 선생에게 인사를 했다. 그러고 나면 여름의 한가운데를 무사히 통과했다는 안도감을 느꼈다. 그런 지도 벌써 6년째다. 선생은 2008년 석연찮은 이... 비리 사학 키우는 솜방망이 사학법 김형태 (교육을바꾸는새힘 대표·전 서울시 교육의원) 교육은 국가의 기본 책무이다. 한때 정부 재정이 열악하다는 이유로 누구나 돈만 있으면 학교 설립이나 인수가 가능했다. 그 결과 사학의 비중이 기형적으로 높아졌다. 염불에는 관심 없고 잿밥에만 눈독 들인 사람들이 운영하는 사학도 한두 곳이 아니다. 채용 비리, 입학 부정, 성적 조작, 급식·공사 비리, 공익 제보자 탄압 등 비리 백화점이라 봐도 무방할 정도이다.대표적인 게 교사 채용 비리이다. ‘국·영·수 교사는 1억원, 예체능 교사는 1억5000만원에 매관매직된다’는 풍설이 과장이 아니다. 실제 지난해 대구의 한 학교법인 이사장과 “공영 사학의 모델 상지대가 보여줄 것” 변진경 기자 강원도 원주시 상지대학교는 ‘사학 비리 1번지’이자 이를 척결해낸 사학 민주화 투쟁의 상징이다. 역사가 길다. 1955년 원흥묵 설립자가 강원도 최초의 사립대학으로 세운 상지대를 1974년 가구점 사장이던 김문기씨(86)가 접수했다. 횡령, 부정입학, 부동산 투기 등 비리 종합 백화점으로 학교를 운영하던 김씨는 1993년 퇴출된다.20년 후 그가 다시 돌아왔다. 2007년 “설립자가 최초의 이사들을 정하고 그들이 후임 이사를 선임하는 것이 학교법인의 설립 목적 영속성을 갖게 한다”라며 옛 재단 측 손을 들어준, 이른바 대법원의 ‘김 시사IN 제524호 - 적폐 사학 고제규 편집국장 • 편집국장의 편지 REVIEW IN • 독자IN/독자와의 수다·퀴즈IN • 말말말·캐리돌 만평 • 와글와글 인터넷·김경수의 시사터치 • 포토IN/저 하늘의 구름처럼 민주주의가… ISSUE IN • 박근혜·최순실 법정 중계/ '문고리' 정호성 "증언 거부하겠다" COVER STORY IN 서남대 사례로 본 비리 사학 '흑역사' 8월24일 교육부는 서남대에 대해 학교 폐쇄 계고 통보를 했다. 서남대 설립자 이홍하씨는 1000억여 원을 횡령한 혐의로 복역 중이다. 그는 대학 6개와 고등학교 3개를 설립했다. • 비리 사학 키우는 ... 강만길, “건국절 운운은 이승만 분단주의의 연장” 정희상 기자 북한 핵과 미사일 문제를 놓고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사이에 ‘말 전쟁’이 극단으로 치달았다. 고조되는 긴장에 비해 해법은 아직도 묘연하다. 길이 보이지 않을 때는 역사를 보라는 말이 있다. 〈분단시대의 역사인식〉 등을 펴낸 강만길 고려대 명예교수는 팔십 평생 분단 극복과 평화통일 연구에 힘써온 역사학자다. 작고한 리영희 한양대 명예교수와 함께 1970년대 이래 우리 사회의 대표적 원로 지성으로 꼽힌다. 유신정권 시절에는 박정희 독재정권의 탄압으로 4년 동안 대학 강단을 떠나기도 했다. 그는 상지대 총장(... ‘위대한 나나이’ 조합원이 되다 김은남 기자 사회‘위대한 나나이’ 조합원이 되다구호단체가 떠나고 난 뒤 필리핀은 빈부 격차가 극심한 나라다. 수도인 마닐라 중심부에는 ‘아시아 최대 규모’를 자랑하는 초대형 쇼핑몰들이 들어서 있다. 사설 경비원의 삼엄한 경호 속에 명품 숍과 고급 외제차 행렬이 넘실대는 공간이다. 그러나 에어컨 바람 서늘한 이곳을 벗어나 땡볕 아래 거리로 발을 내딛는 순간 여행자들은 ‘ 전근대적 대학의 살풍경 박상기 (연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대학 총장이 CEO형이어야 한다는 논리가 우리 사회에 만연한 지도 오래되었다. CEO형 총장이란 대학을 기업처럼 ‘효율적으로’ 운영하고, 기부금 확충 등을 통해 대학 재정을 튼튼하게 하는 총장을 의미한다. 재정이 대학 발전의 토대가 되는 만큼 재정적으로 튼튼한 대학을 만들어내는 총장이 바람직한 총장상이라는 것은 부인할 수 없다. 그러나 대학 재정이 누구를 “오 캡틴, 마이 캡틴” 거리에서 수업 듣는 학생들 김은지 기자 최고 수위 징계다. 상지대는 지난해 12월 정대화 교수(59)에게 파면을 의결했다. 학교 명예훼손·겸직 위반이 이유였다. 상지대 징계위원회는 정 교수가 언론 인터뷰에서 학교 명예를 심각하게 훼손해 신입생 모집 등에 피해를 끼쳤고, 학교에 알리지 않은 채 다른 회사 이사로 이름을 올렸다며 파면을 결정했다. 애초 이사회에서 중징계로 의견을 올렸다는 것도 한 이 시사IN 제383호 - 러시아의 속셈 이숙이 편집국장 • 편집국장 브리핑• 새로워진 〈시사IN〉 전자책을 만나보세요• 학교 도서관에 〈시사IN〉을 선물하세요[여기는 시사모]• 독자와의 수다·퀴즈in• 말말말·금주의 공갈뉴스• 와글와글 인터넷·김경수의 시사터치• 포토IN [커버스토리] 러시아식 해법, 한반도에 통하나1월2일 오바마 대통령의 대북제재 상지대의 시간은 거꾸로 간다 전혜원 기자 “말이 안 되잖아요. 비리로 감옥 갔던 사람이 총장이라니….” 여름방학 기간인 8월19일 강원도 원주시 상지대 본관 총장실 앞에서 만난 이 학교 학생 정성훈씨(23·무역학과 3학년)가 말했다. 정씨는 이틀 전인 8월17일 밤부터 이곳에서 은색 돗자리를 깔고 쪽잠을 잤다. 다른 학생 20여 명과 함께였다. 그의 옆에는 원산지관리사 자격증 수험서와 “열심히 하면 교육부도 도와주겠지” 전혜원 기자 8월19일 오후 강원도 원주시 상지영서대 본관 2층에서 김문기 전 상지학원 이사장(82·사진)을 만났다. 전날 총장 임명장을 받은 그는 이틀째 상지대 본관 총장실이 아닌 ‘상지학원 법인 이사장실’에 출근했다. 명함에는 ‘학교법인 상지학원·상지대학교 설립자’라는 한자가 선명했다(대법원은 2004년 상지학원 설립자가 김문기씨 등이 아닌 원홍묵씨 등 8명이라고 시사IN 제363호 - 발밑이 두렵다 이숙이 편집국장 • 편집국장 브리핑[여기는 시사모]• 독자와의 수다·퀴즈in• 말말말·금주의 공갈뉴스• 와글와글 인터넷·김경수의 시사터치• 포토IN[커버스토리] 싱크홀, 발밑이 무섭다서울 잠실 일대에서 도심 싱크홀이 잇따라 발견됐다. 싱크홀은 인간이 지하 공간에 손을 대는 과정에서 나타나는 부작용이다. 이 주변의 지하철 9호선 추천위원이 꼽은 올해의 책 시사IN 편집국 6개 분야 전문가들에게 올해의 추천작 목록을 부탁했다. 추천위원들은 각 분야에서 책을 많이 읽기로 소문난 이들이다. 가장 많은 종류의 책이 출간되는 인문·사회과학 분야는 다른 분야보다 추천위원 수를 늘렸다. 베스트셀러 여부와 상관없이 자신만의 시각으로 추천해달라고 부탁했다. 올해의 책은 대체로 복수의 추천위원이 선택한 책으로 선정했다.이와 더불어 추천위원들 00〈온도계의 철학〉으로 뜨겁게 만장일치! 송지혜 기자 이정모 서대문자연사박물관 관장이 꼽은 올해의 자연과학 분야 책은 〈온도계의 철학〉과 〈기생충 열전〉 〈멸치 머리엔 블랙박스가 있다〉 〈인간에 대하여 과학이 말해준 것들〉. 특히 〈온도계의 철학〉은 추천위원 3인의 유일하고도 공통된 추천작이다. 최종덕 상지대 교수는 수로 표현할 수 없었던 것을 표현하려는 근대인의 욕망을 분석하여 과학의 인식론적 심연을 찾아낸 홍상수 감독이 사랑하는 ‘서울의 뒷골목’ 고재열 기자 서울 삼청동과 가회동을 걷다 보면 외국인 단체 여행객을 자주 만나게 된다. 그들이 ‘한국의 어제와 오늘’이라고 소개받을 그곳은 정작 우리에게는 낯선 곳이다. 전통을 현대적으로 변주한, 혹은 남의 것을 우리 식으로 바꾼 낯선 것들로 가득 차 있다. 그런데 그곳에서 보이는 ‘우리가 경험하지 않은 우리의 모습’을 외국 여행객들은 ‘가장 한국적인 공간’으로 이해한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