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과 중견 작가 고민의 시대를 비추다 [2022 행복한 책꽂이] 김영화 기자 문학의 인기가 도드라진 한 해였다. 출판인이 추천한 올해의 책(국내서) 상위 10권 중 문학 분야가 절반을 차지했다. 최근 몇 년간 출판인이 응답한 〈시사IN〉 ‘행복한 책꽂이’ 목록을 보면 에세이나 사회비평서의 약진이 두드러졌다. 문학작품은 소수에 그쳤다. 올해는 달랐다. 소설부터 시, 각본집까지 여러 문학 작품들이 2022년 올해의 책으로 이름을 올렸다. 신인 작가보다는 중견 작가가 주를 이뤘다.출판인들의 압도적 추천을 받은 책은 정지아 작가의 〈아버지의 해방일지〉다. 딸의 시선에서 ‘전직 빨치산’ 아버지의 장례식 3일을 다뤘다 새로 나온 책 [새로 나온 책] 시사IN 편집국 가짜 행복 권하는 사회김태형 지음, 갈매나무 펴냄“불행한 지구에 행복 열풍이 불고 있다.”저자는 전작 〈가짜 자존감 권하는 사회〉에서 한국 사회의 기저에 있는 심리를 분석했다. 이번에는 ‘행복’이다. 책은 자본주의 사회에서 유행하는 행복 열풍과 주류 심리학에서 말하는 행복이 ‘가짜’라고 주장한다. 물질주의 행복론과 쾌락주의 행복은 엉터리라는 것이다. 불행한 노동자는 일을 제대로 할 수 없어서 자본가 계급의 돈벌이에 지장을 초래한다.그 결과 사회가 개인의 행복을 조장한다. ‘소확행’ ‘워라밸’ ‘욜로’ 열풍이 그것이다. 저자에 따르면 코로나19와 벌이는 추격전 ‘돌연변이를 쫓아라’ 김태형 (테라젠바이오 상무) 필자는 유전자 기반으로 신약을 연구하는 기업에서 수석 연구원으로 일하고 있다. 유전체를 연구하는 사람으로서 지금까지의 팬데믹 기간에 일어난 코로나19 바이러스 변이 추세를 살펴봐왔다.어떤 경우에 ‘바이러스에 변이가 일어났다’고 할 수 있을까? 변이를 확인하기 위해서는 바이러스의 유전자를 ‘시퀀싱(sequencing)’해야 한다. 코로나19 바이러스의 유전자는 3만여 개 ‘문자(염기서열)’로 구성된 설계도라고 할 수 있다. ‘유전자 시퀀싱’이란 쉽게 말하자면 이 3만여 개 문자를 읽어내 글자가 바뀐 부분이 없는지 확인하는 작업이다. 새로 나온 책 [새로 나온 책] 시사IN 편집국 풍요중독사회김태형 지음, 한겨레출판 펴냄“사람에게는 생존보다 존중, 물질적 풍요보다 건전하고 화목한 관계가 더 중요하다.”대한민국 경제는 수십 년간 성장해왔다. 오늘날 한국의 경제지표는 과거 선망하던 선진국들과 어깨를 나란히 한다. 삼시 세끼를 챙겨 먹고, 최신 스마트폰을 들고 다니면서도 사람들은 자문한다. “왜 이렇게 살기 힘들고 계속 불안한 거야?” 저자는 버트런드 러셀의 말을 인용한다. “사람들이 두려워하는 이유는 내일 아침거리에 대한 걱정이 아니라, 자신의 이웃보다 더 잘살지 못하는 것에 대한 불안이다.” 문제는 ‘상대적 빈 코로나19 돌연변이의 모든 것 김연희 기자 출구를 알 수 없는 팬데믹 속에서 ‘돌연변이’는 달갑지 않은 단어이다. 여전히 수수께끼 같은 이 신종 바이러스가 그새 또 모습을 바꾸었다니 많은 이들에게 불안감을 안겨준다. 적의 모습이 자꾸 바뀌면 왠지 그에 맞설 무기를 만들기도 힘들어질 것 같다. 지금까지 코로나19 바이러스에서 발견된 변이는 3000~6000여 개로 파악된다. ‘독성이 강해진 코로나19 변종이 출현’했으며 ‘백신 개발이 물거품이 될 위기’에 놓였다는 기사들이 쏟아진다. 코로나19의 돌연변이는 과연 모두 그렇게 위험한 존재일까? 전문가들의 설명을 바탕으로 코로나1 행복하게 살고 싶으세요? 김민식 (MBC PD) 〈시사IN〉은 2009년부터 연말 부록으로 ‘행복한 책꽂이’를 펴내고 있다. 지난 10년 동안 독서 리더들의 면면은 바뀌었지만, 이들이 추천한 올해의 책을 볼 때마다 가슴이 두근거린다. 미디어에서, SNS에서 요란스럽게 다뤄지지는 않았지만 동굴 속 보석처럼 조용히 반짝이던 책들이 세상에 나온 기분이다. 조용히 나 자신과 마주 앉을 시간을 만들어주는 한 권의 시집도 있고, 죽음을 목전에 두고 삶을 되돌아보게 만드는 기록도 있다. 물론 묵직한 인문학 서적도, 당장 펼쳐보고 싶은 역사 에세이도 있다. 올겨울, 이 반짝이는 것들을 품고 따 꽃도 사람처럼 선 채로 살아간다 [새로 나온 책] 시사IN 편집국 꽃도 사람처럼 선 채로 살아간다 채광석 지음, 문학의숲 펴냄 “서울 변방 불암산 밑에 내 서른의 임시정부를 세웠다.” 두 명의 채광석 시인이 있다. 채광석(1948~1987). 시인이자 문학평론가. 민중적 민족문학론을 내세웠던 그는 군부독재와 맞선 대표적 문화활동가였다. 1987년 교통사고로 이른 나이에 세상을 떴다. 또 다른 채광석 시인. 앞의 채광석이 숨진 1987년, 대학에 입학했다. 1990년 등단한 ‘청년 채광석’은 문단의 주목을 받았다. 선배 문인들은 이름을 되묻곤 했다. 시집 〈꽃도 사람처럼 선 채로 살아간다〉는 ... ‘한국형 고깃집’의 미래는 무엇인가 고영 (음식문헌 연구자) 40년째 고기를 구워온 집이다. 1979년 태능정이란 이름으로 창업해 지금은 ‘배갈비’라는 상호로 문을 열고 있다. 경기도 남양주시 금곡동에 있다. 서울 교외에 갈빗집이 들어서면서 외식 문화가 꽃피던 시대의 산증인 같은 곳이다.“한국 사람은 굽는 재미를 절대 포기하지 않을 거예요(웃음).” 이 집 김태형 사장은 돼지갈비 하면 한국인의 ‘구이 사랑’부터 떠오른다고 한다. 불에 굽고, 김치류·쌈거리·샐러드와 각종 반찬까지 너끈히 한상차림을 내는 고깃집은, 어쩌면 한국 요식업만이 가진 문화적 자산이라는 설명도 덧붙인다. “돼지갈비는 아버 출판인이 꼽은 2017년의 책 장일호 기자 흐름출판이 ‘흐름’을 탔다. 지난해 시한부 판정을 받은 36세 의사의 마지막 기록을 담은 〈숨결이 바람 될 때〉에 이어, 올해는 국내서 〈라틴어 수업〉과 번역서 〈힐빌리의 노래〉로 출판인들의 주목을 받았다. 한 편집자의 말마따나 “자기계발서부터 르포르타주까지, 먹고살면서도 품위를 지키는 법”을 보여줬다. 올해 가장 두각을 나타낸 출판사를 묻는 질문에도 흐름출판은 민음사(78~80쪽 기사 참조)에 이어 두 번째로 높은 지지를 받았다. 흐름출판의 행보는 여러모로 눈에 띈다. 2003년 창사 이후 자기계발서와 경제·경영서를 주로 내... 출판계를 잔잔하게 흔든 ‘제철소’의 실험 장일호 기자 지난해였다. ‘제철소’라는 1인 출판사의 존재와 이름을 처음 알려준 한 작가가 있었다. 그는 제철소가 내놓은 첫 책이 희곡집이라고 말했다. 약간 주저하는 마음으로 되물었다. “어…, 문학도 안 팔리는데 희곡이 될까요?” “어차피 다 안 되니까요.” 그도 나도 어색하게 웃었다. 그러니까 희곡은 인류 역사상 가장 오래된 문학이지만 이제 와 문학의 여러 범주 중에서도 ‘기타 등등’이 되어버린 무엇. 희곡집을 하겠다고 독립한 편집자는 어떤 사람일까 호기심이 일던 차였다. 출판인 62명의 설문지를 취합한 결과, 제철소의 이름이 근소한 ... 아무튼, 그 일은 일어나고야 말았다 김태형 (도서출판 제철소 편집자) 올해 2월의 일이다. 좋은 과일이 들어와서 나눠 먹으려고 이웃 출판사 위고에 들렀다. 코난북스 대표가 와 있었다. 모두 달뜬 표정이었다. ‘다들 오늘 주문이 많이 들어왔나?’ 살짝 우울해지려는데, 코난북스가 재미난 기획이 있으니 함께하자고 했다. 세 출판사가 힘을 합쳐 ‘생각만 해도 좋은 한 가지’를 담은 에세이 시리즈를 만들자는 것. 자유로운 글쓰기가 보여줄 수 있는 아름다움과 재미의 최전선을 추구해보자는 다소 거창한 말도 덧붙였다. 생각만 해도 좋은 한 가지라니, 게다가 ‘함께’라니! 생각만 해도 좋았다. 머릿속에 글감과 ... 첫 마음, 첫 다짐 [편집국장의 편지] 고제규 편집국장 〈시사IN〉은 2007년 9월17일 창간했다. 1호가 한가위 합병호였다. 이번 호가 창간 10주년 기념호이다. 10년을 버텼다. 눈치 보지 않고 할 말을 하면서 버텨냈다. ‘게을러서 못 쓰는 기사는 있어도 압력 때문에 못 쓰는 기사는 없다’라고 우리는 자부한다. 독자들과 주주, 창간 때 적금을 깨며 응원해준 분들이 있었기에 이런 배짱을 부릴 수 있었다. 해외 미디어도 디지털 파고를 넘지 못하고 좌초하고 있다. 광고 시장은 디지털 플랫폼 사업자에게 권력을 내준 지 오래다. 구독자 수익 70% 대 광고 수익 30% 비율이라는 건강... 클래식이 울려 퍼지는 시골 시사IN 편집국 ‘예술세상 마을 프로젝트’는 예술계의 거장이 농어촌의 작은 마을을 찾아가 주민과 어우러지는 프로그램이다. 전국 곳곳 많은 이들의 일상 속에 문화의 가치를 심어주기 위해 만들었다. 현대차 정몽구재단과 한국예술종합학교가 함께한다. 이 프로젝트가 클래식 축제를 연다. 첼로 거장 정명화를 비롯해 바이올리니스트 신지아, 피아니스트 김태형이 참여한다. 강릉소년소녀합창 연옥 사진관으로 오세요 시사IN 편집국 출판사 휴머니스트가 발행하는 만화 무크지. 〈MANAGA〉보다는 우리가 알고 있는 기존 만화 잡지에 더 가깝다. 대다수가 작품으로 채워져 있다. 사진을 둘러싼 기묘하고 오싹한 이야기를 다룬 김태형·김인규 작가가 신작 〈연옥 사진관〉 연재를 시작한다. 잔잔한 노년의 로맨스를 그린 이은비의 〈개나리꽃이 피었습니다〉, 미군 부대 기지촌에서 공연하며 한국의 롤링 대관령에서 즐기는 ‘오마주 투 바흐’ 시사IN 편집국 지난해 ‘오로라의 노래’라는 주제로 북유럽 5개국 뮤지션을 불러와 화제를 불러일으켰던 대관령국제음악제가 올해는 남유럽으로 시선을 돌렸다. ‘오 솔레미오’를 주제어로 내걸고 이탈리아와 스페인의 뮤지션들을 초대했다.스페인에서 온 기타리스트들은 열정적인 스페인 민요와 춤곡을 들려준다. 스페인 댄서 벨렌 카바네스도 동참해 귀와 눈이 모두 즐거운 무대를 선보인다. “사회적 불만 8부 능선 넘었다” 고재열 기자 사이버 여론은 어떻게 만들어지고 어떻게 확산될까? 미디어다음의 김태형 소셜미디어팀장은 이에 대해 가장 정확한 답을 줄 수 있는 사람이다. 김 팀장은 온라인 토론 플랫폼인 아고라와 블로거들의 뉴스 서비스 플랫폼인 다음뷰, 그리고 티스토리 블로그 서비스 등 ‘이슈 플랫폼’을 수년째 총괄하고 있어 누구보다 온라인 이슈의 흐름에 정통하기 때문이다.어떤 사람이 스타 플랫폼, 세상을 바꾸는 ‘멍석’ 고재열 기자 문제는 플랫폼이다. IT 전문가들은 IT 산업의 미래 전쟁을 플랫폼 전쟁이라고 단언한다. “OS(운영체제)를 중심으로 형성된 IT 플랫폼이 소셜 미디어가 플랫폼이 되는 상황으로 진화했다. 플랫폼이 변화의 방향을 결정한다.”(김진형 카이스트 교수) “이제 모든 비즈니스는 단품 비즈니스와 플랫폼 비즈니스로 나뉜다.”(류한석 기술문화연구소 소장) “플랫폼을 지배하는 자가 비즈니스를 지배하는 세상이 오고 있다.”(김지현 SK플래닛 상무)보통 IT 업계에서 플랫폼이라고 하면 바탕이 되는 서비스나 운영체제를 말한다. 마이크로소프트의 윈도나 애 모두 병들었는데 아무도 아프지 않다 김정희 (예스24 콘텐츠미디어팀장) 7월24일 “성재기, 내일 한강에 투신하겠습니다”라는 글을 올리고 이튿날 그는 실제로 투신했고, 사흘 만인 7월29일 숨진 채 발견되었다. 고 성재기 남성연대 대표. 그 일련의 과정을 인터넷 뉴스와 트위터로 지켜보다 마음이 심란해졌다. 생전에 그가 자신의 트위터 계정에 올린 “왜 다들 투신하면 제가 죽을 것이라 생각하십니까. (중략) 돈 빌려달라는 소리를 추첨은 치밀하게 당첨은 위대하게 김은지 기자 선물로만 보면 〈시사IN〉 창사 이래 최고 이벤트다. 처음 경품 목록이 공개됐을 때 편집국 분위기도 술렁댔다. 스마트 TV, 노트북, 태블릿 PC…. 그만큼 독자의 성원도 뜨거웠다. 모두 1147명이 응모했다. 〈시사IN〉 홈페이지에 300호와 독자의 얼굴이 담긴 인증샷이 속속 올라왔다. 글로만 찾아뵙던 독자의 모습을 확인할 수 있었다. 가장 김재철, 사장으로서 마지막 권한 행사 김은지 기자 MBC에서 해고당한 이용마 전 기자는 4월1일 서울 영등포경찰서에 나간다. 취재가 아닌 출석이다. 지난해 MBC로부터 통신비밀보호법을 위반했다는 혐의로 형사 고소를 당했다. 당시 김재철 MBC 사장이 ‘김훈’이라는 가명으로 1년 넘게 차명 휴대전화를 사용한 사실을 알렸다는 이유다. 현재 MBC 노조가 파악하고 있는 소송은 모두 8건이다. 노조 홍보국장을 맡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