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절히 빌어봅니다 이명익 기자 ‘예쁘고 착한 다애야. 하늘나라에서 못 이룬 꿈 맘껏 펼치길.’ ‘여보 그동안 고생 많이 했어. 편안한 곳에서 근심 걱정 덜고 편히 쉬고 있어. 따라갈게. 여보, 사랑해 미안해.’ ‘할머니 사랑해요.’ 합동분향소가 차려진 제천실내체육관에 누군가 추모 쪽지를 붙이기 시작했다. 딸을, 아내를, 할머니를 그리워하는 내용을 카메라에 담다가 나도 모르게 렌즈가 뿌예졌다. 지난 12월21일 제천 스포츠센터 화재 참사로 사랑하는 이를 잃은 부모는, 남편은, 손자는 시간을 거꾸로 돌리고 싶어 했다. 시민들은 더 이상 이런 참사가 일어나지 않... 자발적 ‘하늘 감옥’ 재수감 이명익 기자 2014년 5월 차광호 스타케미칼 해고자복직투쟁위원회 대표가 45m 높이의 굴뚝에 올라 고공 농성에 돌입했다. 408일간 고공 농성. 그는 세계 최장기 ‘하늘 감옥’ 수감 기록을 남겼다. 노사는 새로운 법인 설립과 고용·노동조합·단체협약 3승계 합의서를 작성했다. 파인텍이라는 새로운 법인이 설립됐다. 하지만 고용 보장, 노동조합 및 단체협약 보장, 생계 및 생활 보장 등의 합의 내용은 지켜지지 않았다. 금속노조 충남지부 파인텍지회의 홍기탁 전 지회장과 박준호 사무장이 또다시 하늘 감옥에 갇혔다. 서울시 목동 서울에너지공사 열병... 평화 가득한 들판을 기다리며 이명익 기자 사드가 배치되었으니 이제 싸움은 끝난 거 아니냐고 묻는다. 경북 성주군 소성리 할아버지 할머니들은 말한다. 어차피 변한 건 없다고. 나락이 노랗게 익어가는 들녘에서 어르신들이 환하게 웃으며 외친다. “사드 가고 평화 오라.” 저 하늘의 구름처럼 민주주의가… 이명익 기자 블랙리스트, 댓글 공작, 사이버 여론 조작…. 요즘 이명박·박근혜 정권을 다룬 기사에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단어다. 적지 않은 이들에게 지난 9년은 ‘암흑’이었다. 9월18일 오후 서울 국립중앙박물관은 소풍을 나온 학생들로 북적였다. 이 학생들이 주역이 될 미래의 민주주의는 저 흰 구름처럼 풍성할 수 있을까. 땅이 흔들려도 정말 안전한가요? 이명익 기자 2016년 9월12일 경북 경주시 일대가 흔들렸다. 규모 5.8로 1978년 기상청이 관측을 시작한 이래 최대 크기의 지진이었다. 여진만 634차례. 시민들의 공포를 키운 건 경주 인근에 밀집해 있는 월성과 신고리 원자력발전소 단지였다. 그리고 1년 뒤인 9월12일 환경운동연합 회원들이 ‘원자력안전위원회’ 앞에서 ‘안전하지 않은 핵발전소’ 건설을 중단하자는 퍼포먼스를 벌였다. 마지막 배가 떠나고 나면… 이명익 기자 조선업 불황과 일감 부족의 파고를 넘지 못한 현대중공업 군산조선소가 7월1일 가동을 멈췄다. 군산 경제의 4분의 1을 지탱해왔고 5000여 노동자의 일터였던 군산조선소의 폐쇄는 지역 경제를 흔들었다. 4700여 노동자가 직장을 잃고 협력사 56곳이 잇달아 문을 닫았다. 요식업계, 서비스업 등이 2차 쓰나미를 맞을 것으로 보인다. 군산조선소에서 마지막으로 건조된 유조선 ‘이글라이언’이 짙은 안개 속에서 출항을 기다리고 있다. 이명박의 위태로운 유산, 영주댐 이명익 기자 경북 봉화군과 예천군을 흐르는 내성천은 1급수를 자랑했다. 영주댐은 내성천의 맑은 물을 가둬 낙동강 수질이 악화될 때 흘려보냄으로써 오염을 완화하기 위해 건설됐다. 이명박 정권의 마지막 4대강 사업으로 박근혜 정권을 거쳐 지난해 완공됐다. 영주댐에 막힌 내성천은 1년 전만 해도 보이던 본류의 모습(위 사진)은 사라진 채 탁해지고 있다. 지난해에는 녹조마저 생겼다. 모래가 흐르던 맑은 강이 그렇게 죽어가고 있다. 바람난 산에 풍력발전기가 춤추네 이명익 기자 “4대강이 산으로 올라가고 있다.” 4대강 사업과 관련된 행정소송을 네 번이나 진행했던 이상돈 국민의당 의원이 경북 영양풍력발전단지를 보고 한 말이다. 신재생 에너지인 풍력발전이 되레 자연과 환경을 파괴하고 있다는 것이다. 박근혜 정부 시절 풍력발전 건립 가능 지역도 규제가 완화되었다. 생태자연도 2급지에서 1급지로, 산지 전용 허가는 3만㎡에서 10만㎡로 확대했다. 그러면서 경북 영양군을 중심으로 풍력발전 시설 개발 붐이 일었다. 영양군 석보면 홍계리 마을 뒷산에도 풍력발전기가 대거 들어서며 주민들의 삶이 위협받고 있다. 4... 161번째 금요일에 다윤이가 돌아왔다 이명익 기자 금요일에 다윤이가 돌아왔다. 세월호현장수습본부는 지난 5월19일, DNA 결과를 유가족에게 통보하고, 수습한 유골이 허다윤양이라고 공식 발표했다. 어머니 박은미씨는 지인의 품에 안겨 한참 울었다. 아버지 허흥환씨는 속울음을 삼켰다. 허씨는 스마트폰으로 딸 기사만 읽었다. 다가오는 금요일에 남은 미수습자 모두 돌아오기를 유가족도 시민들도 간절히 기도한다. 2017, 노동의 자리 이명익 기자 올라가야 보일 수 있다. 곡기를 끊어야 알릴 수 있다. 잘렸거나, 비정규직이거나, 회사 자체가 위장폐업을 한, 하나같이 힘없고 백 없는 노동자들이 스스로 ‘하늘 감옥’에 올랐다. 김경래(동양시멘트지부 부지부장), 고진수(세종호텔노조 조합원), 오수일(아사히 비정규직지회 대의원), 이인근(콜텍지회 지회장), 김혜진(하이텍알씨디코리아 민주노조사수투쟁위원회 대표), 장재영씨(현대차 울산비정규직지회 조합원) 등 6명은 하늘 감옥에서 단식 농성 중이다. 이들이 오른 서울 광화문광장 인근 광고탑에 ‘노동 3권 완전 쟁취’라는 플래카드가 ... 그 손, 한 번만… 이명익 기자 고등학생(김세담·박찬범)이 디자인한 세월호 추모 조형물 ‘~를 위해’가 경기도교육청에 설치되었다. 조은화, 허다윤, 남현철, 박영인, 고창석, 양승진, 권재근, 권혁규, 이영숙. 이번에는 꼭 미수습자 9명의 손을 잡을 수 있기를… 셔터를 누르며 기원했다. 흐트러진 머리, 흔들리는 눈빛 이명익 기자 3월31일 새벽 4시30분 서울중앙지검 주차장 출입구에서 출차 알람이 울렸다. 서울구치소로 향하는 두 번째 차량을 향해 본능적으로 셔터를 눌렀다. 그 찰나의 순간, 대통령에서 피의자로 몰락한 이의 흔들리는 눈빛을 보았다. 전날 삼성동 자택을 나서며 보았던 눈빛과는 확연히 달랐다. ‘떠다니는 군사기지’가 부산에 들어오다 이명익 기자 3월15일 핵 추진 항공모함 칼빈슨호가 부산 남구 해군작전사령부 부산 작전기지에 입항했다. 9만5000t급, 길이가 축구장 세 배인 333m의 칼빈슨호는 ‘떠다니는 군사기지’라 불린다. 연례 한·미 연합훈련 때문에 입항했다고 하지만 사드 배치가 부른 한반도 냉기류와 무관치 않아 보인다. 외신은 칼빈슨호에 탑승한 네이비실(미국 해군 특수부대) 대원들이 김정은 등 북한 수뇌부를 암살·납치할 작전 계획을 세우고 있다고 보도했다. 부산 작전기지 인근 신선대 유원지의 한 상춘객은 ‘불안한 봄’을 휴대전화 카메라에 담았다. 봄 대신 사드가 오고 있다 이명익 기자 작전은 신속했다. 지난 2월28일 국방부와 롯데의 사드(THAAD·고고도 미사일방어체계) 배치 부지 교환 계약이 체결되고 몇 시간 뒤, 경북 성주군의 소성리 마을은 헬기 굉음으로 뒤덮였다. 군 헬기는 사드 기지 배치 작업에 필요한 물자를 실어 날랐다. 군 병력이 사드 기지 예정지인 롯데스카이힐 성주CC 골프장 입구를 직접 차단했다. 반나절 만에 소성리 마을은 군사기지로 변했다. 못 간다 이놈들아! 이명익 기자 롯데스카이힐 성주CC 골프장(롯데 골프장) 직원들은 “아무것도 정해진 바 없다”라고 말했다. 하지만 직원들 뒤로 짐을 잔뜩 실은 대형 트럭이 줄지어 나왔다. 이를 보다 못한 할머니들이 ‘도로 점거’에 들어갔다. 2월23일 오후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기지 예정지로 내정된 경북 성주군 초전면 소성리 롯데 골프장 앞 도로에는 긴장감이 흘렀다. 소성리는 70여 가구가 사는 작은 마을이다. 주민 대부분은 자식들을 도시로 떠나보내고 홀로 남은 할아버지·할머니들이다. 춘래불사춘(春來不似春). 소성리 어르신들에게 봄은 아직 ... 특검팀은 ‘보안손님’이 아니라서? 이명익 기자 청와대 빗장이 풀리지 않았다. 박영수 특검팀은 2월3일 오전 10시 압수수색 영장을 제시하며 청와대 진입을 시도했다. 청와대는 경내 진입을 막았다. 특검팀은 5시간의 대치 끝에 청와대의 불승인 사유서를 받고 되돌아왔다. 특검은 청와대 거부가 공무집행 방해에 해당하는지 따져볼 방침이다. 이번 압수수색 영장의 유효기간은 2월28일까지다. 특검이 다시 압수수색에 나설 수도 있다. 진실이 저 아래 있는데… 이명익 기자 “진실이 저 아래에 있는데, 세월호가 저 아래에 있는데 어디서 진실을 찾겠다는 건지.” 세월호 참사 미수습자인 단원고 2학년2반 허다윤양의 어머니 박은미씨가 말했다. 1월9일이면 세월호 참사가 일어난 지 1000일이 된다. 하지만 1000일이라는 시간보다 중요한 건 세월호가 인양되어 올라올 그 ‘하루’, 다윤이를 찾을 수 있는 그 ‘하루’다. 새해에도 박씨는 진실이 인양되기를, 다윤이와 만나기를 기대하며 팽목항을 지킨다. 당직자들로부터 탄핵당하다 이명익 기자 정치인 이정현은 1984년 민정당 사무처 당직자로 입당했다. 지난 8월 32년 만에 당직자 출신 최초로 정당 대표가 되었다. 그런 이정현 대표가 12월15일 당직자들한테 사퇴 요구를 받았다. 푸른 기와집의 ‘한 분’만 바라보는 이 대표는 한 귀로 흘렸다. 12월16일 친박이 지지한 정우택 의원이 원내대표에 당선되자 그는 그제야 대표직에서 물러났다. 고래는 더 가고 싶다 이명익 기자 푸른 고래가 날아올랐다. 노란 배와 세월호 희생자 304명을 상징하는 인형이 고래 등에 올라탔다. 고래는 촛불의 바다를 항해했다. 청와대(사진 뒤쪽 가운데) 200m 앞, 공권력에 막힌 고래는 묻고 있다. 그날 7시간 동안 대통령은 무엇을 했느냐고? “나라의 비리를 갈아엎겠습니다” 이명익 기자 박근혜 게이트에 분노한 농민들이 전남 해남과 경남 진주에서 트랙터를 이끌었다. 전국농민회총연맹 소속 ‘전봉준 투쟁단’은 11월25일 농사용 차량을 이끌고 상경했다. 법원은 트랙터 상경 시위를 제한적으로 허용했다. 그러나 경찰은 농기계가 사전 허가받지 않은 집회 물품이라며 안성 톨게이트에서 막아섰다.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