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우리가 먹은 것은 이주노동자의 눈물 김영화 기자 깻잎은 ‘시간 싸움’으로 수확된다. 깻잎을 ‘톡’ 뜯어내 열 장씩 포갠 뒤 분홍색 노끈으로 한 묶음을 만들기까지 30초가 걸리지 않는다. 오래 쥐고 있으면 깻잎이 물러져 상품 가치가 떨어진다. 그 와중에 깨줄기를 부러뜨리지 않아야 하고, 해충이 퍼지진 않았는지 살펴야 한다. 한 상자에 들어가는 깻잎은 100묶음. 이런 상자를 1인당 15개씩 채워내는 것이 깻잎밭의 주된 일과다. 할당량을 채우지 못하면 한 상자당 4000원씩 월급을 깎기도 했다. 새벽 6시30분부터 오후 5시30분까지 하루 1만5000장, 이 ‘싸움’에 지지 않으려고 왜 정치의 시작과 끝은 항상 양극화일까 [새로 나온 책] 시사IN 편집국 우리는 왜 서로를 미워하는가에즈라 클라인 지음, 황성연 옮김, 윌북 펴냄“양극화한 대중에게 호소하기 위해 정치 기관들과 정치인들은 더 양극화를 자극한다.”저자는 선택지가 두 개만 주어진 미국 정치 환경에서 상대방을 쉬이 ‘사악한 저쪽’으로 규정하는 악순환이 벌어지고 있다고 지적한다. 미국만의 문제는 아니다. 당장 우리 정치도 극단적 양극화의 그늘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저자는 양극화를 자극하는 정당, 언론, 소셜미디어에 모든 책임이 있다고 몰아세우지도 않는다. 미국의 정치사부터 심리학적 분석을 동원해 어째서 양극화에 빠져드는지, 나에게 집중하는 시간, 모두에게 필요한 순간 임지영 기자 막 도착한 손하빈 밑미 대표(39)가 가쁜 숨을 몰아쉬었다. 5층까지 한달음에 올라온 참이었다. 그가 서울 성수동의 ‘석양 맛집’인 밑미홈 건물 옥상에 섰다. ‘나를 만나다(meet me)’라는 의미를 가진 ‘자아성장 큐레이션 플랫폼’ 밑미가 운영하는 공간이다. 설립한 지 2년, 매달 이용자 500~600여 명이 밑미가 제공하는 ‘리추얼 프로그램’에 참여하고 있다.여기서 리추얼은 ‘나에게 집중하는 시간’을 뜻한다. 손 대표는 5분이라도 멈춰서 자신을 생각하는 시간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그런 시간을 가지면 아무리 바빠도 자신을 잊지 ‘사교육의 괴수’가 사교육 붕괴를 말하다 정리·이오성 기자 손주은 메가스터디 회장은 스스로를 ‘사교육의 괴수’라고 칭했다. 학벌사회를 무너뜨리려는 단체 ‘교육의봄’의 연단에 서게 된 일을 ‘사교육 괴수와 사교육 킬러의 만남’이라고 표현했다. 손주은이 누군가. 1990년대 후반 ‘손사탐’이라 불리며 최고의 인기를 누리던 사교육 강사. 2000년 이후에는 메가스터디를 창업해 온라인 사교육 전성시대를 열어젖힌, 대한민국 사교육계의 상징과도 같은 인물. 그런 이가 교육의봄 회원을 대상으로 하는 연속 강연 ‘학벌 없는 채용의 시대가 온다’의 첫 번째 강사로 나서 “앞으로 10년 안에 사교육은 사라질 아모레퍼시픽, 북미 공략 본격화 ADVERTORIAL 아모레퍼시픽은 1964년 국내산 화장품 최초(‘오스카’ 브랜드)로 해외 수출을 달성하고 1990년대 초부터 브랜드의 글로벌화를 추진했다. 중국과 프랑스에 공장을 설립, 현지 생산 기반을 마련했으며 이를 기반으로 2000년대 이후 글로벌 시장 확장 및 성장을 본격화했다.코로나-19 여파 등의 어려운 영업 환경 속에서도 아모레퍼시픽은 미래 성장 기반을 쌓기 위해 해외 시장에 투자를 지속해왔다. 2022년 아세안의 경우 채널 및 브랜드 믹스로 수익성을 개선했고, 특히 북미 사업은 1분기 매출이 전년대비 60% 이상 늘어나는 등 고무적인 [외신 한 컷] 8964를 기억하라 주하은 기자 ‘8964.’ 언뜻 봐선 무슨 뜻인지 모를 이 숫자를 지키기 위해 올해도 사람들이 모였다. 8964는 1989년 6월4일 중국 베이징에서 일어났던 톈안먼(천안문) 사태를 상징한다. 2022년 6월4일 타이완 시민들은 타이베이의 자유광장에 모여 톈안먼 사태 33주기를 추모했다.6월4일을 맞아 모인 이들이 잊지 않고자 하는 대상은 한 가지 더 있었다. 수십 년 동안 톈안먼 사태 추모식의 중심이었던 홍콩이다. 2020년 이후 톈안먼 사태를 기리는 행사는 홍콩에서 전면 금지됐다. 2020년은 홍콩에서 국가보안법이 실시된 해이기도 하다. 그 군자 rule [굽시니스트 시사만화] 굽시니스트 [프리 스타일] '성공'의 K방역과 남겨진 재난의 흔적 [프리스타일] 김연희 기자 4월 말, 임기 마무리를 앞두고 있던 문재인 전 대통령은 청와대에서 방역 현장 근무자들을 초청해 오찬 간담회를 열었다. 정은경 당시 질병관리청장을 비롯한 정부 관계자뿐만 아니라 코로나19 대응 일선에서 손발이 되어 구슬땀을 흘린 이들 120명이 초청되었다. 끝이 보이지 않던 감염병 위기를 지나 서로의 노고를 격려하고 경험을 나눌 수 있는 날이 왔구나, 조금은 감격스러웠고 안도감이 들었다. 동시에 슬픔이 마음 한구석을 채웠다.이날 문 전 대통령의 발언은 K방역이 거둔 ‘승리’와 ‘성공’에 대한 찬사로 가득했다. 그는 “K방역은 우리의 “여기가 기재부 나라냐” 기재부 관료가 답하다 전혜원 기자 기획재정부 관료를 흔히 ‘곳간지기’로 묘사한다. 누군가의 절박한 요구를 단칼에 거절하며 재정건전성을 외치는 ‘뿔 달린 악마’쯤으로 상상하는 사람도 있다. 시민으로서 경제관료의 관점 내지 항변을 깊이 들을 기회는 좀처럼 없다. 그들이 예산과 재정에 대해 갖는 권한을 생각하면, 지금보다는 더 많은 정보와 소통이 필요하다.김용범 전 기재부 차관(60)은 1987년 재무부 사무관으로 경제관료 생활을 시작했다. 이후 재정경제부와 금융위원회에서 금융을 주로 담당했다. 2019년 8월부터 2021년 3월까지 약 1년 반 동안 기재부 차관으로서 김승희 후보자, 정치자금으로 배우자 차량 수리 의혹 주하은 기자 김승희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가 국회의원 시절 관용차로 사용하던 배우자 소유 자동차를 정치자금을 사용해 정비한 것으로 〈시사IN〉 취재 결과 확인됐다. 김 후보자는 20대 국회의원 활동 초기 남편 차량을 잠시 관용차로 사용했다. 해당 차량을 렌터카로 대체하기 약 2개월 전에 정치자금 198만원을 들여 소모성 부품을 교환했다. 일부 소모품을 제외하면, 대부분이 교체 주기가 긴 부품들인 데다, 가족 차량의 노후 부품을 정치자금으로 교체한 후 곧바로 가족에게 돌려주었다는 점에서 논란이 예상된다.김승희 후보자는 이미 자동차와 관련해 정치자 그룹 활동 중단 BTS의 마지막 메시지, “Stop Asian Hate” 임지영 기자 왜 방탄소년단(BTS)이었을까. ‘아시아계·하와이원주민·태평양제도 주민(AANHPI) 유산의 달(5월)’ 마지막 날,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초청으로 백악관을 찾은 BTS는 아시아계를 대상으로 한 증오범죄를 근절하는 데 도움이 되고자 자리에 섰다고 말했다. 〈워싱턴포스트〉는 BTS의 전속 무대가 된 그날의 분위기를 전하며 ‘주요 우선순위를 환기시키기 위해 유명인의 힘을 활용한 백악관의 최신 사례’라고 정의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민권운동으로 정치활동을 시작할 당시를 회상하며 “유명 아티스트는 사람들을 움직이는 데 도움이 됐다”라고 “험지에 출마하는 정치인이 궁금했다” [취재 뒷담화] 김동인 기자 여의도를 취재하는 정치부 기자들은 자연스럽게 ‘이기는 곳이 우선’이라 여기게 됩니다. 그러나 ‘패배할 가능성이 큰 선거’를 취재한 기자도 있습니다. 〈시사IN〉 제769호에서 임미애 더불어민주당 경북도지사 후보를 밀착 취재한 김영화 기자입니다.경북도지사 선거에 나선 더불어민주당 후보를 취재했다.험지에 출마하는 정치인은 어떻게 선거에 임하는지 궁금했다. 동행할수록 여의도에서는 마주하기 어려운 장면이 많았다. 유세할 때에도 기자는 거의 나 혼자였다. 대선 때 이재명 후보를 마크했는데, 그때 경험한 시끌벅적한 현장과는 분위기가 많이 달랐 울산에서 살아 돌아온 진보 교육감의 ‘시즌2’ 울산·이은기 기자 아프가니스탄(아프간)에서 온 아이들의 첫 등굣길. 아침 일찍부터 휴대전화가 바삐 울렸다. 학생들이 일찌감치 가방을 메고 아파트 앞에 모여 있다고 했다. 아이들의 등굣길에 동행하려던 노옥희 울산교육감(64)의 발걸음도 급해졌다. 애초 약속한 등교 시간까지 기다릴 수 없었다. 서둘러 등교 준비를 마친 아프간 아이들과 함께 9시20분보다 한 시간쯤 빨리 학교로 출발했다. 아이들은 새로 만날 한국인 친구에게 줄 과자 선물이 담긴 종이봉투를 들고 있었다.지난 3월21일 아프간 특별기여자 자녀 초등학생 28명이 울산 서부초등학교에 입학했다. 임기 2년 초선 이재명의 김포공항 이전 빅 피처 김동인 기자 이제는 모두가 아는 사실 하나를 곱씹어보자. 정치인 이재명이 성장한 곳은 경기도 성남시다. 성남에서 자라 시장이 되었고, 경기도지사를 거쳐 대권에 도전했다. 그런 그가 평생 살았던 수도권 동부 지역을 떠나, 낯선 수도권 서부로 정치적 거점을 옮겼다.인천시 계양구는 산(계양산)과 운하(경인아라뱃길), 그리고 논밭이 넓게 펼쳐진 곳이다. 골짜기 사이에 신도시가 들어선 성남과 달리 서울에서 가장 가까운 ‘허허벌판’이 계양3동에 펼쳐져 있다. 인천에서 가장 구석진 곳이자, 유일하게 서울과 행정 경계가 맞닿은 지역이다. 연고 없는 땅에서 처 [기자들의 시선] 김건희 여사의 잇따른 행보, ‘제2부속실 폐지’ 괜찮나 김은지 기자 이 주의 보도자료6월15일 김승희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 인사청문 준비단은 보도 설명 자료를 배포했다. 의혹 관련 해명이었다. 박근혜 정부 식품의약품안전처장, 제20대 자유한국당 비례대표를 지낸 김 후보자는 2017년 3월부터 2020년 5월까지 관용차 주유비로 1995여만 원을 정치자금에서 냈다. 주행거리는 5만2174㎞였다. 고영인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당시 평균 주유비와 연비를 따지면 2배가량 부풀려졌다고 지적했다. 청문준비단은 “여의도 인근 유류가격이 상대적으로 비싼 점 등을 고려하면 해당 주장은 사실과 다르다”라고 밝혔다.이 스웨덴에선 진짜 밥때 손님 밥 안 준다고? [평범한 이웃, 유럽] 취리히·김진경 (자유기고가) 처음에는 이게 왜 얘깃거리가 되나 싶었다. ‘스웨덴에서는 밥때가 되어도 손님에게 밥을 주지 않는다더라’는 내용의 글이 2주째 국경을 초월해 전 세계 인터넷을 달구고 있다. 비(非)스웨덴인들의 경악, 스웨덴인들의 인정과 변명, 양쪽에서 한발 물러선 사람들의 ‘그게 왜 문제냐’라는 의아한 반응까지, 논쟁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여러 소셜미디어를 넘나들며 퍼졌다. 신문, TV 등 일반 미디어도 이 흐름에 올라타 다양한 분석을 내놓는 중이다. 한국의 소셜미디어에서는 ‘스웨덴에서는 손님에게 밥을 안 준다더라’는 식으로 알려졌지만, 정확히 말하 51명의 검사 징계 내역을 공개합니다 김은지 기자 가정을 해보자. 공무원인 당신에게 누군가 관련 사건에 대해 ‘잘 좀 봐달라’는 취지의 청탁을 했다. 4개월에 걸쳐 366만7500원어치 접대도 받았다. 게다가 당신은 특정 변호인을 선임하라고 상대에게 소개했다. 형사처벌을 받지 않을까? 당신의 직업이 검사가 아니라면 그럴 것이다. 그런데 당신이 검사라면? 빠져나갈 확률이 높다.실제로 일어난 일이다. 2017년 7월 정○○ 검사는 ‘정직 6개월에 징계 부가금 738만5000원’이라는 내부 징계를 받았지만, 형사처벌은 받지 않았다. 기소권을 검찰이 독점하던 때, 검사에 대한 형사처벌 여 문재인 정부 5년의 ‘검찰개혁’을 묻다 김은지 기자 윤석열 대통령은 “문재인 정부의 검찰총장”이었다. 이른바 ‘추·윤 갈등’에 대해 2021년 1월18일 새해 기자회견에서 문재인 당시 대통령이 내놓은 대답이었다. “검찰개혁이라는 시대적 과제를 놓고 함께 협력해나가야 할 관계인데 그 과정에서 갈등이 부각된 것 같아서 국민께 정말 송구스럽다. 지금부터라도 법무부와 검찰이 함께 협력해 검찰개혁이라는 대과제를 잘 마무리하고 또 더 발전시켜 나가기를 기대한다.”이후는 모두가 아는 그대로다. 이 발언이 나온 지 채 두 달도 되지 않은 2021년 3월4일 윤석열 당시 검찰총장은 중도 사퇴했다. 윤석열식 ‘법치국가’란 검찰 공화국인가 문상현 기자 이른바 ‘검수완박’ 입법 과정의 관전 포인트는 윤석열 대통령의 반응이었다. 검사 시절 “(검찰 조직을) 대단히 사랑한다(2013년 10월 법사위 국정감사)”라고 밝힌 그였다. 검찰총장 시절엔 ‘검수완박’에 대해 “부패완판(부패가 완전히 판친다, 2021년 3월)”이라며 맹비난했다. ‘검수완박’ 논란을 둘러싼 정쟁이 깊어지고 검찰의 반발이 거세질수록, 검찰총장직에서 대통령 자리로 직행한 그의 입에 시선이 모였다.윤 대통령은 ‘검수완박’ 논란과 거리를 두었다. 입장 표명을 자제하고 말을 아꼈다. 박병석 당시 국회의장이 제안하고 여야가 [기자의 추천 책] 리추얼이 사라진 시대의 우리 김연희 기자 손에 손에 들려 있는 스마트폰은 한계 없는 접속을 약속한다. 간단한 터치로 스마트폰을 켜기만 하면 각종 SNS를 통해 타인과 연결되고, 쏟아지는 데이터 세례에 흥건히 몸을 축일 수 있다.무한한 가능성이 열린 듯하지만 ‘언제든’ ‘어디서든’이라는 제한이 사라진 세계에서 삶은 종종 갈 곳을 잃는다. 재독 철학자 한병철의 근작을 엮어 지난해 10월 출판된 〈리추얼의 종말〉의 부제는 ‘삶의 정처 없음을 어떻게 극복할 것인가’이다.“리추얼은 세계를 안심할 수 있는 장소로 만든다. 시간 안에서 리추얼은 공간 안에서 거처에 해당한다.” 생텍쥐페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