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여덟 어른’ 생각 [편집국장의 편지] 차형석 편집국장 어떤 뉴스는 마음에 남는다. 8월 말, 아동양육시설(보육원) 출신 청년 두 명이 연이어 스스로 생을 마감했다는 소식이 그랬다. 이 사건을 취재하던 주하은 기자가 취재 내용을 전해왔다. 기존 보도와 사실이 다르다고. 시간이 걸리더라도 좀 더 취재하라고 했다. 그 기사가 이번 호에 실린다.만 18세가 넘어 아동복지시설을 나온 청년을 자립준비청년(보호종료아동)이라고 부른다. 이들을 지원하는 캠페인을 벌이고 있는 아름다운재단에서는 ‘열여덟 어른’이라고 표현한다. 예전에는 학업 등의 사유가 없을 시 만 18세가 넘으면 시설에서 나와야 했다. 생략한 이야기 오래 남는 기사 [프리스타일] 김다은 기자 그 집 대문에는 색종이로 만든 꽃잎 두 장이 붙어 있었다. 현관문 옆 복도에는 똑같이 생긴 유아차 두 대. 아이들이 삐뚠 손글씨로 제 이름을 적은 분홍색 꽃잎을 쳐다봤다. 그걸 쓴 한 아이가 며칠 전 세상을 떠난 터였다. 쌍둥이 중 남자아이가 발달장애였고, 어머니가 그 아이를 안고 투신했다. 보통 사람들은 꽃잎을 뗀다. 유아차를 치운다. 지상파 TV 뉴스에까지 그 현관, 꽃잎, 유아차가 자료 화면으로 나왔는데 대체 누가 그걸 그대로 두나? 벨을 눌렀다. ‘누구세요?’ 분주하고 쾌활한 목소리.“안녕하세요, 저는….” 운을 떼다 무의식 [기자들의 시선] 국산 1호 코로나19 백신 접종 김연희 기자 이 주의 일당125만원. 눈을 의심하게 하는 금액에 ‘스미싱(사기) 문자 아니냐’는 의혹까지 일었다. 태풍 ‘힌남노’로 침수 피해를 입은 포스코 포항제철소가 전기 수리 인력을 찾는 구인 문자였다. 태풍으로 하천이 범람하며 9월6일 포항제철소는 49년 만에 처음으로 용광로 가동을 전면 중단했다. 9월10일부터 12일까지 추석 연휴 기간이었지만 한시바삐 복구를 진행해야 했고, 연휴에 하루 14시간이라는 장시간 근무가 겹쳐 일당 125만원이라는 액수가 제시되었다. 전국 각지에서 모인 엔지니어는 하루 평균 300~500명으로 알려졌다. 이 [신뢰도 조사] 하락 폭 최대치 누가 질병청을 불신하나 변진경 기자 윤석열 대통령은 후보 시절 공약집 첫 장에 ‘감염병 대응체계 강화’ 방안을 실었다. 집권 100일 안에 코로나19 대응체계를 전면 개편하겠다고 약속했다. 키워드는 ‘과학 방역’이었다. 현 정부(문재인 정부)의 방역 정책에 대해 “과학적 대응의 기초인 코로나19 DB조차 구축하지 못했”고 “원칙 없는 거리두기로 불필요한 경제적 피해를 유발”했으며 “준비 안 된 위드코로나로 코로나 확진자 수와 사망자 수가 급증”했다고 진단했다. 그래서 앞으로 백신접종 피해자 재평가, 실내 바이러스 저감장치 설치, 자가용을 포함한 코로나19 환자 이송체 포털에서 뉴스를 어떻게 이용하면 좋을까 [미디어 리터러시] 오세욱(한국언론진흥재단 책임연구위원) 운전면허를 따고 처음으로 장거리 운전을 해서 간 곳은 안면도였다. 고속도로까지는 괜찮았지만, 고속도로를 벗어난 이후부터는 25만 분의 1로 축소된 ‘전국 도로지도책’을 옆에 놓고 지금 가는 길이 맞는지 표지판과 주변 풍경 등을 비교하며 끊임없이 확인해야 했다. 지금은 다 알다시피 내비게이션의 지시에 따르면 전국, 아니 전 세계 어디든 쉽게 운전해서 찾아갈 수 있다. 전국 지도책을 옆에 놓고 운전할 때와 비교하면 지금은 정말 운전하기 편한 시대다.지도책을 옆에 두고 운전할 때는 목적지까지 가는 과정이 다 기억에 남았는데, 내비게이션의 어떤 고양이들은 시간이 필요해 [반려인의 오후] 김영글(미술작가) 옆 동네 사는 은영씨네 집에 저녁을 먹으러 갔다. 오랜만에 코코를 보기로 한 날이다. 코코는 2년 전 한 친구의 갑작스러운 죽음으로 혼자 남겨졌던 고양이다. 구조를 하러 갔을 당시 경계심이 너무 강해 포획조차 쉽지 않았다. 다행히 고양이 두 마리가 있던 은영씨 집에 새 가족으로 합류한 뒤 살뜰한 보살핌과 사랑을 받으며 살게 되었다.땅콩만 하던 녀석이 어느새 훌쩍 컸다. 언니 고양이와 덩치가 비슷해진 것을 보니 뭉클했다. 코코는 이 언니 고양이를 어찌나 좋아하는지, 늘 곁에 붙어 있으려 하고 뭐든 따라 하려 한다. 하지만 사람에 대한 지역주의라는 골리앗에게 대들었던 다윗들 김형민(SBS Biz PD) 며칠 전 선배의 상가에 들렀다. 조의를 표하고 식탁에 앉아 이런저런 얘기를 하다가 선배는 “이런 말 하면 안 되지만”으로 화두를 열고 집안 사연을 늘어놓았어. 집안에 사람 하나 잘못 들어오면 어떻게 된다는 둥, 명색이 큰며느리가 아프다고 발인 날만 오는 법이 어디 있냐는 둥 얘기들을 쏟아냈지. 듣는 둥 마는 둥 고개 끄덕이고 있는데 말끝에 매달린 한마디가 벼락처럼 귓전을 쳤다. “누가 전라도 여자 아니랄까 봐.”순간 아빠는 고민했다. 단호하게 ‘그따위 말 하지 마십시오’ 오금을 박아줄까. 어차피 남의 일이니 그냥 넘어갈까. 그런데 벌레와 빗물이 함께 가꾼 텃밭 [반려인의 오후] 안희제(작가) 몇 달째 나는 친구와 일주일에 두세 번씩 동네를 뛰거나 빠르게 걷는다. 걷기운동을 꾸준히 하는 친구를 따라 나도 걷는 습관을 들이고 싶었다. 그러다 말로만 많이 들은 친구의 텃밭을 구경하게 되었다.내가 집에서 식물을 기르기 시작한 지 얼마 되지 않은 때에 친구도 식물을 기르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레몬 몇 개의 씨를 틔워 텃밭에 심었다. 텃밭이라 해도 원래 식물을 기르라고 만들어둔 공간이 아니었다. 그가 사는 빌라 건물을 둘러싼 좁은 공간이었는데, 그곳에 식물을 심은 것이다. 다른 주민들이 별로 신경을 쓰지 않는 곳이라서 가능했다.주 삭제는 해도 사과는 못한다? [미디어 리터러시] 조선희 (민주언론시민연합 미디어팀장) 언론의 뿌리 깊은 노조 혐오는 그들이 금이야 옥이야 여기는 ‘사실 보도’도 내던지게 만든다. 이런 태도는 ‘기사를 삭제할 순 있어도 사과하거나 기록으로는 남겨놓지 못하겠다’는 적반하장식 대응으로까지 이어진다.지난 6월30일 〈한국경제〉는 “[단독] 쿠팡 노조, 본사 점거하고 대낮부터 술판 벌였다”라는 제목의 기사를 냈다.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쿠팡물류센터지회 조합원들이 6월23일부터 물류센터 폭염 대책 마련 등 노동환경 개선을 요구하며 서울 잠실 쿠팡 본사에서 점거 농성을 벌이고 있었는데, 〈한국경제〉가 ‘노조가 대낮부터 술잔을 기 독자 리뷰 시사IN 편집국 유의선 (2018년부터 종이책 구독, 서울시)나는 반(反)빈곤 운동을 하는 단체에서 일했다. 어느 여름, 서울 포이동 266번지에 대학생들과 빈민 현장 활동을 가게 되었다. 1980년대 ‘자활 근로대’라는 이름으로 전쟁 후 집 없이 떠도는 사람들을 아무것도 없는 하천변에 강제 이주시키면서 생겨난 곳이다. 가난한 사람들이 넝마주이와 부랑인이라는 딱지가 붙은 채 강제수용되고, 끌려가 고문을 당하는 인권유린의 현장이었다.〈시사IN〉 제781호(사진)에서 35년 만에 진실이 규명된 형제복지원에 대해 다루었다. 진실화해위가 발표한 형제복지원 [영상] 각종 의혹에 침묵하는 대통령, 국정 운영은 잘 되고 있나요? [정치왜그래?] 장일호 기자·최한솔·김진주 PD 추석 민심은 누구의 편도 들지 않겠다고 다짐한 듯 보였습니다. 추석 연휴 기간인 9월 7~8일 실시한 여론조사(MBC·코리아리서치) 결과에 따르면 김건희 여사의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과 허위경력 의혹에 대한 특검을 두고, 62.7%가 ‘필요하다’, 32.4%가 ‘필요하지 않다’고 답했습니다. 김건희 여사에 대한 특검에 찬성하는 여론이 60%를 넘은 겁니다. 이재명 민주당 대표에 대한 검찰 수사에 대해서는 ‘법적 절차에 따른 것으로 표적 수사가 아니다’라는 답변이 52.3%, ‘야당 대표에 대한 표적수사로 문제가 있다’는 답변이 42. [신뢰도 조사] 16년째 신뢰하는 언론인 1위 손석희 김영화 기자 “그런데 올해엔 유재석씨가 1위를 할 줄 알았습니다.^^” 〈시사IN〉 2022년 신뢰도 조사 결과를 문자로 공유하자, 손석희 JTBC 해외 순회특파원이 답변했다. 그는 올해 ‘가장 신뢰하는 언론인’으로 뽑혔다. 〈시사IN〉이 신뢰도 조사를 시작한 이래 16년째 줄곧 1위다. 지난해 방송인 유재석씨가 이례적으로 2위에 오르며 화제가 되었다. 유재석씨는 올해 4위로 두 계단 내려왔다.손석희 순회특파원은 현재 일본에 거주 중이다. 2020년 1월 JTBC 〈뉴스룸〉 앵커 직에서 하차한 후, 2021년 9월 해외 순회특파원으로 발령 났다 [신뢰도 조사] 신뢰하는 언론매체 ‘없거나 모르겠다’ 김영화 기자 지난 3년간 〈시사IN〉 신뢰도 조사에서 ‘가장 신뢰하는 언론매체’ 10위권에 이름을 올렸던 유튜브가 올해 사라졌다. 유튜브 신뢰도는 전체 언론매체 중 12위(1.6%)로 지난해(4.7%)보다 3.1%포인트 하락했다. 네이버, 다음과 같은 포털사이트도 순위권에서 종적을 감췄다. 〈시사IN〉은 2020년까지 ‘신문, 방송, 인터넷 언론, 포털사이트, 유튜브, SNS 등 우리나라의 모든 언론매체 중에’ 가장 신뢰하는 매체를 뽑아달라고 했다. 그 결과 2020년에 유튜브가 1위(13%), 네이버가 2위(11.4%)에 올랐다. 언론 신뢰도 ‘헤결’ 정서경 작가, “‘작은 아씨들’에 굵으면서도 섬세한 이야길 담고 싶다” 김다은 기자 작품 속 ‘주인공’과 작품을 쓰는 ‘작가’가 한 건물에서 만난다고 상상해보자. 둘이 만나야 비로소 이야기가 시작된다. 어디서 만날까? 출입문이나 엘리베이터 앞, 혹은 비상계단? 시나리오 작가 정서경은 글을 쓰는 일을 자주 ‘건물’에 비유했다. 그는 자신과 시나리오 속 인물이 만나는 곳을 아주 깊은 지하실 혹은 구불구불한 계단을 올라가야 도착할 수 있는 다락방이라고 말했다. 글을 쓰는 ‘고된 일’은 구석진 지하실이나 다락방에 도착하기 위해 한참을 헤매는 것과 닮았기 때문이다.그 인적 드문 낯선 방에서, 작가는 영화 〈헤어질 결심〉의 [영상] 영국 여왕 장례식 참석, 해외 순방 걱정되는 이유?[정치왜그래?] 김진주 PD·장일호 기자 9월8일 영국 여왕 엘리자베스2세가 서거했습니다. 아들 찰스 왕세자가 즉시 왕이 됐는데요. 엘리자베스2세는 영국 왕실 역사에서 가장 오래 재위한 인물입니다. 70년 넘게 재임했는데요. 엘리자베스2세 여왕이 재임한 1952년, 영국은 제국의 지위를 완전히 잃고 국제 질서의 주도권은 미국에 넘어간 뒤였습니다. 여왕은 2020년 영국이 유럽연합을 탈퇴하는 브렉시트도 지켜봤습니다. 여왕이 서거하면서 영국의 세 가지 위기가 드러났는데요. 엘리자베스2세 서거로 인한 입헌군주제와 영연방의 위기, 리즈 트러스 신임 총리의 리더십 등을 살펴봤습니다 [신뢰도 조사] 퇴임 첫해 문재인 전 대통령 신뢰도는? 이은기 기자 새로운 아이콘이 나타났다. 〈시사IN〉 2022년 전직 대통령 신뢰도 조사에서 가장 눈에 띄는 건 ‘문재인 전 대통령의 등장’이다. 〈시사IN〉은 2007년부터 매해(2008년, 2011년 제외) ‘전직 대통령 중 가장 신뢰하는 인물이 누구인지’ 물었다.최근 10년간 노무현 전 대통령을 향한 신뢰는 단단했다. 박근혜 전 대통령 취임 2년째인 2014년, 오차범위 안에서 박정희 전 대통령을 앞섰다. 2016년 ‘박근혜 게이트’ 때를 정점으로 줄곧 박정희 전 대통령을 누르고 ‘가장 신뢰하는 전직 대통령’ 1위를 차지했다(〈그림 1〉 참 용혜인, “윤석열 정부 ‘시행령 정치’ 종부세도 무력화 시켜” [정치왜그래?] 장일호 기자·최한솔 PD 9월7일 국회는 종합부동산세법 일부개정법률안을 의결했습니다. 용혜인 기본소득당 의원은 반대토론에서 “차라리 종부세 폐지를 국회가 결정해달라고 하는 게 보다 정직하고 솔직한, 그리고 헌법정신에 합당한 행보”라고 비판했습니다. 용 의원이 이렇게 지적한 이유는 무엇일까요? 이번 종부세법 개정안은 왜 개악일까요? 또 용혜인 의원이 꿈꾸는 진보정치와 기본소득당의 미래는 어떤 모습일까요? ‘왜그래 콜센터’가 9월 둘째 주 연결할 인물은 용혜인 기본소득당 의원입니다. 시사IN이 만드는 유튜브 콘텐츠 〈정치왜그래?〉 코너 중 왜그래 콜센터는 여러 [영상] 민생 이야기하는 민주당, 윤석열 정부의 사실상 조력자? [정치왜그래?] 최한솔 PD, 장일호 기자 시사IN이 만드는 유튜브 라이브 방송, 정치왜그래?의 '왜그래 콜센터'는 시청자 여러분이 남겨주신 질문으로 만들어집니다. 왜그래 콜센터가 연락한 열 번째 정치인은 용혜인 기본소득당 의원입니다. 1990년대생 국회의원, 페미니스트, 노동운동가 출신, 소수정당 원내 정치인. 모두 용혜인 의원을 설명하는 말입니다. 용 의원은 ‘포괄적 차별금지법’ 도입, ‘직장 내 괴롭힘’ 5인 미만 사업장 및 특고 노동자 적용 등을 주장하며 사회적 약자를 위한 목소리를 내고 있습니다.추석 명절 직전이던 9월7일, 국회는 종합부동산세법(종부세법) 일부개정 밀린 임금 받아 돌아갈 수 있을까 [세상에 이런 법이] 최정규 (변호사·〈불량 판결문〉 저자) 올해도 어김없이 고용노동부는 보도자료를 통해 ‘임금 체불 청산 지원대책’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지난해 추석, 올해 설을 앞두고 낸 보도자료와 판박이다. 고용노동부의 보도자료에 담긴 판박이 대책을 비웃기라도 하듯 임금 체불 문제는 나날이 심각해지고 있다. 2020년 기준 임금 체불 신고 건수는 19만6547건, 피해 노동자 수는 29만4312명, 체불 금액은 1조5830억원에 달한다. 사상 최대 금액이다.우리나라에서 임금을 지급하지 않는 것을 ‘임금 체불’이라 부른다. 체불(滯拂)은 지급해야 할 것을 지급하지 못하고 미룬다는 뜻으로 [신뢰도 조사] 검찰 신뢰는 극과 극 대통령실 신뢰는 바닥 문상현 기자 신뢰는 중요한 사회적 자본으로 불린다. 신뢰가 있는 사회는 감시·통제 비용이 줄고 유대가 강화돼 사회적 생산성이 오른다. 윤석열 대통령은 대선후보 시절부터 국정 운영의 원칙으로 ‘공정과 상식’을 내걸었다. 무너진 공정과 상식을 회복하고 사회적 신뢰를 바로 세우겠다고 했다. 공정과 상식에 따라 사회가 움직인다는 믿음이 있다면, 사회적 자본 수준이 높아지고 곧 그 사회의 경제적 수준도 높아진다는 뜻이었다.이를 위해선 대통령과 정부에 대한 믿음이 필수적으로 뒤따라야 한다. 추진 주체에 대한 믿음이 있어야 정책 신뢰가 높아지고, 국정 운영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