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엇을 위해, 누구를 위해 존재하는 기관인가” [세상에 이런 법이] 최정규 (변호사·⟨얼굴 없는 검사들⟩ 저자) 내부고발자란 공공의 이익을 위해 내부 문제를 드러내는 사람이다. 영어로 휘슬 블로어(whistle-blower), ‘휘슬’은 호루라기, ‘블로어’는 부는 사람, 즉 호루라기를 부는 사람을 뜻한다. 내부고발자는 공동체를 위기에서 지켜내는 영웅으로 평가받기도 하지만, 내부의 문제를 숨기려는 사람들에게 눈엣가시 같은 존재로 여겨져 고초를 당하기도 한다. 그래서 내부고발자를 보호하고 지원하는 법이 필요하다.공익을 침해하는 행위를 신고한 사람 등을 보호하고 지원함으로써 국민 생활의 안정과 투명하고 깨끗한 사회 풍토의 확립에 이바지함을 목적으 어느 날 소나무가 사라졌다 [반려인의 오후] 안희제 (작가) 내가 다니는 학교 도서관에서 정문으로 가는 길은 두 갈래가 있다. 처음부터 큰길로 가거나, 좁은 길을 지나서 큰길로 들어가거나. 나는 거의 후자를 택하는 편이다. 그 길을 지날 때 언제나 마음속으로 인사하는 나무 한 그루가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얼마 전, 도서관에서 책을 빌려 나오는 길에 나는 그 나무를 볼 수 없었다. 나무가 있던 자리에는 아주 매끈하게 잔디가 깔려 있었다.내가 도서관을 지날 때마다 이 나무 앞으로 다닌 데에는 작은 이유가 있었다. 나는 그 나무가 아주 어릴 때부터, 정말로 씨앗이 막 싹이 났을 때부터 봐왔다. 안 예쁜 거 알지만 굳이 안 고칠래 [맛없는 나라, 맛있는 음식 이야기] 김세정 (변호사)·최은주 (이학박사) 〈더 타임스〉로부터 ‘현존하는 가장 유머러스한 작가’라는 평을 들은 빌 브라이슨은 미국 태생이다. 대학생 때 유럽 여행을 왔다가, 아내가 될 여성을 영국에서 만났다. 이후 미국으로 돌아가 대학을 마친 후 영국에 눌러살고 있다. 영국 음식에 대해 아무리 악평을 해대도, 영국을 사랑하는 사람이란 이렇게 늘 있는 법이다. 그들이 영국을 사랑하는 것이 음식 때문이라고 단언하기는 쉽지 않겠지만 말이다.아무튼 브라이슨은 〈발칙한 영국 산책〉이라는 책에서 ‘묵묵히 의무를 수행하듯 식사를 하던 사람들이 디저트 트롤리가 식당에 등장하는 순간 자신도 챗지피티 시대, 인공지능법이 필요한 이유 [박성철의 ‘새 법 다오’] 박성철 (변호사) 2022년 12월 챗지피티(Chat Generative Pre-trained Transformer)가 등장했다. 큰 파장이 일었다. 알파고가 이세돌을 이길 때 강 건너에서 지켜보던 사람들도 직접 불에 덴 것처럼 놀라곤 했다. 때로 두려워했다. 챗지피티는 미국의 변호사시험과 의사면허시험을 통과하는 실력을 보였다.우리 국회에서도 인공지능법안이 논의되고 있다. 제21대 국회에 기본법안이 8건 발의되었다. 새로운 제정안이다. 지난해 12월15일 정보통신방송법안심사소위에서는 이때까지 발의된 법률안 7건이 병합 심사됐다. 지난 2월14일 이들 어느 날 포털 뉴스가 사라진다면? [미디어 리터러시] 최지향 (이화여대 커뮤니케이션·미디어학부 교수) 정치권 눈에 포털 뉴스는 늘 문젯거리다. 어느 정권에서건 여당, 야당 할 것 없이 포털 뉴스가 자신에게 불리하게 편향됐다고 주장한다. 정치적 결정에 따라 포털 뉴스는 조만간 큰 변화를 맞게 될 상황이다. 정부는 포털에 뉴스를 제공하는 언론사를 선정하는 기능을 담당하던 포털뉴스제휴평가위원회(제평위)를 법정 기구화하거나 아예 새로 포털위원회를 구성하는 방안 등을 논의하고 있다. 규제 강화 움직임 앞에서 포털 뉴스 서비스 축소에 대한 우려도 나오고 있다.포털 뉴스가 사라지면 무슨 일이 일어날까? 이 질문을 던지는 이유는, 의도하든 의도하 한 달에 10억 원꼴, 검찰은 특수활동비를 어디에 썼을까? [금요시사회] 장일호 기자, 최한솔·김진주 PD 사상 처음으로 검찰의 예산 집행 내역이 시민단체를 통해 드러났습니다. ‘세금도둑잡아라’ 공동대표 하승수 변호사와 시민사회단체 여럿이 ‘무소불위’ 검찰을 대상으로 특수활동비 등에 대한 문서 공개를 요구한 결과입니다.문서가 공개되기까지의 과정은 순탄치 않았습니다. 정보공개를 2019년 10월에 청구했지만, 지난 4월 대법원 판결을 거쳐야 했습니다. 그리고 검찰은 지난달 23일에서야 1만6735쪽 분량의 예산 자료를 전달했습니다. 3년 반가량 걸린 셈입니다. 검찰이 2017년 5월부터 2019년 9월까지 총 29개월 동안 쓴 특수활동비는 시사IN 제827호 - 극한 기후 극한 노동 차형석 편집국장 편집국장의 편지REVIEW IN 독자 리뷰 퀴즈 말말말 기자들의 시선/김다은 기자 기자들의 시선/이오성 기자 포토IN/한국으로 피란 온 우크라이나 고려인의 희망COVER STORY IN뜨겁고 불안하고 숨 막히는 2023 여름 노동 이야기폭염과 폭우가 교차하는 극한의 여름 기후 속에서, 열악한 환경에 놓인 노동자의 건강과 안전이 더욱 위협받고 있다. 비닐하우스 이주노동자, 마트 배송 기사, 급식실 노동자, 플랫폼 라이더, 도로공사 현장지원직 등 다양한 형태의 극한 여름나기 노동을 취재했다. 찜통 비닐하우스에서 24시간을 산다 노동자 독자 리뷰 시사IN 편집국 조명화 (2021년부터 전자책 구독, 서울)〈시사IN〉 제825호(사진)의 커버스토리는 뉴스 댓글의 역할을 축소하고 있는 포털과 이를 대체할 공론장 마련에 관한 다양한 목소리를 담았다. 우리 사회는 민주주의 사회지만 공론의 장은 턱없이 부족하다. 그 일을 위해 선출되는 정치인들의 퇴행을 지켜보는 이들에게 뉴스 댓글은 중요한 소통의 창구처럼 여겨진다. 비록 탈진실의 시대 속에서 누구나 자기가 믿고 싶은 것, 보고 싶은 것을 진실로 여기며 살아간다 할지라도 언론의 수고에 대한 반응으로서 댓글의 역할은 중대하다. 건강하고 의미 있는 공론 독일 의사들이 의사 수 늘리기에 찬성하는 이유 프랑크푸르트∙김인건 통신원 지난 1월 독일 연방 보건장관인 카를 라우터바흐는 독일 일간지 〈빌트〉와의 인터뷰에서 의료 개혁과 의대 정원 확대 필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주정부가 의대 정원을 신속히 늘리지 않는다면, 은퇴 연령에 들어선 베이비부머 세대의 건강을 돌보는 데 큰 문제를 겪을 것이라는 경고의 목소리를 냈다. 독일에서는 1950년대 중반부터 1960년대 중반까지 출생한 사람을 베이비부머 세대라고 한다. 라우터바흐 장관은 노인 인구가 증가할 뿐만 아니라, 향후 몇 년간 베이비부머 세대 의사들이 대거 은퇴할 예정이기 때문에 의대 입학정원이 5000명가량 증 “나는 늘 뚱뚱했다.” [새로 나온 책] 시사IN 편집국 우리가 살에 관해 말하지 않는 것들오브리 고든 지음, 장한라 옮김, 동녘 펴냄“나는 늘 뚱뚱했다.”‘뚱뚱한’ 저자가 비행기에 타자 옆자리에 앉은 남자는 한숨을 쉬며 이렇게 말한다. “도저히 믿을 수 없군.” “이런 식으로 자리를 더 확보하는군요.” “이봐요, 제가 보행 보조기를 쓰는 사람이나 임신한 사람한테 그렇게 하지는 않았을 거라고요.” 결국 옆자리 남자는 온갖 불평과 항의 끝에 자리를 옮기는 데 성공한다. 언제부터 획일적인 사이즈의 몸만 허락되고, 인정받게 됐을까? 저자는 굴하지 않는다. “인간이 존엄성을 누리는 데 필요한 전 지연된 의대 증원, 그리고 그 반대자들 김연희 기자 ‘의대 정원’이 다시 협상 테이블에 올라왔다. 2020년 전공의 파업과 의사 단체의 반대로 논의가 중단된 지 약 3년 만이다.정부는 ‘2025년 대입’에 반영하겠다고 시점까지 못 박으며 의대 정원 확대라는 정책 방향을 분명히 하고 있다. 필수의료 공백으로 응급환자가 구급차를 탄 채 거리를 떠돌고, 제때 치료를 받지 못해 목숨을 잃은 사건들이 전해지며 의사를 늘려야 한다는 사회적 요구를 더 이상 거스르기 어려운 것으로 풀이된다. 고령화로 인해 의료 수요가 가파르게 증가할 것이라는 전망도 의대 증원을 추진하는 배경이다.반면 협상 테이블 묻고 듣지 않았던 이야기의 기록 [사람IN] 문상현 기자 낯선 메일을 받았다. 정중하고 조심스러운 인터뷰 요청이었다. 이태원 참사 당일 현장에서 했던 일을 되짚어 쓴 기사를 보고 연락했다고 했다. 써놓고도 다시 보지 않던 기사였다. 보도 직후 여러 곳에서 인터뷰 요청을 받았지만 모두 거절했다. 계속해서 되짚고 떠올리는 게 생각처럼 쉽지 않았다. 참사 8개월이 지나 인터뷰 요청 메일을 다시 받고는 한구석에 밀어 넣어둔 기억이 밀려왔다. 정중하고 조심스럽게 답장을 쓴 건 며칠 뒤다. 인터뷰를 할 수 없다고 했다. 대신 당신과 또 함께하고 있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려달라고 부탁했다. 마을미디어 포털 댓글창, 지켜야 할까 떠나보내야 할까 변진경 기자 부산에 거주하는 회사원 김민수씨(가명·46세)는 포털사이트 다음(Daum) 뉴스의 ‘헤비 댓글러’였다. 다음이 뉴스 서비스를 시작하던 초창기부터 최근까지 매일 하루 평균 2~3개씩, 총 5646개에 이르는 댓글을 달았다. “다른 글보다 개인 의견을 조금 더 직관적이면서 편안하게, 정제되지 않은 표현도 할 수 있다”라는 게 포털 댓글 활동의 재미였다. 김씨는 이메일은 네이버 것을 써도 뉴스 댓글은 다음에서만 달았다. “다음 특유의 뉴스 배열과 구성이 익숙한 이유도 있었지만, 네이버 댓글창에는 보수 위주의 분들이 많고 친일, 일베로 의 사령부를 포격하라 [굽시니스트 시사 만화] 굽시니스트 후쿠시마 오염수, ‘먹방’과 ‘단식’ 사이 [취재뒷담화] 장일호 기자 정치는 사라지고 ‘먹방’만 남았다. 정부·여당이 수산시장을 방문해 ‘회식 챌린지’를 하는 동안, 민주당과 정의당은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를 반대하며 단식에 나섰다. 김은지 기자는 후쿠시마 오염수 이슈가 ‘정쟁’이 아닌 ‘민주주의’의 문제라고 지적한다.후쿠시마 오염수 문제, 정치로 풀 방법은 없을까? 무엇보다 국가가 시민들에게 체념을 학습하게 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사람들이 지금 묻고 있는 건 국가의 역할이다. 얼마나 최선을 다하고 있냐고. 2021년 후쿠시마 오염수에 대해 여야가 결의안을 낸 것처럼, 그리고 현재 여러 지방의회가 그러 김건희 여사 의혹 나오니 ‘국토부 알아서’ 해라? [정치왜그래?] 장일호 기자·최예린 기자 시사IN 유튜브 〈정치왜그래?〉는 매주 화요일 저녁 8시 라이브로 방송됩니다. 이해할 수 없는 정치권의 결정, 뉴스에는 다 나오지 않는 여의도의 속사정을 살펴봅니다.제작진프로듀서 : 김진주·최한솔 PD진행 : 장일호 기자출연 : 박성민 전 민주당 최고위원·손수조 리더스클럽 대표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