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이도 사슴도 눕고 싶은 곳에 누웠으면 [반려인의 오후] 김영글 (미술작가) 고양이는 높은 곳에 올라가면 안정감을 느낀다. 날카로운 발톱과 점프 능력 덕분에 자연에서 고양이는 나무 타기의 고수다. 하지만 집 안에는 나무가 없다. 그래서 고양이를 키우는 사람들은 원목으로 만든 캣타워를 들여놓거나 가구의 높은 칸을 비워놓고 고양이가 올라가 쉴 수 있게 한다. 실내에서 지내는 집고양이의 세계는 제한적이다. 그래도 최대한 편안한 공간을 제공하려 노력하는 것이 반려인의 역할이겠거니 한다. 야생의 습성대로 똥을 마음껏 덮을 수 있게끔 화장실 안에 모래도 마련해준다. 고양이는 낑낑대며 모래를 파헤친다. 그걸 보고 있으면 부모가 창피했던 열두 살 우리들에게 [비장의 무비] 김세윤 (영화 칼럼니스트) 시작은 종이 한 장이었다. 가정환경조사서. 엄마 아빠의 나이, 학력, 직업, 종교 따위를 모두 적어 내던 종이 한 장. 담임쌤이 앞으로 불러내 그걸 들고 이것저것 물어볼 때 다른 친구는 막힘없이 대답하는데 나의 목소리는 점점 작아지던 기억을, 아프지도 않으면서 아픈 척 양호실에라도 달려가 숨고 싶던 그 불편한 마음을, 언젠가는 그리고 누군가에게는 꼭 꺼내 보이고 싶었다.커서 영화감독이 되었다. 첫 장편영화를 만들 기회가 왔다. 내가 잘 아는 오래전 나의 마음을, 나를 잘 모르는 지금의 관객들에게 어떻게 보여주는 게 좋을까. 궁리 끝 친구 사이에서 모녀 사이가 되다 [새로 나온 책] 시사IN 편집국 친구를 입양했습니다은서란 지음, 위즈덤하우스 펴냄“우리는 그렇게 살고 있다. 다정하고 따뜻한 식구로.”한집에 살며 음식을 나눠 먹는다는 의미를 지닌 ‘식구’는 가족의 속성을 참 다정하게 드러내는 말이다. 동거 가족 ‘어리’가 만들어주는 김밥을 먹으면서 저자는 “애정의 표현”이자 “희생의 결과”를 떠올린다. 식구는 다양하고 일상적인데 법적 가족의 테두리는 여전히 좁다. 생활동반자법 논의는 지지부진하다. 살다 보면 누구에게나 법정대리인이 필요한 순간이 있는데, 함께 사는 서로가 그 법적 울타리가 되어줄 순 없을까? 게다가 성인 입양은 ‘삼성 반도체 직업병’이 다 해결됐다고? [세상에 이런 법이] 임자운 (변호사) 신정범씨는 25세에 삼성전자에 입사해 반도체 설비 엔지니어로 일했다. 신규 라인 셋업 작업을 맡아 ‘서브팹(Sub-FAB)’이라는 공장 하부 공간에도 수시로 출입했다. 반도체 생산라인에 화학물질·가스·전력을 공급하는 설비, 그 라인에서 배출된 유해 물질을 정화하는 설비 등이 밀집된 곳이었다. 생산라인보다 더 위험할 수 있었지만, 사업주의 안전보건 관리에서는 사각지대에 놓인 공간이었다. 정범씨는 그런 곳에서 주 평균 60시간 근무하는 과로에도 시달렸다.정범씨는 32세에 백혈병 진단을 받았다. 동일 연령대 백혈병 발병률은 전체 백혈병 홀로 잘 나가는 미국 경제, 그러나 연준은 웃을 수가 없는 상황 이종태 기자 지금 세계 경제에서 가장 돋보이는 나라는 미국이다. 중국에서마저 경기침체 조짐이 역력한 가운데 미국 경제는 그야말로 ‘홀로 잘 나가’고 있다. 지난해부터 사실상 미국 경제의 사령탑 노릇을 해온 연방준비제도(연준)가 잘했기 때문? 그렇지 않다. 미국 경제는 연준의 당초 의도·기대와 정확히 반대 방향으로 치닫고 있다. 제롬 파월 의장 등 연준 최고위 간부들은 시름에 잠겨 있는 것처럼 보인다.실업률↓, 인플레↓, 임금↑, 투자↑, 잘 나가는 미국경제미국 상무부는 7월27일, 지난 2분기의 미국 GDP(국내총생산) 성장률이 연율(분기 성장 고속도로 아스팔트 위를 벗어날 수 없는 사람들 [극한 기후, 극한 노동⑤] 변진경 기자 경부고속도로 하행선 연곡졸음쉼터 주차장에 승합차 한 대가 멈춰 섰다. 한국도로공사 로고가 박힌 조끼와 모자를 착용한 차미애씨(53)가 동료들과 함께 차에서 내려 잰걸음으로 쉼터 여기저기를 쓸고 닦았다. 쓰레기통에서 포대를 꺼내 묶고, 새것으로 갈아 끼우고, 화장실에 세제를 뿌려 솔로 문지르고, 빗자루와 쓰레받기로 주차장 아스팔트 위 오물을 쓸어 담았다. 지저분하던 졸음쉼터가 말끔해지자 차씨와 동료들은 다시 차에 올라타 다음 작업장인 입장졸음쉼터로 향했다. 아스팔트 열기가 가득한 7월7일에도, 게릴라성 폭우가 쏟아지던 7월11일에도 독자 리뷰 시사IN 편집국 임선희 (2022년부터 종이책 구독, 서울)윤석열 정부는 본인들의 입맛에 맞지 않는 세력을 모두 ‘카르텔’이라 지칭하며 이들이 사회악의 근원인 듯 이야기한다. 하지만 〈시사IN〉 제827호(사진)에 실린 검찰의 특수활동비 관련 기사, 서울노동권익센터 예산 축소 기사를 보고 정부의 역할이 무엇인지 근본적인 의문이 생겼다.윤석열 정부는 취임 직후부터 시민사회단체와 노조를 ‘부패한 집단’으로 몰고 가며 왜곡된 인식을 끊임없이 드러냈다. ‘회계 투명성’ 운운하며 이 집단들이 국민으로부터 신뢰를 높여야 한다고 말하는데, 정작 대통령이 속했던 대통령 직무 수행 긍정 평가, 70대 이상은 63% 40대는 19% 이종태 기자 한국갤럽이 7월 넷째 주(25~27일) 전국 만 18세 이상 1002명에게 윤석열 대통령의 직무 수행을 어떻게 보는지 물은 결과, 35%가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55%는 부정적이라고 답변했으며 나머지 10%는 의견을 유보했다. 긍정 평가는 7월 셋째 주(33%)보다 2%포인트 남짓 상승했다.연령별로 보면, 윤 대통령의 직무 수행에 대한 긍정적 평가는 70대 이상에서 63%로 가장 높았으나 40대에선 19%에 머물렀다. 20대(18~29세)와 30대의 긍정적 평가는 각각 21%, 26%였다. 긍정 평가자들은 윤석열 대통령이 ‘잘하고 시사IN 제829호 - 교실을 구하라 차형석 편집국장 편집국장의 편지REVIEW IN 독자 리뷰 퀴즈 말말말 기자들의 시선/이종태 기자 기자들의 시선/김연희 기자ISSUE IN 장관 탄핵 기각된 날 ‘조롱’ 마주한 유가족들COVER STORY IN교실을 구해라 더 많이 죽기 전에23세 초등학교 교사가 숨졌다. 동료 교사들은 고인이 악성 민원에 시달렸다고 말했다. 교사 수천 명이 거리로 나왔다. 모든 학교가 같은 문제를 겪는다며 보호와 존중을 요구한다. 아동학대 신고를 두려워하는 이유 미디어 리터러시/거꾸로 가는 일기장 보도ISSUE IN ‘샤넬 선글라스’ 대신 이야기해야 할 것들 ‘대 노동자 온도는 왜 기업의 관심사 밖일까 [극한 기후, 극한 노동 ②] 변진경 기자 차 안으로 후텁지근한 공기가 밀려 들어왔다. 7월8일 오후, 이마트 배송 기사 김태원씨(38)가 모는 1t 차량 조수석에서 측정한 온도는 33.7℃였다. 그날 김씨가 배송을 다닌 경기도 김포시 일대는 최고기온 28℃, 구름이 낀 흐린 날씨였지만 차 안 공기는 공식 기록보다 훨씬 무덥고 습했다.김씨는 주 6일 9~10시간가량 이마트 쓱배송 물품을 집집마다 배송한다. 물류센터에서 물건을 실어 오전에 한 차수, 점심 식사 뒤 오후 한 차수씩 담당구역을 돈다. 한 차수당 최대 24건, 하루 최저 34건을 소화한다. 하루 최소 34번씩 차에 한국의 총인구 5169만명, 2년 연속 줄어들었다 이종태 기자 한국의 총인구가 2년 연속 줄어들었다. 통계청이 7월27일 발표한 〈2022년 인구주택총조사 집계결과〉(2022년 11월1일 기준)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의 총인구는 5169만명으로 2021년 대비 0.1% 감소했다. 한국의 총인구는 1949년의 2019만명에서 줄곧 늘어났으나 2020년 5183만명을 변곡점으로 2021년 5174만명, 2022년 5169만명으로 점차 감소 추세다. 2022년 총인구 가운데 내국인은 4994만명(96.6%), 외국인(한국 내 3개월 이상 거주)은 175만명(3.4%)으로 나타났다.성별로는, 남성이 ‘안전한’ 넘어 ‘양질의’ 임신중지 김영화 기자 캐론 김 산부인과 전문의는 세계보건기구(WHO) 임신중지 가이드라인의 책임자다. WHO 성과 재생산 권리 부서(SRH)에서 임신중지 환경을 개선하기 위한 연구 활동을 하고 있다. 짧은 한국 방문 일정 가운데 시간을 냈다. 7월5일 모임넷 활동가들과 만난 자리에서 캐론 김은 “저 역시 한국인으로서 아직 해야 할 일이 많다는 것이 분명하지만, 여기까지 온 것만으로도 대단하다고 말하고 싶다”라며 운을 뗐다. 3시간 동안 이어진 비공식 간담회를 정리했다.WHO 가이드라인은 구체적으로 어떤 내용을 담고 있나.전 지구적으로 안전한 임신중지 환 낙태죄 폐지 그 후, 임신중지는 왜 공적 의료서비스가 아닌가 김영화 기자 처치실 한편에 놓인 블루투스 스피커가 눈에 띄었다. 임신중지 시술 자체는 5~10분이면 끝나지만 준비하는 동안 긴장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되길 바랐다. 맞은편 진료실 ‘산부인과 굴욕 의자’ 앞에 놓인 코알라 인형의 쓰임도 마찬가지다. “이걸 왜 주느냐며 당황해하는 사람도 있어요. ‘긴장 안 되는데요?’ 하면서.” ‘색다른 의원’ 최예훈 원장이 웃으며 말했다. 국내 최초 성·재생산 건강 전문의원을 표방하는 색다른 의원은 초기 9주 임신중지 시술과 트랜지션 호르몬 치료를 제공한다. 지난해 9월 서울 동작구에 개원했다. ‘낙태죄’가 폐지된 폭염 노동, 과학적 관리가 안 되고 있다 [극한 기후, 극한 노동 ⑥] 전혜원 기자 6월19일 코스트코 경기 하남점 주차장에서 마트 카트를 관리하던 29세 남성이 쓰러져 숨졌다. 그는 2019년 입사해 약 4년 동안 계산대 업무를 하다가 올해 6월 초 카트 관리 업무에 투입됐다. 사망 당일 해당 지역 최고기온은 35.2℃에 달했고 이틀째 폭염주의보가 내려진 상황이었다. 사망 사흘 전인 6월17일 토요일에는 오후 12시부터 9시45분까지 연장근무를 했다. 만보기 앱에 따르면, 그는 이날 4만3712보를 걸었다. 사망진단서상 고인의 직접 사인은 폐색전증, 원인은 ‘과도한 탈수’라고 기록됐다.산업안전보건법은 노동자가 고 OTT의 시대에도 극장으로 가는 이유 [취재 뒷담화] 장일호 기자 극장이 암전되는 순간, 객석을 채운 관객들이 약속한 듯 숨소리조차 내지 않는 찰나의 긴장을 좋아한다. 고래 뱃속 같은 어둠에 눈이 익숙해질 때면, 영화 자체보다 극장이라는 공간을 사랑하는 건 아닐까 착각한다. 영화계도 팬데믹 후폭풍을 피해 가지 못했다. 임지영 기자가 ‘망해가는’ 극장을 둘러싼 현실을 짚었다.극장에서 본 마지막 영화는?생각이 잘 안 나는데…. 근래 가장 인상적인 극장의 경험은 팬데믹 이후. 사람이 나 말고 한 명 더 있었다. 갈 때마다 조용해서 좋지만 이래도 괜찮나….아무래도 OTT 시장의 영향을 많이 받는 것 같다 ‘KBS 안 보는데 왜 수신료 내야 하느냐’, 양승동 전 KBS 사장이 답했다 김영화 기자 TV 수신료를 전기요금과 분리해 납부하도록 하는 방송법 시행령 일부개정안이 본격 발효되자, KBS는 헌법소원을 청구했다. 시행령이 공개적 토론이나 이해 조정 없이 통과됐고 헌법상 기본권인 ‘방송의 자유’를 본질적으로 침해한다는 주장이다. 졸속 추진, 방송 장악, 공영방송 흔들기 등 정부를 향한 비판이 쏟아지는 가운데, 국민 여론이 KBS에 달갑지만은 않다. ‘KBS를 안 보는데 왜 수신료를 내야 하느냐’는 주장이 그렇다. KBS는 구성원들도 '약한 고리'라 칭해온 재원 구조를 애초에 왜 손보지 않았나. 수신료란 ‘탄탄한’ 재원이 방 우리은행, 은행권 최초 ‘개인사업자 비대면 대출 특화 서비스’ 시행 기업 PR 우리은행은 비대면 거래를 선호하는 개인사업자를 위해 은행권 최초로 ‘톡(TALK) 상담’에 기반한 비대면 1:1 금융상담 서비스를 제공하는 ‘WON소호컨시어지’를 출시한다고 27일 밝혔다.‘WON소호컨시어지’ 고객으로 선정된 개인사업자는 업무 시간에 구애받지 않고 우리은행 모바일뱅킹(WON뱅킹 또는 우리WON기업뱅킹)에 접속, 전담직원 또는 AI챗봇과 일대일 톡을 통해 영업점에서 상담하듯 맞춤형 전담관리 서비스를 제공 받을 수 있다.이 서비스는 △여·수신 금융상품 추천과 신규 프로세스 진행 △개인사업자가 가입한 금융상품 만기관리 △ 두나무, 집중호우 피해 복구 성금 3억원 기부 기업 PR 블록체인 및 핀테크 기업 두나무는 최근 전국적인 집중호우로 피해를 입은 지역의 이재민 구호와 신속한 복구를 지원하기 위해 성금 3억원을 기부한다고 26일 밝혔다. 성금은 대한적십자사를 통해 전달할 예정이다.이석우 두나무 대표는 “집중호우로 심려가 크실 피해 지역 주민들께 깊은 위로의 말씀을 전한다”며 “주민들이 하루속히 현 위기를 극복하고 일상으로 복귀하는 데 조금이나마 힘이 되었으면 한다”고 말했다.대한적십자사는 “지난 4월 강릉 산불에 이어 이번 집중호우까지 국가적 재난이 발생할 때마다 이재민을 위한 나눔 실천에 앞장서 온 두나 현대자동차, 더 뉴 아반떼 N 출시 기업 PR 현대자동차가 N 브랜드 대표모델인 아반떼 N의 부분변경 모델 ‘더 뉴 아반떼 N’ 26일 출시하고 N 라인업을 강화한다.아반떼 N은 3월 출시한 부분변경 차량 ‘더 뉴 아반떼’의 고성능 모델로 4월에 열린 상하이 국제 모터쇼에서 최초로 디자인이 공개돼 이목을 끌었다.아반떼 N은 ‘더 뉴 아반떼’의 완성도 높은 디자인을 바탕으로 모터스포츠에서 영감을 받은 고성능의 역동적인 주행 감성을 외장 곳곳에 반영하고 트랙에서 즐겁게 운전할 수 있는 출력과 핸들링 성능을 제공해 기본 모델과 차별성을 뒀다.아반떼 N은 N 전용 가솔린 2.0 터보 내가 하면 로맨스, 남이 하면 ‘부패 카르텔’? [정치왜그래?] 장일호 기자 시사IN 유튜브 〈정치왜그래?〉는 매주 화요일 저녁 8시 라이브로 방송됩니다. 박성민 전 민주당 최고위원과 장혜영 정의당 의원과 함께 이해할 수 없는 정치권의 결정, 뉴스에는 다 나오지 않는 여의도의 속사정을 살펴봅니다.제작진프로듀서 : 김진주·최한솔 PD진행 : 장일호 기자출연 : 박성민 전 민주당 최고위원·장혜영 정의당 국회의원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