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주의는 정말 보수의 무기일까 [기자의 추천 책] 전혜원 기자 자유주의를 이야기하면 신자유주의를 옹호하는 거냐며 의심스러운 눈길을 보내는 사람들이 있다. 대체로 진보적인 이들이 그렇다. 윤석열 대통령은 취임사에서 '자유'를 35회 언급했다. 한국자유총연맹 행사에 가서는 “자유 대한민국의 발전을 가로막으려는 세력들이 나라 도처에 조직을 구축하고 있다”라고 했다. 2023년 한국에서 자유주의는 반공주의 내지는 신자유주의를 의미하며, 주로 보수의 무기로 쓰인다. 그러나 한국의 보수가 확신에 차서 부르짖는 자유주의라는 개념은 사실 매우 논쟁적이다. 세계적으로도 그렇다.스웨덴 출신 역사학자로 미국 뉴욕 이스라엘 사법부 무력화될까 [기자들의 시선] 김연희 기자 이 주의 스포츠4년 만에 여자 축구 최강자를 가리는 대회가 돌아왔다. 7월20일부터 8월20일까지 오스트레일리아·뉴질랜드에서 2023 FIFA 여자 월드컵이 열린다. 여자 월드컵은 1991년 1회 대회에 총 12개국이 참가했다. 9회를 맞은 2023 여자 월드컵에는 32개국 대표팀이 출전해 실력을 겨룬다. 한국(FIFA 랭킹 17위)은 콜롬비아·모로코·독일과 조별리그 H조에 속해 있다. 2015년 캐나다 월드컵에서 거두었던 최고 성적인 16강 진출을 다시금 노린다. 유력한 우승 후보로는 FIFA 랭킹 1위이자 지난 대회 우승국인 미 젤렌스키 대통령, “전쟁이 러시아로 돌아가고 있다” 이종태 기자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 상대국의 민간인까지 살상 대상에서 제외하지 않는 국면으로 치달을 전망이다. 러시아는 지난해 개전 때부터 우크라이나 민간인을 살상해왔다. 우크라이나 역시 ‘여름 대공세’를 맞아 러시아 영토 내 민간인 시설을 드론으로 공격하기 시작했다.우크라이나 드론의 모스크바 공격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7월30일, “전쟁이 러시아로 점차 돌아가고 있다”라고 말했다. 같은 날, 우크라이나 측의 드론이 러시아 모스크바의 상업용 빌딩을 공격한 사실과 관련한 발언으로 해석된다. 러시아 국방부는 모스크바의 상업용 건물 X, 카니예 웨스트 계정 복원 … “히틀러도 좋은 사람” 이종태 기자 미국 래퍼 카니예 웨스트의 트위터 계정이 7월29일 복원되었다. 지난해 12월 초 계정이 정지된 지 8개월 만이다. 웨스트는 ‘힙합 역사상 가장 위대한 뮤지션’으로 칭송받아온 사람이다. 트위터의 새로운 브랜드 X나 그 소유주인 일론 머스크는 웨스트의 계정 복원에 대해 따로 언급하지 않았다.웨스트는 지난해 12월1일 극우 음모론자인 알렉스 존스와 인터뷰에서 나치 및 히틀러에 대해 이렇게 발언했다. “사람이라면 누구나 내세울 만한 가치를 가지고 있다. 히틀러와 나치에게도 좋은 점이 있다. 나치를 일방적으로 질타해서는 안 된다.”알렉스 아스파탐은 죄가 없다, ‘단맛 중독’이 문제일 뿐 이오성 기자 어제 저녁 당신은 친구들을 만나 막걸리에 돼지고기 수육을 먹었다. 맛있게 담근 보쌈김치와 오징어 젓갈도 곁들였다. 밑반찬으로는 고사리 나물과 고구마 튀김이 나왔다. 중간중간 담배를 피웠고 입가심으로 제로콜라도 한 잔 마셨다. 이렇게 당신은 어제 저녁 총 8종의 ‘발암성’ 식품을 섭취했다. 세계보건기구(WHO) 산하 국제암연구소(IARC)에 따르면 그렇다.7월14일 IARC가 결국 아스파탐을 발암가능물질로 분류한다고 밝혔다. 2주 전인 6월30일 로이터에서 이를 예측하는 보도가 나오면서 아스파탐에 대한 관심이 커질 대로 커진 터였다. 이상민 장관 탄핵 기각, 이태원 참사 누가 책임지나 이은기 기자 “주문. 이 사건 심판 청구를 기각한다.” 7월25일 헌법재판소가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에 대한 국회의 탄핵 심판 청구를 기각했다. 헌법재판관 9명 전원일치 의견이었다. 선고 직후, 눈을 질끈 감은 이정민(고 이주영씨 아버지) 이태원 참사 유가족협의회 대표직무대행은 한동안 방청석에서 일어나지 못했다. 박미화씨(고 조경철씨 어머니)는 눈물을 터뜨리며 “이게 법이냐, 이게 말이 되냐”라고 소리쳤다. 다른 유가족들도 연신 흐르는 눈물을 닦으며 심판정을 빠져나왔다.탄핵 심판은 고위공직자의 위법한 직무집행으로부터 공동체와 헌법을 보호하기 위 일본, 자국민은 줄고 외국인은 늘고 [기자들의 시선] 이종태 기자 이 주의 의결충청남도의회는 7월25일 연 임시회에서 '충청남도 진실규명사건 피해자 지원에 관한 조례'를 의결했다. 이는 지난 박정희 정권 당시 전국의 무의무탁자 1700여 명을 서산간척사업에 강제 투입한 ‘서산개척단 사건’에 대한 진실·화해를 위한 과거사 정리위원회(진화위)의 진상규명 및 피해자 지원 권고에 따른 것이다. 서산 개척단에서는 강제노역 이외에도 폭행, 감금, 강제 결혼 등의 인권침해 사례가 확인되었다. 진화위는 이 사건 말고도 선감학원, 형제복지원 등 ‘집단수용시설 인권침해 사건들’에 대해 같은 조치를 취한 바 있다.이 무엇이 교사 수천 명을 추모 집회에 모이게 했을까 [편집국장의 편지] 차형석 편집국장 비슷한 시기에 두 명으로부터 카톡을 받았다. 처가 초등학교 교사인 고교 친구는 ‘그 사건으로 처가 격분해 토요일 집회에 참석한다’고 말했다. 지난 기수의 한 〈시사IN〉 독자위원은 ‘교사인 친구와 밥 약속을 잡았는데, 광화문 정부청사 앞에서 열리는 집회에 가자고 했다’고 전했다. 지난 7월18일 2년 차 교사가 서울 강남의 한 학교에서 숨진 사건 이후의 일이다.이 사건은 교사 사회의 무언가를 건드린 듯했다. 7월20일 그 초등학교를 찾아간 신선영 사진기자가 보내온 영상도 그러했다. 근조 화환이 학교를 빙 둘러쌌다. ‘동료 교사 일동 “여기서 죽어버리겠다.” [말말말] 시사IN 편집국 “여기서 죽어버리겠다.”윤석열 대통령의 장모 최은순씨가 7월21일 항소심에서 징역 1년에 법정구속 판결을 받자 소리치며 한 말. 법정구속이라는 판사의 말에 최씨는 “무슨 말인지 이해가 잘 안된다”라며 격앙된 반응을 보이다 결국 자리에 주저앉았고 청원경찰 네 명에게 사지가 붙잡힌 채 들려 나갔다. 최씨는 경기도 성남시 도촌동 땅을 매입하는 과정에서 2013년 4월부터 10월까지 4회에 걸쳐 모두 349억원가량이 저축은행에 예치된 것처럼 잔고증명서를 위조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대통령실은 최씨가 법정구속된 데 대해 별다른 입장을 밝 내 삶을 쓰는 것이 왜 위대하고 숭고한 일인가? [여여한 독서] 김이경 (작가) 열 장 남짓한 원고를 쓰는 데 열흘을 끙끙거렸다. 결과물을 보니 헛수고였다. 긴 한숨. 그러고 〈내 삶의 이야기를 쓰는 법〉이란 책을 펼쳤다. 저자인 낸시 슬로님 애러니는 45년간 ‘마음으로부터 글쓰기’ 워크숍을 운영하며 글쓰기를 가르쳤단다. 이 정도 경력자면 낙담한 나를 일으켜 세울 만한 몇 가지 팁을 알려주리라. 어쩌면 오래전부터 쓰고 싶었으나 못 쓰고 있는 내 삶의 이야기를 쓸 수 있을지도 모르고. 하지만 큰 기대는 안 했다. 지금까지 몇 권의 글쓰기 책을 읽었지만 실전에 도움이 된 적은 없다. 오히려 귀한 조언들을 실천하지 오타니 쇼헤이 같은 ‘강타자 투수’는 왜 드물어졌을까? [경기장의 안과 밖] 최민규 (한국야구학회 이사) 오타니 쇼헤이의 2023년은 엄청나다. 3월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서 투타 양면에서 맹활약하며 MVP에 올랐다. 메이저리그 정규시즌에도 활약은 이어졌다. 전반기를 마친 현재 타자로 타율 0.302에 32홈런, OPS(출루율+장타율) 1.050을 기록했다. 홈런과 OPS는 아메리칸리그(AL) 1위다. 투수로는 평균자책점 3.32(13위)에 9이닝당 삼진 11.84개(2위)다.선수의 활약을 승수로 환산하는 fWAR(대체 선수 대비 승수, 팬그래프 집계)에서 타자로 4.3승, 투수로 1.7승을 거뒀다. 산술적으로 시즌 종료 시점에서 껑충 뛴 물가에 휴가 못 가는 독일인들 프랑크푸르트∙김인건 통신원 지난 6월 시사주간지 〈슈피겔〉이 여론조사기관 ‘시베이’에 의뢰해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독일인의 25%가 이번 여름휴가 비용을 감당할 수 없다고 응답했다. 소득 구간별로 살펴보면 한 달 가계소득이 세후 1500유로(약 212만원) 이하인 저소득층 중에서는 65%가, 1500~2499유로(약 354만원) 구간 응답자 중에서는 39%가 휴가 비용을 감당할 수 없다고 대답했다. 중산층으로 불리는 세후 소득 2500~3499유로(약 495만원) 가계도 20%가 휴가 비용이 없다고 응답했다. 휴가를 떠나겠다는 응답자 중에서도 24%가 여행 기 시대를 역행한 언론 장악일까, 엉킨 실타래를 푼 결단일까 [미디어 리터러시] 김달아 (⟨기자협회보⟩ 기자) 너무 없다 싶었는데 이제는 너무 많다 싶다. 전임 문재인 정부와 현 윤석열 정부의 언론 정책 이야기다. 언론 개혁 요구가 한창일 때 취임한 문재인 전 대통령은 언론계의 목소리를 끝내 외면했다는 비판 속에 퇴장했다. 당선자 시절 “언론 자유는 우리 사회의 원동력(제66회 신문의날 기념식)”이라던 윤석열 대통령은 어떤가. 불과 1년 만에 언론을 장악하려 한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이런 평가가 짙어진 계기 중 하나는 ‘TV 수신료 '분리 징수’ 문제다. 올해 초부터 이 사안을 취재하면서 정부가 얼마나 강력한 힘을 가졌는지 새삼 체감했다. 고양이도 사슴도 눕고 싶은 곳에 누웠으면 [반려인의 오후] 김영글 (미술작가) 고양이는 높은 곳에 올라가면 안정감을 느낀다. 날카로운 발톱과 점프 능력 덕분에 자연에서 고양이는 나무 타기의 고수다. 하지만 집 안에는 나무가 없다. 그래서 고양이를 키우는 사람들은 원목으로 만든 캣타워를 들여놓거나 가구의 높은 칸을 비워놓고 고양이가 올라가 쉴 수 있게 한다. 실내에서 지내는 집고양이의 세계는 제한적이다. 그래도 최대한 편안한 공간을 제공하려 노력하는 것이 반려인의 역할이겠거니 한다. 야생의 습성대로 똥을 마음껏 덮을 수 있게끔 화장실 안에 모래도 마련해준다. 고양이는 낑낑대며 모래를 파헤친다. 그걸 보고 있으면 부모가 창피했던 열두 살 우리들에게 [비장의 무비] 김세윤 (영화 칼럼니스트) 시작은 종이 한 장이었다. 가정환경조사서. 엄마 아빠의 나이, 학력, 직업, 종교 따위를 모두 적어 내던 종이 한 장. 담임쌤이 앞으로 불러내 그걸 들고 이것저것 물어볼 때 다른 친구는 막힘없이 대답하는데 나의 목소리는 점점 작아지던 기억을, 아프지도 않으면서 아픈 척 양호실에라도 달려가 숨고 싶던 그 불편한 마음을, 언젠가는 그리고 누군가에게는 꼭 꺼내 보이고 싶었다.커서 영화감독이 되었다. 첫 장편영화를 만들 기회가 왔다. 내가 잘 아는 오래전 나의 마음을, 나를 잘 모르는 지금의 관객들에게 어떻게 보여주는 게 좋을까. 궁리 끝 친구 사이에서 모녀 사이가 되다 [새로 나온 책] 시사IN 편집국 친구를 입양했습니다은서란 지음, 위즈덤하우스 펴냄“우리는 그렇게 살고 있다. 다정하고 따뜻한 식구로.”한집에 살며 음식을 나눠 먹는다는 의미를 지닌 ‘식구’는 가족의 속성을 참 다정하게 드러내는 말이다. 동거 가족 ‘어리’가 만들어주는 김밥을 먹으면서 저자는 “애정의 표현”이자 “희생의 결과”를 떠올린다. 식구는 다양하고 일상적인데 법적 가족의 테두리는 여전히 좁다. 생활동반자법 논의는 지지부진하다. 살다 보면 누구에게나 법정대리인이 필요한 순간이 있는데, 함께 사는 서로가 그 법적 울타리가 되어줄 순 없을까? 게다가 성인 입양은 ‘삼성 반도체 직업병’이 다 해결됐다고? [세상에 이런 법이] 임자운 (변호사) 신정범씨는 25세에 삼성전자에 입사해 반도체 설비 엔지니어로 일했다. 신규 라인 셋업 작업을 맡아 ‘서브팹(Sub-FAB)’이라는 공장 하부 공간에도 수시로 출입했다. 반도체 생산라인에 화학물질·가스·전력을 공급하는 설비, 그 라인에서 배출된 유해 물질을 정화하는 설비 등이 밀집된 곳이었다. 생산라인보다 더 위험할 수 있었지만, 사업주의 안전보건 관리에서는 사각지대에 놓인 공간이었다. 정범씨는 그런 곳에서 주 평균 60시간 근무하는 과로에도 시달렸다.정범씨는 32세에 백혈병 진단을 받았다. 동일 연령대 백혈병 발병률은 전체 백혈병 홀로 잘 나가는 미국 경제, 그러나 연준은 웃을 수가 없는 상황 이종태 기자 지금 세계 경제에서 가장 돋보이는 나라는 미국이다. 중국에서마저 경기침체 조짐이 역력한 가운데 미국 경제는 그야말로 ‘홀로 잘 나가’고 있다. 지난해부터 사실상 미국 경제의 사령탑 노릇을 해온 연방준비제도(연준)가 잘했기 때문? 그렇지 않다. 미국 경제는 연준의 당초 의도·기대와 정확히 반대 방향으로 치닫고 있다. 제롬 파월 의장 등 연준 최고위 간부들은 시름에 잠겨 있는 것처럼 보인다.실업률↓, 인플레↓, 임금↑, 투자↑, 잘 나가는 미국경제미국 상무부는 7월27일, 지난 2분기의 미국 GDP(국내총생산) 성장률이 연율(분기 성장 고속도로 아스팔트 위를 벗어날 수 없는 사람들 [극한 기후, 극한 노동⑤] 변진경 기자 경부고속도로 하행선 연곡졸음쉼터 주차장에 승합차 한 대가 멈춰 섰다. 한국도로공사 로고가 박힌 조끼와 모자를 착용한 차미애씨(53)가 동료들과 함께 차에서 내려 잰걸음으로 쉼터 여기저기를 쓸고 닦았다. 쓰레기통에서 포대를 꺼내 묶고, 새것으로 갈아 끼우고, 화장실에 세제를 뿌려 솔로 문지르고, 빗자루와 쓰레받기로 주차장 아스팔트 위 오물을 쓸어 담았다. 지저분하던 졸음쉼터가 말끔해지자 차씨와 동료들은 다시 차에 올라타 다음 작업장인 입장졸음쉼터로 향했다. 아스팔트 열기가 가득한 7월7일에도, 게릴라성 폭우가 쏟아지던 7월11일에도 독자 리뷰 시사IN 편집국 임선희 (2022년부터 종이책 구독, 서울)윤석열 정부는 본인들의 입맛에 맞지 않는 세력을 모두 ‘카르텔’이라 지칭하며 이들이 사회악의 근원인 듯 이야기한다. 하지만 〈시사IN〉 제827호(사진)에 실린 검찰의 특수활동비 관련 기사, 서울노동권익센터 예산 축소 기사를 보고 정부의 역할이 무엇인지 근본적인 의문이 생겼다.윤석열 정부는 취임 직후부터 시민사회단체와 노조를 ‘부패한 집단’으로 몰고 가며 왜곡된 인식을 끊임없이 드러냈다. ‘회계 투명성’ 운운하며 이 집단들이 국민으로부터 신뢰를 높여야 한다고 말하는데, 정작 대통령이 속했던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