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법은 농촌에 있다” 푸젠·광둥 이오성 기자 둘은 부부다. 장치 씨(왼쪽)는 쯔농 유학 대표, 장리리 씨(오른쪽)는 부대표를 맡고 있다. 쯔농 유학은 ‘향촌의 아름다운 재발견’을 슬로건으로 농촌 체험활동을 진행하는 사회적 기업이다. 바링허우 세대인 부부는 푸젠성 신향촌 건설운동 과정에서 만나 마음이 맞아 2016년 11월11일 광군제 때 결혼했다.중국의 신세대 부모가 자녀의 농촌 유학에 적극적이라니 뜻밖이다.바링허우 세대는 농촌에서 자랐다. 이들은 자녀가 농촌에서 공부하는 걸 좋아하고, 교육을 위해 돈을 아끼지 않는다. 전교생이 체험 프로그램에 참여한 초등학교도 있다.청년들의 여기가 정말 선전 맞아? 푸젠·광둥 이오성 기자 광둥성 선전시는 ‘중국의 실리콘밸리’라 불린다. IT, 전자 등 첨단산업의 집결지다. 우퉁다오(梧桐島)는 선전공항 인근에 있는 오피스 단지다(사진). IT 스타트업 기업 등이 입주했다. 이곳에 가면 진기한 구경을 할 수 있다. 우선 단지 내 큰 연못이 있다. 빗물을 저장해 조성한 인공 연못이다. 건물 주변에는 닭, 오리, 공작, 토끼, 다람쥐가 아무렇지 않게 돌아다닌다.각 건물 옥상은 친환경 농장이다. 바나나, 백향과, 갓 등이 자란다. 입주 직원이 키워 먹거나 단지 내 유치원에 기증하기도 한다. 함께 기르는 닭의 분뇨는 퇴비로 쓴 황교익이 싫다는 사람들에게 이오성 기자 〈시사IN〉 기자가 꼽은 올해의 책“기자들에게 물으면 어때요?” 올해의 〈행복한 책꽂이〉를 어떻게 꾸릴지 고민하다 출판계 관계자에게 의견을 구했다. 많은 매체가 ‘올해의 책’을 선정한다. 대체로 출판평론가와 서평가 혹은 분야별 전문가의 조언을 바탕으로 한다. 그것도 좋지만 신간을 가장 빠르게 접하는 기자들이 잘 알지 않겠느냐는 의견이었다. 듣고 보니 그랬다. 〈시사IN〉 기자들은 매주 새로 나온 책을 접하고 신간을 소개한다. 책 담당 기자에 국한되지 않는다. 〈시사IN〉 기자가 꼽은 ‘올해의 책’을 소개한다. 리스트는 다소 편향적이 지리산 화가 서울의 진산을 품다 이오성 기자 산에 미친 화가가 있다. 30여 년 동안 전국 각지를 누비며 이 땅의 산수와 문화유산을 화폭에 담았다. 2008년부터는 서울을 떠나 지리산 천왕봉 아래 터를 잡고 산다. 사람들은 언젠가부터 이호신 화백(62)을 ‘지리산 화가’라고 부른다.이번에는 서울의 진산 북한산과 도봉산이다. 이어진 듯 끊어지고, 끊어진 듯 이어진 두 산을 특유의 장쾌한 붓으로 그려냈다. 그에게 서울의 진산을 그림으로 담아보라 권한 건 수십 년 지기인 이종성 시인이었다. 2014년과 2015년 이종성 시인과 함께 한 달에 한 번씩 북한산과 도봉산을 찾았고, 올해 망설이다 꺼내놓은 1991년 봄의 기억 이오성 기자 한 편의 영화와 소설이 만났다. 둘은 서로의 존재를 모른 채 각자 이야기를 시작했다. 공통점이 있었다. 어떤 시간과 기억, 그리고 아무도 말하지 않으려는 것에 대한 이야기였다. 기억은 각자 다르지만, 그 시간은 1991년이다. 영화는 10월31일 개봉한 〈1991, 봄〉 (권경원 감독)이다. ‘강경대 정국’ 혹은 ‘분신 정국’이라 불렸던 1991년 5월에 관한 이야기다. 당시 13명의 시민과 대학생이 정권에 의해 죽임당하거나, 스스로 죽음을 택했다. 영화의 주인공은 강기훈씨. ‘한국판 드레퓌스 사건’이라 일컬어진 사법 날조극의... 진흙 속에서 피어난 아시아 언론 이오성 기자 아시아는 언론의 무덤이다. 권력은 언론인의 입에 재갈을 물리고, 언론은 본연의 기능을 잃었다. 실제로 죽어간 언론인도 부지기수다. 2018년 한 해에만 아프가니스탄에서 14명, 인도와 예멘에서 5명씩, 파키스탄과 필리핀에서 3명씩 목숨을 잃었다. 전 세계 언론인 사망자 62명 가운데 절반이 아시아 언론인이다. 정문태 분쟁지역 전문 프리랜서가 지적한 것처럼 ‘살인’은 가장 효과적인 언론통제 수단이다. 물론 언론인의 죽음이 권력에 의해 저질러졌다는 증거는 거의 드러나지 않는다. 대다수 언론인은 의문의 죽임을 당한다. 지금 국경없는... 어느 네팔인이 세상을 떠났다 이오성 기자 10월15일 어느 네팔인이 세상을 떠났다. 본명 미누드 목탄. 1972년생. 1992년 그의 나이 스무 살 때 15일짜리 관광 비자를 들고 김포공항에 내린 이후 마흔일곱 해 삶 가운데 18년을 한국에서 살았다. 한국에서는 본명보다 ‘미누’라는 이름으로 불렸다. 사인은 심장마비. 그의 부음을 알리는 소식은 짧았지만, 먹먹함은 길고 깊었다. 그는 한국 이주노동자 운동의 상징적 존재였다. 노래로, 미디어로 이주노동자의 애환을 전했다. 2003년 한국 정부가 이주노동자를 대량 단속하자 다른 나라 친구들과 ‘스톱크랙다운(Stop Cra... 기막힌 치과 세계, 그 10년의 기록 이오성 기자 10년 전만 해도 임플란트 가격은 한 개당 200만원을 훌쩍 넘었다. 그전엔 더 비쌌다. 그나마 한 개로 끝나는 경우는 별로 없었다. 여러 개를 시술할 경우 수천만원대 비용을 치러야 했다. 임플란트 한번 하면, 입속에 ‘전셋집 한 채’를 심고 다닌다고 이야기하던 시절도 있었다. 지금은 퍽 싸졌다. 100만원 이하 임플란트 시술을 하는 곳이 수두룩하다. 어떻게 이렇게 싸진 것일까. 대개 임플란트 ‘공급 과잉’으로 인해 시장가격이 싸졌다고 두루뭉술하게 넘어간다. 그게 그렇게 자연스러운 일이었을까. 사실 그 뒤에는 치열한 ‘전쟁’이... 건강하고 안전한 ‘숲과나눔’ 키우기 이오성 기자 여기 좀 독특한 공익재단이 있다. 반도체를 제조하는 대기업이 재단을 만들자며 350억원을 내놓았다. 혹여 대기업의 ‘면피’를 위해 들러리 서는 것이 아닐까. 언뜻 보면 미심쩍지만, 실무자들의 생각은 확고하다. 기업으로부터 철저히 독립된 싱크탱크를 만들겠다는 각오다. 재단의 모든 의사 결정과 운영은 외부 인사로 구성된 위원회와 이사회가 맡는다. 이 공익재단 이름은 ‘숲과나눔’이다. 지난여름 창립했다. 환경·안전·보건 분야에서 전문가를 길러내고, 갈등이 불거졌을 때 합리적인 해법을 모색하는 것이 목적이다. 기금을 출연한 곳은 SK... 밀밭에 찬바람이 분다 이오성 기자 이상하게 들릴지 모르겠지만, 가을은 파종의 계절이다. 쌀 수확이 끝난 10월 중순쯤부터, 우리 농촌에서는 밀 씨앗을 뿌린다. 이맘때 뿌린 밀 씨앗은 겨울-봄을 지나고 이듬해 초여름 알곡을 맺는다. 올가을은 사정이 다르다. 밀 파종에 나서는 밀 농가가 크게 줄었다. 밀 농사를 지어봐야 내다 팔 곳이 없기 때문이다.광주광역시 광산구 본덕동에 한국우리밀농협이 있다. 국내 밀 수매 단체 중 가장 큰 이곳은 전국 밀 농가 2000여 곳과 계약재배를 한다. 농가에서 사들인 밀로 국수·만두·핫도그·마들렌 등을 만들어 팔고, 그 돈을 계약재배 농 바다를 점령한 쓰레기더미 이오성 기자 일본 규슈 가라쓰 시에 갔다가 깜짝 놀랐다. 바닷가에 한국에서 건너온 온갖 쓰레기가 널려 있었다. 한국산 식용유 통, 페트병, 라면 봉지, 편의점 도시락 용기까지···. 사람들은 고대로부터 해류를 타고 이어진 한·일 교류의 증거라며 감격스러워했지만, 내 눈엔 쓰레기더미일 뿐이었다. 그리고 일본과 하와이 사이에 한반도 면적의 7배나 되는 ‘쓰레기 섬’이 있다는 사실이 떠올랐다. 〈플라스틱 바다〉는 1997년 이 쓰레기 섬을 최초로 발견한 찰스 무어 선장과 신문기자 출신 커샌드라 필립스가 쓴 책이다. 지금도 계속 덩치를 키우고 있... 기사 후~폭풍 이오성 기자 ‘정문 시위자 처음 왔을 시 핸드폰으로 촬영 후 과장님·계장님께 사진 보낼 것!’ ‘금속노조 유성기업/현대 구분해서 보고!’ ‘CCTV 모니터 전원 절대 끄지 말 것!’ 조남진 사진기자가 촬영한 대법원 경비실 상황판 문구가 담긴 포토IN 기사 ‘신뢰 절벽에 선 대법원’이 많은 독자들의 호응을 얻었다. 사법 농단으로 신뢰가 바닥에 떨어진 대법원이 시위자 관리에만 열을 올린다는 비판이 많았다. 한 독자는 〈시사IN〉 페이스북 계정(facebook. com/sisain)에 “사법부는 통째로 물갈이해도 전혀 이상할 것이 없다”라는 댓... 독자와의 수다 이오성 기자 독자 번호:11707004 이름:정선화(27) 주소:서울 동대문구 ‘논술 스터디’를 마치고 집으로 돌아가는 길이었다. 정선화씨는 언론사 기자 지망생이다. 대학에서 언론학을 공부하고 홍보회사에서 SNS 마케팅 업무를 했다. 일은 재미있었지만, 자신이 ‘지나치고 있는 것’들이 너무 많다는 생각이 쌓여갔다. 어릴 적부터 꿈꾸었던 일에 도전하기로 했다. 1년 전 가족의 만류에도 회사를 그만두고 언론인이 되기 위해 공부 중이다. 〈시사IN〉을 읽은 건 2008년 고교 2학년 때부터였다. 담임 선생님이 교실에 비치해둔 〈시사IN〉을 집에... 어쩌지 못하는 ‘투기의 평범성’ [프리스타일] 이오성 기자 세입자 주제에 집주인을 동정했다. 그는 서울 강북의 다 쓰러져가는 빌라에 살고 있었다. 나는 그의 이름으로 된 좋은 아파트에 살았다. 가장 가까운 지하철역이 버스로 30분이나 떨어진 경기도 외곽 동네이지만, 집만은 좋았다. 그래서 집주인을 떠올리면 안쓰러운 마음이 들었다. 60대인 집주인은, 평생을 벌어 경기도 외곽에 아파트 한 채를 마련하고 자신은 낡은 집에 살았다. 전세 계약하던 날, 그는 원금만 회수하면 집을 팔 거라고 말했다. 이명박 정부 초반이었던가, 가장 비쌀 때 집을 샀다고 씁쓸해했다. 전세 만기가 지난여름이었다.... 기후변화 종착역은 호모 사피엔스의 눈물 이오성 기자 더 이상 ‘북극곰의 눈물’은 필요치 않다. 올여름 사상 최악의 폭염과 기록적인 홍수는 우리가 북극곰처럼 벼랑 끝에 서 있음을 깨닫게 했다. 멀게, 그리고 뿌옇게 느껴졌던 기후변화가 전 세계와 일상을 파국으로 몰고 갈 수 있음을 피부로 느끼고 있다. 올여름 ‘기상이변’은, 어쩌면 기후변화를 체감하게 한 고마운 현상일지 모른다. SNS에서 기후변화 이슈는 공감을 부르는 이야기다. 포털사이트 주요 이슈 난에는 ‘지구온난화 가속화’ ‘파리기후협약’ 같은 카테고리가 등장했다. 여름 이후 댓글이 수백 개씩 달린다. 몇 년 전만 해도 크게... 한국의 앨 고어는? 이오성 기자 전 미국 부통령 앨 고어는 한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했다. 자신을 기후변화 방지 운동에 뛰어들게 만든 건 연방 대법원이라고. 농담이지만, 절반은 사실이다. 연방 대법원의 재검표 중단 결정으로 2000년 대선에서 패배한 고어는, 이후 환경운동가의 길을 본격적으로 걷는다. 기후변화 리더십 프로그램을 통해 전 세계를 돌며 1000회 이상 강연했고, 14만명의 활동가를 육성했다. 그를 눈엣가시처럼 여긴 트럼프 대통령은 따뜻한 겨울만 오면 앨 고어의 노벨상을 빼앗아야 한다고 주장하곤 했다. 한국에는 왜 앨 고어 같은 정치인이 아직 나오지... ‘현장’에서 들려온 따뜻한 노래 이오성 기자 사람들이 어떤 음악을 하느냐고 물으면 이렇게 되묻곤 했다. “노찾사나 꽃다지 아세요? 안치환이나, 정태춘·박은옥은요? 그런 노래 불러요.” 아니면 “생활 가요를 부른다”라고 말했다. 어느 공연에서는 사회자가 자신을 ‘배고프고 가난한 민중가수’라고 소개했다. 지나친 미사여구로 포장하는 것도, 너무 어렵게 살아가는 이로 비치는 것도 싫다. 다만 이렇게 불러주면 좋겠다. 모든 사회적 아픔과 연대하는 가수. 가수로 ‘이명박근혜’ 시대를 살았다. 홈플러스, 이랜드, 재능교육, 쌍용차, 세종호텔 등 일일이 열거하기 힘든 장기 투쟁 사업장... [옥자]의 살풍경 벗어나기 위하여 이오성 기자·장용준 인턴 기자 지난 3월 충남 서산의 한 도축장에서 네 살배기 암소가 사람을 들이받고 달아났다. 도축업자 등 두 명이 다치고, 한 명은 숨졌다. 달아난 소는 여섯 시간 뒤 도축장에서 1.5㎞나 떨어진 야산에서 발견됐다. 마취 총을 맞고 잡힌 소는 그날 바로 도축됐다. 가축의 ‘마지막 날’은 참혹하다. 평생 좁은 우리에서 갇혀 살던 소·돼지·닭은 어느 날 영문도 모른 채 낯선 트럭에 올라탄다. 가축에게 트럭은 그 자체로 공포다. 더럽고 차가운 바닥, 차량 진동, 눈높이로 빠르게 지나가는 풍경 등이 스트레스를 유발한다. 처음이자 마지막 여행을 ... 무더위도 돌아가는 천년 사찰에서 이오성 기자 한국의 산사 7곳이 유네스코 세계유산이 되기까지 여러 관문을 통과해야 했다. 창건 당시 원형의 유지, 교육기관인 선원 운영, 역사적 기록의 신빙성 등 까다로운 심사 기준이 존재했다. 무엇보다 다른 나라와 달리 산에서 수행하는 전통이 지금껏 이어져오고 있다는 점을 유네스코는 귀하게 봤다(〈시사IN〉 제567호 ‘여름밤 달빛 아래 산사에 내린 축복’ 기사 참조). 산에서 수행하기 위해 사찰은 대개 그 지역의 가장 풍수 좋은 곳에 자리 잡았다. 진입로는 아름답고, 건물 배치도 자연과 어우러진다. 1000년을 이어온 우리 산사의 이런... 한여름 소나기처럼 산사에 내린 축복 이오성 기자 산이 있는 곳에 절이 있다. ‘산사’다. 가을밤 산사 음악회가 열리거나, 하룻밤 묵어가는 템플 스테이를 체험하는 곳이다. 최소한 등산 중에 한 번쯤 들렀을 수 있다. 불교 신자든 아니든 우리에겐 너무나 익숙해서 달리 볼 것이 있을까 싶은 공간이다. 인류가 보호해야 할 문화·자연유산을 선정하는 유네스코(유엔교육과학문화 기구)는 한국의 산사를 특별하게 봤다. ‘탁월한 보편적 가치(OUV:Outstanding Universal Value)’를 지니고 있다고 인정했다. 유네스코는 6월30일 양산 통도사, 영주 부석사, 안동 봉정사, ...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