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문도 친박도 ‘동공지진’ 일으키는 아이러니의 풍년 변진경 기자 ‘충분히 아이러니한가?’ 검열의 잣대는 이것이었다. 충분히 올바른지, 충분히 비판적인지는 중요하지 않았다. 이왕이면 웃기고 현실적이면 좋겠지만, 그보다는 ‘아이러니’가 더 중요했다. 그 기준을 뚫고 탄생한 캐릭터가 보수 야당 국회의원 출신의 진보 여권 정부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이정은(김성령 분)이다. 혹은, 자신은 신자유주의 구조적 모순 속에서 진보 담론을 지켜내는 ‘뇌섹남’ 지식인을 자처하지만 남들은 “유시민 되고픈 잔잔바리”로 평가하는 장관 남편 김성남(백현진 분)이다. 웨이브 오리지널 드라마 〈이렇게 된 이상 청와대로 간다〉( 키즈유튜브 ‘먹방’과 ‘몰카’가 아동노동인 이유 변진경 기자 아동복지학을 전공하는 대학생 김민선씨는 지난여름 인터넷에서 어떤 아기가 등장하는 영상을 하나 보았다. 아기는 자지러지게 울고 있었다. 휴대전화 화면 속에서 말(horse)로 변해버린 보호자의 얼굴을 보고서였다. SNS에서 유행하는 ‘필터’ 놀이 영상이다. 공포에 질려 우는 아이와 그를 보고 웃는 보호자의 모습이 온라인에 업로드됐다. 시청자들도 우는 아이를 보고 웃었다. “ㅋㅋㅋ 완전 귀엽다” “아 난 아기가 없어서 못해보겠네”….김민선씨는 이 영상과 반응들(똑같은 내용의 영상이 세계적으로 유행했다)이 내내 마음에 남았다. “너무 가 ‘오징어’와 ‘달고나’도 영어 사전에 오를까 변진경 기자 한국어 단어 26개가 ‘옥스퍼드 영어 사전(OED)’에 새로 추가된 것을 두고(‘한국에는 ‘오빠’가 있고, 세계에는 ‘oppa’가 있다’ 기사 참조), 전문가들은 이제 시작에 불과하다고 예견한다. 신지영 고려대 국어국문학과 교수는 “이번에 등재된 단어들을 보면 지금이 아니라 15~20년 전에 이미 영어권에서 관찰되기 시작한 말들이다. 이후 꾸준히 쓰여 지속력이 있다고 판단된 단어 26개가 사전에 올라갔다. 이만큼은 올려도 되겠다는 최소 숫자이지 최대 숫자가 아니다.” 그때보다 지금 한류는 더 번성했고, 세계적으로 쓰이는 한국어 기원 한국에는 ‘오빠’가 있고 세계에는 ‘oppa’가 있다 변진경 기자 다니카 살라자르 박사는 영국 옥스퍼드 대학 출판부의 ‘옥스퍼드 영어 사전(Oxford English Dictionary, OED)’ 편집자다. 그가 사전의 최근 업데이트 내용에 관해 한국의 기자에게 인터뷰 답변지를 쓰는 동안, 그의 주방 슬로쿠커에서는 galbi(갈비)가 익어가고 있었다.신지영 고려대 국어국문학과 교수는 한국어의 음성, 음운, 언어와 사회의 상호작용을 연구하는 언어학자다. 신 교수는 한국어 기원 단어의 뜻과 용례를 궁금해하는 OED 편집자들에게 여러 가지 조언을 해주었다. 편집자들이 던지는 질문들 가운데에는 이런 것 [기자의 추천 책] 실학자 정약전? 저널리스트 정약전! 변진경 기자 사실에 갈증이 날 때가 있다. 의견들에 지겨워졌을 때다.내 생각은 이렇소, 네 생각은 틀렸소 싸우는 글들을 보다가 사실로만 꽉 들어찬 글을 만나면 뻣뻣하던 뒷목에 긴장이 풀린다. 사실이 주는 안식을 얻고 싶을 때 집어 드는 책이 있다. 〈자산어보〉이다.해양생물 226종에 이름을 붙이고 분류하고 모양과 성질을 설명한 책 〈자산어보〉는 소설과 영화로도 각색되었다. 그만큼 실학자 정약전과 그의 아우 정약용, 그들을 둘러싼 조선 후기 정치와 시대상을 여러 버전으로 읽어내기 좋은 재료이다.하지만 나는 〈자산어보〉를 텍스트 그 자체로 더 좋아 대장동 의혹, 현재 대신 과거의 기원을 파고들었다 [취재 뒷담화] 변진경 기자 독자들께서는 지난 호(제734호) 커버스토리 기사 바이라인에서 다소 낯선 기자의 이름을 발견하셨을 겁니다. 3개월 전 〈시사IN〉의 경력 공채를 통해 편집국 식구가 된 문상현 기자입니다. ‘대장동 비리 의혹’의 뿌리를 찾기 위해 불철주야 뛰어다니는 그가 ‘뒷담화’ 인터뷰에 응할 짬을 내주기까지 사흘을 기다렸습니다.당신의 기사는 다른 ‘대장동 의혹’ 기사들과 무엇이 다른가?대부분 현재에 집중할 때 나는 과거의 기원을 파고들었다. 2009년부터 대장동 민간 개발에 붙어 있었던 세력들이 2015년 화천대유 중심의 민관 합동 개발사업에 어 “기자님, 저 그 얘기 안 하면 안 될까요?” [프리스타일] 변진경 기자 “저기요… 저 그 얘기 안 하면 안 될까요?” 아이는 얼굴이 사색이 되어서 물었다. 어린이 보행 교통사고 취재를 나간 출장지에서였다. 사고 다발 지역 데이터를 들고 무작정 현장으로 나갔다. 사고 발생 지점들을 둘러보고 인근 아이들이 다닐 만한 동선 이곳저곳을 걸어보았다.한 놀이터에서 초등학생 여럿이 놀이를 하고 있었다. 신분과 취재 목적을 밝히고 물어보았다. “혹시 이 근처에서 또래 친구들이 교통사고를 당했다는 이야기를 들은 적 있나요?” 아이들은 왁자지껄 떠들다가 한 남학생을 가리키며 말했다. “아 맞다, 쟤 있잖아요, 재작년에 그들이 8년간 아동학대의 흔적을 모아온 이유 변진경 기자 2013년 10월 울주 아동학대 사망사건, 2015년 12월 인천 아동학대 중상해 사건, 2016년 9월 대구·포천 아동학대 사망사건, 2019년 1월 의정부 아동학대 사망사건, 2020년 6월 천안 아동학대 사망사건, 2020년 10월 양천구 아동학대 사망사건, 2021년 7월 화성 아동학대 사망사건…. 마우스 스크롤을 내리다 보면 기시감 위를 기시감이 덮는다. 애써 구분하기 위해 세상은 ‘소풍’ ‘캐리어’ ‘정인이’ 같은 단어들로 아동학대 사건을 기억한다. 흩어진 기억의 편린들은 다음 비극을 막을 힘이 없다.반복되는 아동학대 사 [기자들의 시선] 레고 가지고 노는데 성별이 무슨 상관? 변진경 기자 이 주의 발표10월11일 장난감 제조업체 레고는 앞으로 제품을 만들고 판매할 때 성 고정관념을 없애겠다고 발표했다. 장난감 포장지에 ‘여아용’ ‘남아용’을 표시하는 라벨을 없애겠다는 약속이 그 첫출발이다. 이 결정은 레고가 전 세계 아이와 부모들을 상대로 한 설문조사 이후 나온 것이다. 설문조사에서 여자가 축구를 하고 남자가 발레를 하는 것에 ‘괜찮다’고 응답한 여아 비율은 82%였다. 남아는 71%가 동의했다. 부모들은 여전히 아들에게 스포츠나 과학기술적 활동을, 딸에게는 춤·꾸미기·제빵 활동을 제안했다.이 주의 감독10월13일 낙태를 했거나 하게 될 세상의 모든 여성에게 변진경 기자 “나는 성폭행을 당했고, 임신을 했고, 낙태를 선택했다.” 지난 9월30일(현지 시각) 코리 부시 미국 민주당 의원은 워싱턴 국회의사당에서 열린 감독개혁위원회 청문회에서 연설을 했다(사진). 9월1일 미국 텍사스주가 성폭행이나 근친 간 임신의 경우까지 낙태를 원천 금지하는 법을 시행한 데 대해 반박하는 내용이었다.코리 부시 의원은 17세에 겪은 성폭행과 임신중지 기억을 꺼내며, 낙태를 했거나 하게 될 모든 흑인 여성과 소녀들에게 말했다. “우리는 부끄러울 것이 없다. 우리는 우리를 위한 사랑과 정의를 입법화하지 못한 사회에 살고 있 신호등은 초록색인데, 아이들이 길 건너지 못하는 이유 변진경 기자 ‘민식이법’ 이전에도 ‘운전자가 보행 어린이를 보호해야 한다’는 것은 법률로 명시된 시민의 의무였다. 도로교통법 제49조 1항 제2호는 다음과 같이 서술한다. “어린이가 보호자 없이 도로를 횡단할 때, 어린이가 도로에서 앉아 있거나 서 있을 때 또는 어린이가 도로에서 놀이를 할 때 등 어린이에 대한 교통사고의 위험이 있는 것을 발견한 경우 모든 차 또는 노면전차의 운전자는 일시정지해야 한다.”1995년 7월1일 개정된 도로교통법에 어린이보호구역 지정 및 관리 조항이 신설됐다. 1997년 8월30일에는 “운전자는 어린이보호구역에서 제 어린이 사고 난 자리, 미안하다 말하는 어른들도 있다 [스쿨존 너머] 변진경 기자 어린이 보행 교통사고가 일어난 장소를 취재하며 많은 어른들을 만났다. 그들은 주로 화를 내고 있었다. 사고 이후 자기 집과 가게 앞에 생긴 횡단보도, 어린이보호구역 표지판, 인도 펜스 등을 가리키며 말했다. “저것들 때문에 다니기가 아~주 불편해졌어요.” “여기 원래 잠깐 차도 대고 유턴도 하고 그랬던 데예요. 그래야 손님들이 자유롭게 다니면서 우리도 장사를 할 수 있지요. 왜 남의 장사를 방해하는지….”사망사고가 발생한 지점 주변의 어른들은 더 화가 나 있었다. “(새로 도색한 스쿨존 노면을 가리키며) 바닥 시뻘겋게 칠해놓고… 아 어린이 입장에서 진짜 ‘갑툭튀’는 누구일까? 변진경 기자 이상돈 서울디지털재단 정책연구팀 수석연구원(현 경영기획팀장)은 2018년 육아휴직 당시 초등학교 2학년인 자녀를 데리러 학교 앞에 갔다. 이 연구원은 교문 밖을 나서는 자녀를 발견했지만 아이는 만나기로 약속한 아빠를 찾아 한참을 두리번거렸다. 보행자용 방호울타리(인도 펜스)가 딱 아이 눈높이라 건너편이 보이지 않았기 때문이다. ‘나는 보이지만 아이는 보이지 않는구나.’ 이 연구원은 주위를 둘러보았다. 주정차 차량, 가로수, 신호등 기둥, 현수막, 수풀, 대형 화분, 실외 배너, 우편함 등 길 위는 온통 아이 시야를 가리는 장애물이었 왜 시속 30km냐고? 사람 죽을 확률이 낮아지니까! 변진경 기자 “‘이미 소달구지 수준’ 안전속도 5030에 뿔난 운전자들(8월17일 〈머니투데이〉)” “‘소달구지 타는 게 낫다’...‘안전속도 5030’ 첫날 반응은(4월17일 〈쿠키뉴스〉)”.지난 4월17일부터 시행된 ‘안전속도 5030’에 대한 언론 보도 제목이다. 안전속도 5030은 보행자 통행이 많은 도심 지역 일반도로는 시속 50㎞, 주택가 등 이면도로는 시속 30㎞까지 자동차의 속도를 제한하는 정책이다. ‘소달구지’라는 표현에서 알 수 있듯, 이 보행자 보호 정책은 많은 운전자들에게 비아냥과 조롱을 받고 있다.왜 5030일까. 시속 [기자들의 시선] Daebak! 옥스퍼드 영어사전 진출한 한국어 변진경 기자 이 주의 단어2021년 9월판 영국 옥스퍼드 최신 영어사전에 한국어 낱말 26개가 새로 등재됐다. 동치미, 잡채, 삼겹살 같은 음식 단어에서부터 대박, 파이팅, 콩글리시, 오빠, 누나, 언니 같은 일상 용어까지 소개됐다. 사전이 설명하는 각 단어들의 의미가 흥미롭다. ‘오빠(oppa, 명사)’에 대한 설명은 다음과 같다. ‘1. 한국어 문맥에서 여자아이나 성인 여성의 나이 많은 남성 형제, 존경하는 형태의 호칭이나 애정 표현, 나이가 많은 남자친구나 남자친구와 관련된 확장된 용도로 사용된다. 2. 매력적인 한국 남자, 특히 유명하거 ‘민식이법 놀이’는 어른들이 하고 있다 변진경 기자 지난해 5월 스마트폰 앱마켓에 모바일 게임 하나가 출시됐다. 제목은 ‘스쿨존을 뚫어라-민식이법은 무서워’. 어린이보호구역을 운전하며 어린이들을 피하는 게임이다. 게임 속에서 아이들은 ‘킬킬’ 소리를 내며 운전자를 위협하는 고난도 장애물이다. 친구와 걷는 아이, 자전거를 탄 아이, 동전을 줍는 아이, 공을 들고 뛰는 아이들이 점점 더 많이 빠른 속도로 차를 향해 돌진해온다. 손가락으로 자동차 좌우 방향을 조작하다가 차로 아이를 치면 게임이 종료된다. 운전자가 경찰에 잡혀가고 자동차가 찌그러진다.게임은 출시 당시 고인을 희화화했다는 논 ‘어린이보호구역’이라는 역설 [아이들의 블랙박스⑦] 변진경·이명익·김동인 기자, 최한솔 PD ① 길 위 아이들에게 블랙박스가 있었다면② 우회전 횡단보도, 어린이가 가장 많이 다치는 곳 [아이들의 블랙박스①]③ 횡단보도라 안심하는 아이들, 신호등 없으면 더 위험하다 [아이들의 블랙박스②] ④ 단 1.15°의 경사, 아이들에게는 치명적이다 [아이들의 블랙박스③]⑤ 불법 유턴·음주운전, 어른들 이기심에 스러지는 아이들 [아이들의 블랙박스④]⑥ “괜찮아요. 우리가 잘 피하면 되죠 뭐” [아이들의 블랙박스⑤]⑦ 아이들은 인도를 걷다가도 차에 치여 죽는다 [아이들의 블랙박스⑥]⑧ ‘어린이보호구역’이라는 역설 [아이들의 블랙박스⑦]아산 아이들의 안전한 등굣길, 도시 계획 단계부터 결정된다 변진경 기자·최한솔 PD 지난 3월25일, 경북 영주시 ㅅ초등학교 인근 1차선 도로에서 초등학생(11·남) 한 명이 교통사고로 사망했다. 가해 차량은 하굣길에 피해 아동과 같은 학교에 다니는 학생들을 태워 나르던 학원 차였다. 운전자는 좁은 길에 불법주차가 되어 있어 길을 건너는 피해 아동을 발견하지 못했다고 경찰에 진술했다. 밀집한 주택과 상점 사이 일방통행로로 들어선 이 길은 평소에도 불법 주정차와 역주행이 빈발했던 곳이다.사고 후 4개월이 지난 7월20일, 사고 현장 주변 인도에 방호용 울타리(안전 펜스)가 새로 설치돼 있었다. 하지만 가장 큰 위험 아이들은 인도를 걷다가도 차에 치여 죽는다 [아이들의 블랙박스⑥] 변진경·이명익·김동인 기자, 최한솔 PD ① 길 위 아이들에게 블랙박스가 있었다면② 우회전 횡단보도, 어린이가 가장 많이 다치는 곳 [아이들의 블랙박스①]③ 횡단보도라 안심하는 아이들, 신호등 없으면 더 위험하다 [아이들의 블랙박스②] ④ 단 1.15°의 경사, 아이들에게는 치명적이다 [아이들의 블랙박스③]⑤ 불법 유턴·음주운전, 어른들 이기심에 스러지는 아이들 [아이들의 블랙박스④]⑥ “괜찮아요. 우리가 잘 피하면 되죠 뭐” [아이들의 블랙박스⑤]⑦ 아이들은 인도를 걷다가도 차에 치여 죽는다 [아이들의 블랙박스⑥]⑧ ‘어린이보호구역’이라는 역설 [아이들의 블랙박스⑦] 서 “괜찮아요. 우리가 잘 피하면 되죠 뭐” [아이들의 블랙박스⑤] 변진경·이명익·김동인 기자, 최한솔 PD ① 길 위 아이들에게 블랙박스가 있었다면② 우회전 횡단보도, 어린이가 가장 많이 다치는 곳 [아이들의 블랙박스①]③ 횡단보도라 안심하는 아이들, 신호등 없으면 더 위험하다 [아이들의 블랙박스②] ④ 단 1.15°의 경사, 아이들에게는 치명적이다 [아이들의 블랙박스③]⑤ 불법 유턴·음주운전, 어른들 이기심에 스러지는 아이들 [아이들의 블랙박스④]⑥ “괜찮아요. 우리가 잘 피하면 되죠 뭐” [아이들의 블랙박스⑤]⑦ 아이들은 인도를 걷다가도 차에 치여 죽는다 [아이들의 블랙박스⑥]⑧ ‘어린이보호구역’이라는 역설 [아이들의 블랙박스⑦] 부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