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 경쟁 구도’ 렌즈로 국제관계 보면 안 된다 이오성 기자 〈시사IN〉·한국리서치의 여론조사에서 확인한 국내 반중 정서의 대전제는 미국과 중국의 갈등 구도다. ‘신냉전’ 시대가 도래하면서 어느 한쪽을 택해야 한다는 압박이 반중 또는 친미 정서를 부채질하는 분위기다.국제정치경제학자인 박홍서 한국외대 국제지역연구센터 HK+ 연구교수는 다른 관점을 제시한다. 지난해 펴낸 〈미중 카르텔〉을 통해 미·중 관계를 자본주의 국제질서 안에서 경쟁하는 ‘카르텔 관계’로 설명했다. 그렇다면 ‘미·중 양자택일’ 역시 텅 빈 논쟁일 수밖에 없다. 박홍서 교수에게 국내 반중 정서와 미·중 관계에 대해 물었다. 그 중국에 대한 반감, 그 반대편에 친미가 있다 이오성 기자 〈시사IN〉·한국리서치 공동기획 ‘반중 정서 인식조사’ 두 번째 이야기의 주제는 중국만이 아니다. 중국, 그리고 미국이다. 지난 기사(〈시사N〉 제717호 ‘반중 정서 이끄는 핵심 집단 2030’)에서 우리는 반중 정서가 시대정신으로 떠오를 만큼 광범위하게 퍼졌고, 이를 이끌고 있는 집단이 2030 세대임을 확인했다.이번 이야기는 그 거울상이다. 격렬한 반중 정서의 대척점에 매우 뚜렷이 보이는 현상이 있다. 미국에 대한 우호적 감정이다. 반중 정서와 마찬가지로 한국인들은 아주 광범위하게 미국에 대한 우호적 감정을 공유하고 있다. 그 기사 후~폭풍 이오성 기자 제720호 커버스토리 ‘대선 앞두고 기본소득 논쟁이 온다’가 집권 여당의 대선 경선 돌입에 발맞춰 주목받았다. 차형석 기자의 메인 기사와 함께 ‘기본소득 도입하면 복지국가 노선과 충돌한다’라는 이상이 교수 인터뷰, ‘기본소득 도입해 증세 가능성을 높일 수 있다’라는 강남훈 교수 인터뷰가 찬반 논쟁을 불렀다. 〈시사IN〉 홈페이지의 이상이 교수 인터뷰 기사에 한 독자는 “당장 중대하고 시급한 인구 고령화와 젊은 층의 결혼적령기 고령화는 어떻게 대처할 것인가? 처음 기본소득에 대해 많은 시행착오가 있겠지만 작금의 세상은 분명 새로운 시 저는 이따금씩 뇌가 오작동하는 사람입니다 이오성 기자 치매 환자가 책을 쓴다. 차분히 그리고 꼼꼼하게 자신의 삶과 발병 이후 마음과 몸의 상태를 직시하는 글을 쓴다. 치매를 앓는 사람이 책을 쓸 수 있을까 싶지만, 그 또한 치매에 대해 가진 무수한 편견 중 하나다. 일본인 히구치 나오미 씨가 쓴 〈오작동하는 뇌〉(다다서재 펴냄)에는 그런 편견에 맞서 살아온 한 사람의 생애가 흐르고 있다.우리는 치매에 대해 ‘대충’ 안다고 생각하지만 실은 그렇지 않다. 우선 치매(癡呆)라는 말부터 그렇다. ‘어리석고 어리석다’라는 뜻이다. 멸시의 뜻을 담고 있다. ‘문둥병’을 한센병으로 바꾼 것처럼 치 중국의 모든 것을 싫어하는 핵심 집단, 누굴까? 이오성 기자 중국은 우리에게 어떤 나라인가. 친구인가, 적인가. 협력해야 할 대상인가, 배척해야 할 대상인가. 아니면 불가근불가원 원칙 아래 중립지에서 관망해야 할 나라인가. 이런 질문은 실은 현대사에서 생긴 질문이 아니다. 유사 이래 숱하게 던져진 수천 년짜리 질문이다. 그리고 이제 그 질문 자체가 흔들리는 중이다.2021년 한국은 ‘반중(反中)’으로 뭉쳤다. 작게는 텔레비전 드라마의 중국 소품 사용부터 크게는 한·미 정상회담 문구 하나까지, 중국과 관련한 모든 이슈에 극렬하게 반대하는 여론이 압도적이다. ‘중국이 싫다’라는 감정이 단언컨대 줄어든 미세먼지, 코로나19 때문일까 이오성 기자 5월 둘째 주말 프로야구 경기가 미세먼지 때문에 취소됐다. 언론은 ‘최악의 미세먼지, 프로야구 취소’ 등의 관련 보도를 쏟아냈다. 야구팬들은 미세먼지를 원망했지만 이번 사태의 주범은 황사다. 황사는 몽골과 중국 사막지대의 흙먼지와 모래가 제트기류를 타고 멀리 퍼지는 현상으로 〈삼국사기〉에도 기록됐을 만큼 오래된 봄철 자연현상이다. 미세먼지와 달리 칼슘·마그네슘 등 자연 기원 물질이 많이 포함됐다. 이런 언론보도에 대해 국립환경과학원 관계자는 “엄밀하게 따지면 미세먼지와 황사는 구분해서 보도해야 한다”라고 말했다.야구경기 취소가 다소 모병제는 모래성인가 이오성 기자 대한민국은 징병제 국가인가, 모병제 국가인가. 너무 당연한 질문이어서 이상한가? 모두가 아는 것처럼 모병제란 군대에 가고 싶은 사람만 자원해서 병사가 되는 제도다. 그 반대가 한국처럼 강제로 군대에 보내는 징병제다. 그러나 한국의 군사제도에도 모병제적 요소가 있다.한국의 전체 병력 55만명 가운데 1만2600명이 병역의무가 없는데도 자원입대한 여성이다. 장교와 부사관(병사와 장교 사이의 중간 간부)으로 이루어진 여군만 그런 것이 아니다. 일반 병사 가운데서도 의무복무 기간을 마친 뒤 직업군인에 준하는 급료를 받는 임기제 부사관(옛 최근 모병제 전환한 타이완의 상황은? 이오성 기자 타이완은 우리와 닮았다. 군사 강대국 중국과 바다를 사이에 두고 대립하고 있으며, 징병제를 통해 강력한 군대를 양성했다. 인구는 한국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지만 ‘중국 본토 수복’을 기치로 1950년대에는 군인 60만명, 1990년대에도 40만명을 징병제로 유지했다.타이완은 2000년 이후 단계적으로 모병제를 도입해 2018년 12월부터 모병제를 실시하고 있다. 최근 사례라는 점에서 모병제 논의 때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국가다. 모병제라고 해도 일반 남성이 군대에 가지 않는 것은 아니다. 1994년 이후 출생한 남성은 4개월 군사훈 “진중권·김어준·서민은 도발 시대의 산물이다” 이오성 기자 ‘프로보커터(provocateur)’라는 말이 있다. ‘도발하는 사람’이라는 뜻이다. 말·글·영상으로 개인이나 집단을 도발해 자신에 대한 관심(사이버 세계에서는 조회수)을 끌어올리는 이들이다. 국내에서는 낯설지만, 영미권에서는 일상적으로 사용되는 용어다. ‘관종’ ‘어그로꾼’ 같은 말과 비슷하지만 사회적 영향력을 가졌다는 점에서 무게감이 다르다. 미국에서 표현의 자유 투사로 주목받았으나 아동 성착취물 소지 죄목으로 재판을 받고 있는 아모스 이(상자 기사 참조), 반페미니즘을 선동하는 ‘대안 우파’로 떠올랐다가 10대 때 성인과의 동 ‘표현의 자유’ 외치던 투사에서 범죄자로 이오성 기자 “리콴유가 마침내 뒈졌어요!”싱가포르 전 총리 리콴유가 2015년 폐렴으로 사망하자 한 청소년이 이런 제목의 유튜브 동영상을 올렸다. 그는 리콴유와 예수를 한데 묶어 “권력에 목마르고 악의로 가득하지만 착하고 자비로운 지도자로 보이게끔 기만했다”라고 비하했다. 그의 이름은 아모스 이. 당시 15세였다. 이후에도 리콴유와 마거릿 대처 전 영국 총리가 성교를 벌이는 모습을 묘사한 그림을 블로그에 올리는 등 싱가포르 국민을 상대로 도발을 벌이다 특정 종교와 인종에 대한 혐오 발언 죄목으로 체포됐다.감옥살이 이후 오히려 그는 더욱 날뛰었다 기자들의 시선 - 유서 대필 조작 사건 이오성 기자 이 주의 역사 11991년 4월26일 명지대학교 학생이던 강경대씨가 백골단의 쇠파이프 구타로 사망했다. 학내에서 ‘학원자주화 완전 승리와 총학생회장 구출 투쟁 및 노태우 군사정권 타도’ 시위를 하는 도중에 벌어진 일이다.이틀 전인 4월24일 박광철 명지대 총학생회장은 상명여대의 학원자주화 집회에 참석해 지지 연설을 하고 돌아오던 길에 연행됐다. 이에 명지대 학생들은 즉각 총학생회장 석방을 요구하는 시위를 벌였고, 경찰은 최루탄을 난사하며 진압했다.강경대씨는 4월26일 아침 학교로 가기 전에 ‘어머니 아버지, 학교에 가서 공부 열심히 놀랍도록, 놀랍지 않은 기후위기 이야기 이오성 기자 이 책은 별로 놀랍지 않다. 기후위기를 둘러싼 새로운 이야기는 등장하지 않는다. ‘어디서 많이 본 듯한’ 21세기 기후 재난 사례를 백화점식으로 나열했다. 책의 장마다 비슷한 지적과 주장, 시나리오를 지치지도 않고 되풀이한다.예컨대 이런 이야기들. 2016년 지구온난화로 러시아 영구동토층이 녹으면서 75년 전 탄저병으로 사망했던 순록 사체가 노출되어 탄저균 감염으로 소년 한 명이 사망했고, 순록 수십만 마리가 도살당해야 했다. 세계은행은 2030년이면 36억명에 달하는 사람이 말라리아로부터 자유롭지 못할 것이라 예측했다. 1980년 도시에서 사람을 유기농으로 키우는 타이완 타이베이·타이중 이오성 기자 타이베이 중심가에서 차로 1시간이면 도착하는 이란현 선거우 마을. 이란현은 타이완에서도 농촌 체험 프로그램으로 이름난 곳이다. 한국인 여행자도 자주 찾는다. 마을에서 가장 먼저 눈에 띈 건 시멘트로 구획된 반듯반듯한 논이었다. ‘시멘트 이랑’ 주위에는 번듯한 집들이 들어서 있었다. 타이베이 사람들이 별장으로 쓰는 고급 주택이었다. 우리로 치면 경기도 양평 정도 되는 교외 지역인 셈인데, 논밭이 즐비한 농촌마을이 휴양촌으로 쓰이고 있다는 점이 놀라웠다.이 마을의 주인공은 도시의 건물주들이 아니다. 유기농 벼농사 등에 종사하는 150여 중국을 바꾸는 ‘반향청년’들의 도전 푸젠·광둥 이오성 기자 의아하게 들리겠지만 중국은 농민의 나라다. 샤오미와 알리바바의 나라가 아니다. 대장정의 중심에 섰던 농민 혁명군을 말하는 것이 아니다. 지금 이 순간의 중국 이야기다. 2018년 국가통계국 조사에 따르면 중국의 농촌인구는 7억9000만여 명에 달한다. 전체 인구 13억9500만여 명 가운데 절반을 훌쩍 넘는다.중국 사회의 심각한 문제로 자리 잡은 ‘농민공’ 역시 도시가 아니라 농촌 문제다. 호적은 농촌에 두고 있지만 도시에서 일하는 농민공 2억8800만여 명을 빼도 중국의 농촌인구는 5억명이 넘는다. 전체 인구의 36% 정도다. 2 “해법은 농촌에 있다” 푸젠·광둥 이오성 기자 둘은 부부다. 장치 씨(왼쪽)는 쯔농 유학 대표, 장리리 씨(오른쪽)는 부대표를 맡고 있다. 쯔농 유학은 ‘향촌의 아름다운 재발견’을 슬로건으로 농촌 체험활동을 진행하는 사회적 기업이다. 바링허우 세대인 부부는 푸젠성 신향촌 건설운동 과정에서 만나 마음이 맞아 2016년 11월11일 광군제 때 결혼했다.중국의 신세대 부모가 자녀의 농촌 유학에 적극적이라니 뜻밖이다.바링허우 세대는 농촌에서 자랐다. 이들은 자녀가 농촌에서 공부하는 걸 좋아하고, 교육을 위해 돈을 아끼지 않는다. 전교생이 체험 프로그램에 참여한 초등학교도 있다.청년들의 여기가 정말 선전 맞아? 푸젠·광둥 이오성 기자 광둥성 선전시는 ‘중국의 실리콘밸리’라 불린다. IT, 전자 등 첨단산업의 집결지다. 우퉁다오(梧桐島)는 선전공항 인근에 있는 오피스 단지다(사진). IT 스타트업 기업 등이 입주했다. 이곳에 가면 진기한 구경을 할 수 있다. 우선 단지 내 큰 연못이 있다. 빗물을 저장해 조성한 인공 연못이다. 건물 주변에는 닭, 오리, 공작, 토끼, 다람쥐가 아무렇지 않게 돌아다닌다.각 건물 옥상은 친환경 농장이다. 바나나, 백향과, 갓 등이 자란다. 입주 직원이 키워 먹거나 단지 내 유치원에 기증하기도 한다. 함께 기르는 닭의 분뇨는 퇴비로 쓴 황교익이 싫다는 사람들에게 이오성 기자 〈시사IN〉 기자가 꼽은 올해의 책“기자들에게 물으면 어때요?” 올해의 〈행복한 책꽂이〉를 어떻게 꾸릴지 고민하다 출판계 관계자에게 의견을 구했다. 많은 매체가 ‘올해의 책’을 선정한다. 대체로 출판평론가와 서평가 혹은 분야별 전문가의 조언을 바탕으로 한다. 그것도 좋지만 신간을 가장 빠르게 접하는 기자들이 잘 알지 않겠느냐는 의견이었다. 듣고 보니 그랬다. 〈시사IN〉 기자들은 매주 새로 나온 책을 접하고 신간을 소개한다. 책 담당 기자에 국한되지 않는다. 〈시사IN〉 기자가 꼽은 ‘올해의 책’을 소개한다. 리스트는 다소 편향적이 지리산 화가 서울의 진산을 품다 이오성 기자 산에 미친 화가가 있다. 30여 년 동안 전국 각지를 누비며 이 땅의 산수와 문화유산을 화폭에 담았다. 2008년부터는 서울을 떠나 지리산 천왕봉 아래 터를 잡고 산다. 사람들은 언젠가부터 이호신 화백(62)을 ‘지리산 화가’라고 부른다.이번에는 서울의 진산 북한산과 도봉산이다. 이어진 듯 끊어지고, 끊어진 듯 이어진 두 산을 특유의 장쾌한 붓으로 그려냈다. 그에게 서울의 진산을 그림으로 담아보라 권한 건 수십 년 지기인 이종성 시인이었다. 2014년과 2015년 이종성 시인과 함께 한 달에 한 번씩 북한산과 도봉산을 찾았고, 올해 망설이다 꺼내놓은 1991년 봄의 기억 이오성 기자 한 편의 영화와 소설이 만났다. 둘은 서로의 존재를 모른 채 각자 이야기를 시작했다. 공통점이 있었다. 어떤 시간과 기억, 그리고 아무도 말하지 않으려는 것에 대한 이야기였다. 기억은 각자 다르지만, 그 시간은 1991년이다. 영화는 10월31일 개봉한 〈1991, 봄〉 (권경원 감독)이다. ‘강경대 정국’ 혹은 ‘분신 정국’이라 불렸던 1991년 5월에 관한 이야기다. 당시 13명의 시민과 대학생이 정권에 의해 죽임당하거나, 스스로 죽음을 택했다. 영화의 주인공은 강기훈씨. ‘한국판 드레퓌스 사건’이라 일컬어진 사법 날조극의... 진흙 속에서 피어난 아시아 언론 이오성 기자 아시아는 언론의 무덤이다. 권력은 언론인의 입에 재갈을 물리고, 언론은 본연의 기능을 잃었다. 실제로 죽어간 언론인도 부지기수다. 2018년 한 해에만 아프가니스탄에서 14명, 인도와 예멘에서 5명씩, 파키스탄과 필리핀에서 3명씩 목숨을 잃었다. 전 세계 언론인 사망자 62명 가운데 절반이 아시아 언론인이다. 정문태 분쟁지역 전문 프리랜서가 지적한 것처럼 ‘살인’은 가장 효과적인 언론통제 수단이다. 물론 언론인의 죽음이 권력에 의해 저질러졌다는 증거는 거의 드러나지 않는다. 대다수 언론인은 의문의 죽임을 당한다. 지금 국경없는...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