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일은 잘하려고 해서 실패한다” 문정우 대기자 이번 올림픽 유도에서 금메달을 딴 김재범 선수 기사를 읽으면서 마음이 불편했다. 손목뼈가 부러지고, 인대가 끊어져 거의 장애 6등급 수준인 만신창이 몸으로 세계 정상에 우뚝 섰다고 언론은 치켜세웠으나 그게 과연 칭찬할 일인지 의심스러웠다. 우리가 운동을 하는 목적은 몸과 마음을 건강하게 만들기 위함이 아니던가. 김 선수는 지난번 올림픽 때는 죽기 살기로 했더니 은메달밖에 못 따서 이번에는 죽기로 해서 금메달을 땄다고 소감을 밝혔다. 그 얘기를 들으면서 김 선수뿐만 아니라 우리는 모두 뭔가 가치 있는 일을 한답시고 지나치게 자기를 학 당신은 왜 그때 돈을 훔쳤을까 문정우 대기자 평범한 사람들도 살아가면서 끊임없이 크고 작은 부정행위를 저지른다. 잘못을 덮으려고 기를 쓰고 변명거리를 찾아내며 자기를 기만하고 합리화하는 데 탁월하다. 나 역시 그렇다. 지난주에는 산에 갔다가 누군가 놓고 간 등산 모자를 슬쩍 집어왔다. 그 지난주에 아끼던 모자를 잃어버렸는데 어차피 산에 다니는 사람들 물건은 돌고 도는 것 아니냐는 그럴 듯한 핑계가 있었다.전 직장의 사장은 인색하기로 유명했다. 편집장에게 후배들과 술 마시고 밥 먹을 돈을 줄 생각을 하지 않았다. 열심히 일하면 할수록 월급만 축나는 구조였다. 영업 이사에게 하소 ‘가장 인간적인 인간’ vs ‘가장 인간적인 컴퓨터’ 문정우 대기자 30년도 더 지난 대학생 때 일이다. 길모퉁이를 도는데 긴 생머리에 얼굴이 희고 늘씬한 여성과 스쳤다고 느꼈다. 한창 왕성하게 분비되던 남성호르몬은 돌아가서 확인해보라고 명했고, 나는 기꺼이 복종했다. 길을 되짚어 가보고는 그만 아연실색하고 말았다. 환하게 웃는 얼굴로 나를 맞은 것은 마네킹이었기 때문이다. 인간의 마음이 생명이 없는 것에도 홀릴 만큼 허술하다는 걸 알고 충격을 받았다. 지금도 그 기억이 선명할 만큼.마네킹처럼 인간의 탈을 쓰지 않았으면서도 요즘에는 사람 행세를 하는 기계가 늘어만 간다. 인공지능 프로그램을 장착한 ‘나무 인형’ 같은 언론인들 문정우 대기자 MBC 전 노조위원장인 최승호 PD와 박성제 기자가 또 해고됐다는 소식을 들으면서 지난해 10월24일 안종필 언론상을 받던 때가 생각났다. 안종필은 1974년 박정희 정권의 압제에 맞서 자유언론 실천선언을 했다가 회사에서 대거 쫓겨난 동아자유언론실천투쟁위원회(동아투위) 2대 위원장을 지낸 분이다. 그는 유신 말기 긴급조치 9호에 맞서 ‘민권일지’를 발행하다 옥고를 치렀다. 박정희가 죽은 뒤 풀려났으나 감옥에서 얻은 간암을 이기지 못하고 세상을 떠났다.차장급 간부에 가장이었으면서도 가시밭길을 마다하지 않은 그를 기리기 위해 동아투위는 나 오늘 멘붕 ㅋㅋㅋㅋㅋ 문정우 대기자 아무리 생각해도 ‘멘붕’이란 말은 참 잘 만들었다. 영어 멘탈과 한자어 붕괴를 합쳤다는데 어떤 상황인지 머릿속에서 깨끗이 정리된다. 비슷한 경우에 쓰곤 하던 ‘패닉’과 비교하면 위풍당당하기 이를 데 없다. 인터넷 게임을 즐기던 이들이 죽었다 깨어나도 승산이 없을 때 내뱉던 탄식이라거나 내기 골프 하는 사람들 사이에서 통하던 은어라거나. 설이 분분한데 유래는 분명치 않다. 어느덧 이 말은 트위터나 페이스북, 휴대전화 문자 메시지를 타고 순식간에 퍼져 국민 유행어가 됐다.나 자신을 포함해 나이가 지긋한 사람들까지도 아무 거부감 없이 예 병아리를 치킨집으로 유혹하는 ‘힘’ 문정우 대기자 대학에서 글쓰기 강의를 하는 덕분에 오랜만에 캠퍼스 봄 축제를 가까이에서 볼 기회가 있었다. 내 눈에는 두 가지가 이채로워 보였다. 초청 후보 1순위라는 걸그룹 소녀시대의 태티서 같은 아이돌이 나타나면 캠퍼스는 아연 활기를 띠었다. 학생들은 인기 연예인을 둘러싸고 ‘사생팬’ 못지않은 열기를 뿜어냈다. 뭔가를 팔아 돈을 벌어보겠다고 자리를 깐 친구들이 의외로 많다는 점도 눈에 띄었다.과장해서 얘기하면 축제를 즐기기보다는 비즈니스를 하는 학생이 훨씬 많았다. 개중에는 동전 던지기 야바위판을 벌인 동아리도 있었다. 옛날 생각이 나서 끼어 MBC 사장의 수족인 친구에게 문정우 대기자 대학 때 같은 과에 매일같이 몰려다니던 친구 몇이 있었다. 사람의 아들이었던 우리는 앞서거니 뒤서거니 군에 갔고, 제대한 뒤 학교 도서관에 살림을 차렸다. 그 힘들다는 언론고시에 도전하기 위해서였다. 엉덩이에 뿌리가 내리도록 공부한 끝에 우리는 모두 기자나 PD가 되겠다는 꿈을 이뤘다. 힘든 기자 생활을 하는 동안 우리는 이따금 모여 소주잔을 기울였다. 돌아가신 리영희 선생님을 한마음으로 존경했던 우리는 권력에 아첨하는 사장이나 편집국장, 그 앞에서 찍소리 못하는 선배들을 비웃었다. 30년 가까이 지난 지금 그들은 각자의 직장에서 교도소 사서가 된 하버드 졸업생 문정우 대기자 서울역 뒤편으로 회사 사무실을 옮긴 뒤 갑자기 자주 만나게 된 이들이 있다. 노숙자들이다. 지하철 1호선 서울역에서 내려 회사로 가려면 길은 두 갈래이다. 1번 출구로 나가 롯데마트 옆으로 빠지거나 2번 출구를 벗어나 곧바로 오른쪽 육교를 넘거나. 1번 출구를 택하면 대형마트가 뿜어내는 향긋한 냄새를 맡으며 걸을 수 있는데도 내 발길은 자꾸 노숙자와 마주칠 불륜, 참을 수 없는 존재의 허전함 문정우 대기자 별 인과관계야 없겠지만 총선 기간에 유난히 연예인이 이혼했다는 소식이 많이 들려왔다. 누구누구가 곧 결혼하거나 열애 중이라는 뉴스도 꼬리를 물었다. 세상이 아무리 시끄러워도 사람들이 ‘할 일’은 하고 산다는 얘기이다. 연예인은 대개 이혼 사유로 성격 차이를 들지만 파국의 계기는 불륜인 경우가 많다. 보통 사람의 가정이 깨지는 이유도 비 신나게 화내보아요, 우리 함께 문정우 대기자 전에 다니던 직장에서 공안 검사 출신인 한나라당 정형근 의원이 민주노동당을 향해 맹렬하게 색깔론을 펴는 것을 보며 쓴 칼럼이 사내에서 문제가 된 일이 있다. 제목은 ‘정형근 보면서 화내지 않는 법’. 한국 정치를 구태 속으로 끌고 들어가는 그를 보면서, 원래 그런 사람인 본인에게보다 그를 뽑아준 부산 시민에게 더 분개하는 사람들을 위로 ‘인간 원숭이’의 패악은 어디까지 갈 것인가 문정우 대기자 동승신주 바다 동쪽 오래국이라는 작은 나라에 화과산이 있었다. 그 산꼭대기에는 신기한 바윗돌이 하나 있었는데, 그 바위가 돌알 하나를 잉태하고 그 돌알이 바람을 쐬더니만 돌원숭이로 변했다. 어려서 읽고 또 읽어서 거의 외울 지경이었던 〈서유기〉 문고판 첫 대목이다. 출생부터 비밀스러운 이 손오공이라는 돌 원숭이는 신력을 타고난 데다 하늘을 마음대 네가 웃는 게 웃는 게 아니다 문정우 대기자 자전거 여행자가 가장 무서워하는 것은 뭘까. 누구나 오르막길이라고 생각할 것이다. 그런데 그들이 쓴 책을 읽어보니 오르막길보다 더 끔찍하게 싫어하는 것이 있다. 사나운 개. 사냥 본능이 있는 개는 자전거가 달리는 속도를 가장 좋아한다. 미국 서부의 한적한 길에서, 터키의 후미진 골목에서 송아지만 한 개가 송곳니를 드러내고 쫓아와 덮치는 바람에 생명의 위협까 책장을 덮고, 내 세계는 변했다 문정우 대기자 20년도 더 전에 일본의 반핵 운동가가 보여줬던 만평이 지금도 생생히 기억난다. 까마득히 높은 다이빙대에서 다이버가 몸을 풀고 있다. 넓은 수영장은 맨바닥을 드러낸 채다. 과학자들이 다이버에게 안심하고 뛰어내리라는 수신호를 보낸다. 다이버가 떨어지는 동안 수영장에 물을 대겠다는 것이다. 핵의 평화적 이용이란 바로 그처럼 위험천만한 짓이라는 풍자였다.이 뛰어난 만평가의 통찰은 정확했다. 과학자와 그들의 뒤에 도사린 정치가의 말을 철석같이 믿은 다이버는 결국 뛰어내렸고, 수영장 물은 채워지지 않았다. 그것이 체르노빌이고 후쿠시마이다. 나를 놀라게 한 택시 기사들 문정우 대기자 길눈이 어두워 엄두가 나지는 않지만 꼭 한번 해보고 싶은 일이 택시 기사이다. 민생을 살핀다며 종종 택시 기사를 하는 김문수 경기도지사 같은 호사가 방식을 말하는 게 아니다. 한 푼이라도 더 벌려고 악다구니를 쓰며 울고 웃는 진정한 생계형 택시 기사를 해보고 싶다. 교통법규와 순경이라는 국가 공권력에 짓눌려가며 놀랄 만큼 다양한 사람들과 매일 만나 부딪치면 언론계의 ‘영혼 없는 노동자’들 문정우 대기자 섣달 그믐날 뉴스를 보면서 가슴이 아팠다. 국내 유명 제약회사에 입사한 지 겨우 1년 만에 젊은이는 싱크대와 화장실에까지 비싼 약들을 꽉꽉 채워놓고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실적 올리기에 급급해 거래처에 약을 무리하게 밀어넣었다가 반품받은 물건을 처리하지 못해서다. 세상의 온갖 병을 치료하는 약으로도 그는 자신을 구하지 못했다. 그를 자살로 몰아간 회사의 분 10대는 왜 괴물처럼 변하곤 할까 문정우 대기자 굳이 누구누구라고 이름을 대지 않더라도 군부독재 아래서 치열하게 싸웠던 이들에게는 공통점이 있다. 자식 농사에 실패했다는 것이다. 좋은 대학을 갔는가 못 갔는가만 따지는 세속적인 의미에서의 성적만 형편없는 것이 아니다. 의욕도 열정도 없이 나이만 먹어가는 자식을 바라보며 한숨 쉬는 이가 의외로 많다. 세종의 엄명 “의논하자, 아첨하지 말고” 문정우 대기자 군에 가서 내가 얼마나 쓸모없는 인간인지 절감했다. 낫질을 할 줄 아나, 삽질을 할 줄 아나. 남들이 어깨너머로 배우고도 미장일이나 이발까지 능숙하게 해내는 걸 바라보며 그저 신기해하는 재주밖에 없었다. 인사계(부대의 안살림을 주관하는 주임 상사)의 입에서 한숨만 나오게 만들었지만 그래도 1년에 단 한 번 대접받을 때가 있었다. 국가가 너덜너덜해질 때… 문정우 대기자 어디서 들었더라. 오후 3시에 홀로 짜장면을 먹는 중년 남자가 가장 애처로워 보인다고. 마감에 쫓겨(사실은 사내에서 인기가 없어서) 홀로 식사를 할 때가 왕왕 있다. 인심 사나운 음식점은 피하노라 하는데도 혼자 가면 푸대접을 받는다는 느낌에 불편했던 적이 한두 번이 아니다. 그때마다 생각나는 분이 〈녹색평론〉의 김종철 발행인이다. 누구나 10초 안에 살인자가 될 수 있다 문정우 대기자 인체의 자율신경 가운데 교감신경은 비상시를 지배한다. 격한 운동을 하거나 극심한 스트레스를 받으면 이 신경계가 즉각 발동해 심장박동 수를 늘리고 혈관을 확장해 간이나 심장 같은 중요 기관에 더 많은 피가 흐르도록 한다. 반면 부교감신경은 평상시를 지배한다. 평소 장의 활동에 문제가 생기지 않도록 체액 분비를 조절한다. 꼬막과 입담, 솔찬히 거시기하다 문정우 대기자 원인 없는 결과가 어디 있겠는가. 조선 말기 양반 부스러기와 지주의 탐학이 어찌나 자심하던지 전라도 민중은 산 채로 지옥을 헤맸다. 곡창지대에서 배를 주리니 욕만 늘었다. 거머리, 기생충, 진드기, 흡혈귀 같은 자들이 힘없는 어깨에 올라타고 피를 빨았다. 일제 강점기에는 지주에 더하여 물밀듯 밀려온 왜인과 그들에게 아첨하는 민족 반역자들에게 다시 시달렸다. 그런 역사 배경에서 자생한 이들이 남로당원에 빨치산이다. 이들은 6·25를 거치면서 남한 사회에서 인간 대접을 받지 못했다. 오랫동안 뿔난 도깨비나 악마 취급을 받았다.소설 〈태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