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미니즘을 몰랐던 여성들의 생활투쟁 [역사를 읽는 시간 ⑤] 심아정 (피스모모 평화페미니즘연구소) 조선부녀총동맹(부총)은 1945년 8월17일에 결성된 건국부녀동맹의 구성원들 중 식민지 시기 말기에 제국 일본에 협력하고 해방 후에도 우파를 지지했던 여성들이 탈퇴하면서, 같은 해 12월에 남은 멤버들로 개편된 조직이다. 여성 1000여 명이 안국동 풍문여고에서 열린 결성식에 참여했다. 주로 주부, 노동자, 농민에 조직적인 기반을 두었던 부총의 중심 구성원들은 식민지 시기에 하층 계급의 고통을 함께했던 체험에 기반하여 계급적인 관점에서 ‘생활투쟁’을 전개했다. 1931년 근우회가 해체된 뒤 15년 만에 여성들이 다시 집결해 38도선 윤석열도 이재명도 제자리걸음 [2023 신뢰도 조사] 김은지 기자 제자리걸음이다. 윤석열 대통령의 신뢰도가 지난해(10점 만점에 3.62점)에 이어 올해도 최저점(3.63점)을 기록했다. 0~4점 불신, 5점 보통, 6~10점 신뢰 구간이다. 2년째 불신 구간을 탈출하지 못했다. 2년 연속 신뢰도가 3점대인 대통령은 처음이다.〈시사IN〉 신뢰도 조사는 시계열로 쌓인 여론 데이터다. 정치와 언론 영역을 중심으로 한국 사회의 신뢰 자본을 측정하는 작업이다. 16년째 진행해 연도별 비교가 가능하다. 이명박-박근혜-문재인-윤석열로 이어지는 현직 대통령의 신뢰도 또한 견줘볼 수 있다(〈그림 1〉 참조).윤 교권 강화 법안에서 놓치지 말아야 할 것 [박성철의 ‘새 법 다오’] 박성철 (변호사) 최근 한 달 사이 10건 넘는 개정안이 쏟아진 법률이 있다. ‘교원의 지위향상 및 교육활동 보호를 위한 특별법’이다. 7월27일 서동용 의원이 개정안을 대표 발의했다. 제안 이유를 보면, 최근 교사들이 아동학대 범죄로 신고되는 사례가 많다고 지적한다. 막연한 짐작이나 뜬소문은 아니다. 통계를 제시했다. 아동학대로 신고된 초중등 교원의 수는 2020년 136명, 2021년 449명, 2022년 634명으로 크게 늘어나는 추세다.아동학대로 실제 징계를 받은 교원은 2020년 73명, 2021년 75명, 2022년 100명이라고 한다. 올드카 복원을 위해 전국의 장인을 만나다 [사람IN] 김동인 기자 2020년 기준 국내 승용차 평균수명은 15.3년이다. 과거에 비해 늘었지만, ‘연식 10년, 주행거리 10만㎞면 차를 바꿀 때’라는 인식은 여전하다. 자동차 정비·튜닝 프랜차이즈 ‘덱스크루’를 이끄는 이홍준 대표(43)의 생각은 다르다. 그는 “자동차의 내구연한은 정해진 게 아니다. 택시 기사님들 차를 보면 주행거리 50만㎞가 넘는 경우도 많다. 주기적으로 잘 정비하면 일반인들도 30만㎞ 넘게 탈 수 있다”라고 말한다.이 대표는 오래되고 낡은 것도 정성껏 닦고 조이면 제 기능을 할 수 있다는 것을 알리는 중이다. 그가 직접 출연하 한국전쟁은 다양한 얼굴을 하고 있다 [역사를 읽는 시간 ④] 강창훈 (어린이 역사책 작가) 한국전쟁 하면, 어린 시절 보았던 반공 드라마 〈배달의 기수〉가 가장 먼저 떠오른다. 국군이 인민군과 맞서 처절하게 싸우는 전투 장면 몇 컷은 아직도 흐린 화면으로 남아 있다. 여기에 학교 수업 내용, 만화영화 〈똘이 장군〉, 드라마 〈지금 평양에선〉, 금강산댐 건설 등등이 겹치면서, ‘북한군의 침략과 만행’이라는 한국전쟁의 이미지가 더욱 굳어졌다. 그럴 경우, 문제는 그것이 틀렸다는 게 아니라, 그 밖의 다른 것을 잘 보지 못하게 된다는 데 있다. 어린 시절에 생긴 그 하나의 이미지는 수십 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남아 있으면서 새로 ‘지역’이라는 렌즈로 근현대사 들여다보기 [역사를 읽는 시간 ③] 탕수육 (필명·한국 현대사 연구자·팟캐스트 ‘역사책 읽는 집’ 진행자) 매년 보는 한가위 보름달이 조금 지겹게 느껴진다면 망원경을 이용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망원경으로 보면 같은 보름달도 새삼스럽다. 보름달에 방아 찧는 토끼가 보였던 것이 실은 달 표면의 높낮이와 밝기 차이로 인한 파레이돌리아(pareidolia, 자연이나 사물에서 익숙한 패턴을 찾아내는 심리 현상으로, 변상증이라고도 한다)라는 것도 알 수 있다.역사도 이와 비슷해서,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역사적 사건도 새로운 렌즈를 들이대면 전에 안 보이던 것들이 보일 때가 있다. 대표적으로 ‘지역’이라는 렌즈가 있다. ‘한국사’의 범위를 ‘한 이국의 전쟁에 대한 평범한 영국인의 마음 [역사를 읽는 시간 ②] 탕수육 (필명·한국 현대사 연구자·팟캐스트 ‘역사책 읽는 집’ 진행자) 결혼, 취업, 진학, 정치. 명절에 온 가족이 모였을 때 절대로 꺼내서는 안 되는 대화 주제들이다. 그런데 요즘 돌아가는 상황을 보니 이번 추석에는 ‘역사’도 이 목록에 추가해야 할 것 같다. 독립운동가를 추모하는 일을 두고도 편을 나누어 싸울 수 있음을 요 몇 주 동안 새삼스레 확인하고 있으니까. 그러니 온 가족이 둘러앉은 추석 밥상을 세대와 진영 간의 싸움으로 얼룩지게 하고 싶지 않다면 섣불리 역사 이야기는 꺼내지 않는 것이 지혜롭겠다.사실 역사에 대한 해석이 정치적 입장에 따라 갈린 것이 최근의 일만은 아니다. 예컨대 식민지근 캠프 데이비드 한·미·일 정상회의가 정말 뜻하는 것 남문희 편집위원 8월18~19일 열린 ‘캠프 데이비드 한·미·일 정상회의’는 지난해 10월 이후 미국 바이든 정부가 추진해온 ‘통합억지(integrated deterrence)’ 전략과 깊이 연관돼 있다. 또 한편으로는 ‘인도태평양판’ 상하이 협력기구(SCO)를 만들고자 했던 미국의 오랜 구상과도 관계가 있다.제이크 설리번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이 이 회의에 대해 설명한 내용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 설리번은 이 회의를 실질적으로 기획·총괄해온 사람이다. 3국 정상회의가 열린 8월18일 그는 세 가지 측면에서 이 회의의 의미를 설명했다. 첫째는 “이번 7년이나 걸린 6쪽짜리 공정방송 판결문 [세상에 이런 법이] 이혜온 (변호사) “피고인 이용마에 대한 공소를 기각한다.” 2012년 ‘공정방송’을 요구하며 170일간 파업한 뒤 기소된 전국언론노동조합 MBC본부 집행부 4명은 2022년 12월16일 대법원에서 업무방해 혐의에 대해 무죄판결을 받았다. 그러나 이용마 기자는 ‘공소기각’ 결정을 받아야 했다. 2014년 1월 기소, 2014년 5월 1심 선고, 2015년 5월 2심 선고 이후, 대법원에서만 7년 넘게 사건을 검토하는 동안, 암 투병 끝에 세상을 떠났기 때문이다. 궁금했다. 피고인에게 더 이상 닿을 수 없게 되어버린, ‘공소기각’이라는 판결주문을 쓰면 우리가 모르는 독립운동가들을 위하여 [역사를 읽는 시간 ①] 이문영 (소설가·역사작가) 역사책의 명가 푸른역사에서 나온 〈독립운동 열전〉은 두 권으로 되어 있다. 1권은 ‘잊힌 사건을 찾아서’, 2권은 ‘잊힌 인물을 찾아서’이다. 어떤 책을 먼저 읽어도 상관없는 독립된 책이다. 이 중에서도 특히 2권은 그야말로 ‘열전’이라는 이름에 걸맞게 여러 독립운동가를 소개하고 있다.저자 임경석은 오랫동안 사회주의 독립운동사가 배제되어왔다는 점을 지적하고, 그런 결과 우리는 사회주의자들의 활동을 독립운동과 무관한 것으로 여기게 되었다고 말한다. 오늘날 한국 사회에서 홍범도를 대하는 이중적 태도 역시 이와 무관하지 않다. 홍범도가 이웃 설정 [굽시니스트 시사 만화] 굽시니스트 문체부 예산안 살펴보니, ‘책 읽지 말라'? 김영화 기자 2024년도 문화체육관광부 예산안에 예산 코드(1433-308) 하나가 사라졌다. ‘국민독서문화증진 지원’ 사업이다. 2023년 예산안에 59억8500만원으로 책정된 칸이 이번에는 텅 비었다. 영유아와 초등학생에게 책꾸러미를 배달하는 ‘북스타트’, 고령층을 위한 비대면 독서 프로그램 ‘전화로 찾아가는 책친구’를 포함해 청소년 독서문화 캠프, 독서동아리 활동 등의 기반이 되었던 예산이다. 교정시설과 병영 독서활동 예산도 여기 포함된다. 2007년 시행된 독서문화진흥법에 따라 마련된 이 사업들이 사라질 위기에 놓였다.지역서점 활성화 예 올여름 봤던 몽골의 초원, 앞으로도 안녕할까요? 울란바토르·어기노르/이오성 기자 몽골에 관해 인기 있는 콘텐츠는 대개 둘 중 하나다. 여름철 몽골의 드넓은 초원에서 은하수를 본 이야기, 그리고 이 나라 시민들이 한국을 유독 좋아한다는 이야기다. 실제로 수도인 울란바토르에는 CU와 GS25 등 한국 편의점이 500곳 넘고, 한국 음식점도 즐비하다. 한국말을 알아듣는 사람이 워낙 많으니, 길에서 함부로 몽골에 대한 흉을 봐서는 안 된다는 이야기도 빠지지 않는 여행 팁이다.몽골 사람들이 왜 한국에 우호적인지에 대해서는 해석이 분분하다. 예의 케이팝, 드라마 등 한류의 인기에다 전체 인구 330만명 중 5만명 이상(2 캐시미어 쇼핑이 몽골에 끼치는 영향 이오성 기자 몽골 울란바토르의 랜드마크인 수흐바타르 광장. 거대한 칭기즈칸 동상이 서 있는 이 광장 오른편에 꽤 큰 쇼핑몰이 있다. 한국인 관광객으로 바글대는 이곳은 캐시미어 쇼핑몰이다. 최고급 의류의 대명사인 캐시미어의 원료는 주로 염소 털이다. 특히 몽골 염소의 털을 최고로 친다.혹독한 겨울이 지나고 봄이 되면 몽골에서 자라는 염소의 겨드랑이와 가슴에서 털이 새로 자라는데, 이 털을 뽑아 캐시미어 제품을 만든다. 몽골 현지 쇼핑몰에서도 목도리 하나에 10만원이 훌쩍 넘을 정도로 고가에 팔린다. 한국에서는 이보다 비싼 탓에 몽골 여행객들은 캐 신원식·김행·유인촌 장관 후보자의 공통점은? [정치왜그래?] 장일호 기자 장혜영(정의당 국회의원)“신원식·김행·유인촌 장관 후보자의 공통점은 검증된 ‘막말 파이터’라는 점입니다. 국정을 운영하는 사람으로서의 정체성보다는 ‘대 야당’ 공격수 같죠. 윤석열 대통령이 싸우는 국무위원을 원한다는 보도가 있었는데 거기에 딱 맞는 개각이라고 생각하고요.”“대법원장은 국회 동의 없이 임명할 수 없는 몇 안 되는 자리 중 하나입니다. 국회가 사실 법관 청문회에 관대한 편입니다. 아주 큰 결격 사유가 없으면 웬만하면 통과시키는 문화가 있어요. 왜 그러는지 물어봤더니 ‘언제 내가 법정에 갈지 모른다’라는 생각이 있다는 거 인사청문회 서류 더미를 앞에 둔 기자의 자세 [취재 뒷담화] 장일호 기자 최근 주하은 기자는 서류 더미 속에서 일하고, 쉬고, 잔다. 회의실에 엎드려 쪽잠을 청하는 주 기자의 등을 보고 있으면 안쓰러움과 든든한 마음이 동시에 든다. 그가 권력을 감시하는 언론의 역할을 누구보다 잘하고 싶어 하기 때문이다.입사 이후 여러 국무위원 후보자를 검증했다. 그중에서도 이균용 대법원장 후보자가 ‘넘사벽‘이라고 했는데, 어떤 측면에서 그런가?공직 후보자 검증 취재를 하면 가장 먼저 보는 게 공개된 재산 목록이다. 그동안 봐온 후보자들의 경우 공개된 재산 목록 자체는 대체로 잘 정리해놨다. 꼬투리 잡히지 않기 위해서라도 오송 참사, 유족이 왜 ‘내 탓인가’ 가슴 쳐야 하나 청주·이상원 기자 오송지하차도 참사 유가족협의회 대표 이경구씨(49)는 참사 한 달 전 가족묘를 개장(改葬)했다. 흩어진 일가친척의 묘를 한데 모으는 작업이었다. 7월15일 참사로 조카 안 아무개씨를 잃은 그는 지자체와 설왕설래하던 중 불현듯 이 일을 떠올렸다. “미신 아닌 미신에 시달렸다. 내가 괜히 할머니, 할아버지 산소를 건드려서 이런 일이 일어났나? 돌아가신 분들에게 잘못을 해서 우리 조카가 죽었나?” 참사 원인을 자신에게서 찾는 유가족은 이씨만이 아니다. 애써 “우리 잘못이 아니다”라고 서로 감싸지만 좀처럼 자책이 멎지 않는다고 이씨는 말했 수도권도 예외 없는 상가 공실 문제 김동인 기자 1988년 8월27일, 〈매일경제〉에 이런 기사가 실렸다. “동대문 상가 점포 부족, 갈수록 심각. 상권이 확장되면서 점포난이 가중되어 창고로 쓰이던 건물이 상가화될 움직임이다.” 고도성장기 상가는 늘 부족한 자원이었다. 활성화된 상권에는 장사할 만한 상가가 부족해 길목마다 노점이 들어섰고, 어지간한 상가는 임대료 외에 각종 권리금이 관습적으로 통용되었다. 목 좋은 곳에서 장사를 하려면 웃돈을 감수해야 했던 시절이다.35년이 지난 지금, 상황은 180도 바뀌었다. 상가가 넘쳐난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2023년 2분기 전국 상가 “이균용 대법원장 후보자, 이게 무슨 오기인가.” [언주유골] 장일호 기자 “헌정사상 처음으로 총리 해임건의안이 통과됐어요. 한덕수 총리에 대한 해임건의안은 대통령 탄핵과 유사한 상징적 의미가 있죠. 이태원 참사, 잼버리 논란, 채 상병 사망 사건 등 책임을 아무도 안 지고 있고요.”“대통령 입장에서는 총리 해임건의안을 수용할 때 약간 자존심 상하는 거 말고는 실익이 없지 않아요. 야당 대표 수사에 대한 여론도 감안해서 야당 지지층의 약간의 분을 풀어준다는 의미도 있고요. 윤석열 대통령은 안 하겠죠.”“이균용 대법원장 후보자도 이게 무슨 오기에요. 이렇게 결격 사유가 많고 부도덕하면 사법부에 대한 국민들의 김만배-신학림 녹취 보도, 언론 윤리 논쟁이 정치공작 사건으로 전혜원 기자 2021년 9월15일, 김만배 전 〈머니투데이〉 부국장과 신학림 전 언론노조 위원장(이하 호칭 생략)이 만났다. 당시는 대장동 개발 의혹이 막 불거지던 시점이었고, 김만배는 대장동 개발에 관여한 자산관리회사 화천대유의 대주주다. 김만배는 이 자리에서, 성남시가 공공에 유리하도록 대장동 사업을 설계해 자신이 끌어들인 민간사업자들이 곤란해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김만배는, 윤석열 당시 국민의힘 대선 경선 후보에 관한 의혹을 신학림에게 전한다. 윤 후보가 검사 시절 2과장으로 있던 대검찰청 중앙수사부가 2011년 부산저축은행 사건을 수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