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IN 제837호 - 시계 제로 차형석 편집국장 편집국장의 편지REVIEW IN 독자 리뷰 퀴즈 말말말 기자들의 시선/이은기 기자 기자들의 시선/김은지 기자 포토IN/‘돌실 윈드’의 오케스트라는 멈추지 않는다COVER STORY IN윤석열도 이재명도 신뢰 ‘확장’ 실패윤석열 대통령의 신뢰도는 2년째 최저점을 기록했다. 더불어민주당과 이재명 대표에 대한 신뢰도도 지난해와 크게 다르지 않다. 꽉 막힌 정국을 그대로 드러내는 수치다. 여야 정치인 가운데 신뢰하는 정치인은? 검찰·감사원·방통위 신뢰에 ‘정치색’ 입다 ‘신뢰도’ 가장 바뀐 전직 대통령은? 보수도 믿지 않는 ‘채 상병 사망 한·일 프로야구 외국인 선수 공헌도, 왜 차이가 날까? [경기장의 안과 밖] 최민규 (한국야구학회 이사) 9월11일 현재 프로야구 KBO리그에서 1위를 달리는 팀은 LG 트윈스다. LG가 1위를 차지하고 있는 또 다른 부문이 있다. 외국인 선수 팀 공헌도가 10개 구단 가운데 가장 높다.2019년부터 에이스로 군림했던 케이시 켈리는 올해 부진하다. 하지만 애덤 플럿코가 마운드에서 새로운 에이스로 활약했다. 여기에 오스틴 딘이 팀 역사상 보기 드물게 ‘성공한 외국인 타자’로 등장했다. 세 선수 WAR(대체선수 대비 기여승수) 합계는 11.5승으로 10개 구단 가운데 1위다.LG를 비롯해 ‘외국인 덕’을 보고 있는 팀들은 성적이 좋다. 순 바다가 인간에게 하는 말 [새로 나온 책] 시사IN 편집국 무법의 바다이언 어비나 지음, 박희원 옮김, 아고라 펴냄“바다에서 법은 유동적이며 사실 존재감조차 미미하다.”40개월, 40만4000㎞, 1만2000해리. 저자가 비행기 85회를 타고 40개 도시를 넘나들며 만난 바다는 ‘공백’ 그 자체였다. 해적, 동물 학대, 노예 노동처럼 “좀처럼 눈에 보이지 않는 세계”에 바짝 다가선 저널리스트에게 바다에 대한 낭만은 들어설 틈이 없었다. 인간은 자신이 주인일 수 없는 곳에서조차 존재감을 기입한다. 바다의 광활함과 묵묵함은 온갖 폐기물을 투기할 핑계가 되고, 인신매매와 강제노동을 묵인하게 만드 ‘신뢰도 1위 MBC’의 귀환 [2023 신뢰도 조사] 김영화 기자 2007년부터 실시된 〈시사IN〉 신뢰도 조사는 ‘언론 자유’를 가늠해볼 수 있는 하나의 잣대다. 이명박·박근혜 정부 시기, 공영방송 신뢰도는 뚝 떨어졌고 정권에 비판적인 논조를 유지하는 언론은 신뢰도가 상승했다. 예를 들어, 2009년 가장 신뢰하는 매체 1위(19%)로 뽑힌 MBC는 2012년 거의 3분의 1 토막(6.9%)이 났다. 김재철 사장 퇴진과 공정방송 사수를 요구하는 언론인들의 파업이 진행된 시기다. 공영방송의 빈자리를 메운 건 JTBC였다. 2014년부터 신뢰도가 상승하기 시작한 JTBC는 ‘태블릿 PC’ 보도 이후 검찰·감사원·방통위, 정치 성향 따라 신뢰도 확 달랐다[2023 신뢰도 조사] 문상현 기자 검사 출신도 정치를 할 수 있다. 국내에서도, 해외에서도 검사가 정치인으로 직함을 바꾼 사례를 찾는 건 어려운 일이 아니다. 윤석열 대통령 사례는 조금 다르다. 헌정 사상 최초로 검찰 조직 전체를 대표하는 위치에서 특정 정당의 대선후보로, 대통령으로 직행했다. 직전까지 검찰총장이던 대통령의 등장은 한 개인의 정치 참여 이상의 의미를 갖는다. 검찰의 정치적 중립성과 독립성이 의심받을 수 있어서다.윤석열 대통령은 검찰총장 시절 “검사가 정치적으로 편향된 것은 부패한 것과 같다”라며 정치적 중립을 강조했다(2020년 2월10일 전국 지검 ‘가장 신뢰하는 정치인’을 물었더니 [2023 신뢰도 조사] 김은지 기자 ‘현재 활동하는 여야 정치인 중 가장 신뢰하는 정치인은?’ 2021년부터 〈시사IN〉은 신뢰도 조사에서 이 주관식 문항을 물었다. 부동의 1위는 ‘없음·모름·무응답’이었다. 갈수록 더 는다. 2021년 37.3%, 2022년 44%, 2023년 46.6%다.이를 제외하면 3년 연속 이재명 더불어민주당(민주당) 대표가 1위를 차지했다. 대선 한 해 전인 2021년에는 이재명 대표(12.6%)와 윤석열 전 검찰총장(11.1%)이 순위를 다퉜다.통상 이 질문의 답변에는 현직 대통령 이름은 빠지는 경향이 있다. 응답자들이 ‘활동하는 여야 조선인 학살 누가 조장했을까 [역사를 읽는 시간 ⑥ ⑦] 김성신 (출판평론가) 1755년 11월1일 아침 9시30분. 포르투갈 수도 리스본에 규모 9의 대지진이 시작된다. 단 3분 만에 800년 역사의 도시는 폐허가 되었다. 도시의 85% 이상이 파괴되고, 인구의 약 15%가 사망했다. 유럽에서 가장 화려했던 국제도시이자 독실한 신앙의 도시였던 리스본을 초토화한 대재앙. 그런데 여기서 역사적 대반전이 일어난다. 신실한 종교적 믿음으로 막지 못한 대재앙은 계몽주의 사상이 빠르게 퍼져가는 계기가 된다. 희망을 잃었던 도시 리스본에선 인본주의가 꽃을 피운다. 건축물만 재건된 것이 아니라 문명적 차원의 도약이 이루어 고양이의 시간은 다르게 흐른다 [반려인의 오후] 김영글 (미술작가) 세상에 태어나 시간의 흐름에 따라 늙어가다 죽음에 이르는 것. 목숨을 가진 존재라면 피할 수 없는 생명의 법칙이다. 그러나 주어진 시간이 같지는 않다. 종마다 타고난 생김새와 습성이 다르듯이 동물의 수명도 천차만별이다. 쥐처럼 몸집이 작은 동물은 보통 3~4년의 생을 산다. 지구상에서 가장 오래 사는 동물인 수염고래는 200년을 넘게 살기도 한다. 진화의 환경과 과정이 다르니 종별로 신체 크기나 노화의 속도도 달라진 것이다.실내에 사는 고양이의 수명은 보통 15년에서 20년 정도라 알려져 있다. 평균수명이 3년, 길어야 5년에 불과 페미니즘을 몰랐던 여성들의 생활투쟁 [역사를 읽는 시간 ⑤] 심아정 (피스모모 평화페미니즘연구소) 조선부녀총동맹(부총)은 1945년 8월17일에 결성된 건국부녀동맹의 구성원들 중 식민지 시기 말기에 제국 일본에 협력하고 해방 후에도 우파를 지지했던 여성들이 탈퇴하면서, 같은 해 12월에 남은 멤버들로 개편된 조직이다. 여성 1000여 명이 안국동 풍문여고에서 열린 결성식에 참여했다. 주로 주부, 노동자, 농민에 조직적인 기반을 두었던 부총의 중심 구성원들은 식민지 시기에 하층 계급의 고통을 함께했던 체험에 기반하여 계급적인 관점에서 ‘생활투쟁’을 전개했다. 1931년 근우회가 해체된 뒤 15년 만에 여성들이 다시 집결해 38도선 윤석열도 이재명도 제자리걸음 [2023 신뢰도 조사] 김은지 기자 제자리걸음이다. 윤석열 대통령의 신뢰도가 지난해(10점 만점에 3.62점)에 이어 올해도 최저점(3.63점)을 기록했다. 0~4점 불신, 5점 보통, 6~10점 신뢰 구간이다. 2년째 불신 구간을 탈출하지 못했다. 2년 연속 신뢰도가 3점대인 대통령은 처음이다.〈시사IN〉 신뢰도 조사는 시계열로 쌓인 여론 데이터다. 정치와 언론 영역을 중심으로 한국 사회의 신뢰 자본을 측정하는 작업이다. 16년째 진행해 연도별 비교가 가능하다. 이명박-박근혜-문재인-윤석열로 이어지는 현직 대통령의 신뢰도 또한 견줘볼 수 있다(〈그림 1〉 참조).윤 교권 강화 법안에서 놓치지 말아야 할 것 [박성철의 ‘새 법 다오’] 박성철 (변호사) 최근 한 달 사이 10건 넘는 개정안이 쏟아진 법률이 있다. ‘교원의 지위향상 및 교육활동 보호를 위한 특별법’이다. 7월27일 서동용 의원이 개정안을 대표 발의했다. 제안 이유를 보면, 최근 교사들이 아동학대 범죄로 신고되는 사례가 많다고 지적한다. 막연한 짐작이나 뜬소문은 아니다. 통계를 제시했다. 아동학대로 신고된 초중등 교원의 수는 2020년 136명, 2021년 449명, 2022년 634명으로 크게 늘어나는 추세다.아동학대로 실제 징계를 받은 교원은 2020년 73명, 2021년 75명, 2022년 100명이라고 한다. 올드카 복원을 위해 전국의 장인을 만나다 [사람IN] 김동인 기자 2020년 기준 국내 승용차 평균수명은 15.3년이다. 과거에 비해 늘었지만, ‘연식 10년, 주행거리 10만㎞면 차를 바꿀 때’라는 인식은 여전하다. 자동차 정비·튜닝 프랜차이즈 ‘덱스크루’를 이끄는 이홍준 대표(43)의 생각은 다르다. 그는 “자동차의 내구연한은 정해진 게 아니다. 택시 기사님들 차를 보면 주행거리 50만㎞가 넘는 경우도 많다. 주기적으로 잘 정비하면 일반인들도 30만㎞ 넘게 탈 수 있다”라고 말한다.이 대표는 오래되고 낡은 것도 정성껏 닦고 조이면 제 기능을 할 수 있다는 것을 알리는 중이다. 그가 직접 출연하 한국전쟁은 다양한 얼굴을 하고 있다 [역사를 읽는 시간 ④] 강창훈 (어린이 역사책 작가) 한국전쟁 하면, 어린 시절 보았던 반공 드라마 〈배달의 기수〉가 가장 먼저 떠오른다. 국군이 인민군과 맞서 처절하게 싸우는 전투 장면 몇 컷은 아직도 흐린 화면으로 남아 있다. 여기에 학교 수업 내용, 만화영화 〈똘이 장군〉, 드라마 〈지금 평양에선〉, 금강산댐 건설 등등이 겹치면서, ‘북한군의 침략과 만행’이라는 한국전쟁의 이미지가 더욱 굳어졌다. 그럴 경우, 문제는 그것이 틀렸다는 게 아니라, 그 밖의 다른 것을 잘 보지 못하게 된다는 데 있다. 어린 시절에 생긴 그 하나의 이미지는 수십 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남아 있으면서 새로 ‘지역’이라는 렌즈로 근현대사 들여다보기 [역사를 읽는 시간 ③] 탕수육 (필명·한국 현대사 연구자·팟캐스트 ‘역사책 읽는 집’ 진행자) 매년 보는 한가위 보름달이 조금 지겹게 느껴진다면 망원경을 이용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망원경으로 보면 같은 보름달도 새삼스럽다. 보름달에 방아 찧는 토끼가 보였던 것이 실은 달 표면의 높낮이와 밝기 차이로 인한 파레이돌리아(pareidolia, 자연이나 사물에서 익숙한 패턴을 찾아내는 심리 현상으로, 변상증이라고도 한다)라는 것도 알 수 있다.역사도 이와 비슷해서,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역사적 사건도 새로운 렌즈를 들이대면 전에 안 보이던 것들이 보일 때가 있다. 대표적으로 ‘지역’이라는 렌즈가 있다. ‘한국사’의 범위를 ‘한 이국의 전쟁에 대한 평범한 영국인의 마음 [역사를 읽는 시간 ②] 탕수육 (필명·한국 현대사 연구자·팟캐스트 ‘역사책 읽는 집’ 진행자) 결혼, 취업, 진학, 정치. 명절에 온 가족이 모였을 때 절대로 꺼내서는 안 되는 대화 주제들이다. 그런데 요즘 돌아가는 상황을 보니 이번 추석에는 ‘역사’도 이 목록에 추가해야 할 것 같다. 독립운동가를 추모하는 일을 두고도 편을 나누어 싸울 수 있음을 요 몇 주 동안 새삼스레 확인하고 있으니까. 그러니 온 가족이 둘러앉은 추석 밥상을 세대와 진영 간의 싸움으로 얼룩지게 하고 싶지 않다면 섣불리 역사 이야기는 꺼내지 않는 것이 지혜롭겠다.사실 역사에 대한 해석이 정치적 입장에 따라 갈린 것이 최근의 일만은 아니다. 예컨대 식민지근 캠프 데이비드 한·미·일 정상회의가 정말 뜻하는 것 남문희 편집위원 8월18~19일 열린 ‘캠프 데이비드 한·미·일 정상회의’는 지난해 10월 이후 미국 바이든 정부가 추진해온 ‘통합억지(integrated deterrence)’ 전략과 깊이 연관돼 있다. 또 한편으로는 ‘인도태평양판’ 상하이 협력기구(SCO)를 만들고자 했던 미국의 오랜 구상과도 관계가 있다.제이크 설리번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이 이 회의에 대해 설명한 내용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 설리번은 이 회의를 실질적으로 기획·총괄해온 사람이다. 3국 정상회의가 열린 8월18일 그는 세 가지 측면에서 이 회의의 의미를 설명했다. 첫째는 “이번 7년이나 걸린 6쪽짜리 공정방송 판결문 [세상에 이런 법이] 이혜온 (변호사) “피고인 이용마에 대한 공소를 기각한다.” 2012년 ‘공정방송’을 요구하며 170일간 파업한 뒤 기소된 전국언론노동조합 MBC본부 집행부 4명은 2022년 12월16일 대법원에서 업무방해 혐의에 대해 무죄판결을 받았다. 그러나 이용마 기자는 ‘공소기각’ 결정을 받아야 했다. 2014년 1월 기소, 2014년 5월 1심 선고, 2015년 5월 2심 선고 이후, 대법원에서만 7년 넘게 사건을 검토하는 동안, 암 투병 끝에 세상을 떠났기 때문이다. 궁금했다. 피고인에게 더 이상 닿을 수 없게 되어버린, ‘공소기각’이라는 판결주문을 쓰면 우리가 모르는 독립운동가들을 위하여 [역사를 읽는 시간 ①] 이문영 (소설가·역사작가) 역사책의 명가 푸른역사에서 나온 〈독립운동 열전〉은 두 권으로 되어 있다. 1권은 ‘잊힌 사건을 찾아서’, 2권은 ‘잊힌 인물을 찾아서’이다. 어떤 책을 먼저 읽어도 상관없는 독립된 책이다. 이 중에서도 특히 2권은 그야말로 ‘열전’이라는 이름에 걸맞게 여러 독립운동가를 소개하고 있다.저자 임경석은 오랫동안 사회주의 독립운동사가 배제되어왔다는 점을 지적하고, 그런 결과 우리는 사회주의자들의 활동을 독립운동과 무관한 것으로 여기게 되었다고 말한다. 오늘날 한국 사회에서 홍범도를 대하는 이중적 태도 역시 이와 무관하지 않다. 홍범도가 이웃 설정 [굽시니스트 시사 만화] 굽시니스트 문체부 예산안 살펴보니, ‘책 읽지 말라'? 김영화 기자 2024년도 문화체육관광부 예산안에 예산 코드(1433-308) 하나가 사라졌다. ‘국민독서문화증진 지원’ 사업이다. 2023년 예산안에 59억8500만원으로 책정된 칸이 이번에는 텅 비었다. 영유아와 초등학생에게 책꾸러미를 배달하는 ‘북스타트’, 고령층을 위한 비대면 독서 프로그램 ‘전화로 찾아가는 책친구’를 포함해 청소년 독서문화 캠프, 독서동아리 활동 등의 기반이 되었던 예산이다. 교정시설과 병영 독서활동 예산도 여기 포함된다. 2007년 시행된 독서문화진흥법에 따라 마련된 이 사업들이 사라질 위기에 놓였다.지역서점 활성화 예 더보기